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너징과 EXO의 콩알탄썰 +57
부제 :: 안녕, 再见 (zàijiàn)
BGM :: 316 - 다시, 첫눈
"아 나 이런거 오글거려서 못하는데"
"그럼 내가 읽으리?"
방과후. 선생님들의 허락 하에 추억이 깃든 무용실에서 송별회를 하기로 한 우리.
내일이면 정들었던 교환학생들이 모두 떠나. 물론, 콩알탄의 교환학생들도.
"후딱 읽고 끝내자!"
한 자, 한 자, 정성을 들여 쓴 편지를 읽게 된건 찬열이.
민석오빠가 한국어가 서툰 콩알들의 편지를 번역해주고,
그 번역한 편지를 모두가 모인 이곳에서 읽기로 했어.
"그럼 박찬열 DJ가 오늘의 사연을 읽겠습니다!"
"편지 하나 읽는데 거 엄청 거창하게 구네."
"오 첫 사연은 타오네요."
"쑤쓰럽게.."
아이들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들을 자신이 없어
무릎을 껴안고 고개를 묻고 찬열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야 처음부터 말이 이게 뭐야"
"왜왜 뭔데?"
"읽어줄게."
"음음."
사랑하는 모두에게.
사실 기대도 하지 않고 온 한국에서 너네를 만나게 되어서 너무 기뻐.
12명 모두 정말 사랑하는 친구들이고 이곳에 오게되서 정말 뿌듯해.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면 절대 너희를 만날 일은 없었을 테니까.
이렇게 떠나는게 앞으로 영원히 못 본다는 말은 아니니까
다시 만나는 그 날에도 오늘과 다름없이 이렇게 있었으면 좋겠어.
고맙고 미안하고 또 고마워. 사랑해 我爱你们。
TAO.
너희에게.
한살 나이를 더 먹은 형임에도 불구하고 해준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너희는 날 위해 너무나 많이 해주어서. 고마워. 정말로.
그동안 많이 행복하고 즐거웠고 이렇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준 너희 모두에게
이 고마움을 되갚을 방법이 없다는게, 이렇게 간다는게 안타깝다.
특히, 우리 강아지. 강아지라고. 키 작다고 많이 놀려서 미안.
그런데 진짜로 귀여워. 많이 보고싶을거야 정말.
너희는 내 원동력이었고, 너희와 함께한 이번 해는 평생 잊지 못할거야.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사랑해. 我爱你们。
KRIS
사랑하는 모두에게
즐겁고 의미 있는 1년을 보내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원래 내가 이렇게 밝은 성격이었나 싶을만큼 함께있으면 즐거웠어.
모두를 만나서 정말 행복하고 다시는 이런 추억 쌓지 못할 것 같아.
오기 전에는 1년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정말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지났고 그동안 많은 추억을 쌓았던 것 같아.
1년간 같은반으로 내 장난 받아주느라 수고한 세훈이, 백현이. 그리고 내 짝 이자 애인.
이러면 모두 나한테 발길질을 하겠지, 홍일점역할 하느라고 수고 많이했어.
다시 만날 일이 반드시 있으리라 생각할게. 잘지내. 사랑해!
LUHAN.
시끄러운 콩알탄에게
처음 콩알탄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도데체 얼마나 시끄러웠으면 싶었는데
진짜로 너무 시끄러워서 날 놀라게 한 너희들이
어떻게 이렇게 깊숙하게 자리잡았는지 정말 모르겠다~
처음에는 귀여웠고, 보다보니 재밌고
알면 알수록 신기한 놈들이야. 어색했던 처음이 무색할 정도로
그동안 수도 없이 얼굴을 마주하고 시간을 보냈던 우리인데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다. 아쉬워~!
형으로써 해준게 없어서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고맙고 으 쑥쓰럽다 사랑해!
김민석
사랑스러운 모두들에게
1년에 365일,하루에 24시간,이렇게 천천히 흘러가면서 1년이란 시간이 지났어.
그 동안 너무나 많은 추억들이 있어서 하나하나 꼬집어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여기에 오기 전에는 너희같은 아이들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이렇게 모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을 공유하는 이 시간이 축복인가 싶다.
항상 나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여기던 나인데
이런 나를 귀중한 사람으로 여기고 대해줘서 고마워 정말로
지난 시간동안 너희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가는 것 같다.
정말로 앞으로는 아프지 말고 건강 꼭꼭 챙겨.
한국의 겨울은 많이 추운데 다들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지?
그럼 많이 속상할 것 같아. 그러니까 감기 절대로 조심하고!
그동안 정말로 너무너무 고마웠어. 我爱你们。
LAY
"부끄러"
"자자 아직 안끝났어"
"응?"
"내 편지가 남았다!"
의기양양하게 품에 감추고 있던 편지를 꺼내든 나는.
다른 편지 내용을 듣는 동안 남몰래 찔끔 흘린 눈물을 빠르게 닦아내고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나가기 시작해.
"우선, 이 편지는 돌아가는 콩알들 말고도 모두에게 하는 이야기라는거!"
"아 장난치지 말고!"
"알았어."
"이 학교에 오게 된 걸 후회해."
"뭐?"
"아 조용히좀 해.."
이 학교에 오게 된 걸 후회해.
아침에 30분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등굣길을 견뎌야 하고,
정문에서 운동장을 가로질러야 있는 건물도 싫어.
그리고 교실이 5층에 있어서 다리가 아픈것도 싫었어.
그런데, 모두가 그 생각을 바꿔놨어.
아침에 교실에 들어서면 루한이랑 세훈이는 또 싸우고 있고,
백현이는 옆에서 깐죽거리다가 한대 맞고.
복도를 지나치다 한명씩 인사하고 가고.
쉬는시간만 되면 여기저기서 모여서 바글바글
매점도 가고 화장실도 가야하지 않을까 싶은데
다들 뭐 그렇게 좋다고 모여서 떠드는지
우리 왜 콩알탄인지 확실히 몇분만 지켜보면 알 수 있어. 진짜 시끄러워
그렇지만 모두가 있어서 정말로. 정말로 행복했어.
실제로 만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친구들도 있지만,
열세명이 모였던 지난 1년이 조금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
사실 처음엔 걱정이 많이 되었어.
몇명씩 다른 반에 흩어져서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작년처럼 다같이 모여서 놀게 될 날이 올까 싶었어.
모두가 각자의 반에서 친구를 사귀었고,
나는 그래서 더 악착같이 모두와 친해지려 했던 것 같아.
결과는 이렇게, 모두가 모여서 진짜 재미있었잖아.
아무리 서로 시끄럽다, 재미없다 장난을 걸어도
모두가 하나하나 내게 너무 소중한 사람들이 되었어.
나 중학교때 친구들은 다 서운하대.
혼자 동떨어진 학교에 가서 왕따당하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너무 좋은친구들 만나서 잘 지내는 것 같아서 괜히 걱정했다고.
근데 한편으로는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어.
'여자'라는 이유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의 한계를 느껴서 좌절하진 않을까.
그렇지만 정말로. 모두와 함께하면서 단 한번의 순간도 그런 적 없었어.
다들 나를 너무 과분할정도로 아껴주고 예뻐해줘서
지금은 가끔 거울을 보다가 진짜 내가 예쁜가? 하고 나 자신한테 물어보기도 해.
아 웃지마.
내탓 아니야. 세뇌된거야.
그리고 내 평생 할 뽀뽀 다 해본 것 같다.
내가 그런짓..을 한건 미안해.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할게.
그리고 어떻게 아무도 안 알려줄 수가 있어..너무해.
어짜피 다 사랑하니까 괜찮긴 하지만.
어?
안..안받은거 뭐 어쩌라고.. 내탓이야?
원래 쟁취하는거야.
아 지금은 안되고.
어쨌든 나 빼고 열두명은 나한테 이제 너무 큰 존재가 되어버렸어.
작년 한 해동안 짝궁으로서 수고해주고, 항상 내게 너무 큰 힘이 되어주는 경수.
이번 1년간 내 짝이 되어서 짓궂은 장난도 많이 쳤지만 재미있게 해줬던 루한.
항상 말도안되는 소유권 주장을 해대지만 진지할 때에는 진지할 줄 아는 백현이.
수위를 넘나드는 장난에 나를 당황시키면서도 정작 자기도 미성년자인걸 모르는 세훈이.
최근에 꿈을 이루기 위해 잘 보이지 않지만, 내게 너무 고마운 사람인 종인이.
분위기를 항상 밝게 만들어주고 아무리 밀어내도 밀어지지 않는 미워할 수 없는 찬열이.
찬열이보다 약간 더 비글스럽지만 항상 나를 너무 아껴주는 종대.
안그렇게 생겨서 정말 애기같고 여린 성격을 가지고 있는 큰애기 타오.
표현이 서투르지만 정말 누구보다도 다정한 성격을 소유하고 있는 민석오빠.
나를 강아지라고 매번 놀리지만 애정이 듬뿍 묻어나오는 애칭임을 알게 해주는 뚜이짱.
내 미숙한 점을 바르게 잘 잡아주면서 항상 날 믿고 지지해주는 준면오빠.
내가 힘들때면 정말 요정처럼 나타나서 내가 힘들었던 모든 점을 마법처럼 없애주는 씽이오빠.
모두가 너무 소중한 사람들이 되어버렸는데,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 중에서 다섯명이나 떠나야 한다는 점이.
그게 너무 사실 감당하기 힘들어.
아직 한 학년이 끝나지도 않은 이 시점에서
내일 학교에 등교하면 내 옆자리는 비어있겠지.
이제 내게 힐링요정이라면서 나타나 힘을 주는 사람은 없겠지.
언제 어디서든 나를 강아지라고 부르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사람이 없겠지.
점심시간이면 항상 나타나 나를 쏙 가두고서 내 정수리에 턱을 올려놓던 사람도 없겠지.
아플때마다 챙겨주면서도 아닌척 퉁명스레 말을 내뱉는 사람도 없겠지.
일상에서 많은 시간이 텅 비어버릴 느낌이라
아직도 사실 보내주기가 너무 싫어.
그냥 여기서 다 평생 살았으면 좋겠고,
졸업도 안하고 이 학교에서 콩알탄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
그렇지만 이건 내 욕심이잖아.
우리는 졸업을 하게 되어있고, 졸업을 하면 다 각자의 길을 찾아서 뿔뿔히 흩어질텐데.
미리 졸업했다고, 그렇게 생각할래.
돌아가서도 우리 생각 꼭 하고. 거기서도 카카오톡 되지 않아?
뭐 안되면 이메일 하자. 길게길게 쓰고 좋지 뭐
그리고 절대로. 우리랑 함께한 1년 잊지 않았으면 해.
그동안 정말 너무..
고맙고
..
"알아."
터져버린 울음에, 말을 더이상 잇질 못하고
눈물을 톡톡 바닥에 떨어트리자,
다 안다는 듯 토닥토닥 등을 토닥여주며 제 품에 나를 넣는 백현이다.
터져버린 울음을 멈출 수가 없어서 결국 목놓아 엉엉 울어버렸다.
울지 않기로 약속해놓고 이별의 문턱 앞에서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내 울음소리가 무용실 안에 울리자, 다들 눈물을 참는건지 다른 쪽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명이 결국 눈물을 보이는 듯 했다.
우리는 어린 아이였다. 모두다 강한척을 했지만, 다들 마음 깊숙한 곳에는
헤어지기 싫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마음을 숨기고 있었다.
모두가 자신의 눈물을 숨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 곳에서
나는 모두의 몫만큼 슬퍼했던 것 같다.
"그만울어어어어"
괜찮은 '척'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었다.
모두가 괜찮지 않았던 시점이기에
모두가 다 그런 사실에 대해서 침묵을 하고 있었다.
헤어져도 다시 만나겠지. 막연한 소리라는 것도
절대 안 잊어! 어쩌면 지킬 수 없는 약속이라는 것도.
우리는 정말로 즐거웠다.
시시한 농담도 모두가 함께라면 어떠한 개그보다도 웃겼고
어떠한 아픔이어도 다같이 공유했기에 그 아픔은 13분의 1이 되어 돌아왔다.
아니, 어쩔 때에는 사르르 녹아 사라지기도 했다.
'콩알탄'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유치한 이름이고, 어감도 귀엽기 그지 없었다.
중국에서 온 몇명은 아직 그 뜻을 제대로 모른다.
그저 소형폭탄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
우리에게 정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단어가 되었다.
이 학교에 오기 전에는 그저 추억의 장난감에 지나지 않았던 그 단어가.
이제 열세명 그 한명 한명과, 함께했던 추억 모두를 담고있는 단어가 되어.
"마지막으로 오빠 여기에 뽀뽀 한번 해."
"오..으어어...흐..오빠..."
"안해? 안해?"
"오빠...........으......."
"이제보니 울보였네"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준 오빠는 이마에 살짝 뽀뽀하더니
마지막이니까 입술에 하려다가 참았다. 말하다가 다른 콩알들에게 툭툭 맞았다.
누가 큰애기 아니랄까봐, 고개를 푹 숙이고선 안운다고 우기는 타오를
말없이 끌어안고 함께 울었다.
안운다더니, 제 품 안에 나를 가두는 타오의 몸은
안우는 것 치고 너무 크게 들썩이고 있었다.
진짜로 이제 가야할 시간이 다가왔다.
흘러나오는 눈물을 정말 온 힘을 다해 멈추고.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서로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암묵적인 약속이었다. 알아도, 모르는 척 하기.
"잘지내"
"나 보구싶다구 울지마!"
"내가 가는거여도 너땜에는 안울겠다."
"왜에에.."
이렇게 웃고 떠드는 사이,
교환학생 기숙사로 향하는 택시는 출발했고.
남아있던 우리는 한참을 침묵을 지켰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그렇게 한참을 서로 가만히.
서로의 소리없는 울음을 기다려 주었다.
잘가.
사랑해.
再见 (zàijiàn)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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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잡담 |
다 써놓고서도 확인버튼을 누르기 정말 싫은 편이 아닌가 싶어요. 너무 갑작스럽게 맞이한 이별에 다들 조금은 놀라셨을 것 같은데 이야기를 써내려나가는 과정에서 몇가지 이야기가 빠지면서 완결은 70편정도로 앞당겨진 것 같아요. 콩알들과 헤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니.. 으 보내기 싫어서 정말 안써지는 편이 아니었나 싶고 그렇네요.. 이번편이 완결은 아니에요 완결은.. 사실 좀 놀라실 것 같아서 아직도 고민하고 있긴 하지만. 콩알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완결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완결까지 잘 부탁 드릴게요. 그리고 오늘도 너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