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이다."
"비켜! 머리 치워!"
"죽을래?"
퉁퉁 불어터진 짜장면을 흡입하다 권지용이 TV를 보며 툭 던지는 말에 손으로 화면을 가리고 있는 동그란 머리를 퍽 때린 후 시선을 TV로 옮겼다.
TV 에선 작년 콘서트 영상을 재방송해 주는 것 같았다. 본 건데 또 보지 뭐.
먹던 짜장면을 권지용 쪽으로 슬쩍 밀어주곤 TV속 지드래곤이 몸을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시선을 옮기는데 옆에서 자꾸 날 툭툭 친다.
"혹시 이거 나 먹으라고 준거냐?"
"어."
"니가 먹던 짜장면을?"
"어."
"씨발, 이건 개도 안 먹겠다. 더럽게."
"먹지 말던지. 줘도 지랄."
질척 질척 젓가락으로 짜장면 면발을 휘감던 권지용의 손을 툭 쳐내고 다시 그릇을 내 쪽으로 가져왔다.
옆에서 줬다 뺏는 게 어딨냐며 욕을 내뱉는 권지용을 무시하고 남은 짜장면 면발을 들이키며 여전히 시선은 TV로 고정시켰다.
땀을 닦아내리며 활짝 웃는 지드래곤의 모습은 반짝반짝 빛났다, 비록 브라운관 속 이지만.
진짜 멋있다……. 홀린 듯 작게 내뱉은 말을 권지용이 들은건지 매번 똑같은 질문을 또 나에게 물었다.
"쟤가 뭐가 좋냐? 딴따라 주제에."
"니보다 잘생겨서."
"솔직히 쟤랑 나랑 똑같이 생겼는데."
"죽을래? 지드래곤은 돈을 잘 벌잖아."
"야, 나도 잘 벌어."
"알아주는 사람 별로 없는 초짜 디자이너 주제에."
"매니아층은 존나 많거든. 그리고 너만 모르는거지 나 존나 잘 나가."
"어쩌라구. 너 집에 안 가냐?"
따박따박 나에게 쏘아붙이는 초짜 디자이너를 -사실 잘 나가는 디자이너를- 쫓아내고 싶었다.
제 사무실과 우리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매일 새벽 우리집에 몰래 들어와 -대체 비밀번호는 어떻게 알아낸건지 모르겠다- 거실에서 자고는
매일 아침 놀란 토끼눈으로 권지용을 쳐다보는 내게 눈꼽도 떼지 않은 뻔뻔한 낯짝으로 굿모닝?하고 능글거리게 인사를 해왔다.
"조금 있다 사무실 가봐야 해."
"초짜 주제에 할 일은 엄청 많은가 보다."
"야, 니가 몰라서 그렇지 나 존나 잘나간다고. 해외 언론에서도 내…."
"구라 치네. 아, 지드래곤 안 보인다고 좀!"
계속 지드래곤이 TV 화면에 비춰질 때만 절묘하게 제 몸뚱아리로 TV를 가리는 권지용의 등짝을
발로 퍽 하고 세게 치자 권지용의 몸뚱아리가 힘 없이 앞으로 꼬구라졌다.
곧 벌떡 일어나서 화가난 표정으로 날 쏘아보길래 여기 내 집이야 하고 한 마디 해주니 깨갱 꼬리를 내리고 다시 제 자리에 앉았다.
"…야, ㅇㅇㅇ."
"말 시키지마, 지드래곤 노래 하잖아."
"이번에 의상 디자인 부탁이 들어왔는데."
"저거 일본 노래 아냐? 왜 일본 노래를 한국 콘서트에서 해."
"나한테 디자인 부탁한 사람이."
"근데 좋다. 역시 지드래곤."
"지드래곤이야."
"어쩌라고.……어?"
"니가 죽고 못 사는 지드래곤이 나한테 디자인 부탁했다고."
헐.
입을 쩍 벌리고 놀란 눈으로 권지용을 쳐다보니 권지용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저 두 눈만 꿈뻑이며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진짜? 진짜. 구라. 진짜.
대체 왜? 차마 말은 내뱉지 못하고 붕어처럼 입만 뻐끔뻐끔 대니 권지용이 손가락을 퉁 튕겨 내 이마를 가볍게 때렸다.
"침 나오겠다. 입 좀 다물어."
"……와, 진짜 너 생각 외로 잘 나가나보다."
"안 믿더니."
"넌 안 믿어도, 지드래곤은 믿음."
"사실 몇 분 후에 지디랑 미팅있어."
"나 데려가!"
쇼파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제 자켓을 챙겨 들고 나갈 채비를 하길래 권지용의 발목을 잡고 아이처럼 땡깡을 부렸다.
나 데려가! 옆에서 조용히 있을게! 아 지드래곤한테는 그냥 개인 비서라고 하면 되잖아!
야, 세상에 너 처럼 못 생긴 비서가 어딨냐? 너 내 비서 못 봤어? 예쁘고 가슴도 커.
내가 걔보다 예쁘거든! 가슴은…. 어쨌든 데려가!
날 무시한 채 신발까지 신는 권지용의 등을 투닥투닥 주먹으로 때리니 권지용이 몸을 흔들며 아, 때리지마! 하고 성질을 낸다.
"안 때릴게. 한 번만, 딱 한 번만 데려가면 안돼? 조용히 할게."
"야, 진짜 그렇게 지드래곤이 좋아?"
"응. 나 처음 좋아해보는 연예인이 지드래곤임."
"뽀뽀해주면 같이 가게 해줄게."
"미친놈아, 뭐라고?"
"싫으면 말고."
등을 돌려 현관문 손잡이를 잡는 권지용의 수트 자락을 끌어 그 볼에 쪽 하고 뽀뽀를 했다.
생각 외로 집 안에 크게 울리는 민망한 소리에 당황했지만 나보다 더 당황한 것 같은 권지용의 표정에 웃음이 터졌다.
"뽀뽀했지? 나 데려갈거지?"
"…야, 다음엔 입술에 해줘."
"생각해 보고."
"가자, 옷 입어."
아싸! 권지용 짱!
방방 뛰며 방 안에 널부러져 있던 가디건을 챙기고 그대로 권지용의 팔을 잡아 끌어 팔짱을 꼈다.
깔깔 대며 좋아하는 나와 달리 권지용의 표정은 상당히 어두웠지만 난 그래도 좋았다.
왜냐하면 지드래곤을 보니까!
* * *
이거 진짜 예~~~~~~~~전에 써놓고 임시 저장해놨던 건데 이제야 풀음
근데 풀지 말 걸 그랬네여^^ 애인사이도 아니고 이게 뭔가 복잡하시져??
남사친임ㅇㅇ 사실 남친 보다는 남사친이 더 좋음ㅠ.ㅠ 저렇게 투닥거리면서 연애의 감정이 쪼끔.. 섞여있는 그런 썸 같은 남사친
그리고 사실 글 안의 저 디자이너 권죵은 존나게 잘 나감.. 단지 내가 저 쪽에 관심이 없어서 쟤를 모르는 거 뿐
권죵은 바쁜 날이거나 피곤한 날이거나 무조건 우리집에 와서 잠^^ㅋㅋㅋㅋㅋㅋㅋㅋ 동거라고 해도 될 듯
권지용은 나를 조아함^ㅠ^근데 내가 지드래곤 빠순이라서.. 얘가..시발...ㅜㅜ..맘고생...
어쨌든 나 빼고 다 아는 디자이너 권지용 선생님과 지드래곤 팬인 나와 권지용에게 디자인을 부탁한 지드래곤임
+)아 그리고 메모리즈 그거 사실 연재 목적이였음ㅠ.ㅠ 근데 질질 끌어가면 지루하고 결말도 허무맹랑할 까봐여..
사실 메모장엔 장편으로 써있음ㅇㅇ 물론 제대로 된 번외도 있뜸ㅠ.ㅠ 허공속으로바이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