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은 현재 공지사항쪽에 따로 게시글을 올려 그 곳에서만 받고 있습니다.
비회원분들은 나중에 따로 공개가 되어 제가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암호닉 목록 한 번 확인 부탁드립니다.
과거. 토끼. 하얀 밀실.
엠레스트 - 별빛나비
아주 소수의 재벌들. 스스로들은 선택을 받았다 자부하는 자들만이 암암리에 알고 있는 블랙마켓이 하나 있었으면.
어느 시대의 여왕이 썼다고 전해지는 머리끈,
과거 단 한 벌만 만들어지고 사라졌다는 천재 디자이너의 유일한 드레스.
몇 캐럿의 보석.
어떤 장인이 만든,
고대의 유일하게 남은,
무언가.
그 물품들 중에서 재벌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누구나 더 아름답고, 강한 것을 구하지 못 해 안달난 상품이
반인반수였으면.
동물과 사람의 교배로 태어난다더라.
유전자 연구원들이 만든 걸작이라더라.
아주 깊은 곳에 그들의 마을이 있는데 그 마을을 알고 있는 소수의 사냥꾼들이 잡아온다더라.
그 무성한 소문이 퍼질수록 확실한 것은 단 하나.
몇 개체가 없는,
아주 귀한 것.
어린 윤기가 태어나고 처음 본 것은 핏덩이인 자신을 끌어안고 숨죽여 우는 제 어미였으면.
하얀 토끼귀를 축 늘어뜨린,
저와 똑같이 하얀 토끼의 귀와, 꼬리를 지닌 채 태어난 아이의 미래에
눈물을 떨구지 않을 수 없었던 여린 여자.
그리고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가구만을 갖춘
어느 철장 안.
어느정도 젖을 뗄만큼이 되었을 때 윤기에게 사람으로 변하는 법, 동물로 변하는 법을 가르친 여자가
이제는 제 말을 다 알아듣는 어린 윤기를 보고 조용히 눈물을 다시 흘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 것 같던 철장 밖에 남자들이 들어서고
발버둥을 치는 여자의 품에서 윤기를 떼어내었으면.
엄마, 엄마? 왜 나 혼자 가는거예요?
너를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니까.
나를, 사요?
어리둥절한 윤기의 말에 어미가 역시 이런 걸 가르치지는 않는다며 남자들은 혀를 끌끌 찼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번에 제대로 된 아이를 낳았다며
윤기와 크게 울음을 터뜨리고 있는 여자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난 번의 그 아이는 팔삭둥이라
금방 죽어버렸다고,
그 전의 아이는 장애를 갖고 있어서
처분하느라 짜증났다고,
첫 아이는 아예 반인반수가 아니었다고.
어린 윤기에게 뜬구름 같은 이야기를 쏟아내었으면 좋겠다.
저를 끌고가는 남자의 손길에 윤기는 힘을 줘 버텼으면,
그나마도 얼마안가 팔뚝에 꽂힌 주사바늘에 서서히 몸을 무너뜨렸으면.
시야에 금방 사라지는 윤기를 끝까지 눈으로 좇던 여자가 창살을 쥔 채로 울음을 뱉어내지도 못하고 쓰러졌으면.
부디,
이 세계에 정말 신이라도 계신다면.
제발,
우리 아이.
내 아이.
윤기를 보살펴주세요.
사랑을 받게 해주세요.
그녀의 기도가 닿기를 바라며 끊임없이 눈물을 쏟아내었으면 좋겠다.
어린 윤기는 남자의 품에 안겨, 다른 남자의 품으로.
그리고 숨구멍만 겨우 뚫어놓은 가방에 우겨진 채 한참을 이동했으면.
어린 윤기가 눈을 뜨고 처음 본 것은
하얀 밀실이었으면 좋겠다.
큰 티셔츠 하나만 걸친 채
주위를 둘러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암울한 표정의 새로운 누군가가 나타났어도 시선하나 주지 않는 주위에 고개를 갸웃거렸으면.
왜인지 모를 한기를 느꼈으면.
밀실에 유일한 문이 열리면 저와 같은 차림의 모든 아이들이 벽의 한 구석으로 몰려갔으면 좋겠다.
고개를 돌리고 문에 서 있는 남자가 나가와 윤기의 머리 위로 솟은 토끼 귀를 잡아채었으면.
악! 아, 아파요. 아파요. 놔주세요.
허, 이 녀석은 말까지 배워왔어? 토끼에다가? 이러면 성가신 거 몰라?
그래도 거기서 요근래에 유일하게 태어난 토끼라고 합니다. 게다가 변화도 쉽게 알수 있을정도로 예민한 하얀 토끼고요.
빌어먹을. 매번 원숭이, 고양이, 아니면 토끼라니. 늑대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차라리 개과라도 없어?
죄송합니다. 조금이라도 크기가 크거나 맹수류의 반인반수들 경우에는 경매쪽에서 VVIP들이 따로 예약을 해뒀다며 통 내주지를 않아서요.
쯧. 약물을 조금만 넣어도 픽픽 죽어버리는 작은 새끼들만 데리고 뭘 하라는건지.
빠른 남자의 말과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에 공중에 들린 윤기는 발버둥을 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밀실을 나서고 나서 윤기는 차갑고 딱딱한 곳에 눕혀졌으면.
살려주세요.
걱정마렴. 이건 다 너를 위한 거야. 더 강하고, 더 멋있는 아이로 만들어줄게.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여긴 다 거짓말이야. 바쁘게 눈을 굴리던 윤기가 덜덜 떨면서 고개를 내저었으면.
팔과 다리가 묶인 채 제 팔뚝에 꽂히는 주사기를 본 윤기는 서서히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
이 곳은 지옥이다.
다정한 목소리로 독을 건네는 하얀 악마들로 가득찬,
하얀 지옥이다.
엄마. 나 살려줘.
어린 윤기의 입술이 벙긋거리다 천천히 그 애원은 비명으로 바뀌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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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 감사합니다.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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