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 찬열이랑 백현이랑
말은 몇마디 나눠보지 않았지만 찬열은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변백현을.
창가자리에 앉아 항상 창 밖을 바라보거나 업드려 잠을 청하는 그를 항상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그가 요즘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부재는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아무렇지 않게 흐르는 시간이 찬열은 야속하기만했다.
"변백현?"
"어."
"친해?"
"....글쎄."
백현의 오랜 부재에 걱정아닌 걱정을 했다. 찬열이 백현의 짝꿍에게 가서 백현의 안부를 물으니 의심쩍은 눈빛으로 찬열을 바라보다 끝내 자신도 잘 모른다고했고, 백현은 다른사람과 대화를 안한다며 찬열에게 말했다. 영양가 없는 대화를 나누다 찬열은 담임선생님께 물어보는게 훨신 낫겠다고 생각해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백현의 안부를 물었지만 담임선생님은 자신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담임 선생님을 찾아와서 얻은 변백현의 집 주소만으로 찬열은 굉장한 성취감을 얻은듯 평소에 빠르게 가던 시간이 오늘따라 느리게 가는건지 찬열은 애꿏은 시계를 속으로 씹었다.
***
"흐아-"
하늘에 새파란 하늘을 가릴정도로 짙게 져있었다. 찬열이 눅눅한 시멘트벽을 한 번 쓰윽- 쓸자 별로 힘도 주지 않았음에도 후두둑 떨어지는 시멘트 가루를 가볍게 털어내곤, 목언저리에 흐르는 땀을 한 번 훔치고 백현의 집으로 향했다.
"계세요?"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녹슬어 철냄새가 나는 대문의 문고리를 잡고 열었다. 녹슬은 대문은 쉰 울음소리를 내며 열렸고, 마당이라기도 뭐한 좁은 공간에는 자그마한 화단이 있었다. 화단은 좁았다. 하지만 꽃 한송이가 그 화단에 혼자 심어져 있는걸 보니 화단이 꽤 넓어보였다.
"아무도 없어요?"
"...누구세요?"
방문이 끼익소리를 내고 열리더니 밝지않지만 오랫동안 어두운곳에 있던 모양인지 인상을 찌뿌리고 백현은 찬열을 바라봤다.
"아..."
"안녕...?"
어색하게 인사하자 백현이 몸을 일으키곤 찌뿌둥한지 기지개를 폈다. 잠깐만 기다려. 라고 말한 백현은 화장실에 들어갔다. 뻘쭘하게 서있기도 뭐한 찬열인 마루에 살짝 걸터앉아 집을 둘러봤다. 화장실에선 물소리가 들렸다. 찬열은 빈손으로 오기도 뭐해서 오다가 슈퍼에서 만원주고 산 델몬트 쥬스를 가방에서 꺼냈다. 얼마지나지않아 백현이 나왔고, 백현은 머리를 털던 수건을 만지작거리더니 물...이라도 줄까? 라고 물었고, 찬열은 백현을 바라보며 컵 가져와. 쥬스사왔어. 라고 대답하고 다시 앞을 바라봤다.
"....."
"....."
"내가 찾아온게 불편해?"
"...어? 아니 그냥..."
딱봐도 불편해보이는 백현에 찬열은 일어나서 엉덩이를 털었다. 그런 찬열을 보고 백현은 깜짝놀라 찬열의 소매깃을 잡았고, 순간 찬열과 백현은 서로 놀라 당황했다.
"아...아니 안불편하니까..."
"....."
"안불편하니까 안가도...돼."
찬열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 다시 앉았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이도 아니던지라 어색한 공기는 당연하듯 찾아왔고, 그런 분위기에 안절부절하던 백현은 무슨일로 날 찾아올 생각을 했냐고 찬열에게 물었다. 백현의 질문에 딱히 대답할게 없었다. 어쩌면 대답할게 없는게 당연한건지도 모른다. 그냥 충동적인 행동이였다. 찬열이 백현을 찾은건.
"글쎄."
"....."
"그냥. 충동적으로."
"아..."
"내일 학교 나올거야?"
찬열은 백현을 바라보며 학교에 나올것인지 물었다. 나오든 안나오든 상관은 없었다. 내일도 나오지 않는다면 오늘처럼 집에 찾아올 생각이였기때문에. 백현은 그런 찬열의 시선에 찬열을 바라봤다. 허공에서 시선이 엉켰다. 하지만 백현이 먼저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아니."
"내일도 와도 되냐?"
"그래."
찬열은 어둑어둑해진 주변에 시간이 꽤 흘렀음을 깨닫고 가야겠다. 하고 일어났다. 찬열이 일어나자 백현도 따라 일어났고, 찬열은 그런 백현의 어깨를 툭툭치고, 내일은 라면 사올게. 주스로는 배가 안찬다. 나 간다. 하고 대문 밖으로 나섰다. 백현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따라나오는 발자국 소리는 커녕 방 안으로 들어가는 발자국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
"핸드폰번호... 물어볼걸 그랬나."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무료함을 느끼던 찬열은 문득 백현의 핸드폰번호가 궁금했다. 그래서 다음날 담임선생님께 물어보려다가 웬지 백현에게 직접 핸드폰 번호를 받고싶어서 학교가 끝날때까지 들뜬 마음으로 기다렸고,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보이는 찬열에 같은 반 아이들이 오늘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라고 물었다. 평소같았으면 길게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았을 찬열이지만 오늘따라 좋은 기분에 반 친구들에게 그냥 기분이 좋아. 하고 웃어줬다.
"신라면...한 팩 주세요."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이라도 백현과 찬열은 입이 짧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열은 라면을 한 팩을 샀다. 어제처럼 가방 안에 라면을 집어넣고, 백현의 집으로 향했다. 백현의 집은 하늘에 닿을것처럼 꼭대기층에 위치해있었고, 그만큼 세상과 단절되있는 기분이 들었다. 찬열은 계단을 하나하나 밟고 올라서며 두번째지만 몇번을 와도 익숙해지지 않을것같은 계단을 원망하며 목 언저리의 땀을 훔쳤다.
"변백현."
"아. 왔어?"
어제처럼 방안에서 부스스한 모습이 아닌 깨끗하게 씻은 모습으로 찬열을 반기는 백현을 보고 괜시리 웃음이 나온 찬열은 백현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백현은 갑작스런 찬열의 스킨쉽에 당황했지만 이내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어제처럼 손가락장난을 쳤다.
"라면 끓여줄게."
"내가 끓여도 되는데..."
"내가 라면 진짜 잘끓여. 라면 요리사 자격증이 있다면 맨 처음 발급받는 사람이 나야."
찬열의 장난스런 농담에 푸스스 웃은 백현은 자신이 수저를 놓겠다며 일어났다. 찬열은 주방에 들어가 가스레인지 앞에서 냄비에 물을 올렸다. 물이 끓는동안 마루에 있는 백현을 바라봤다. 백현은 부지런하게 상을 피고 행주로 닦고, 주방에 들어와 수저와 접시를 두 개씩 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주방에 있는 조그마한 냉장고안에서 김치를 꺼내고 상 앞에 앉아 김치뚜껑을 열었다.
"....."
"저기..찬열아."
"왜?"
"김치가...좀 쉰 것 같아."
"....."
"좀...많이..."
백현이 한껏 주눅들어 하는말이 김치가 쉬었다고 찬열을 보며 말했다. 찬열은 백현이 정말 강아지같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웃음을 감추지 않고 끓는물에 면과 스프를 넣었다.
"백현아."
"응?"
"난 쉰김치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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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인사과의 역대급 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