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K - Reflection (mirror night) (게임 Deemo 수록곡)
어느 날 윤기는 남준이를 보며 다짐했으면 좋겠다.
병원을 데려가보자.
강아지의 모습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혹여 뭔가 이상하다는 말이 나오면
그냥 남준이를 데리고 도망이라도 치면 되겠지.
그런 마음에 혹시나 몰라 남준이의 옷을 챙기고 다른 때와 달리 남준이에게 강아지의 모습을 한 채 나가자고 했으면.
정말 남준이를 그저 펫으로만 치부하는 것 같아 썩 달가워하지 않던 목줄도,
필요없음을 알지만 미안하다는 중얼거림과 함께 남준이의 목에 채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동물병원에 가 건강검진을 한 번 받았으면 좋겠다.
코 끝을 찌르는 소독약 냄새보다 자신보다 대부분 작은 다른 동물들을 보며 남준이가 신나했으면.
그 모습에 윤기는 다음에는 애견 카페라도 가야하나, 그런 생각을 하다 문득 제게도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는 남준이를 느꼈으면.
차분히 앉아 어째서 느껴지는지 모를 긴장감에 손톱을 물어뜯으려다
남준이가 다가와 윤기의 목덜미에 얼굴을 부비면서 그런 윤기의 행동을 말렸으면 좋겠다.
윤기가 고맙다는 듯 남준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사이에 윤기의 이름이 불렸으면.
진료실 안으로 들어가 의사가 남준이를 보자마자 정말 건강한 강아지라며 이리저리 검진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와중에 강아지가 정말 순하고 건강도 좋다며 칭찬하는 목소리가 들리면
윤기 너는 멋쩍게 웃으면서 기뻐했으면.
검사가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는데 의사가 차트를 뒤적이다가 천천히 입술을 열었으면.
그리고 그 목소리가 윤기 네게 조금 아프게 닿았으면.
아이가 목이 많이 약하네요. 워낙에 순한 성격같아서 괜찮겠지만 그래도 아이가 놀라서 짖지 않도록 주의 해주세요.
그리고 귀가 다른 개들보다 조금 더 예민해요. 큰 소리가 자주 나지 않도록 신경 써 주세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 일반 개들보다 더 일찍 청력을 잃을 수 있으니 관리도 잘 해주세요.
모든 한 마디, 한 마디가 윤기에게 큰 화살이 되어 박혀들어왔으면.
귀가 예민하다는 소리에 바로 얼마전에 간 영화관을 떠올렸으면,
다녀온 뒤로 종종 인상을 찡그린 채 귀를 매만지던 남준이의 모습을 떠올렸으면.
처음으로 남준이와 저의 시간의 속도가 다를지도 모른다는 걸 다시 깨달았으면.
그대로, 숨이 막혔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인사를 하고 일어나면서 손에 쥔 목줄을 한없이 더 힘을 줘 움켜잡았으면.
준아.
나는 이제 너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봐.
차마 뱉지 못하는 말을 가슴에 새긴 채로 집에 도착하자마자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남준이를 끌어안았으면.
평소보다 조금 더 가쁘게 들리는 윤기의 호흡소리를,
평소보다 조금 더 떨리고 있는 윤기의 손 끝을,
평소보다 조금 더 짙게 느껴지는 윤기의 마음을 모두 느끼고
남준아, 너는 팔을 들어 윤기를 마주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괜찮아.
괜찮아.
나 괜찮아.
남준이의 목소리를 들은 윤기의 어깨가 한없이 떨렸으면 좋겠다.
준아, 우리가 같이 있을 시간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하면 어떡해야 해.
벌써
나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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