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속에서
w.기분이나쁠땐
여름속에서 매미 울음소리가 들렸고 파도소리가 들렸고 그 애의 소식이 들렸다.
그 애와 헤어진건 바야흐로 중학교 2학년 때. 뭣도 모르고 풋풋하기만 했던 시절.
그 때 떠나보냈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아 친구가 가는 구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생각으로.
그 애와 다시 만난 건 바야흐로 고등학교 2학년 때. 뭣도 모르고 공부만 해야했던 시기.
그 때 다시 왔다. 아무 생각이 없어야 했다. 그냥 '아 친구가 다시 왔구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생각이여야만 했다.
왜 그 애의 더 휜칠해진 모습에. 나와 비등비등했었던 옛날과 다르게 나와 꽤 차이나는 키 차이에.
왜 그 애의 더 다정해진 모습에. 나에게 잘 웃어주던 옛날보다 더 잘 웃어주는 지금 모습에.
왜 그 애의 모든 것을 좋아하게 된 것 일까.
같은 학년. 같은 수준별 반. 같은 동아리. 이보다 더 환상적인 조건이 어디있을까.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내 옆 분단에 앉는 그 애는 이어폰 속의 세상으로 들어가 온전히 그 속 세상에 빠져 들어가 있었다.
그런 그 애의 세상까지도 따라가고 싶었다. 그렇게 좋아했다.
여름속에서 내가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애의 마음도. 성적도. 친구관계도. 뭣도 하나 얻은 건 없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 애에 대한 미련 버리기가 힘든 것 같다. 그렇게 좋아했다.
그렇게 좋아했다. 언제까지나 그렇게 좋아하고 싶다. 속물이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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