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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시작은 아주 단순했다. 설특집 방송 촬영때문에 설명할 것이 있다며 매니저형이 우리를 거실로 불러냈다. 방에 그저 하릴없이 게임을 하다가 불려나가자 밑층에 따로 살고 있던 케이 멤버들까지 올라와있었다. 대강 경수 옆 빈자리에 앉아 매니저형의 말을 기다리는데 제옆으로 당연하듯 루한이 걸어와 앉았다. 그리고는 제 어깨에 팔을 척 두르는데 내가 힐끔 쳐다보자 씨익웃는다. 어쨌든 멤버들이 다모였는지 스윽 확인한 형이 우리들 앞에 서있었다.


 한숨을 크게 쉰 형은 부탁하는 듯하면서도 강요하듯이 말을 꺼냈다.


"이번에 여장좀하자"


  그말에 멤버들 모두 얼빠진 표정으로 형을 봤다. 지금 뭐라고 그랬냐고 되묻는 백현에 형이 설특집 방송에서 여장을 해야한다고 말해주었다. 근데 그말을 왜 날보면서 말해요? 물은건 백현인데 시선은 오롯이 내게 보내는 형. 불안하잖아.


  아니나 다를까, 그예감은 한치의 오차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민석"
"네?"
"준면, 종대, 경수, 백현. 이렇게 다섯이서 할거야"


 그순간 우리는 키큰 멤버들과 희비가 교차했다. 무슨 이런 경우가. 대체 왜! 나와 같이 불려진 애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와중에 두뇌를 빨리 돌린 준면이 왜 공정하지 못하게 다섯을 지정하냐고 따져왔다. 맞아. 누구 맘대로 나인가. 하지만 준면이 나서고 있으니 난 조용히 매니저형만 쳐다봤다. 그리고 이어 들리는 대답에 난 자포자기 할 수밖에 없었다.
 

"이수만 사장님이 직접 뽑았어"
 

  제2차 충격에 아무 말도 못하고 먼곳만 바라보고 있자 옆에 있던 루한이 내눈 앞으로 손바닥을 붕붕 왔다갔다해보인다. 다보여,라고 말하며 그 손을 잡아 내리자 자연스럽게 깍지를 껴온다.
 

  다들 더이상 뭐라고 할말이 없었는지 가만히 머릿속을 정리하고 있는데 백현이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지 소리쳤다.


"이게 뭐야!완전 키순서잖아!!"


 그말과 함께 찬열이의 웃음이 터졌고 타오도 박수까지 치며 웃는다. 그게 더 열이 받았는지 백현은 더 욱했다.
 

"아 왜! 난크다고! "
"야 네가 뭐크냐? 너나 나나!"
"너나 나나? 너 나보다 엄청 작아!"
"아니거든?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거 하면 되지!재밌기만 하겠구만!"
"그럼 너나해!"
 

 티격태격하는 종대와 백현에 루한이 시끄러웠던건지 내 귀를 막아준다. 괜찮다며 내가 다시 손을 잡았다. 그리고 문득 고개를 돌린 곳에는 아닌척하고 있지만 얼굴이 사색이 되어 신경쓰고 있는 경수가 있었다. 경수는 저런거 하는거 싫어하는데, 괜히 안쓰러워 어깨를 툭툭치자 금방 울상이 되어 나를 본다.
 

"형"
"..지금 우리마음 똑같아"
 "..진짜 싫어"
 

  경수가 작은 소리로 말하며 내게 기대왔다. 그런 경수를 살짝 밀어낸건 루한이였다. 다행히 경수는 신경쓰지 않고 다시 쇼파에 기댔지만.

  어쩔 수없다. 종대 말처럼 이왕 하는거 한번 하지뭐 싶어서 그냥 한번하자고 말하려고하는데, 아직 그게 끝이 아닌지 매니저형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다섯명중에 한명이 나머지 멤버랑 개인무대 할건데, 다들 하기 싫을테니 네들이 알아서 정해"
 

 제 3차 멘붕. 그순간 울리는 전화에 잠깐만 전화통화하고 오겠다며 주방쪽으로 걸어가는 형.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난안해, 난못해를 외치는 백현이와 낮은 목소리로 제발 난 빼달라며 말하는 경수. 그리고....
 

"민석이가 하는건 어때?"
 

 준면의 말에 나도 놀랄정도로 큰소리로 뭐?!하고 소리친 내가 더 말을 이어가려 할때 나보다 더 빠르게 루한이 막아섰다.
 

"준면, 안되 민석은."
 

  잘한다, 우리 애인. 어쩐지 든든한 루한의 손을 꼭잡으며 준면을 보았다. 루한과 사귄지 이제 6개월도 훨씬 지난 지금 , 그 어느때처럼 루한이 멋있었다.
 

"민석이가 지금 그나마 가장 거부감이 없고"
"무슨 소리야, 그럼 종대시켜. 이왕 하는거 해보는거라고, 재밌을거 같다했잖아"
"아 형! 왜 또 날 걸고 그래요?!"
 
 
 
  루한의 말에 종대가 씩씩거리며 루한에게 다가왔다. 싫어, 나도 싫다고! 하며 루한에게 덤벼드는 종대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꾸욱 밀어내며 루한이 츳, 하는 소리를 냈다. 그래서 우리 민석이 시키겠다는거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하는 루한에 잠깐 어버버거리는 종대는 먼저 나를 시키자고 말을 꺼낸 준면을 돌아봤다.
 
 
 
"솔직히 민석이가 제일 잘추잖아, 걸그룹 춤 말이야"
"......내가?"
"그때 방송에서도 몇번 췄고, 팬들도 제일 좋아하고. 제일 잘추고~"
"그래, 맞아! 팬요청 1위잖아! 걸그룹 댄스는!"
 
 
 
 김준면, 이제 형이라고 안부르기만 해봐라.
 
 
 
"..뭐 잘추긴 하지. 예쁘게."
 
 
 
 놀란 눈으로 루한을 돌아보았다. 유일한 내편이였던 루한의 표정이 갑자기 묘하게 바뀌었다. 그런 루한의 표정을 읽은 건지 준면이 쐐기를 박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네가 같이 하면 되잖아. 개인무대."
 
 
 
  말하는 내내 놓치지 않고 루한의 표정을 살폈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그의 눈이 휘어지고, 광대가 올라간다. .........넘어갔다, 루한. 저것은 필시  준면에게 넘어갔다는 뜻이였다. 좋은데, 하고 웃는 그는 이제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였다.
 
 
 
"싫어"
"민석이 뿐이네."
"형이 제일 잘할 거라니까요!"
 
 
 
  결국 처음으로 내 의견을 말했다. 단 두마디로 전해질 수 있는 의견이였는데도 마치 들리지 않는 사람들처럼 멤버들은 여기저기서 나를 시키자고 찬성표를 내던지고 있었다. 때마침 전화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매니저는 민석이가 하기로 한거냐며 되물었고, 내가 뭐라고 대답도 하기전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멤버들에 매니저는 쉽게 결정나서 다행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싫은데, 하기 싫은데. 매니저형에게 눈빛을 보내보지만 나를 볼리가 없다. 아니 분명히 봤는데 시선을 피한다. 나쁜 형, 방에 절대 못들어오게 할거다!
 
 
 
"그럼 앞에 말했던 애들, 노래 뭘로 할지 얼른 정해줘. 그래야 의상 준비하니까, 그리고..."
"또 있어요? 오늘 뭐가 이렇게 많아요? 또 뭐예요?"
 
 
 
  세훈이 제 일이 아니라고 귀를 후벼파며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 하지만 그말에 동의는 한다. 이만큼 멘붕을 겪었는데, 또다시 할이야기가 남은 매니저형에 나 역시 긴장되기 시작했다. 세훈이랑 종인이. 매니저형의 입에서 둘의 이름이 나오자 둘이 동시에 편하게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너네 둘이 그럼 민석이랑 무대하게 될거야"
"..네?!"
 
 
 
 이젠 놀랍지도 않다. 다만 이번엔 루한이 신경쓰인다는 것.
 
 
 
"노래는 정해졌어. 트러블메이커."
 
 
 
 
  이건 제가 정한 일이 아니다.
  루한의 얼굴이 한순간에 굳어지다 못해 구겨졌다.
 
 
 
 
 
***
 
 
 
 
 
"안돼, 싫어"
"형이 안된다고 안할 것 같아요?"
"아니니까 저러고 있겠지."
 
 
  다들린다.그렇게 반대하고 싫으면서 굳이 연습까지 따라온 루한은 제 뒤의 쇼파에 앉아서 궁시렁 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준면과 눈이 마주치면 그를 노려보다시피 했고, 준면은 제 잘못을 아는지 그를 스윽 피했다. 나는 애써 거울에 비치는 그 모습을 못 본척 연습에만 몰두했다. 촬영까지는 거의 2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간, 조금은 바쁘게 연습에 몰두했다. 특히 난 애들이랑 함께 나가는 무대에 개인무대까지 해야되서 안무량이 더 많았다. 아까까지 걸그룹 댄스 연습에 이번에는 세훈이와 종인이랑 개인무대 연습중이다. 트러블메이커 노래 두곡을 둘과 각각 연습하는데, 조금 스킨십이 많았다. 그때마다 힐끔 쳐다본 루한의 표정이 보기 좋게 구겨진다.
 
 
 
"풋."
 
 
 
  지금도 세훈이가 내 허리를 잡고 거의 입술이 닿을 만큼 얼굴이 가까워질 때 은근히 고개를 돌리며 괜히 종대의 어깨를 툭툭 때리고 있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그런 내 모습에 세훈이 내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준다. 그러면서 내 입을 손가락으로 툭 친다.
 
 
 
"집중해요, 집중."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시선은 루한에게로 향했다. 팔짱을 딱 끼고 앉아서 방금 세훈과의 모습을 본건지 우리 둘을 쳐다보고 있다. 하여튼간에 질투가 많은 남자라니까.
 
 
 
 
 
 
***
 
 
 
 
 
 
  아침부터 조금 분주했다. 특히 나를 비롯한 준면이나 종대, 백현, 경수는 더그랬다. 다른 멤버들보다 더, 평소보다 더 올래 걸리는 메이크업 시간때문이였다. 대충 가발쓰고 화장하고 치마 입고 말거라고 생각했던 여장이였는데, 회사에서는 제대로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아침부터 다섯을 꺠워 헤어샵에 온 매니저형은 우리를 두고는 커피를 사오겠다며 나갔다.
 
 
 
  준면이부터해서 각자 어울리는 스타일로 머리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게 여자들이 한다는 그 머리구나. 싶어 처음 보는 그것에 신기해하고 있을 때쯤 조금 긴 단발을 한 백현이 제 옆으로 다가왔다. 귀엽다. 완전 강아지 같다고 귀엽다고 소리치자 내 얼굴 옆으로 머리를 가져온다. 그 행동이 무슨 행동인지 잘 알고 있었다.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자 씨익 웃는다.
 
 
 
"형은 뭘로 하는거예요? 긴머리?"
"민석이는 긴 웨이브 머리로 할거야, 현아느낌으로다가?"
 
 
 
  내 옆 빈자리에 앉은 백현이 스타일리스트 누나에게 묻자 누나는 손을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대답을 해주었다. 현아느낌이라, 어떤 머리가 나올지 대강 예상을 해보았다. 안그래도 최근에 다시 밝은 갈색과 오렌지색 사이의 색으로 염색했는데, 어쩐지 이럴려고 했던건가 싶을 정도로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긴머리라서 그런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려서 그런지 머리를 만져주는 느낌이 좋아서 그런지  점점 졸리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있자 정말로 한순간에 잠에 빠져 들어갔다.5분일지 10분일지 아니면 더 긴 시간이였을지 모를 시간동안 졸다가 꺠자 어느새 백현과 함께  저도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 겨우 무거운 눈커풀을 들어 올리고 앞에 거울을 보았다. 어색하긴 했지만 마치 원래 제 머리인양 길어져 있는 웨이브 머리를 한 내가 있었다.
 
 
 
"어때? 네가 봐도 잘 어울리지?"
 
 
 
  메이크업을 해주는 누나가 손을 멈추더니 물어왔다.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이왕 이렇게 된거 정말 잘해 보고 싶은 기분이다. 메이크업이 거의 끝날 때쯤 종인이와 세훈이도 메이크업을 받기 위해 미용실로 들어왔다.
 
 
 
"오홋."
"뭐?"
"예쁘네여"
"와, 형들 이뻐요!"
"잇힝-!"
 
 
 
 막내들의 칭찬에 백현이 기분이 좋은지 브이자를 만들어 눈에 가져가더니 잇힝-,하며 애교를 부린다. 둘이 그의 애교에 웃음을 터트렸고, 나는 주머니에 있던 폰을 꺼내 다시 한번 얼굴을 비추어 확인했다. 앞머리도 정리해보고 그러고 있을 때 백현이 셀카를 찍자며 다가왔다. 백현의 카메라에 우리 둘이 찍히고 있었다. 나는 전매특허인 빠오즈볼 만들기를 해보였고, 백현은 방금전 세훈과 종인에게 했던 잇힝 포즈를 해 보였다. 찰칵, 소리와 함께 몇번이나 셀카를 찍고 있자 자신들도 같이 찍자며 멤버들이 다가왔다.
 
 
 
  5명이 작은 폰 화면에 얼굴만 내밀고 있는데 정말 걸그룹 같기도 했다. 준면도 같은 생각이였는지 우리는 엑소-G라며 기분 좋은 듯 웃었다. 그렇게 다섯명이서 또 셀카를 잔뜩 찍고, 나중에 공식 웨이보나 페이스북에 올릴 사진도 찍었다. 세훈과 종인이가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 것을 기다리면서 폰을 확인하자 이제 일어난건지 루한의 메세지가 와 있었다.
 
 
 
- 헤어샵이야? 언제 간거야?
- 한 7시?
- 일찍 갔네. 그럼 지금 헤어는 다 끝난거야?
- 응, 끝났어.
 
 
 
  루한의 메세지를 읽으면서 또 내 입가에는 웃음이 걸렸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에 고개를 들어 백현을 찾았다. 백현은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고 좁은 헤어샵 안에서 종대와 오늘 무대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름이 뭐예요~"
"전화번호 뭐예요~"
 
 
  그날 무대 결정이 나고 나서 우리 다섯은 나름 고민을 하다가 올해 가장 많이 따라 불렀던 이름이 뭐예요를 부르기로 했다. 춤연습 중인 백현의 이름을 부르자 그가 바로 내게 달려왔다.
 
 
 
"왜요, 형?"
"백현아, 나 아까 사진 좀 보내줘"
"응? 무슨 사진요?"
"우리 아까 찍은 사진."
"...루한이형한테 보내려고?"
 
 
 
  백현이 눈을 게슴츠레 뜨면서 저를 본다. 그 눈을 향해 웃어보이고는 얼른, 하고 그를 졸랐다. 주머니에서 폰을 꺼낸 백현이 뭔가를 타닥타닥 만지더니 얼마 안 있어 제 폰이 울렸다. 둘이 찍은 사진 뿐만 아니라 다같이 찍은 사진까지 다 보내 주었다. 다시 종대에게로 가는 백현에게 고맙다고 말한 뒤 폰을 켰다. 백현이 준 사진 중에 둘이 찍은 사진 하나를 골라서는 루한에게 보내기 위해 메세지창을 열었다. 다 보여주지는 말아야지. 눈 아래로 사진을 잘라서 메세지에 첨부를 한뒤 메세지를 보냈다.
 
 
 
- 어느 쪽이 나게?
 
 
  괜한 질문까지 던지며 메세지를 보내자 얼마 안있어 답장이 왔다.
 
 
 
- 오른쪽
- 오, 정답!
- ... 빨리 보고싶다.
 
 
 
 
  정답과 함꼐 온 그 대답에 괜시리 심장이 간질간질 거린다.
 
 
 
 
 
***
 
 
 
 
 
  리허설 때문에 먼저 도착한 우리가 리허설을 다 끝내고 의상을 갈아입고 있을 때 숙소에 남았던 멤버들이 응원을 하러 왔다. 타이트한 스키니 청바지에 루즈핏 셔츠를 단추 몇개를 풀어 입고는 탈의실을 나가자 언제 왔는지 멤버들이 북적하게 앉아서 떠들다가 내가 나오자 다들 조용해졌다. 뭐야, 이 분위기.
 
 
 
"내가 말했지, 민석이형 이쁠거라고"
"진심! 짱!"
 
 
 
  백현의 말에 공감을 하며 찬열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인다. 그때부터 다시 시끄러워지는 동생들을 뒤로 하고 나는 루한을 찾았다. 눈동자를 돌려가며 찾던 그는 바로 옆 쇼파에 앉아서 나를 보고 있었다. 아까 동생들 앞에서는 안그랬는데, 루한의 앞에서서 그의 눈길을 받으니 괜시레 부끄러워져서 어색한 머리를 귀뒤로 넘기며 그에게로 다가갔다. 자신의 옆에까지 가서 앉는 내게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왜에-"
"..뭐가?"
"이..상해?"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거야?"
"어색..하지.."
"..자기가 엄청 이쁜거 모르지?"
 
 
 
  순간 숨을 훅하고 들어마셨다. 늘 이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모든 칭찬을 다 해주는 루한이지만, 오늘 칭찬은 더 설레는건 왜일까.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라 손바닥으로 두볼을 감싸자 루한이 피식-하고 웃어온다. 그러다가 또 뭔가 맘에 안드느는지 츳, 하고 혀를 찬다.
 
 
 
"근데 왜 쟤네랑 무대를 하는거야?"
 
 
 
  루한이 가리킨 곳에는 가죽 라이더자켓을 입은 종인이와 갈색코트를 입은 세훈이가 평소처럼 장난을 치고 있었다. 또 질투하네. 그런 루한의 팔에 가만히 팔짱을 끼고는 그의 손을 잡았다.
 
 
 
"구두 신는건 아니지?"
"응, 이거 신어"
 
 
 
   루한의 눈 앞으로 발을 들어 보여주었다. 아무리 제대로 여장을 한거지만 높은 힐의 구두를 신을 수가 없어서 슬립온슈즈를 신었다. 스키니와도 잘어울리고 말이다. 루한은 내 발에 신겨져 있는 신발을 확인하고는 어깨를 감싸 안아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게 말해왔다.
 
 
 
"아까 그 사진..."
"응?"
"나한테 반만 보내온 사진말이야."
 
 
 
  얼굴 다나온걸로 다시보내줘, 옆에 변백현은 편집하고.
  그 말에 또 간질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응, 하고 가볍게 대답해 주었다.
 
 
 
 
 
 
  드디어 녹화가 시작되었고, 먼저 다섯이서 준비한 걸그룹 댄스부터 녹화를 하였다. 별 문제 없이 한번에 녹화를 끝내고 트러블메이커 음악과 함께 종인이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루한은 보고 있지 않겠지? 연습할 때도 제대로 보지 않았으니까. 어쩐지 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무대 중이라 루한을 찾지 못하고 춤을 췄다. 그리고 1절이 끝나고 음악이 한번더 바뀌며 이번에는 세훈이가 올라왔고, 역시나 트러블메이커 곡인  '내일은 없어'라는 곡이 흘러 나오는 사이 잠깐 내려다 본 관객석에서는 다른 멤버들과 함께 저를 보고 있는 루한이 있었다. 그가 오롯이 나만 보고 있었다. 웃고 있지는 않았지만 내 모습을 자신의 눈에 담고 있는 루한에 더 열심히 춤을 췄다. 총 3곡의 곡을 문제 없이 끝내고,  PD님이 한번만 더 찍어보자는 말에 땀만 닦아내고 다시 한번 더 녹화를 했다. 루한은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이번에도 크게 문제 없이 무대가 끝났고 PD님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무대를 내려오자마자 루한에게 달려갔다. 자신에게 달려오는 나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난 루한이 제 앞에 서서 땀을 흘리는 제 이마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떼어 주더니 긴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어서 더 흘러내리는 땀을 휴지로 닦아주었다.
 
 
 
"잘했어"
 
 
 
  그 말이 듣고 싶었던 건지도 몰랐다. 신경이 쓰여서 매번 연습실로 따라오던 그였지만 한번도 연습하는 모습을 봐주지 않았으니까. 칭찬에 베시시 웃어 보이자 그도 웃으며 내게 외투를 입혀 주었다. 그리고는 무대를 하고 내려와 조금은 거친 숨을 쉬는 내 손목을 붙잡은 그가 갑자기 나를 끌더니 앞서 걸었다. 형, 약속대로 먼저 갈게요, 매니저형에게 루한이 말하자 형이 손을 들어 가보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그와 함께 루한과 제가 녹화장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무슨 약속? 묻는 제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고는 지하주차장에 세워두었던 제 차에 나를 태웠다.
 
 
 
"루한 차 끌고 왔어?"
"응, 너랑 갈 곳이 있어서"
 
 
 
  차에 타고 방송국을 벗어났을 때 루한에게 묻자 익숙하게 운전을 하는 그가 내 볼을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화장도 지우지 못하고 머리카락도 떼러 헤어샵에도 가야하는데, 무대에서 내려온 그대로 그를 따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싫지는 않았다. 어디를 가도 루한이 제 옆에 있었기 때문이였다. 달리는 차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지나가는 서울 시내를 구경하는데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가게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샌가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사무실 앞이였다. 정문에는 팬이 많아 후문 쪽에 가까이 주차를 한 루한이 차에서 내렸고, 나도 그를 따라 차에서 내려 급하게 루한의 뒤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섰다. 들어오자마자 제 손을 다시 잡은 루한이 나를 끌고 연습실로 향했다.
 
 
 
  무엇을 하려는 걸까.
 
 
 
  연습실 안에 들어온 루한은 입고 있던 외투를 벗었다. 민석도 외투 벗어. 루한의 말에 나 역시도 외투를 벗어 루한의 외투 옆에 올려두었다. 그 사이 오디오로 음악을 트는 루한. 곧 그가 튼 음악이 연습실 가득 흘러 나왔다. 그리고 나는 그 음악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오늘 제가 종인과 세훈이랑 했던 트러블 메이커 곡이였다. 가만히 서있는 제 앞까지 다가온 루한이 말했다.
 
 
 
"나랑 하자, 우리만의 무대."
 
 
 
 금새 진지하게 춤을 추기 시작하는 루한을 보다가 나 역시도 그에게 맞춰 몸을 움직였다. 루한은 언제 연습을 했던건지 제대로 춤을 추었고, 나를 이끌었다. 나는 루한에게 몸을 맡기고 춤을 추었다. 녹화했던 무대와 똑같이 트러블메이커 1절이 끝나자 내일은 없어가 흘러나왔다. 아직 곡 하나가 끝났는데 우리 둘다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춤을 추었다. 루한이 가장 질투를 했던 세훈이랑 했던 스킨십 부분이 다가왔다. 손바닥을 맞대었고, 루한이 제 뒤에 다가와 있었다. 그가 내 허리를 잡고 고개가 내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그렇게 거기까지 하고 떨어졌어야 할 고개가 다가오더니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아왔다.
 
 
 
  음악은 계속 흐르고 있었지만 우리는 맞닿은 입술만 있었을 뿐 더이상 춤을 추지 않았다.
 
 
 
  춤을 춰서 그런걸까, 그의 입술도 그와 닿은 내 입술도 뜨거웠고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한참 서로의 입술을 느끼고 있던 우리 둘은 후렴부분이 끝날 때서야 떨어졌다. 둘 사이에는 여전히 거친 숨이 내쉬어졌다. 그가 땀이 흘러 젖은 내 긴 머리를 다정스러운 손길로 귀뒤로 넘겨 주었고, 또한 젖은 앞머리도 만져 주었다. 나는 그런 루한에 웃음이 터졌다. 막내들과 연습 하는 걸 얼마나 질투를 한거야.
 
 
 
 반쯤 뒤에 서 있는 루한에게로 몸을 돌려 가만히 그의 허리를 두 팔로 감고 그의 품에 안겼다.그 역시 내 어깨를 감싸안으며 내 긴 웨이브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우리 둘다 미치도록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서로에게서는 서로만의 향이 느껴지고 있었다.
 
 
 
"누가 보면 여자랑 있는줄 알겠다."
 
 
 
  내 머리를 계속 쓰다듬어주던 루한이 말했다.
 
 
 
"진짜 너무 이쁘다, 민석"
 
 
 
  또다시 달콤한 그의 목소리에 심장이 간질간질해져 왔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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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젯밤 갑자기 써지기 시작했는데, 오늘 급하게 끝내기는 했네요 :)
여장한 민석이 한번 보고 싶어요 ㅠㅠㅠ 제 머릿속에서 이미 몇번이나 여장을 했어요 ㅠㅠ
민석이 걸그룹 댄스 잘 추잖아요 ㅠㅠ 지금까지 보여준 게 몇개인지 모르잖아요 ㅠㅠㅠ
단콘때는 볼까요?? 연말시상식 기대했는데.. 요즘은 잘 안하네요...
개인적으로 루민도 보고 싶지만 카민세민의 트러블메이커 보고 싶어서 이걸 글로 살짝
표현해 내 보았어요 ㅋㅋㅋㅋㅋ
글에서처럼 민석이 옷입고 머리하고 종인이랑 트러블메이커 하고
음악 바뀌면서 갈색 코트 입은 세훈이와 내일은 없어..ㅠㅠㅠ 좋잖아요 ㅠㅠㅠㅠㅠ
세훈이 이미지는 그떄 동성로 네이처리퍼블릭 팬싸 때 그 모습 생각하시면 되요 ㅠㅠㅠㅠ
그리고 또한마디 하면 제목에 긴 생머리라고 했지만 사실 민석이는 웨이브 머리였죠 ??
긴 머리라고 하니 뭔가 입에 짝짝 안맞아서 긴생머리라고 했어요 ㅎ 틴탑의 '긴 생머리 그녀'를
떠올리셨다면 맞아요, 약간 그 노래에서 따왔어요 ㅎㅎ 뒤에 슈슈는 곱창머리끈 아시나요??
그 머리끈을 일본어로 슈슈라고 하는데, 글에서는 한번도 나오지 않죠 ㅋㅋㅋㅋ 그냥 넣었어요 ㅋㅋㅋ
뭔가 민석이가 슈밍이니까요 ㅋㅋㅋ 슈슈예요 ㅋㅋㅋ
꺄악.........또 단편 던지고 도망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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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둘만의 비밀스런 무대 너무죠아요 ㅠㅠㅠ 전 루한이가 자기가 한다고 그러는줄알앗는데 ㅎㅎ 역시 루한이 질투는 따라올자가 없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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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픈
자기가 한다고 하지 않고 뒤에서 하는 비밀스러운 무대예요 ㅎㅎ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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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그게더 은밀하고 죠아요 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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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좋다ㅠ 진짜 좋다...
금손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합니다...진짜요...
필력이 진짜 꿀이네요ㅠㅠ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이렇게 보면서 간질간질하던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모기물린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달달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 망상에 불을 지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트머겅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두번머겅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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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픈
하트 감사합니다!!!!!!! 저도 하트보내니 하트드세요!!!!♥♥♥ 달달하다고 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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