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 많이 각별한 정도
탄소와 태형의 관계. 좀 복잡하죠. 하지만 누나를 이성적으로 좋아한 건 지민이 유일합니다.
태형이 가진 감정은 반복되어 언급되듯, 여러 차례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잃을 뻔한 소중한 것에 대한 두려움. 불안, 경계. 여기서 비롯된 지나칠 정도의 애착이에요.
태형이 왜 그렇게까지 탄소에 관한 부분을 욕심내는지 모르겠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심리인지라 머리로는 탄소에게 석진이 더욱 정서적인 유대가 이루어지기 쉬운 상대란 걸 이해해도 마음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이 둘은 데뷔 초, 가장 많이 붙어다녔던 사이니까요.
피디님에게서 처음 보는 누나, 탄소를 따라가라는 말을 들은 그날부터 생면부지인 남자들 사이에 끼게 된 누나를 챙기는 건 자기 몫이라고 생각했던 태형.
어린 나이에 먼 타지로 올라와서 가족들도 친구들도 모두 그립고 외로울 텐데 오히려 자신을 챙겨주는 태형을 보며 집에 혼자 있을 동생, 지한이 떠올라 마음 쓰였던 탄소.
멤버들과 전체적으로 친해지기 전에는 아무리 호석과 남준이 신경을 써준대도 같은 방에서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더 가까이에서 자신에게 살갑게 대해주는 태형을 가장 따르던 탄소였습니다.
친동생과 같은 나이인 것도 이유 중에 하나였죠. 탄소는 지한을 생각하며 태형을 대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태형은 자기만 알고, 보고 웃던 누나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지 않아지는 모습이 서운했죠. 하지만 내색하기엔 너무 유치하다 여겼습니다.
씁쓸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그럭저럭, 룸메 생활도 끝을 맺게 되었고 그 이후 탄소는 하루에 가장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정국을 챙기느라 태형과의 친밀함이 전보다 옅어졌어요. 자신을 반기지 않던 석진과 내심 껄끄럽다 여기는 티가 나던 지민의 벽을 허물면서 팀에 적응하기에도 바빴거든요.
탄소와 유지한 적당함이 문제였는지 두 차례나 저와의 오랜 약속을 지키지 않고 가려던 일을 겪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제때 표현 못한 서운함과 일종의 소유욕이라 보아도 될 감정이 섞여서 강한 애착으로 드러나는 거죠.
지민보다 더 오랜 시간과 더 많은 기억을 가진 태형이지만 지민과 달리, 이 감정의 무게를 덜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지한이 지민의 감정을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는 이유는 제가 가져도 금방 버릴 수 있는, 자신에겐 터무니 없는 마음이기 때문이죠. 친누나를 이성적으로 좋아할 리가 없는 걸요. 하지만 태형은 다릅니다. 지한 또한 갖고 있는 감정이기 때문에 설령 지민의 역할을 태형이 대신한다 했어도 절대 같은 결과를 가져다주진 못했을 게 분명한 사실이에요.
다만 지한은 탄소와 결국 혈연이라는 깊은 유대감이 형성되어, 절대 끊어질 리 없는 견고한 관계를 이루고 있어 태형만큼 겉으로 드러나는 게 적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하다는 인식이 확고하거든요. 탄소가 자신을 유일한 가족으로 여기는 걸 아는 지한이 태형처럼 불안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를 위해 뭐든 내려놓을 누나를 알기에 먼저 떠나버릴까 걱정할 이유가 없죠. 그 대신 제가 짐이 되진 않을까 염려하고 있지만 말이에요.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저를 우선으로 한 누나를 본 지한과 달리 극악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 저를 잊은 탄소를 본 태형은?
지민과 지한이 의외로 잘 맞는다면, 태형과 지한은 뜻밖의 상극이란 생각이 들게 하죠. 매번 태형과 탄소의 관계에 대해 일시적인 해결은 진행되어도 근본적인 결핍은 어떻게 해소되는지 확실한 내용이 나오지 않았는데, 드디어 상황이 전개되네요.
사실 이렇게 한 번 짚어보고 싶었는데 어디쯤에 넣어야 적당할지 몰라서 ~.5로 찾아왔어요! 그럼 다음화로 다시 안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