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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4편에서 암호닉 신천하신 분들은 다음편부터 써드릴게요!
제가 아직 정리를 못해서..죄송합니다.
"경수야."
제주도의 아침이 밝았다.
"...도경수."
하지만 미국의 아침이 밝든, 이라크의 아침이 밝든 도경수는 상관하지 않았다.
"이제 좀 일어나지?"
어젯밤 변백현의 난청으로 인해 엉겁결에 도경수의 '존나 사랑해!'는 '백현아! 너랑 자고싶어!'로 둔갑했고, 그 결과 도경수는 아주 격정적인 밤을 보냈다.
"일출본다고 깝치더니..."
물론 어제의 도경수는 변백현이 저번 날 영화관에서 나서자마자 한아름 사다 안긴 명품 팬티를 걸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뭐 그래, 오늘만 날이냐."
백현은 잡고 있던 경수의 손에 쪽-하고 입맞추곤 다시 이불 속에 넣어주었다. 경수가 일어나면 스파를 좋아하는 경수를 위해 백현이 준비한 스위트룸 특실 전용 홈스파에서 목욕을 시켜줘야겠다. 그 다음엔 느즈막히 도경수가 좋아하는 스시를 먹고, 겨울바다에서 도경수가 소원하는 '나 잡아봐라'도 하고, 도경수가 좋아하는 폭죽놀이도 하고, 도경수가 좋아하는 모래밭에 나뭇가지로 글씨도 써줘야겠다. 도경수 하트 변백현. 이런거.
그다음은...
변백현이 좋아하는 키스도 해줘야겠다.
"이게 뭐야!!!"
"뭐긴 뭐야."
"지금 한시잖아!!!"
"그게 왜."
"일출은 커녕 잘못했으면 해지는거 보게 될뻔했잖아!!!"
"해지는거 보면 어때서."
"나는..나는...일출보면서 막..우리 신년계획도 막 얘기하면서...멋진 그림을 상상했는데..."
"신년계획 별다른게 뭐있어."
"........"
"너랑 나랑 계속 활동 잘하고, 노래 잘하고."
"........"
"계속 사랑하면 되는거지."
"........"
"..내일 당장 죽을 것처럼."
또다시 변백현의 느끼 버터 새치혀에 놀아난 도경수는 아 그러쿠나. 변백현이 그렇다면 그런거지. 심보로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을 조금 더 보탠다면 딱 종대의 작업실만한 욕조안에 경수를 먼저 들여보낸 백현이 한 손을 넣어 물의 온도를 맞추고 있었다.
"뜨거워?"
"아니-좋아."
"좀 더 따뜻하게 할까?"
"싫어-차가운게 좋아."
"감기걸리려고 용쓰지."
"그럼 미지근하게 해줘."
"물 금방 식어. 감기걸린다니까 너?"
"..니가 안아주면 되짆아."
그래. 경수야. 어떻게...얼음물이라도 부을까..? 니가 원한다면 오빠는 타이타닉에라도 오르련다.
경수가 좋아하는 입욕제와 거품을 풀어낸 백현이 물에 들어갔다. 경수는 이미 거품을 가지고 여러 작품을 만들어내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그런 경수의 뒤로 다가간 백현이 경수의 몸을 잡아챘다.
"아 진짜!!방금 사슴 만들었는데!!"
"사슴 좋아하네."
"뭐가! 완전 잘 만들었었는데..."
"알겠다 도경수야. 이리와."
경수를 가장자리에 설치된 욕조안의 의자에 앉힌 백현이 샤워볼을 들어올려 경수에게 다가갔다.
"손."
경수가 내민 손을 잡은 백현이 천천히 샤워볼로 경수의 손을 문질렀다.
"도경수."
"엉?"
"손이 왜이렇게 작냐 진짜."
"새삼스럽게. 넌 손 크다고 자랑하냐?"
"그래 자랑한다."
"그래 너는 손도 크고 어깨도 넓고 짱 좋겠다!!"
"애기손이네 애기손."
"....애기손 아니거든?"
"너 이손으로 마이크잡고 노래할때마다 오빠 죽잖아 진짜."
"......."
"경수야."
"왜."
이제는 경수를 자신의 무릎에 앉힌 백현이 경수의 등을 샤워볼로 닦아냈다.
"우리 도경수는 등도 귀엽네."
"..아 진짜!! 멋있다고 해줄래?"
작게 들썩이는 경수의 어깨에 웃은 백현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도경수 멋있다."
"맞아. 나 멋있어."
다시 거품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경수의 몸을 다 닦아낸 백현이 이번엔 경수의 머리를 감겨주기 위해 샴푸를 들었다.
"고개 뒤로 젖혀봐."
욕조 밖에 선 백현이 난간에 기댄 경수의 머리에 물을 적시고 거품을 내 천천히 감기기 시작했다.
"눈 감아. 따갑잖아."
"싫어."
"말 안듣지. 눈에 거품 들어가잖아. 빨리 눈감아."
"싫어. 변백현 콧구멍 볼거야."
"머리 다감고 실컷 보여줄테니까 눈 좀 감아."
"싫은데? 싫은데?"
결국은 한손으로 경수의 눈을 덮은 채 한손으로 힘겹게 경수의 머리를 감기던 백현이 입을 뗐다.
"경수야."
"응."
"어쩔까."
"..뭐를?"
"이거."
"......."
"그만할까 계속할까."
"........"
"오빠는 우리 도경수 하자는대로 다 할거니까."
"........."
"우리 도경수 생각은 어때."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
"나는 이거 그만했으면 싶다."
"........."
경수의 머리를 깨끗이 행궈낸 백현이 샤워기를 정리하고 다시 경수의 앞에 올때까지 경수는 입을 열지 않았다.
말없는 경수를 바라만보던 백현이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도경수는 계속 하고싶어?"
"......"
"말해봐."
"솔직히...엄마도 별로 안좋아하시고..."
"......"
"우리 안좋게 보는 사람 많은 것도 알게되고..."
"......."
"그래서...그래서...그만하고 싶기도 해."
"......"
"그래도..이거 하면서..내가 많이 큰 것 같아."
"........"
"널 더 많이 이해하게 된 것 같아."
"........."
"그래서 그만하겠다고 쉽게 못하겠어 나는..백현아."
물 속에 있느라 더욱 새하얘진 경수의 볼을 쓰다듬은 백현이 한참을 가만히 자리를 지켰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가만히 욕조 안에 손을 넣은 백현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물 다 식었다. 감기 걸리니까 그만 나가자 경수야."
나라고 쉽게 그만하자고 말하는거 아니야 경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