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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기를 잡고 고민하던 성규는 오랜만에 엄마에게 전화나 해볼까하다, 회사 면접도 못 봐놓고 무슨 낯으로 전화하냐며 수화기를 내려놨다, 어쩐지 대기업회사에 혹시나 해서 찔러본 원서가 철썩 하고 붙었드랬다
성규가 한숨을 푹 내쉰 후 공중전화부스에 나오려다 멈칫, 다시 안으로 들어가더니 동전을 넣고 심호흡을 한 후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길었던 통화음이 끊기고 여전히 옛띤 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어 호원아 나 성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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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아, 남우현! 놀자!
소심하지만 예쁜 말투에 평소 우현의 가족에게 이쁨을 받던 성규가 정오가 되자마자 우현의 집 초인종을 누르더니, 엄마가 요새 감자가 맛있다고 드셔보시래요!하며 삶은 감자를 건냈다
집안으로 들어온 성규는 우현의 엄마와 대화를 놔누다 장을 나간다는 소리에 우현이는 안가요? 하며 질문했다, 그러자 그녀는 그녀석 아직 잔다,라며 혀를 쯧 찼고, 후에 성규는 장을 나가는 그녀를 웃으며 마중했다
윗층을 바라보며 씨익 웃더니 성규가 성큼성큼 올라가 다짜고짜 방문을 열어, 우현아, 놀자! 하며 이불을 둘춘다 그래도 깨지않자 이번에 귓전에 대고 크게 말한다
“ 놀자 놀자! ”
“ 으. .음. . ”
까치집이 된 머리를 한 우현이 시끄러운 소리에 인상을 쓰고는 성규의 팔을 잡고 힘껏 끌어당긴다 그덕에 바로 옆에 털썩 엎어진 성규다 침대에 머리를 박자 잠시 어질한 기분에 미간을 찌푸린다
“ 으 . . 이게 무슨 짓,. ”
정신을 차리자 코앞에 있는 우현의 얼굴에 멈칫했다, 저번과 똑같이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느낌이든다 너..너무 가깝잖아, 놀라며 급히 일어서려하자 그것을 저지하는 우현에 다시 눕혀져버렸다
“ 넌 잠도 없냐, 얼른 더 자 ”
“ 지,지금 해가 중천에 떴는데 무슨 소리야, 얼른 일어나 ”
“ 응? 엄마는? ”
“ 장 보러 가셨어 ”
“ 뭐?! ”
그제서야 벌떡 일어나는 우현이다 깨워 달라고 했는데 왜 안깨우고 간거야! 지금 시각이면 어제 안 먹고 남겨둔 케잌을 출근 준비하는 아버지가 몰래 먹고갔음이 분명했다, 망연자실한 우현운 처진눈으로 침대에 다시 드러누웠다 성규는 그것을 보더니 작은 눈을 크게 뜨고 소리쳤다
“ 어? 눕지마 놀자니까, 지금 애들이랑 약속 다 잡아놨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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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벙첨벙, 남자 셋이 바짓단을 걷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늘안에서 발만 물에 담근채 구경하던 성규는 그저 생글생글 웃으며 쳐다보기만 한다
“ 형, 형은 안들어가? ”
“ 어. . . 응 ”
“ 왜? 같이 놀고 좋잖아 ”
“ . . . 엇 그게 말이야 ”
성종의 질문에 성규가 당황하며 입술을 축였다 이걸 말해,말아. 눈을 도륵 도륵 굴리며 고민하다 잠시뒤 제옆에 앉는 성종을 쳐다보았다
“ 나는 물이 무서워서 못 들어가 예전에 성열이 형 때문에 물에 빠져서 . . 아무튼 간에 물이 싫어, ”
형도 그런거야?
성규가 그 말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어릴적 물에대한 안좋은 기억때문에 무서워해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 성규의 모습에 성종은 고개를 갸웃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 그럼 계곡에는 왜 놀러온거야? 물이 무섭잖아, 나처럼 성열이형한테 끌려온건가 . . ”
성열의 동생이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을 보며 성규는 속으로 작게 웃다,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아니, 물은 무서워하지만 좋아해 이렇게 계곡구경하는 것도 좋아하고 . . . 쟤네들이 노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고 ”
라며 말하는 성규의 시선이 열심히 물을 튀기며 장난 치는 우현에게 꽂혔다 윗통을 벗은 우현이 다 젖은채로 호원과 성열을 향해 물을 사정없이 뿌리다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장난치던 것을 멈추곤 이쪽으로 씨익 웃는다 그렇게 눈이 마주치게된 성규는 흠칫, 급히 얼굴을 돌렸다
“ 어, 형 왜그래? 얼굴 되게 빨개졌어! 더운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