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 나 붙었어! 붙었다고!!"
너징이 눈에 눈물을 한가득 매달고는 방에서 뛰쳐나와 거실로 향했어. 너징은 엄마랑 단둘이 살고 있었어.
원래는 언니, 엄마, 너징. 이렇게 셋이 살고 있었지만 언니는 너징과 세 살 차이라 서울에 집을 마련해서 자취를 하고 있어.
너징이 거대한 몸과 다르게 빠른 걸음으로 엄마에게 뛰어가다시피 하자, 엄마가 놀란 눈으로 너징을 바라봐.
재빠른 걸음으로 엄마의 앞에 선 너징은 놀란 엄마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나 ㅇㅇ대 붙었어, 엄마!!' 하고 참고 참던 눈물을 터뜨렸어.
그간 너징이 고생이 많았지. 뚱뚱하다는 이유로 보컬 선생님들한테 안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고.
그런 외모로 오디션을 봐봤자 100퍼센트 떨어진다나 뭐라나. 너징은 가수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닌데 말이야. 그래서 더 억울했었지.
너징이 서러운 울음을 터뜨리자 놀란건 너징의 엄마였어. 너징은 아버지 없이 홀로 고생하시는 엄마한테 짐을 얹어주기는 싫어 항상 밝은 척
슬럼프도 잘 이겨내는 척, 생글생글 웃고만 다녔거든. 그리고 나서 혼자 집에 있는 반찬들이랑 밥을 커다란 양푼에 비벼먹곤 했지만 말이야.
너징은 엄마한테 꽤 잘하는 편이었어.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외도도 한 적이 없었고 (할 수도 없었겠지만) 일찍이 노래를 선택했기 때문에 공부로 엄마 속
썩일 일도 없었으니까. 그걸 제외하고도 장사하시는 엄마 주말에 일을 도와드리기도 하고, 뭐. 꽤나 효심 지극한 딸이라고 봐도 무방했지.
너징이 울먹이며 엄마에게 안기자 엄마가 너징의 넓은 등을 토닥였어. 우리 딸, 고생이 많았지.
엄마가 좋은 학원도 못 보내주고, 우리 딸 고생만 시키고…. 느릿하게 한단어 한단어 끊어 말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떨렸어.
울고 계시는지 너징의 어깨에 물기가 어리고 이젠 너징이 울음을 그치고 엄마의 등을 토닥여. 아냐, 엄마. 내가 못난 딸이라서 미안해….
내가 엄마 호강시켜줄게. 하고 너징이 벅찬 가슴을 가득 끌어안은 채로 말을 해.
그리고 한시간 뒤.
너징과 엄마는 원래 애틋한 모녀 관계가 아니야. 친구 같은 모녀관계라고 보면 되지. 평소에 장난도 많이 치고
늦둥이인 너징 덕에 엄마도 많이 소녀소녀 하시지. 그렇게 모녀 눈물의 상봉을 끝낸 너징과 엄마가
입가에 웃음기를 머금고 집 한구석에 쳐박혀 있던 캐리어를 꺼냈어.
'징어야. 네 언니한테 전화 좀 해봐. 너 서울 간다고 하면 내색은 안 해도 엄청 반길걸?'
하는 엄마의 말에 너징이 캐리어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엄마를 뒤로하고 방으로 들어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어.
한참을 가던 통화 연결음은 끊일 기미가 보이지 않아. 너징이 하는 전화가 다섯 번째인데 말이야. 그렇지, 우리 언니가 재깍재깍 전화를 받을 리가 없지.
너징이 작게 한숨을 내쉬고 언니에게 카톡을 남겨놔. [나 서울 감. 집 비밀번호 아니까 마중을 나오든지 말든지]
이제야 말하지만 너징의 언니는 너징이 다니는 학교의 연극영화과에 다니고 있어. 너징보다 세 살이 많은 너징의 언니는 너징보다 2년 일찍 대학에 들어갔지.
한마디로, 예쁜 너징의 언니도 재수를 해서 들어간 학교에 너징은 한 번에 붙었단 말이지. 너징은 뿌듯하게 웃었어.
그리고 꼼꼼히 잘 챙긴 짐을 한번 더 점검하고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 좋은 잠에 빠졌어.
너징을 비웃었던 많은 사람들을 이젠 너징이 비웃어 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
아직은 전개라 조금 지루하실 수 이써영.
그렇지만 어쩌겠어. 우리 징어 언니가 도움이 많이 되는 역할인데.
암호닉은 새 글에서 받을까여? 아니 근데 나는 암닉 받을 필요가 없어..
암닉 신청해주면 내가 가끔 답글달아드리긴 하는데 암닉 신청해주면 참 고마운데
일일이 챙겨드릴수가 없어서 항상 미안해서 못받겠어.
기억되고 싶다~ 하시는분은 암닉 달아요. 나 댓글 맨날 정독하니까 다 기억하지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