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뇽토리]선택
살인① :: G-16
“요번 사건은 지용이랑, 승현이랑, 혁민이 셋이서 맡는다.”
“네? 갑자기 저희가요?”
갑작스런 통보에 우리 셋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었다. 그냥 그렇게 됐으니깐, 이왕 하는 거 잘 해봐. 귀찮다는 표정으로 내무반에서 나가는 강팀장님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지용이형이 한숨을 내쉬며 나를 쿡 찔렀다. 짜증나 죽겠다, 진짜. 머리를 손질 하며 나가는 강팀장님의 뒷 모습을 쏘아 보던 형이 간만에 하고 온 넥타이를 풀어 헤치며 내 어깨에 머리를 푹 기댔다.
“왜 이렇게 짜증나해요? 요번 사건 그렇게 골치 아픈 사건도 아닌 것 같은데….”
“그러니깐 짜증이 난다는거야…. 굵은 사건들은 지네가 해서 점수 얻을테니깐, 우리는 자잘한 사건들이나 맡아라~ 이 말이잖아.”
“그런거에요?”
“그래 멍청아…. 근데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오늘 수요일이요. 8월 7일.”
“아, 땡큐.”
형은 달력에 수사시작이라고 대충 갈겨 써 놓고는, 기지개를 쫙 폈다. 현장 조사 하러 가야지. 나가자. 거울을 보고 머리를 다듬고 있던 내 책상을 두들기며 혁민이가 손짓을 했다. 조금 흥미로워 하는 혁민이와는 달리, 형은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으로 차에 올라 탔다. 우리는 서에서 50분 거리인 인천 광역시 부평으로 몸을 옮겼다. 사건 현장은 별 다른 것 없었다. 평범한 가정 주택의 침실에서 시체는 발견 되었고, 피해자의 이름은 김민숙.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밝혀졌다. 첫 발견자는 동네 주민 이창중으로 죽은 김민숙이 한동안 동네 모임에 나오질 않아, 걱정 되어 찾아갔다 바로 신고 했다고 한다. 다른 살인과 비슷하게, 목을 조른 후에 칼로 몸을 여러번 찔러 출혈로 사망 하게 만든 것 같았다. 그러나 조금 이상한 점은, 왼쪽 손목에 ‘G-16’ 라고 써 있는 선명한 빨간 글씨였다. 아니 빨간 글씨가 아니라, 커터칼로 살해 후 손목을 그어 문구를 만든 것 처럼 보였다. 혁민이와 나와 지용이형은 이 문구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G-16? 이게 무슨 뜻이지?”
“그러게요…. 16? 오늘 날짜가 몇일이지?”
“오늘 7일. 날짜랑도 연관 있는 것 같지 않은데…. 뭘까요?”
“일단 그건 서에 가서 생각 하자. 저 글씨 말고 별 다른 이상한 점은 없지?”
“그런 것 같아요. 여자 가족은 확인 됐데요?”
“전 남편 신원만. 10전에 헤어져서 연락 안 한지 꽤 됐나봐. 그리고 다른 건 더 찾아봐야 알겠지.”
형은 침대며 방이며 온통 피로 얼룩 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방에서 나갔다. 코를 막고 있던 혁민이가 밖으로 나가서야 숨을 몰아 쉬며 물을 마셨고, 나 역시 역한 피 냄세에 괴로웠던 터라 등을 두들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피 냄세는 몇 번 맡아도 역겹다니깐. 나 보다 더 힘들어 하는 혁민이의 등을 두들겨 주던 난, 어느세 다른 동네 주민들과 말을 나누고 있는 형을 바라보다 첫 발견자인 동네 주민에게 다가갔다.
“발견자 이창중씨 되시죠?”
“네. 맞습니다. 아이구 젊은 양반들이 고생 하시네….”
“시신 발견 하셨을때 별 다른 건 없었나요?”
“글쎄…. 처음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다른 건 못 보구 바로 동네 경찰서로 달려간거라….”
“평소 김민숙씨가 동네 주민들에게 원한을 살 행동을 한 적이 있었나요?”
“전혀요…. 워낙 조용하고 순한 사람이라서, 원한은 커녕 동네 사람들이랑 싸운 적 한번도 없었죠. 10년 전 헤어진 남편이랑도 좋게 끝난 것 같구요.”
“그럼 김민숙씨는 혼자 생활을 했던 건가요? 슬하에 자식은 아예 없구요?”
“워낙 자기 얘기를 안 하던 사람이라…. 전 남편 사이에서 자식이 둘 있다고는 들었던 것 같아요. 외지에 살아서 연락 끊긴지 오래지만요.”
“협조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주민에게 대충 악수를 건넨 후, 난 챙겨왔던 수첩을 꺼내 진술을 그대로 쓰기 시작했다. 현장에서도 특별한 것은 발견되지 않았고, 발견자의 진술 역시 이상한 점은 찾을 수 없었다. 현장에서나, 진술에서나 지극히 평범한 살인 사건이였다. 조금 만 더 조사를 하면 범인도 찾을 수 있고 일단락 날 지도 몰랐지만, 어쩐지 내 머릿속에서는 아직도 ‘G-16’이라는 빨간 글씨가 선명히 세겨지고 있었다. 난 펜을 멈추고 ‘G-16’이라는 말을 여러번 곱씹다, 수첩의 첫 줄에 ‘G-16’이라는 글자를 크게 적었다.
G-16
사건① :: 2010년 8월 7일. 부평의 한 가정 주택에서 50대 여성 김민숙이 자신의 침대에서 죽은 체로 발견. 발견자는 동네 주민 이창중으로 죽은 여자가 한동안 동네 모임에 나오지 않아, 걱정되어 집에 찾아갔다 시신 발견 후 바로 경찰에 신고. 살인 수법은 목을 조른 후 칼로 목 부위를 찌른 후 과다 출혈로 사망 하게 만드는 수법.
왼쪽 손목에 ‘G -16’ 이라는 문구 발견.
김민숙 (53) : 두번째 남편과 10년전 이혼 후 혼자 살고 있었음. 자식은 외지에 둘 있었으나, 연락 안 한지 수십년이 넘었다고 함. 전 남편과도 역시 연락 안 한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함. 이를 참고로 보면…
“뭘 그렇게 열심히 쓰냐?”
“어? 언제 왔어요?”
“아까. 왜 이렇게 열심히냐?”
“그냥요…. 그래도 제가 맡은 일이니깐.”
“네, 아주 잘나셨어요.”
형은 내 수첩을 뺏어 들어, 나름 진지한 표정으로 내용을 빠르게 읽더니 이내 수첩을 바르게 접어 내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밥 먹으로 가야지.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팔을 걸치고 걷는 형의 다정한 옆모습을 바라보다 그냥 픽 웃고 말았다. 더욱 밀착해오는 형의 손을 따라 나도 형의 허리에 손을 두르며 걷자, 뒤에서 뛰어 오던 혁민이가 또 연애질이냐며 내 허리를 푹 찌르고는 우리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차에 올라탔다. 혁민이의 짖궂은 행동에, 부럽냐고 소리를 질러 대던 형이 내 볼을 쭈욱 늘리며 차에 올라 탔다.
“뭐 먹을래?”
“선배는 그 피를 보고도 밥이 넘어 가세요?”
“응. 우리 애기 보고 정화 했거든.”
“아, 토나와.”
장난스러운 형의 농담에 나도 웃으며 형의 어깨에 살짝 머리를 기댔다. 우리의 행각에 못 볼 꼴을 봤다는 혁민이의 표정에 더욱 웃음이 세어 나왔다. 머릿속에는 여전히 G - 16이라는 글씨가 아른거렸지만, 난 애써 그 기억을 지우고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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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수사물로 프롤로그도 없이 1편으로 등장 올ㅋ
원래 팬픽은 계획하고 쓰는 스타일이 아닌데 좀 스펙타클 한 걸 쓰고 싶어서 펜을 들고 돌머리 좀 굴려 봤어요..ㅋ_ㅋ
얼마나 오래 쓸지 모르지만, 일단 결말까지 다 정해 놓은 상황 !!!
제 끈기가 어느 정도임에 따라 나오겠죠..흑흑
원래 좀 쓰고 올릴려고 했는데 하.. 또 1까지만 쓰고 끝일지도 모르니깐.. (있어서 안되는 일!!!!!!!!!!!!!!!!!!!!) 일단 올려봐요
무튼 재미 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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