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가 토끼인 썰 10부터 내용이 이어집니다.
네이비(Navy) - 첫 사랑이 끝날 무렵에는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의 밤은 윤기의 마음을 더 시리게 몰아내었으면 좋겠다.
한참을 걷고, 걷다가 결국 짙은 한숨을 뱉어낸 뒤에 몸을 돌려 어디론가로 향했으면.
그리고 어느 문 앞에 서서 꽤나 오랜 시간을 서 있다가 결국 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다가,
안에서 누군가가 누구냐는 물음이 들려오면 메인 목소리로 겨우 자신임을 알렸으면.
문이 열리고,
윤기형?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면 윤기는 멍하니 태형이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금방이라도 울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굳은 얼굴에
태형이는 씩 웃으며 윤기의 손목을 잡아 안으로 들여보냈으면.
문을 닫고 찬바람을 가득 머금고 있는 윤기를 폭 끌어안아줬으면 좋겠다.
온 몸으로 닿아오는 따듯한 온기에 그대로 윤기는 어깨에 얼굴을 묻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으면.
우리 어렸을 때처럼 같이 잘까요? 이번에는 내가 형 잘 자라고 자장가 불러줄게요.
응.
나는 형보다 노래 잘 부르니까 더 잠이 잘 올 거예요.
응.
태형이의 어깨에 닿은 윤기의 머리가 두어번 끄덕거렸으면 좋겠다.
누가 또 우리 토끼형을 아프게 하나. 태형이는 그런 걱정을 안은 채 마르고 차가운 몸을 한참을 안아주다가
태형이의 온기를 가득 머금고 있는 집 안으로 같이 걸음을 옮겼으면 좋겠다.
둘이서 자기에는 조금 좁은 침대에 윤기가 토끼로 변할까? 하고 물으면 태형이는 진지하게 그러다가 나한테 깔린다고 말하고,
같이 누워서는 지난번에 미처 다 나누지 못했던 안부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저 취직했어요.
그래? 그때는 합격발표 나기를 기다린다더니 벌써 발령까지 났어?
네. 아무래도 이 쪽으로는 좀, 사람이 모자르니까.
열심히 해라.
윤기의 그 말을 끝으로 정적이 흘렀다가 천천히 고른 숨소리가 흘러다녔으면 좋겠다.
편해졌는지 토끼의 귀와 꼬리를 내놓은 윤기의 모습에 슬쩍
손톱자국이 나 발개진 귀를 본 태형이가 속상함에 한숨을 내쉬었으면.
조심히 약을 발라주고, 그 다음에야 잠에 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 날 자리에서 일어난 태형이가 본 건
열이 펄펄 끓어오르는 작은 토끼였으면 좋겠다.
남준이는 그 뒤에 집에 들어오지 않는 윤기를 기다리면서
저녁을 먹자는 약속도 물리고 하염없이 집에서
윤기를 기다렸으면.
그 때의 카드는 뭐였는지,
간혹 이야기하는 볼 일이라는 게 뭐였는지,
하다못해, 내가 없는 그 세상이 어떤 곳인지
조금이라도 묻지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자신을 끝없이 자책했으면.
몇 번이고 윤기를 찾기 위해
주머니에는 윤기가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을 넣어둔 채로 골목골목을 다니면서도
윤기가 갈만한 곳은 하나도 모른다는 것에 끝도 없는 먹먹함을 느꼈으면.
추운 걸 잘 견디지 못하는데, 어디서 이 찬바람들을 다 맞고 있는건 아닌지,
아니면 설마 그때의 첫만남처럼 누군가의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들어가지는 않았을지.
여러 생각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주위의 것들을 하나 둘 손을 놓았으면 좋겠다.
잡으려고 해도 지금 제 눈앞에서 사라진 하나가 너무나 커서,
제일 잡고 싶은 그 하나가 도저히 나타나질 않아 쉬이 잡히는 다른 것들은 쥐려고도 하지 않았으면.
집에 들어갈 때마다 자신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채 멈춰있는 집안을 낯설어했으면 좋겠다.
차마 윤기의 물품을 건들이지 못하고 어설프게나마 제가 마련해줬던 자리들만 바라보며 윤기의 부재를 느꼈으면 좋겠다.
새삼,
제 방이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멍청한 새끼.
이래놓고, 무슨 책임을 지겠다고 큰소리 쳤을까.
제 무심함을 깨닫고 윤기에 대한 미안함에 사무쳐 매일 반쯤은 뜬 눈으로 옅은 잠에만 빠졌으면.
핸드폰이라도 사줬어야 했나. 연락할 곳도 없네.
같이 일하는 여자애가 무슨 일이냐고 물을 정도로 넋을 놓았다가 막 정신을 차린 남준이가 멍청히 제 핸드폰을 내려봤으면 좋겠다.
그때 한 손님이 카운터 앞에 서서 고개를 들고 주문을 받으려는데,
그 손님의 입에서는 엉뚱한 말이 나왔으면.
혹시, 토끼 기르세요?
예?
조금, 특이한 하얀 토끼.
뒤에 들리는 말에 남준이의 눈이 살짝 커지며 놀란 얼굴로 손님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마치, 어떻게 알았냐는 듯이.
그 뒤에 바로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으면.
모든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손님,
태형이는 그제야 씩 웃었으면 좋겠다.
찾았다.
윤기형의 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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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 감사합니다.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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