[TeamB/김한빈] 우리 그만하자 7 - 밑바닥에서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TeamB/김한빈] 우리 그만하자 7 - 밑바닥에서 | 인스티즈

"나 쫓겨났어."

멋쩍게 웃고 있는 니가 나는 왜 이렇게 안쓰러워 보이는건지.. 속상하다 나때문에 니가 이렇게까지 망가진 것 같아서

"잘했어."

한빈이를 안고 토닥토닥 해줬다.

"미안해. 그리고 미안했어"

"........ 괜찮아"

"걱정할 거 아는데 연락못해서 미안하고 방속국에서 그런 꼴 당하게 해서 미안하고 니앞에 이렇게 초라하게 나타난 것도 다 미안해"

"그것도 괜찮아."

"아.. 좋다. 우리 딱 10분만 이러고 있자"

회사내에서 완전 깨지고 거의 강제적으로 휴식기간을 가지게 된 한빈이는 멤버들 보기에도 미안해서 숙소에서 짐을 싸서 나왔다고 한다. 막상 나오기는 했는데 집으로 가려니 너무 부모님 걱정시키는것 같아서 나한테로 왔다고.. 짐을 바리바리 싸서 왔는데 트렁크를 4개를 싸왔다.

"동혁이 한테 전화왔었어"

"스파이가 있었구만"

"완전 깨졌다면서. 괜찮아?"

"응 괜찮아. 이정도는 예상했었어"

"사장님이 뭐라셨어.? 아예 활동 그만두래?"

"이번활동이랑 콘서트 하는동안 자숙하래.... 이번 사건에 대한 실망이 크시대"

"................"

"너 때문 아니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마. 나 진짜 괜찮아"

"속상해. 니가 나때문에 망가지는것 같아서"

"그런거 아니야 "

"..................."

"그냥 나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된 휴가라 생각하고 푹쉴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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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미안하다는 듯이 나를 보는데 그게 더 안쓰러웠다. 그래서 주책맞게도 또 울어버렸다. 속상해서

한빈이는 울고 있는 나를 끌어안고 말을 계속 이어갔다.

"이게 내 밑바닥이야. 나도 이런 모습 보여주기 싫었는데. 막상 드러내고 나니까 편해졌어 아무눈치 안보고 이렇게 너랑 둘이 있을 수도 있고"

"...................."

"나 이제 시간 많은데. 우리 그때 못해봤던 것들 다 해보자. 진짜 연인들이 하는것처럼 데이트도 해보고 영화도 보고 밥도 같이 먹고 또... 미칠듯이 싸우기도 해보고"

"지금 그런 말이 나와. 너 진짜 괜찮은거 맞아?"

"응 그니까 이제 그만 울어."

자존심이 너무 쌘 너라서. 항상 완벽하고 싶다고 입에 달고 살던 너라서 이렇게 무너지는 모습이 처음이라 뭘 어떻게 위로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오히려 너는 나를 위로한다. 다 괜찮다고..

생각보다 한빈이는 백수생활에 적응을 잘했다. 내가 글을 쓰면 옆에 와서 남자주인공이 현실감이 없어서 감정이입이 안된다며 세상에 이런 남자는 없다며 딴지를 걸기도 하고 출판사에 갔다가 돌아오면 마스크에 모자를 눌러쓰고 아파트 입구까지 나와서 기다리기도 했다. 아무리 사람들이 다 아는 커플이 되었다고 해도 지금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건 불가능한 일이라서 집에서 영화를 보기도 했다.

글 쓰는게 안풀릴 때 영화를 보는게 도움이 되서 혼자서 많이 보는 편이었는데 한빈이가 자기도 곡 작업할 때 도움이 될것 같다며 내 옆에서 영화를 같이 봤다. 둘다 영화볼때 뭘 먹지도 않고 완전히 영화에만 집중해서 보는 편이라 두세편씩 달아보기도 하고 영화를 다보고 나면 꼭 평가를 한다. 결말이 이랬고 저랬고 흐름이 어땠는지 그 주인공의 감정이나 생각의 어땠을지에 관해서.

"새드엔딩이네"

"열린결말 아니야?"

"그닌까 열린결말인데 새드엔딩이네."

"아니지. 한빈아 생각을 해봐봐. 저 여자의 마음은 딱 반반이야. 돌아가야겠다는 생각과 그냥 그대로 헤어져야겠다는 생각"

"다시 돌아가서 둘은 이렇게 저렇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까지 안 보여주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거야."

"그들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그리워 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지도 모릅니다 는 왜 헤피엔딩이 될 수 없는건데?"

"서로에게 감정이 남아 있는데도 헤어진건 분명히 다시 못만나는 다른 이유가 있는거야. 그래서 아마 둘이 다시 못만날 가능성이 높아"

"꼭 다시 만나야 헤피엔딩은 아니잖아. 무슨 어린이 동화책도 아니고 왕자님과 공주님은 오래오래 행복했어요가 아니라 왕자님과 공주님은 현실에 적응하며 서로를 잊어갔답니다 도 해피엔딩이야."

"그 공주의 마음은 모르겠는데 아마 왕자는 행복하지 않을 걸?"

"왜??"

"남자는 그런걸 잘 못해. 헤어졌는데도 그리고 다시 못만나는데도 행복할수는 없어. 그래서 그 상황을 해피엔딩으로 받아들일수가 없는거지"

"뭐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긴 하네. 그래도 그냥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 아름다웠으니까 그런 기억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만 해도 서로에게 해피엔딩 아닐까?"

"2편 나오면 그때 다시 확인하자 헤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그래"

결국 다음 편이 나오면 어떤 엔딩 이었는지 확인하기로 하고 영화의 결말에 대한 평은 끝났다.

글쓰고 있는데 옆에와서 또 내 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계속 옆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조용하길래 고개를 돌려서 한빈이를 봤더니 혼자 무슨생각을 하는건지 씨익 웃는다.

"무슨생각하는데 혼자서 그렇게 웃어?"

"우리가 결혼하면 이런 느낌 일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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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결혼하면 어떨 것 같은데?"

"내가 스케줄 갔다가 오면 니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거지 애기랑"

"난 일안해? 난 왜 집에서 기다려??"

"집에서 편하게 육아만 하세요. 남편이 왕창 벌어다 줄께"

"너 요즘 완전 안티 밖에 없잖아. 내가 작품하면서 버는게 더 나을 수도 있어"

"우와 이제 막 디스한다?"

"미안 ㅋㅋ"

"한번쯤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어? 우리가 결혼하면 어떨까"

"난 한번도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냥 우리는 미래를 그릴수가 없었잖아. 만나면 미안하다랑 보고싶다의 반복이었는데 그런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

".... 미안해"

"또 사과야? 이제 점점 질린다"

"알겠어 그럼 이제 부터 생각해봐 결혼에 대한 로망"

"음. 나는 애기는 한 두 명만 낳고 싶어"

"난 많이 낳고 싶어. 한 다섯명쯤"

"미쳤어. 애기 낳고 키우면 내인생 다지나가겠네 나도 직업이 있고 일이 있어"

"알아"

"나 마음 바꿨어.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는 남자랑 결혼할래"

"밥은 배울게 빨래는 세탁기 있잖아"

"애기 다섯명은 무리야"

"알겠어 그럼 3명"

"아니 2명"

"그럼 아들이 좋아 딸이 좋아?"

"난 아들하나 딸하나"

"난 딸 둘"

"왜? 아들이 싫어?"

"나 같은 아들 낳아봐라. 인생이 힘들어져"

"그건 또 그러네"

"그럼 5-6년 시간을 줄께 딱 26에 결혼하자"

"너무 빨라 나 결혼전까지 대표작은 하나 만들고 하고싶어. 28쯤이 적당해"

"그래 뭐 상관없어. 언제하든 나랑만 하면되지"

"니가 28되서도 나한테 매력적이면 결혼 해줄께"

"진짜지 너 약속했다."

"그때 가서 결정할 거야"

"어쨌든 약속한거야"

"근데 왜 26은 무슨 기준이야 왜 하필 26인데?"

"YG 계약 만료가 그 쯤이야. 그전까지 나는 묶인 몸이잖아"

"난 또 무슨 큰 의미가 있는 줄알았네"

잠깐의 정적이 있고 한빈이가 말을 이어간다. 뭔가 불편하고 하기 어려운 말을 하려나 보다.

"쉬는동안 곡 작업 계속 할까 싶어"

"심심해?"

"아니 그냥 멤버들한테 너무 민폐인것 같아서 곡이라고 많이 뽑아 놓으려고"

"잘 생각했어"

그렇게 곡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한지 일주일이 지났고 거의 일에 미쳐살다가 갑자기 쉬게 된 한빈이는 곡 작업이 너무 하고 싶어서 안되겠다며 개인 작업실로 왔다 갔다 하면서 다시 자작곡을 만들었다. 멤버들한테 너무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빨리 다음앨범 작업 들어가는거 밖에 없다며 작업을 서둘렀다. 그럼 그렇지 아무리 휴식을 취할 거라고 해도 워커홀릭 김한빈이 쉬는게 영 어색하고 적응이 안됐었다. 대신 데이트 할 시간은 빼고 일하겠다고 몇번을 약속하고 작업실로 갔다. 작업실 - 숙소 - 우리집 을 번갈아가면서 자기도 하고 왔다갔다 하게 되면서 지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