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쿨 세븐틴!
소꿉친구 김여주 X 소꿉친구 전원우
...아,수치플. 아침부터 방송으로 내 이름이 전교에 울려퍼졌다. 뭐,내 이름만 나온건 아니지만. 그래도 쪽팔린건 어쩔 수 없단말이야. 지각지도에 벌점까지 받고 터덜터덜 반으로 돌아왔다. 아,아침밥도 못먹었는데.
"내가 하루 안깨웠다고 그새 그렇게 지각하냐?"
전원우, 말 그대로 불X친구. 고등학생 때부터 절친이었던 엄마랑 이모탓에 아주 어릴적부터 볼 거 못볼 거 다 보고 자랐다. 나를 두고 할머니가 계시는 창원으로 내려가버린 엄마랑 아빠때문에 혼자 생활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원우랑 이모덕에 혼자가 혼자가 아닌 것 같달까.
"뭐야. 너 또 왜 아침부터 우리반에 있냐?"
"안깨우고 온게 걸려서."
"아,그럼 좀 깨워주고 가지!"
콧잔등에 주름까지 만들어가며 개구지게 웃은 전원우가 주섬주섬 빵하고 우유를 꺼내들었다.
"또 아침 안먹었을거 아냐. 빨리 먹어."
"와,역시 그래도 전원우. 내가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머리위로 하트를 그리는 나를 보고 아니까 빨리 먹기나해, 큭큭 웃으며 손수 비닐까지 까준다. 말만 소꿉친구가 아닌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전원우는 하나부터 열까지 나에 대해서 잘 알아도 너무 잘 알았다. 지금처럼 내가 깨우지 않으면 제때 못일어난다는 것도, 늦으면 아침을 안먹는다는 것도.
"애냐,다 묻히고 먹게."
전원우가 손을 뻗어 내 입가의 크림을 닦아냈다. 너무 자연스럽고 아무렇지않게 맨 손으로 내 입가의 크림을 닦아내는 손에 순간,두근. 정말 당황해서 몸을 뒤로 빼버렸다. 뭐야,왜그래. 전원우가 다시 내 손목을 잡아 내 몸을 앞으로 잡아당겼다.
"야,너 원래 이렇게 막 내가 뭐 묻히고 먹으면 맨손으로 닦아주고 그랬냐?"
"어. 새삼스럽게 왜 그러냐."
"아니,평소랑 좀 달라서."
왜,설레기라도 하냐? 큭큭거리며 다시 묻는 전원우에 멍멍이소리하지말라고 소리를 빽 지르곤 니네반으로 가라고 밀어보냈다. 아,진짜 왜 그랬지. 혼란스럽다.
"야,일어나. 중식 먹으러가자."
언제부터 잔건지, 정신차리니까 자고있는 나를 전원우가 흔들어 깨웠다. 정신없이 비몽사몽한 상태로 일어나서 눈만 꿈뻑거리는 나를 보고서 이게 뭐냐며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주는 전원우. 놀래서 나도 모르게 손을 쳐내버렸다. 아,오늘 진짜 왜이러지.
"뭐야. 나 뭐 너한테 잘못했냐? 오늘 왜 그래."
"아침에 안깨우고 간게 잘못이야."
아직도 그거땜에 그래? 수저를 꺼내려고 숙인 머리위로 전원우의 손이 올라왔다. 또 두근. 평소에도 잘 하던 짓인데 진짜 오늘따라 왜이러는지.
"됐고 점심 먹으러가자. 권순영은?"
"몰라. 학생회장한테 간다고 점심도 안먹고 뛰어나갔어."
"둘이 아직도 그러냐. 권순영도 대단해,감히 회장한테."
근데 회장은 그거 즐기는 눈치던데, 전원우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참을 요즘 한창 썸인지 쌈인지 모를걸 하고있는 권순영이랑 학생회장 얘기를 하면서 가다가 발을 헛딛여 그대로 허리가 고꾸라졌다. 넘어지려는 나를 잡은건 역시나 옆에 있던 전원우. 조심 안하냐? 자기도 놀랬는지 살짝 짜증섞인 목소리를 하면서도 내 허리를 놓지않는 전원우 손에 심장이 넘어질뻔해서 놀랐을 때 보다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야,야..허리에 손 좀.."
"아,그래. 조심 좀 해. 저번달에도 깁스하고 다녀놓고 또 다칠래?"
"아,알았어. 조심할게."
아,그래. 라고 대답을 하면서도 놓치않는 전원우의 손을 억지로 떼어냈다. 오늘 진짜 왜이러지? 모든걸 다 의식하게 된다. 미쳤나봐,진짜.
자꾸 뛰는 가슴에 정신없이 급식을 받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앉아서 보니 식판 한켠에 자리를 차지하고서 어디한번 먹어보라며 나를 약올리고 있는 브로콜리. 내가 저걸 왜 받았지, 생각하면서 한참을 브로콜리를 노려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온 젓가락이 내 식판에 고기를 올려놓고 브로콜리를 가져갔다.
"니 이거 안먹잖아. 넌 고기먹어. 내가 이거 먹을테니까."
"아,아. 고마워."
눈도 안마주치고 얘기하던 전원우가 고마워, 한마디에 고개를 들어 나를 마주봤다.
"너 진짜 어디 아프냐? 생전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아,몰라. 진짜.."
젓가락을 내려놓은 전원우 손이 내 앞머리를 들춰내고 이마 위로 올라왔다.
"열 없는데."
전원우는 갸우뚱 거리고, 나는 두근대고. 됐어, 밥이나 먹어. 고개를 푹 숙였더니 전원우가 진지하게 어디 아픈거 아니냐고 묻는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하던가. 진짜 왜그러냐,오늘."
"아픈거 아니라고! 아,그냥,니가 하는 짓마다 오늘따라 느낌이 다르단 말이야."
뭐? 순간 뻥졌던 전원우가 다시 장난끼 어린 얼굴도 큭큭 거렸다. 뭐냐,너 나 좋아하냐? 장난치듯 묻는 전원우에 아,진짜! 나 점심 안먹어! 소리를 지르고선 식판을 비우고 급식실을 나왔다. 내가 일어서서 나가자 자기도 따라 일어나 식판을 비우고선 야,장난이야 장난! 웃으면서 뒤따라 나온다. 여전히 웃으면서 이런 장난쳐서 화났냐,어? 뒤에서 소리치는 전원우를 흘기면서 따라오지말라며 소리를 빽 지르고 더 빠른 걸음으로 앞서 걸었다. 화난게 아니라,진짜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단말이야.
진짜 진지하게 내가 전원우를 좋아하는건가,아니면 내가 오늘 갑자기 왜이러나 싶어 평소처럼 운동장을 뽈뽈거리며 돌아다니기는 커녕 반에 앉아있는데 전원우가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시 우리반으로 나타났다.
"진짜 그런 장난 한번 쳤다고 화났냐? 자,이거 먹고 좀 풀어라."
"화 안났어."
건네는 아이스크림을 받아들면서 화 안났다고 얘기했더니 전원우가 웃으며 내 앞자리 의자를 당겨 앉는다.
"앞으로 그런 장난 안칠게. 표정 좀 풀어라."
괜히 분위기가 더 어색해질까 싶어 장난치듯 말한 생각 좀 해보고, 내 말에 전원우도 개구지게 웃는다. 전원우가 건네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영양가없는 얘기를 하다가, 전원우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하던 말을 멈췄다.
"아,맞다. 나 오늘 학생회의있어. 끝나고 먼저가."
"오늘 아침에도 했잖아. 또?"
괜히 아쉬운 듯 내뱉는 내말에 전원우가 늦게 온 애들땜에 어쩔 수 없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말은 아쉬운 듯 했지만 내심 다행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서까지 이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고싶지 않았으니까. 나 혼자 생각해야할 시간도 좀 필요했고.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내 모습에 전원우가 집에 들어가면 문자 꼭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을 부정하는거였다. 그 날 하루 잠시 그랬던거라고. 그런데 아니, 그 다음날도, 다음날도 내 감정은 사라지는게 아니라 더 확실해져만 갔다. 내가 전원우를 좋아한다고.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갑자기 그 감정이 생겨난거지?
조금 거리를 둬야겠다 싶었다. 잠깐일지도 모르는 이 감정때문에 지금까지의 시간과 친구 전원우를 잃을 수는 없었다. 떨어져있으면 이것도 점점 사라지겠지. 그때까지는 전원우랑 좀 거리가 필요해.
2시간전부터 알람을 맞춰놓고 전원우가 깨워주는 일 없이 먼저 일어나서, 나 먼저 간다, 문자를 보내고 먼저 학교로 왔다. 쉬는시간마다는 반친구들이랑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마주치는걸 피하려고 했고, 같이 먹던 점심도 권순영이랑 먹으라며 보내놓고 반친구들과 먹었다. 하교도 반친구들이랑 한다며 먼저 보내고. 이렇게 계속 피해다니면 괜찮아질 줄 알았더니, 괜찮아지기는 무슨. 전원우를 더 의식하게만 된다. 전원우도 내가 자기를 피하는걸 알았는지 평소보다 더 이른 시간부터 우리집 앞에서 나를 기다렸고, 내가 반친구들과 밥을 먹어도 식판을 들고서 내 옆자리로 왔다. 하교를 할 때도, 우리반앞에서 나를 기다렸다가 반친구들과 같이 나가는 내 옆에서 묵묵히 걸었다. 내가 전원우를 피하고, 그런 내 옆자리를 다시 전원우가 묵묵히 지키기는걸 반복하길 몇번, 결국 오늘 하굣길 집앞에서 전원우한테 붙잡혔다.
"왜 그러는건지 얘기 좀 하자."
나 할 얘기없어, 딱 끊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내 손목을 잡은 전원우의 손이 단단하다.
"왜 자꾸 나 피해다니는데. 내가 뭐 잘못했냐? 잘못한게 있으면 말을 해주던가. 너랑 나랑 같이 보낸 시간이 몇년인데 그런거 하나 먼저 말 못해?"
그저 자기가 뭔가 잘못한게 있어서 내가 자신을 피한다고 생각하고 화를 내는 전원우의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그게 아니란 말이야..
"고개 좀 들어봐. 화내서 미안해. 근데 너같아도 안 그러겠냐.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니가 그러면."
나를 타이르기 시작하는 전원우에 뭐라고 말도 못하고 입술만 달싹였다. 어떡해야할지 모르겠어.
아무 말 없는 내 모습에 전원우가 한숨을 푹 내쉬곤 자기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말,해야겠지. 고개를 들어 전원우를 마주봤다.
"야,있잖아."
"어,말해."
말할 용기가 서지를 않아서 눈을 꼭 감았다. 심장은 불안하게 뛰고 있었고, 내 말 한마디로 우리 사이가 잘못되면 어쩌지, 불안한 생각부터 들었다.
"니가 잘못한 거 없어. 없는데..."
"없는데 왜 그랬어,그럼. 그게 더 이해가 안되잖아."
"니가 들으면 어떤 기분일지 모르겠는데,내가 너 좋아하는 것 같아. 니가 평소에 하듯이 머리 쓰다듬고 그러는 것도 예전이랑은 느낌이 달라. 그래서 불안해. 너랑 나랑은 친구잖아. 그리고 계속 친구여야하잖아. 그래서 너 피해다니면 예전으로 돌아갈꺼라고 생각했어. 근데 니가 이러면..내가 말할 수 밖에 없어지잖아."
결국, 내질렀다. 고개를 푹 숙인채 들 수가 없었다. 아무말이 없는 전원우에 심장은 더 빨리 뛰었고,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봐,이러면 친구도 못하잖아.
전원우를 볼 수가 없어서 고개를 숙인채로 올라오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떨궜다. 어떡해야할지 몰라 집으로 들어가려고 뒤돌아서서 손목을 뿌리치려는데 전원우의 손은 여전히 힘이 들어간채로 나를 놔주지를 않았다.
"좀 놔줘. 나 지금 어떡해야할지 모르겠고, 니 얼굴 볼 자신도 없어."
"김여주,진심이야?"
진심이냐고 물어보는 전원우 목소리가 떨렸다. 그 목소리에 울컥해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래,진심이야. 진심이라고. 그럼 뭐 어떡할건데? 니가 나랑 사귀기라도 할꺼야? 너 나 안 좋아하잖아. 아니,사귄다고 치자 그럼 그 뒤는? 나 지금 너랑 나 사이 망친것만으로도 힘들어. 지금은 나 좀 나둬주면 안돼?"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힘으로 전원우의 손을 뿌리치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다. 전원우가 원망스러웠다. 주저앉아 무릎에 얼굴을 뭍은 내 앞으로 전원우가 나를 마주보고 앉았다.
"너 진짜 바보냐? 니가 나 좋아하는건 그렇게 쉽게 알아놓고 내가 너 좋아하는건 왜 몰라. 내가 너 좋아한게 몇년인데."
이게 또 무슨 소린가 싶어, 나오던 눈물도 뚝 멈췄다. 전원우가 나를 좋아한다. 전원우가,나를. 헛웃음이 나왔다. 나를 놀리는건가 싶었다.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전원우를 쏘아붙였다.
"너 지금 나 놀려? 내가 너 좋다니까 나 좋다고 얘기하는게 쉬워?"
"생각을 좀 해봐,바보야. 내가 너말고 다른 여자애 친하다고 머리 막 쓰다듬고 그러는거 봤냐? 깨워주고 그러는건 당연히 너한테만 하는거고, 그 외에 다른 것도 아무리 친해도 다른 여자애들한텐 안해."
그제서야 이때가지 전원우가 어땠던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보니 중학교때부터 인기가 많았었지만 다른 여자애들에겐 칼같은 전원우였다. 중학교때 전원우와 꽤나 친했던 걸로 기억하는 회장에게도 전원우가 먼저 소리내 안녕,이라고 인사하는걸 본 적이 없으니.
"니가 나 피해다녀서, 내딴에는 얼마나 심장 졸였는지 알기나해? 어? 혼나야돼,아주. 일단 일어나. 이런데 막 앉는거 아니야."
주저앉아있던 나를 일으킨 전원우가 옷까지 툭툭 털어주곤 예고도 없이 나를 끌어앉았다.
"그만큼 마음고생 했으면 됐어. 나라곤 처음에 그런 생각 안했겠냐."
나를 끌어앉은 전원우의 손이 조심스럽게 내 등을 토닥였다.
"뒷일은 생각하지마. 일단은 지금 너랑 내가 좋으면 된거잖아. 나 지금 엄청 행복한데?"
장난스럽게 얘기하는 전원우에 그만 살풋 웃음이 나왔다. 그래,뒷일은 그때 생각해야지. 나는 지금 전원우가 좋고, 전원우도 내가 좋다니까.
"늦었으니까 이제 들어가. 자기전에 꼭 카톡하고. 내일 아침에 평소처럼 깨우러 올게."
붉어진 눈가랑 콧잔등이 부끄러워서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자 전원우가 무릎을 굽혀 내 눈을 마주봤다. 그리곤 짧게 부딫치고 떨어진 입술. 멍청하게 굳은 나를 보고는 씨익 웃은 전원우가 자연스럽게 우리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나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잘자,여자친구 김여주."
*
(황급히 고데기를 찾아서 손을 편다.)
안녕하세요,아름드리입니다! 거의 2주만에 왔네요. 늦어서 미안합니다. 그런데 또 죄송스럽게도 연재하고있던 글이 아니라 새작으로 뵙게 되었네요. 그래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ㅎㅎ. 골라보자는 빠른 시일내에 찾아올거라고 약속드릴 수 있어요. 사극은, 솔직하게,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 다시 가져오게 될지는. 독자님들,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 ♡암호닉♡ 항상 받습니다! |
닭키우는순영님! 일공공사님! 지유님! 즿징님! 악마우님! 봄봄님! 가마님! 도루토님! 시월사일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