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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테픈 전체글ll조회 1492l
 
"루한, 오늘은 안전에 좀더 유의해주게"


  산타가 말했다. 수염을 쓸어내리던 오른손으로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이다.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자 반대쪽 손은 작은 꼬마가 꼬옥 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 보는 그 새하얀 얼굴은 동글동글하고 큰눈에 눈꼬리가 새침하게 올라가있다. 그런 꼬마가 흥미로워 한발자국 내딛자 그런 내가 무서운건지 산타의 뒤로 쏘옥 숨어버린다.
 

"할아부지..."
"괜찮아, 민석아. 얘는 루한이란다"
"히잉.."

  산타의 말에도 쉽사리 그의 뒤에서 나올줄 모르는 꼬마의 표정이 울상이 되었다. 귀여워. 나는 꼬마가 마음에 들었다. 통통해서 깨물고 싶은 볼이 아까보다 더 부풀어올랐다. 나는 한발자국 더 다가가 가만히 고개를 내려 그 볼에 내볼을 부비었다.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놀란 꼬마가 으익!,하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래도 계속 맞닿은 채로 볼을 부비자 곧 내볼의 감촉이 좋았는지 아니면 간지러운건지 으항항하는 웃음소리를 낸다.
 

  산타를 할아버지라고 부를 수있는 꼬마는 이 세상 어디에나 존재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산타의 손을 잡고 그에게 할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꼬마는 없다. 또한 이렇게 내가 꼬마에게 호감이 간다는 것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꼬마는 내가 이 생을 다할 때까지 모셔야 할 산타가 될 것이란 것을.

 


***

 
 


"루한, 어딨어?!"
 

  그의 목소리에 주저앉아있던 몸을 일으켰다. 루하안! 저멀리서 빨간색 옷을 입은 그가 뛰어온다. 그리고 내 목을 감고 폭안겨왔다. 처음 봤을 때는 그렇게 작았는데 어느새 고개를 숙이지않아도 이렇게 안기면 볼이 맞닿을 정도로 커버렸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내겐 귀여운 꼬마산타지만.
 

"왜이렇게 추운 곳에 앉아있어?"
"...."
"집으로 가자~"
 

  그말에 난 그의 앞에 무릎을 꿇어 앉았다. 자신의 품에서 벗어나 무릎까지 꿇는 것을 그저 바라만보던 그가 말했다.
 

"나 이제 무거워어"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요, 전혀 무겁지않아요. 어릴 때 그대로예요. 내게는 어린 민석도 자란 민석도 그대로이다.
 

  그가 살풋이 웃으며 익숙하게 내등에 업히자 몸을 일으켜 집으로 한걸음 한걸음 움직였다. 민석이 불편하지 않게 아주 천천히. 그러자 늘 그러했듯이 그는 두팔로 내목을 감고 얼굴을 묻는다. 꽤 오래 저를 찾아다닌건지 볼이 차가웠다.
 

"루한은 늘 따뜻해"


  그러면서 목을 더 꽈악 껴안더니 볼을 부벼온다. 그러다가 점점 움직임이 멈춰지고 목을 감싼 팔의 힘도 풀린다.

  집앞에 다다를 때쯤 문을 열어두었다. 열린 문 사이로 들어가 거실에 몸을 눕혔다. 어느새 잠들어 버린 민석이 새근새근 소리를 내었고, 목언저리로 그의 숨결만이 느껴졌다.

 


***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리고 그가 1년동안 준비해온 크리스마스. 출발직전 빨간 산타복을 입고 나온 그는 튀어나온 배도, 하얀 턱수염도, 주름도, 호탕한 웃음도 없는 산타였다. 벌써 3년이다. 처음에는 서툴기만 했던 작은 소년이 이제는 당연하듯 썰매와 날씨를 체크한다. 썰매 앞에서 몸을 풀고 있는 제게 다가오더니 얼굴을 쓸어준다.
 

"오늘도 잘 부탁해"
 

  그 당연한 말에 코를 빨갛게 물들여보인다. 그런 나에게 함박 웃음을 보여준 그가 내 뒤로 서있는 사슴들도 한마리한마리 쓰다듬어주더니 말한다.
 

"그럼 이제 출발해볼까?"
 

  그가 썰매에 올라서고 가자는 구호와 함께 나는 코를 물들이고 발을 굴렀다. 나를 따라 썰매가 구르기 시작하더니 잠시후 땅에서 떨어지고 까만 하늘 속으로 달려갔다.


 
 
 


  덴마크, 독일, 프랑스.. 유럽을 한바퀴 돌았을 때쯤 알 수 없는 감각을 느꼈다. 숨이 차고 몸의 힘이 다빠져나가는 감각, 이건 필시 경고와도 같은 알림이였다. 루돌프로서의 마지막.
 

  아직 그와는 3년밖에 되지않았는데....
 

  나와 같은 루돌프에게는 빨간코 외에 염력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것이 하늘 위로 썰매가 달릴 수 있게 하는 힘이였다. 그러나 이 능력은 어느 정도 지나면 점점 옅어지고 그에 대한 알림으로 숨이 차오른다. 이렇게 되면 루돌프는.....산타와의 마지막을 준비해야하는 것이다. 민석을 태운건 고작 3년, 루돌프의 평균 활동 기간은 25년. 난 전 산타, 즉 민석의 할아버지까지 20년넘게 그를 모셨다. 아주 어릴 때부터 모셨으니까.
 


  언젠가는 그를 떠나야한다는건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그 날이 올줄은몰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2년이나 빠르게 와버린 날에 아쉬움과 슬픈 감정이 차오르 것도 잠시 그를 안전하게 집까지 모셔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내가 멈춘다면 그는 다친다.

 

  마지막 나라를 돌고 돌아올 때쯤 겨우 남은 힘으로 썰매를 끌었다. 조금만 더가면 집이였다.
 

"루한..?"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을까. 민석이 제 이름을 불렀지만 여전히 앞만 보며 썰매를 끌뿐이다. 그 때 서서히 붉은코가 제 색을 잃어가며 온몸에 힘이 빠져 버렸다. 그와 함께 썰매가 덜컹거렸다.
 

"악!"
 

  민석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가 떨어졌다.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그를 확인하자마자 몸을 틀어 그를 따랐다. 안된다. 내 임무는 그를 지키는 것. 그보다 더 빠르게 달려가야했다. 있는 힘껏 달려 떨어지는 그를 지나쳤다. 그리고 그를 썰매위로 받아내었다. 아찔한 순간, 나도 그도 그자리에 멈춰서서 진정하지않으면 안되었다. 민석, 괜찮아?


"루한..하아..난 괜찬아.."


  많이 놀랐을 그가 걱정하는 나를 다독였다. 그 모습에 다시 힘을 내어 집으로 향했다. 이미 남아있는 힘도 없음에도 방금전 그를 잃을 뻔 했던 것을 떠올리며 달려, 드디어 집 앞 마당으로 내려섰다.
 

  땅에 다리가 닿자마자 발돋음을 하여 속도를 점차 줄였다. 완전히 멈춰서자 그대로 무릎을 꿇고 쓰러져버렸다. 온몸에 아무 힘도 남아있지 않았으며 더이상 제 코도 길을 밝히고 있지 않았다. 그와 함께 거친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루한!"


  민석이 급하게 내게 달려오더니 쓰러져 있는 내 눈을 맞춰왔다. 걱정 가득 담은 그의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난 정말 괜찮아요, 얼굴을 들어 그의 다리 위에 얹히자 그가 장갑을 벗으며 그 작은 손으로 내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왜그래에.."


  아, 그에게는 처음 겪는 경험일 것이다. 아무 설명도 해줄 수없는 제 자신이 안타까웠다. 이게 끝이라는 것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루하안.."
 

  결국 그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왜그래에, 응? 하지만 그 물음에 어떠한 답도 해줄 수 없었다.
 

  점점 앞이 흐릿해지고 숨쉬는 것이 벅찼다. 아름다운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그것이 내 얼굴 위로 떨어졌다. 그가 내 목을 감쌌다. 루한, 루한! 제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도 멀어져갔다.
 

  눈이 감긴다.

 

  산타여, 내가 너무나 사랑한 어린 내 산타여.
  당신과 온세계의 어린이들에게 꿈의 선물을 전달한 순간순간들이 감동이였고 행복했어요. 비록 난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당신의 곁을 떠나지만.........사랑합니다. 당신의 루돌프로 잠시나마 살았던 것을 꼭 기억할게요.
 

  하지만,
  다음에는 당신의 옆을 평생 지키는 요정으로 태어나 절대로 혼자두고 떠나지는 않을거예요.

 
 


  .
  .
  .

 


  그렇게 루한은 민석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민석은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듣지 않아도 배우지 않아도 이것이 루돌프의 마지막임을 알 수 있었다. 루한이 떠나간 것이다.
 

  멈추지 않는 눈물을 흘리는 민석의 곁으로 그를 보필하는 요정들이 다가왔다. 그리고 루한을 둘러싸고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 순간 그의 몸을 감싸며 밝은 빛이 일어나고 민석의 다리로 느껴졌던 무게가 가벼워졌다. 빛이 사라졌을 때는 길다란 뿔이 달린 갈색빛 루돌프도 사라지고, 대신 새하얀 금빛 머리의 소년이 민석의 다리를 베고 누워 있었다.
 

  그 광경을 보던 민석이 눈물을 멈추고 소년을 내려다 보았다. 아,하는 작은 탄성을 내뱉은 민석이 소년의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요정들이 눈을 뜨고 민석을 바라봤다.
 

"산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아."
 

  누군지 깨달으며 민석의 눈이 호를 그리며 휘어진다.
 

"루한."
 
 

  그의 이름을 나지막히 불러본다.
  루한, 나의 루돌프.



 


Fin.



 
-------------------------------------------
역시 루한인 사슴이니까 루돌프로 보고 싶었네요♥
요정님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두요 ^^
원래는 크리스마스날 올리려고 했다는점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서울가는 바람에 이제 올린다는 점 ㅠㅠㅠㅠ
부족한 글 또 던져놓고 전 또 도망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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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오스토리도새롭고완전재미있어요ㅠㅠㅠㅜㅠ
혹시번외있나요???ㅠ보고싶어요!

10년 전
테픈
번외는 없어요 ㅎㅎ 다행입니다!ㅜ급하게 써서 이상할텐데...재밌어해주셔서요 ㅜ
10년 전
독자2
와! 루한이 루돌프에서 요정으로 다시 변한거군녀!ㅎㅎ 요정이면더 오래 살수있겠져?ㅠㅠ
10년 전
테픈
평생 민석이 옆에서 살수있을거예요 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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