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허니찬
"도…경수."
아메리카노를 들고 자리로 가 앉은 남자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도경수, 도경수. 조심스럽게 남자의 이름을 되새겼다. 나도 모르게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는지 작게 웃음 짓다 남자와 또다시 눈이 마주쳤다. 후다닥 사무실 안 쪽으로 들어와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심호흡을 한다. 아, 하필이면 거기서 바보같이 웃을 게 뭐람. 머리를 콩 쥐어 박는다.
"참나. 이젠 별 짓을 다 하네."
"아. 선배."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뭐하냐, 지금?"
아, 진짜 이제 잠깐 들어온 건데. 하필이면 이때 선배가 들어올 건 또 뭐람. 입을 삐죽삐죽 내밀고 종현 선배를 쳐다봤다. 뭘 봐. 말을 내뱉고 실실 웃음을 짓는 선배를 뒤로 하고 사무실을 나섰을 때 창 밖엔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
"아, 큰일났네."
"OO아, 우산 있어?"
"아뇨…. 언닌요?"
힘없이 고개를 가로젓는 수연 언니를 향해 한숨을 내뱉는다. 새로 산 코트가 눈길에 젖을 걸 생각하니 못내 짜증이 밀려오는 듯해 인상을 구겼다. 손님이 빠져나간 가게 안은 휑하기 짝이 없었고 점점 굵어지는 눈발에 걱정이 깊어진다. 괜시리 창 밖을 쳐다보고 있자니 바깥에서 떨고있는 사람들의 한기가 전해지는 것 같아 몸을 움츠리고 머신 앞으로 다가섰다.
시끄럽게 돌아가던 그라인더 작동 소리가 멈추고 에스프레소가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할 때쯤.
"OO아, 나 밥 먹으러 가는 김에 편의점 들러서 우산 사올게. 눈이 안 그칠 것 같아."
"가게에 남는 우산 없어요?"
"저번 주 대청소 때 망가져서 다 버렸잖아. 아, 너도 없댔지. 사다 줄까?"
언니의 말에 잠시 손에 든 아메리카노를 입에서 뗐다.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식구들한테 연락 해보지 뭐. 내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뒤돌아서 여유롭게 손을 흔들고 유유히 사라지는 수연이다. 눈은 그칠 생각을 않고 점점 더 굵어지고 있긴 하지만, 괜찮을 거란 생각으로 창가에서 눈길을 돌렸다. 오후 네 시, 시계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돌렸을 때 그는 누군가와 통화 중인 것 같았다.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며 연신 웃음을 짓는다. 동생? 친구? 아니면, 여자친구?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
"그렇게 하면 내 생각이 좀 덜 나요?"
"아, 깜짝이야."
어느새 통화를 끝냈는지 내가 앉아있던 픽업 테이블 의자 쪽으로 다가오는 그. 조심스럽게 머그컵을 내민다. 리필 되죠? 미안한 표정으로 되묻는 그를 웃으며 바라봤다.
"원래 그냥 드리면 저희 사장님한테 혼나는데, 단골이시니까 해드릴게요."
"대신, 우리 사장님한텐 비밀이예요."
고개를 끄덕이며 창가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그의 옆 모습이 멋있단 생각이 들어 또 실없이 웃어버렸다. 같이 있단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사람. 신기한 사람이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지금껏 한 번도 남자친구라곤 만들어본 적이 없던 나는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이 낯설기 짝이 없었다.
"눈 좋아해요?"
갑작스러운 그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아, 우산…. 잠시 잊고있던 우산이 또다시 생각났다. 가늘어지기는 커녕 점점 굵어지기만 하는 눈발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집에 어떻게 가지. 하는 생각과 함께 머리 속을 스치는 코트 생각에 입을 삐죽거렸다. 큰 맘 먹고 산 건데. 못 살아.
"눈 좋아할 것처럼 생겼는데."
"눈 밟는 건 좋아해요."
"우산 있을 때만?"
머그컵을 받아든 그가 아메리카노를 홀짝인다. 조용한 가게 안이 유독 포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미소 때문이리라. 뒤돌아서 자리로 가 앉은 채 노트북을 들여다보던 남자가 이리오라는 손짓을 해보인다. 두근두근, 천천히 다가가 그의 옆에 섰다.
*
"스토커라 욕해도 별 수 없는데."
노트북 화면에 켜져있던 인터넷 창이며 워드작업창을 내려놓고 내 쪽으로 노트북을 보여주는 남자. 바탕화면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사진의 주인공에 눈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예뻐서요."
"마음에 들기도 하고."
사진의 주인공인 다름 아닌 나, OOO였다. 나조차도 언제 찍혔는지 모르는 사진이었다. 그때.
"우산, 없죠?"
"어? 아…네."
내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눈짓으로 자신의 곁에 놓여있는 우산을 가리키는 그. 모르겠단 표정으로 되물었다.
"같이 써요."
자신의 말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벙쪄있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 이 남자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
* 중편이 늦었습니다T^T... 저를 매우 쳐주세요... (그렇다고 진짜 치시면 곤란합니당..)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셨음 좋겠어요>.<!!!! 글을 안 쓴다는 말은 아니었어요. 단지 달달물을 쓰지 않을 거란 말이였는데ㅠㅠㅠ 걱정 마세요!!!!!!!!!!!!!!! 글은 씁니다! 전 단지 지금 눈 실핏줄이 터진 관계로 자러 가겠어요... 뿅!!!!!!!!!!!!
♥아이스크림, 삐뽀삐뽀, 코딱지, 린현, 자녈워더, 헤헹, 거북이, 멍멍개, 지안, 쿵니, 사탕, 미카엘, 설리, 여랴, 치케, 안경, 통통♥ 그대 나에게만 잘해조여☞☜ 항상 나에게만 웃어조여☞☜!!!!!!!!!!!!!!!!!!!!!!!!!! 우우우, 질투하게 하지 마여. 우우우, 집착하게 하지 마여!!!!!!!!!!!! 알러뷰!!!!!!!!!!!!!!! 암호닉 받습니당.♡워아이니, 아이시떼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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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랑 장례식 갔는데 이게 맞나 좀 봐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