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이 윙꾸짤을 못찾겠다.. 이걸로라도 만족해야지...;-;
보고, 싶었어요. 아마도. 너징이 아마도. 하는 말로 어설프게 말을 끝맺고 어색하게 웃었어.
그러는 동시에 타이밍 맞춰 여고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왔지. 너징은 순간적으로 몰려들어온 여고생들에 당황해 백현을 바라봤어.
백현은 입가에 미소를 걸친채 너징과 눈을 마주했어.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며 살짝은 들뜬듯한 목소리로 말했어.
"과제 할거죠? 라떼 다 마시면 얘기 해요."
"응? 왜요?"
"나 보고싶었다니까, 상으로 리필 해주려구요."
"…그게 뭐예요."
"과제 하다가 당이 부족하다, 싶으면 또 얘기 해요."
"그건 또 왜요?"
"과제 열심히 하는 징어씨한테 주는 상."
과제하는 징어씨한테 주는 상. 하는 말을 하며 입가에 웃음기를 가득 머금은채로 카운터로 향하는 백현이었어.
너징은 그런 백현에 이제는 자연스레 웃음을 흘렸어. 슬슬 백현에게 익숙해지는듯한 너징이라, 너징도 조금 놀랐어.
너징은 백현을 만난게 두번밖에 되지 않았지만 2년가량 사귀었던 구남친보다도 편한듯한 느낌까지 받았으니까 말이야.
너징은 라떼를 한쪽으로 밀어놓고 과제를 테이블 가득 펼쳐놓았어.
하지만 너징은 펼쳐놓은 과제는 들여다 보지도 않고 생기발랄한 여고생들의 주문을 받는 백현에게 시선을 고정했어.
백현은 그런 너징의 시선을 느꼈는지 흘끔 너징을 바라봤어. 그리곤, 찡긋.
응? 찡긋? 너징이 순간적으로 당황해 눈을 동그랗게 떴어. 아니, 저기, 저 남자가 지금 나한테..
너징은 당황해 모른척을 하기 바빴어. 아니겠지, 무슨.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윙크야, 윙크는. 눈에 뭐가 들어간걸거야. 그렇겠지.
너징이 급하게 과제에 시선을 꽂는데 여고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백현오빠 윙크한거야? 헐, 누구한테? 헐 진심?
아 진짜요? 백현씨가 윙크를 했대요? 너징은 전혀 관련 없는 일인척 과제를 뒤적였어.
백현은 꽤나 인기가 많은 듯 보였어. 하긴, 말끔한 인상에 다정한데다 귀염성까지 있는 성격인데. 너징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여고생들이 또 한번 목소리를 높였어. 오빠, 누구한테 윙크했어요? 누군데? 누구예요? 뭐야? 여자친구예요? 누구누구, 어디어디?
여고생들 세네명이 웅성웅성대며 말을 걸어오니 꽤나 벅찬지 백현이 살짝 웃으며 주문 안할거야? 하고 말을 돌렸어.
너징은 그런 백현에 작게 한숨쉬며 뒤적이던 과제를 놓고 라떼를 다시 홀짝였어. 그리고 과제를 바라보며 또 한번 한숨을 내쉬었어.
이걸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돼…. 너징이 과제를 시작하려 펜을 집어들었어.
너징이 한참을 과제에 집중했을 무렵, 백현은 여고생들에게 둘러싸여 끊임없이 물어오는 질문들에 일일이 답해주고 있어.
그러면서도 과제에 집중한 너징에게 방해가 될까 가끔씩 눈치를 살폈지. 라떼는 다 마셨는지, 케이크나 와플을 가져다 주지 않아도 되는지.
백현은 과제가 잘 풀리지 않는지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는 징어를 보며 금방이라도 카운터를 벗어나 징어에게로 향하고싶은 마음을 누르기 바빴어.
뭐라도 가져다 줄까. 백현은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여고생들의 질문에 대충 답을 하고 뭘 만들어줄까. 하고 생각에 잠겼어.
머리가 안돌아갈때는, 단게 최고지. 백현은 허니브레드를 만들어 가져다줄 생각을 하며 입가에 미소를 걸었어.
휘핑은, 많이. 백현은 라떼를 주문할때 말했던 너징의 말을 곰곰히 생각하며 빵 위에 휘핑크림을 잔뜩 올렸어. 좋아, 하겠지?
백현이 토핑까지 예쁘게 올린 뒤, 트레이에 담아 너징한테로 향했어. 과제에 집중하는 너징의 집중력을 흐트릴까 발걸음도 조심히 해가며.
너징의 테이블에 도착한 백현이 조심스레 트레이를 내려놓고 너징과 마주 앉았어. 백현이 앉을때까지 너징은 과제를 뒤적이며 자료를 찾기 바빴지만.
너징은 한참을 테이블에 시선을 고정한채였어. 라떼는 이미 식어버린지 오래였고, 백현은 그런 너징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어.
어느정도 과제의 틀이 잡혀가자 너징이 뿌듯한 웃음을 지으며 살풋 고개를 들었어. 아아.
너징이 순간 놀라 또 한번 눈을 동그랗게 떴어. 어, 아까랑 똑같은 표정. 백현이 장난스레 말을 걸어왔어.
그리고는 이미 식은 라떼를 허니브레드가 담긴 트레이위에 같이 올려 들고 일어섰어. 라떼는 리필, 허니브레드는 살짝만 데워올게요.
자리에서 일어서는 백현을 눈으로 쫓던 너징이 문득 언제부터 백현이 너징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겼어.
나 되게 집중했었나보네. 하는 혼잣말도 하면서. 너징이 지금까지 앉아있던 테이블 위를 보면 지금까지 너징이 집중을 했었다는게 여실히 보여지기도 했지만.
너징이 지금까지 놓을줄 몰랐던 펜을 놓고 저린 손을 주물거렸어. 으으. 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힘 좀 풀고 할걸.
너징이 푹신한 의자에 뒤로 기대 앉으며 몸의 긴장을 풀었어. 집중하느라 몸까지 긴장하고 있었네.
너징이 뭉친 어깨도 풀고, 하는 와중에 백현이 트레이를 들고 너징이 있는 테이블로 왔어. 여전히 입가에 미소는 떠날줄 모르는 채로.
어깨 아파요? 하는 백현의 말에 너징이 살짝 시무룩하게 대답했어. 집중하느라 몸까지 긴장했었나봐요, 손도 저리고, 어깨도 결리고. 죽겠네요.
"손 줘봐요."
"네?"
"손."
손, 하고 단호하게 말하는 백현에 마치 애완견이 된 듯이 가지런히 내민 백현의 손에 제 손을 얹은 너징이였어.
손을 얹고도 웃긴지 너징은 웃음을 터뜨렸고. 너징이 제 모습이 우스워 피실피실 웃음을 흘리는데 너징의 손 못지 않게 가지런히 예쁜 백현의 손이
너징의 손을 부드럽게 감쌌어. 뭐, 뭐해요…. 너징이 당황해 손을 살짝 빼려하자 지금껏 인상한번 찌푸리지 않던 백현의 고운 미간이 찌푸려졌어.
"가만히 있어봐요."
"아, 아니.."
"손 뭉친거 풀어줄테니까, 낑낑대지 말고."
"제, 제가 언제 낑낑댔.."
"손이 왜이렇게 차."
너징의 손을 주무르면서도 백현은 너징이 걱정스러워선지, 너징이 말을 안들어선지 구겨진 고운 미간이 펴질 줄 몰랐어.
주물주물. 한참을 손을 주무르던 백현이 이제 좀 괜찮죠? 하고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어.
계속 구겨져있던 하얀 미간은 곱게 펴져 있었고, 너징을 향해 괜찮냐며 물어오는 백현의 표정은 마치 칭찬 받길 바라는 어린아이 같았어.
응, 이제 좀 괜찮네요. 너징이 살짝 웃음을 흘리며 답하니 뿌듯한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백현이야.
그리곤 아직 따듯한 라떼와, 허니브레드가 담긴 트레이를 내미는 백현이었어. 그런 백현에 너징이 급하게 과제를 정리해 가방에 집어넣고
백현이 내미는 포크를 집어들었어. 단거 먹고 공부 잘되라고 만든건데, 이미 과제는 다 한것같네요?
백현의 말에 너징이 멋쩍게 웃었어. 아직 덜 했어요. 내일, 또 와서 하면 되죠 뭐. 그렇다고 내일 또 서비스로 달라는건 아니구요.
내일 또 온다는 너징의 말에 금새 표정이 확 펴는 백현에 너징이 당황해 말을 덧붙였어. 저번부터 얻어먹기만 하는건 예의가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너징의 덧붙여진 말에 백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어.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뭘 해주면 좋아할까, 하는 생각에 머릿속이 가득찬 백현이었지.
너징이 백현의 카페에 출근도장을 찍은지 한달정도가 지나가고있어. 너징은 그동안에도 과제를 한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원래부터 단골이었다는 핑계로, 꼬박꼬박 백현의 카페에 들락거리는 중이야. 그동안에 너징과 백현은 상상했던것보다 훨씬 더 친해졌지.
말을 놓을까, 하는 이야기도 나왔었지만 갑작스레 반말을 하게 되면 어색할것같다는 너징의 말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이고 반존대로 합의를 봤어.
너징은 백현의 카페에 항상 비슷한 시간대에 향해서, 백현이 카페를 닫기 한두시간 전 즈음 느릿하게 일어섰어.
백현이 카페를 닫는걸 보고 함께 나가고 싶었지만, 왠지 부담스러울것도 같고 해서 너징은 하루에 한번 얼굴을 보는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어.
사실, 이러면서도 너징은 좋아하는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전에 백현의 고백을 거절한 일 때문에 왠지 모르게 미안하기도 하고
안좋아아 한다고 하기에는, 자꾸만 백현의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버려 백현을 마주 하기 전까지는 무슨 일 하나를 못해내는 너징이었어.
나한테 아직까지 마음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너징이 한숨을 푸욱 내쉬었어.
사실 너징의 이런 생각은 근 일주일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근 한달간 주욱 이어지고 있었어. 좋아한다고 인정을 해버려도,
이미 백현의 마음이 너징에게서 떠나버린 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너징이야.
너징은 백현의 카페에 출근 도장을 찍고나서부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더 있어. 처음 카페에 왔을땐 그저 인기가 많겠거니, 하는 생각이 다였는데
이제는 날마다 한둘씩은 있는 백현의 연락처를 물어오는 여자들에 슬슬 초조해지는 너징이였어.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연락처를 물어오는 여자들을 재는 너징이야. 저 여자가 나보다 예쁜가? 그럼 어떡하지. 하면서 말이야.
이쯤 되면 너징이 백현일 좋아한다고 99퍼센트 확신하는게 맞겠지? 너징은 이제서야 확신을 내렸어.
딱 한달째 출근도장을 찍는 오늘에서야. 내가 좋아한다, 좋아하고 있다, 변백현을. 너징이 결론을 내렸다는 뿌듯함에 웃음짓고
기분좋게 카페 문을 열었어. 뿌듯함은 그런곳에서 느껴야 하는게 아닐텐데 말이야.
너징이 카페 문을 열자마자 가만히 음악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던 백현의 시선이 너징에게로 향했어.
이 시간대에는 올 사람이 너징밖에 없다는걸 아는 백현이었기 때문에 잔뜩 얼굴에 해사한 미소를 띈채로 너징을 반겼지.
징어씨 왔네요.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서 카운터로 향했어. 오늘도 바닐라 라떼?
백현의 물음에 네에, 하고 웃으며 고갤 끄덕이자 백현도 너징을 마주보며 웃음을 흘렸어.
너징이 항상 앉는 테이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백현이 앉아있던 그 테이블로 향해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어느새 백현이 트레이에 자신의 커피까지 내려 곱게 내왔어. 오늘은 과제 없어요? 응, 아쉽게도 오늘은 과제가 없네요. 그러게, 아쉽네.
말을 끝마치고 푸스스 웃음을 흘리는 백현이었어. 이제는 너무도 자연스러워진 너징과 백현이야.
백현이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를 따라 흥얼거렸어. 얼마나 지났을까. 사소한 이야기를 너무나도 편안하게 나누며
서로를 향해 끊임없는 미소를 내보이는 둘이었어. 그런데 또 이게 뭐람. 너징은 당황할수밖에 없었어.
앞으로는 절대 볼일 없을것 같던 구남친이, 백현의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거지 뭐야.
아아, 또 이렇게 내 소소한 일상을 망치는건가. 너징이 입술을 씹으며 백현을 바라봤어. 어떡해요?
너징이 불안함에 입술을 씹는데, 구남친이 주문을 하려는지 카운터에 섰어. 그리곤, 여긴 주문도 안받나. 하는 말과 함께 카페 안을 둘러봤어.
어? 구남친의 눈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있는 너징의 눈과 마주쳤어. 백현은 세훈을 등지고 앉아있는 자리라 모르겠지만, 너징은 순간 당황해 굳어버렸어.
그와중에도 넌 옆에 새로운 여자를 끼고 있구나, 세훈아. 너징이 이젠 별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구남친을 바라봤어.
잠시 눈을 마주하는데 구남친이 먼저 웃음을 흘렸어. 오랜만이다, 오징어? 너징은 그런 구남친의 말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남친은 너징을 향해 다가왔지. 그 옆의 여자는 듣기 싫은 목소리로 오빠, 누구야? 하고 콧소리를 잔뜩 흘렸어.
어디서 술집여자같은걸 끼고서는. 너징이 순간 오르는 열에 하, 하고 숨을 내쉬자 백현이 인상을 찌푸렸어.
입술 물지마, 오징어. 응? 너징은 순간 당황해 백현에게로 시선을 돌렸어. 순간적으로 당황한 너징이 눈만 끔뻑이다
조심스레 구남친과 백현의 눈치를 적당히 살피고 입을 열었어.
"배, 백현ㅆ…"
"오빠가 몇번 말해."
"어, 어?"
"예쁜 입술 상한다고, 물지 말라고."
"아아…."
당황한 너징이 자연스레 백현씨, 하려는걸 눈치챈 백현이 말을 막고 '오빠'라는 단어를 힘주어 말했어.
그런 백현에 너징이 아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살풋 웃는 백현이었어. 구남친은 어느새 너징과 백현이 앉아있는 테이블까지 와 있었고.
그렇게 너징이 구남친에게로 고개를 돌리려 하는데 순간 진득한 커피향과 함께 백현의 손이 다가왔어.
"이것 봐, 또 피나네."
"피, 피나요?"
"응, 피나. 속상하게…."
속상하다고 말하며 진심으로 속상한지 고운 미간을 구기며 너징의 입술을 손끝으로 쓰는 백현이야.
그런 백현에 너징은 무의식적으로 볼을 붉히며 괜찮은데에, 하고 말했어. 그야말로 구남친은, 안중에도 없었지.
백현과 너징은 둘만의 세상인 듯 행동했어. 백현은 손톱만큼 나는 피에 119라도 부를 기세인 표정으로 걱정을 했고, 그런 백현에
너징은 부끄러운듯 나 진짜 괜찮아, 괜찮아요. 하고 볼을 붉혔어.
너징은 구남친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척 하는 백현에 맞추자, 하며 신경을 안쓰려 노력했어.
그런 너징을 아는지 모르는지 구남친은 팔짱을 낀 상태로 너징과 백현이 하는 행동들을 내려봤지. 옆의 여자는 뭐하는거냐며 잔뜩 듣기싫은 콧소리를 흘려대기 바빴고.
카페 주인이 없나, 하는 말과 함께 구남친이 표정없이 돌아서 가게의 문으로 향했어. 옆의 여자는 신경도 쓰지 않은채로.
구남친의 옆에 진드기처럼 붙어있던 여자는 저를 신경도 쓰지 않고 걸음을 옮기는 세훈이 익숙한지 졸졸 쫓아가며 오빠아, 하고 불렀어.
너징은 그제야 한숨을 살풋 내쉬었고, 곧 구남친과 구남친의 새, 새여친으로 추정되는 여자가 나갔어.
너징이 백현을 바라보며 또 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려고 하는데, 백현의 입이 너무나도 자연스레 열렸어.
"…안되겠네."
"네, 네?"
"나 진짜 남자친구 해야겠다."
"무, 무슨…."
"다음에 저 남자 또 만나면 어떡해."
"그, 그건.."
백현의 말에 뭐라 답해야 할지 몰라 너징은 또 한번 말문이 막혔어.
나랑 만나요. 하는 그런 질문이면 네에, 하고 부끄러운척 받아들이기라도 하겠지만 저런 백현의 말은 어떻게 답하기가 힘든 너징이야.
너징이 뭐라 답할지 곰곰히 생각하는데 백현의 입이 또 한번 열렸어.
"오징어."
"…네에."
"나 이제 연기로 말고."
"……."
"진짜 오징어 남자친구 할래."
+
와아 끝났다!!! 이제 운동하러 가야지.
운동하고 씻고 자야지.
근데 진짜 나 대사 저거 너무 맘에 안들어요.
완전 개 맘에 안들어. 누가 나 대신 대사좀 써줘.
설렜으면 좋겠는데 쓰고 나니까 전혀 안설레;-; 짜증ㄴ짜증
내 님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