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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현/민호x종현] 입장정리 | 인스티즈

 

 

 

 

 

입장정리

W. 애증

 

 

 

 

"아 맞아 너 그거아냐 우리과에 그... 민정선배! 그분이 1학년 최민호한테 고백했대."

 

크흐 대박이지않냐? ot때 선배가 먼저! 번호따서 계속 대쉬하면서 썸타다가 얼마전에 고백했다더라. 그 선배 인기 되게 좋았는데... 여기저기서 질투의 소리가 끊이질 않음. 최민호 그 새끼 복이 터졌어 아주, ot때 우리과에 이쁘고 날고 긴다 하는 여자애들은 다 최민호 번호 따가더라. 에휴.. 아! 너 걔랑 친하지않냐? 걔 전화번호부좀 털어봐, 나도 퀸카랑 사겨보자 좀. 하면서 따발총마냥 쉴새없이 다다다 말하다가 가벼운 말이라는듯 호탕하게 웃는 기범의 말에, 나는 같이 웃어줄 수 없었다.

민정선배? 최민호? 순간 머리가 새야얘지면서 민정선배가 최민호에게 고백하는 모습이 둥둥 떠올랐다. 이쁜 얼굴을 빨갛게 붉히면서 고백했을 그 모습을. 민정선배라고하면 내가 1학년때 부터 좋아하는 나의 이상형이자, 여신님! 이름부터 외모 성격까지! 안좋아 할 수 가 없었다. 피부도 하얗고 조근조근 말도잘하고.. 진짜 딱 내 이상형이었는데... 기분이 급 다운됬다. 눈 앞에 보이는 있는 맥주를 들이켰다. 오랜만에 김기범이 치킨을 쏜다길래 왠일이야 치맥이다!! 하며 나왔던게 몇분전이더라.. 이런 함정이 숨어 있을 줄이야. 내 기분을 망치게한 김기범을 새초롬하게 째려봤다.
아니야! 김기범이 하는 말중 80%정도가 카더라- 였으니까 이번에도 그럴지도 몰라. 확인이 필요하다.

잠깐전화좀. 그러던가. 알딸딸한게 취한 느낌이라 살짝 술도 깰겸 호프집 밖으로 나와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수화음이간지 몇초안되서 민호가 전화를 받았다.

 


" 응.. 민호야 나 종현이.. "

네 형.

" 그게.... 잘지내지? "

아하하하하 뭐에요 형. 방금도 과방에서 봤잖아요.

" 아 그래.. 그랬지..? "

 

 

숨넘어 가겠다 이 놈아. 그건 나도 아는데 긴장되서 그랬다, 니가 그렇게 웃으면 내가 뭐가되니. 먼저 전화하는게 익숙치 않아서 말을 어떻게 꺼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김기범은 잘만하던데. 웅얼웅얼. 혼자서 생각만하다가 마음을 다잡았다.

 

 

" 너 혹시... 민정 선배한테 고백받았어? "

 

 

 
용기를 내서 말을 꺼냈다. 순간정적. 방금까지 나오던 기분나쁜 민호의 웃음소리도 뚝 끊겼다. 전화를 끊은줄 알고 핸드폰 화면을 확인해봤다. 1 : 07 라는 글씨와 함께 최 민호. 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안 끊었구나. 안심하고 다시 핸드폰을 고쳐잡았다. 아직도 말을 안한다. 뭐야.. 진짜 고백, 받은거야?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 민호야..? "

아! 예.

" 진짜야? 그냥 소문..이지? "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번 더 제대로 물어봤다.

 


아... 그... 받긴받았어요.

 


이상한 민호의 말투가 신경쓰이진 않았다. 그저 고백받았다는 사실에 한번더 심장이 뚝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게... 하면서 계속 말하는 민호의 말을 더 이상은 듣기 싫어졌다. 그냥 아무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뭐지. 질투?

하. 4년동안 같이 지내고 누구보다 친했던 민호에게 질투를 하고 있다, 내가. 그것도 짝사랑 때문에. 진짜 유치하다 김종현. 평소에 장난식으로 진기가 나에게 하던 말이 생각난다. 너는 가끔가다가 유치해지더라. 그래. 이진기 말이 틀린건 하나도 없다. 나는 유치했고, 그런 나의 질투의 대상은 최민호였다.

 

 

 

 

 

 

 

 

 

 

*

 

 

"그래서 내가 고백하랬잖아 바보같은놈아"

 

 

이진기는 중학교때부터 알고 지낸 나름대로 돈독한 사이이자 민정선배에 관한 내 속 앓이를 제일 잘 알고 있는 최측근이기도 했다. 오늘도 내 얘기를 찬찬히 듣고 있던 이진기가 살짝 언성을 높이며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슬프고 복잡해서 위로주로 속 좀 달래볼까 하고 나온 자리에서 폭풍같은 잔소리라니.. 머리가 띵하다. 역시 이진기를 부르는게 아니였어. 야 듣고 있냐고!! 속으로 진기를 신명나게 까는데 이새끼가 바로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어서 깜짝놀랐다. 아 이진기 맘에 안들어. 옆에서 우리 하는 짓이 덤앤더머 같다며 웃기다고 깔깔깔 웃어대는 이태민도.

 

 


[형 어디에요?]

 

 

새로 산지 얼마안되 손에 익지 않은 스마트폰의 선명한 화면에 민호의 카톡알림이 떠올랐다. 그날, 그러니까 김기범이 치킨을 쏜 날, 아니 민정선배가 최민호에게 고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 부터 최민호를 보지못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고의적으로 최민호를 피해다녔다. 전화가 오면 거절하고 문자도 씹고 카톡은 확인은 하지만 답장은 일절 하지않았다. 하지만 같은 과 이기에 아예 마주치지 않는 것은 길가다 내가 키크다고 칭찬을 받을 확률만큼이나 적었다. 나름대로 피한다고 피해다녔지만 몇 번 씩은 마주치게 됬다. 민호를 만나게 되면 오히려 내쪽에서 당당하게 이것저것 변명을 늘어놓았다. 일찍 잠이 들어서 문자를 확인 못했어. 라던가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술 마시느라 전화 못 받았어. 라던가 내가 생각해봐도 허접한 변명임에도 민호는 항상 고개만 끄덕끄덕 거렸다. 그럴때마다 나는 할 말만 간단히 툭 내뱉고 내 갈 길을 찾아갔다.

또 카톡이 왔다. 가득찬 화면 속에는 흰색 말풍선 안에 '?' 로 끝나는 문장들 밖에 없다. 답장을 할 생각없이 비슷한 내용의 카톡을 슥슥 몇 번 훑어보다가 화면을 껐다. 방금 꺼서 까매진 화면 위로 최 민호. 이라는 큰 글씨가 떠올랐다. 이번에도 받을 생각은 없다. 전화 씹은게 한 두 번이 아니니까..

 

"태민아 계란찜이랑 백반 좀 들고와"

 

네. 워낙 시키는게 익숙해서 자연스럽게 옆에서 족발을 집어먹던 태민에게 안주를 가져오라고 시켰다. 오늘은 술을 많이 마실거같으니까 미리 속을 채워놔야된다. 옆에서  속사포로 잔소리를 해대던 진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휙 하고 돌아보니 아주 핸드폰 속으로 들어갈듯이 집중해서 핸드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애인이랑 문자라도 하는 건지 실실 웃으면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꼴이 아주 가관이다. 그렇게 실없이 웃던 진기는 걸려오는 전화 한 통에 나 간다. 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가버렸다. 내가 저걸 친구라고... 혼자 남은 나는 태민이 먹던 족발을 끄적끄적 거렸다. 별로 맛은 없지만.

또 전화가 온다. 신경쓰이네.. 핸드폰을 진동으로 바꿔놓고 안보이게 왼쪽으로 치웠다. 족발을 하나 둘 씩 집어먹기 시작하는데 전화가 또 온다. 지이잉 지겹게 울리는 핸드폰에 테이블 전체가 작게 흔들린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해보자. 이젠 문자까지 콤보로 오기 시작한다. 맥주를 먹으려 잔을들면 또 오고 잔을 내리면 또오고 또또또또 끊임없이 울리는 핸드폰에 나도 지쳐서 전원을 끄려고 집어들었다.

 

 

[어디야]

 

 

타이밍좋게 온 최민호의 문자. 어디야? 하? 이새끼가? 어따대고 반말질이야. 술이 어느정도 들어가서 그런지 평소와는 조금은 다른 말투로 문자를 보냈다.

 

 

[뭐이놈아?]

 

 

문자를 보내자마자 옆에 뒤에 뒤에 뒤에 아. 정확히 말하면 대각선으로 내가 보이는 곳 테이블에서 최민호가 걸어온다. 이새끼 나 어딨는지, 뭐하는지까지 다 보고 있었으면서 여태까지 지랄한거야? 걸어오는 최민호를 따라 원래있던 테이블을 보니 민정선배가 앉아서 당황한 표정을 짓고있다. 아 씨발. 방금 전 보다 더 안좋아진 기분에 소주병을 따서 맥주에 확 부어버렸다. 금새 내 옆까지온 최민호가 버릇없이 내 손목을 확 채간다. 아 미친새끼. 왼손으로 최민호의 손을 곱게 뿌리치고 소맥을 시원하게 원샷했다. 허? 옆에서 하는 짓을 가만가만 보고 있던 최민호가 어이없다는듯이 웃는다. 일부러 최민호 보라는 듯이 술을 또 말으려는데 금새 계란찜과 백반을 들고온 태민이 말린다. 형. 날 부르는 태민의 목소리도 전혀 들리지않는단 듯이 무시했다. 형 그만마셔요. 내가 태민을 획하고 째려보자 태민이 웃으며 잡고 있던 내 술잔을 뺏어서 내려놨다. 우리 나가요. 작게 한마디 하고는 옆에 있는 최민호는 없다는 듯이 나를 데리고 나가려한다.

 

"아아아 니 뭐야, 나 더 마실꺼야"


"마실려면 우리집에서 마셔요. 여기는 안되겠다."

 

눈웃음을 치는 태민에게서 후광이 비쳐보인다. 아 이새끼 진짜 오질나게 잘생기긴했어. 날 끌고가는 태민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동의했다. 밖은 여기보다 추우니 잠깐 벗어놨던 가디건을 챙겨입고 혹여나 새로 산 핸드폰 잃어버릴까 가방 깊숙히 넣었다. 그리고 계산대로 투덕투덕 걸어가는데 태민이가 형 저 계산하고 갈께요 밖에서 기다려요. 하고 사람좋게 말한다. 이 놈은 잘생겼는데 돈도 많아 존나 부러운 새끼.

 속으로 쭝얼쭝얼 거리면서 밖으로 나왔다. 가게 안보다 훨씬 시원하고 딱틔인 공기에 아까보단 살짝 기분이 좋아진다. 가게 앞에 쪼그려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검은색 다리 두개가 보인다. 태민아?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제길. 최민호. 뒤이어서 태민이가 계산을 끝마치고 나왔다. 태민는 여전히 민호를 없는 취급하면서 나를 부축해줬다.

 

 

"형 안주 뭐살까요? 많이 취했는데.. 그냥 좀 마시다가 우리집에서 자고가요. 시간도 늦어서 차도 없을꺼같은데"


"으응.."

 

 

듣고보니 지금도 취했는데 더 마시면 몸도 잘 가누지 못할것같고 집까지 가기도 귀찮을듯 싶다. 머리속에 먹고싶은 안주들이 둥둥 떠나녔다. 지금 먹으면 살찌지않을까.. 아 그래도 먹고 싶은데..

 

 

"아 나 왜 피하는건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옆에서 쥐죽은듯이 서 있던 민호가 내 손목을 잡고 대뜸 소리를 지른다. 얘가 미쳤나 싶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민호를 째려봤다. 그런 나를 최민호가 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민정선배는 어쩌고 나 따라나와서 이러는 건데"

 

나에게 소리를 지르던 최민호가 입을 꾹닫고는 대답도 하지않는다. 그리고 이번엔 완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너 민정선배랑 사귀는거 아니야? 근데 지금 나한테 뭐하는 건데. 톡 쏘아서 다시 말하자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와 보였다. 날씨때문인지 하얀 입김이 나와 흩어졌다. 돌연 민호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혼자서 샐쭉웃다가 갑자기 실없는 소리를 한다.

 

"형 질투해?"

"응."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굳이 속여야할 이유를 못느꼈고 내가 민정선배 때문에 최민호를 질투하는건 사실이니까. 내 대답에 민호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 이새끼 지금 나한테서 여자 뺏은게 그렇게 기쁜가? 더 이상 이 녀석이랑 말 섞어 봤자 득이 될건 없어 보여서 태민의 집으로 가려는데 끈질긴 최민호가 또 나를 붙잡는다.

 

"형 진짜 질투야? 이거 질투야?"


"너 내가 좋아하는거 몰랐냐?"

 

내 한마디에 완전 얼이빠진 표정을 한다. 아 진짜 몰라서 묻나 그렇게 티냈는데. 어쩌면 민정선배도 다 눈치챘을 정도로. 우리과 애들도 거의 다 알던데. 내가 민정선배 2년 동안 졸졸 쫓아다닌거. 몰랐나? 병신. 혹여나 다시 민호가 붙잡을새라 태민이를 끌고 그의 집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돌렸다.

 

 

 

 

 

* 홈에서 연재하는거 끌어올림..

** 이 뒤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진지)

*** 어디든지 가져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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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류ㅠㅠㅠㅠㅠ아아아아 다음편없어요???ㅠㅠㅠㅠㅠㅜㅠ짱좋은데..ㅠㅠㅠㅠ크흡
10년 전
독자2
왜요왜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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