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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전체글ll조회 750l 1

길을 걷다 보니 익숙한 골목, 익숙한 간판, 익숙한 집이 보였다. 

보였다. 눈 앞에, 나에 앞에, 내 영혼에 비치듯 보였다. 미영이가 있는 그곳이.


한 달 전인가? 아니 두 달? 입학하고 얼마지 않아 난 무엇인가에 홀렸다.

선배. 미영이 선배, 파니언니. 황미영


나는 걷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곳인가에 멈춰섰고 그곳이 목표로 한 곳이다. 도착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냥 내 머리속이 길을 인도 하지 않아서 내 발이, 내 신발이 그곳이 아니라 아무런 곳으로 가주었으면 하고 내심은 바랐다. 하지만 내 발은 이제 내 집보다 익숙한 길으로 날 이끌었고 결국 도착하고 말았다. 미영이의 집으로,


내가 왜 걷고 있었는지 말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일의 이유, 그 시작을 알지 못하면 내가 하려는 일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난 소시여고에 입학하고 얼마지 않아 나를 뒤흔든 그 여자를 보았다. 


3월 

지저분하고, 퀘퀘한 패인트 냄새가 나는 계단을 올랐다.

아이들 대부분은 그런 곳이 있는 지도 모르거나, 인식을 하고 있더라도 부러진 대걸레 자루, 망가지고 버려진 책상과 의자같은 각종 잡동사니가 쌓여 있는 그곳을 찾지 않는다. 학기 초의 의욕인지 저번주에는 옥상이란 곳에 낭만을 품은 아이 몇이 모험심을 발휘해 계단을 올랐었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어 허탕만 치고 먼지만 묻혀 돌아와 아이들에게 웃음만 주었을 뿐이다. 처음 옥상을 찾으러 간다는 애들의 말에 걱정도 되었지만 다행히 아이들은 그 계단 끝에 있는 비밀을 찾지 못했다.


나의 비밀의 문. 그 지저분한 계단 끝에는 계단과 어울리는 낡은 철문이 있다. 항상 잠겨 있고 아마 학교의 수위 아저씨는 그곳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그 음침한 곳은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까지 꺼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는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 조용한 소리, 귀를 울리는 주변의 그 고요한 소리를 좋아한다. 입학의 즐거움은 잠시였고 나는 쉬는시간 점심시간 등 짬짬히 시간을 내어 중학교 때 처럼 조용히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학교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몇군데를 봐두긴 했지만 썩 만족스럽진 못했다. 고등학교라 그런지 각종 이유로 으슥한 곳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아져서 홀로 있을 만한 곳을 찾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물색 장소로 으슥한 곳을 즐겨 찾는 나조차도 꺼려지는 그곳을 체념반 바램반으로 갔다. 


제일 구석인 9반 옆의 그 계단은 치우길 포기 한 것인지 화려한 학교에 이런 버려진 장소가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퓨즈가 나간 천장의 조명, 먼지가 수북히 쌓여 본래 색을 알아 볼 수 없는 계단과 손잡이 그리고 그 계단 구역을 버려진 창고로 여겼던 수 많은 선배와 아이들이 버리고 간 각종 물건들까지 계단을 오르다 보니 이 무슨 바보같은 짓인지 싶었다. 이런 곳에서 조용한 휴식 장소는 커녕 먼지와 트위스트를 추지 않으면 다행이다.

소시여고에서는 원칙상 모든 옥상의 문은 잠그게 되어 있다. 안전상의 이유와 한창 스트레스가 많을 시기 아이들의 어떤 돌발행동을 우려한 것이다. 그건 1, 3, 4동 건물을 돌아보며 확인한 바였다. 그래서 2동인 1학년 2학년 건물 버려진 계단 뜻에서 옥상으로 가는 길을 오르는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그곳도 마찬가지일 텐데...


버려진 계단 구역과 이토록 방치한 선생님과 학교에 한창 헐뜯으며 오르길 얼마가 지났을까. 계단 끝에 도착했다. 

음 낡았다. 그냥 낡았다가 아니라 더럽게 낡았다. 그냥 만지는 것만으로 파상풍에 걸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될 정도다. 다른 건물의 옥상문은 잠겨 있어도 매끈한 철제문이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왜 2동의 옥상만 이모양 이꼴일까 싶다. 불쌍한 2동 옥상문같으니라구 너도 계단 구역에 버려진 잡동사니들 처럼 잊히고 버려졌구나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냥 문짝만 보고 바로 돌아서려던 마음이 문 손잡이를 살며시 잡고 돌려보게 만들었다.

철크덕

잠겨있다. 당연하지 더구나 이 문은 악명높은 2동 옥상계단 문짝이 아닌가. 이 문을 사용한지 못해도 몇년은 되었을 것이다. 먼지가 문과 흡착해 만일 잠기지 않았더라도 쇠가 낡고 부식이 되어 열리지도 않았으리라. 


미련에서 였을까. 계단의 퀘퀘한 냄새가 옥상과 가까워지자 옅어졌고 잡고 있는 철문의 손잡이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그리고 의외로 손끝에 전해지는 쇠의 시원함이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손잡이를 잡고 이리저리 돌려보는데 문득 이 문이 정말 잠겨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도록 방치한 것은 낡기 마련이고 고장나기 마련이다. 그러니 몇번 충격을 가하면 열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분명 굉장히 낡은 철문이지만 손잡이의 느낌이 효과를 발휘한 것인지 첫인상의 지독함은 멀어져 그 문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힌 것이다. 


손잡이를 잡고 이리저리 돌렸다. 문을 잡고 흔들었다. 문의 아랫부분을 몇번 발로 차고 두드리며 손잡이를 휙휙 돌리길 얼마 갑자기 문이 덜컥소리를 내며 활짝 열리고 잡고 있던 손잡이를 그대로 쫙 쥐고 있던 나는 열리는 문에 안쪽으로 엉거주춤 딸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 있었다. 환한 태양이 내리쬐고 3월의 선선한 봄바람이 가득한 옥상이 그리고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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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이거 분위기 장난 아니네요...............다음편 보고 싶어요!ㅠㅠㅠ
10년 전
독자1
윤티? 뭔가 느낌이 윤아같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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