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현] 근친상간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9/b/e9b5020e8c50135e6ca535eeadc2feee.jpg)
아주 어렸을 적 엄마에게 매달려 물었다. 엄마, 나와 백현이를 보고 사람들이 놀려요. 사귀냐고.
엄마는 그저 웃으셨다. 백현이가 너를 많이 예뻐해서 그래. 우리 oo이는 착하니까 그런 말에 상처 받지 말아. 그래서 나는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다.
백현이가 나를 안아오는 것도, 따스하게 안아 들어올려 뺨에 입술에 입술을 부벼대는 것도, 그게 다 정말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 oo아, 일어나. "
환하게 부서지는 꿈의 환상에서 깨어났다. 익숙한 백현이의 목소리에 눈을 떠보니 나는 여전히 백현의 품에서 있는 상태였고, 그런 나를 내려다 보며 머리카락을 정겹게
넘겨주는 내 쌍둥이 동생, 변백현. 나는 애써 눈물에 엉켜 떠지지 않는 눈을 부릅 떠 보이고는 몸을 일으켰다. 백현은 자연스레 날 따라 일어나 나를 보고는 웃었다.
" 진짜 못생겼어. "
" 니가 할 소리는 아니야. 변백현. "
머리는 산발에 둘다 퉁퉁 부은 눈을 하고서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나를 보고 못생겼다고 장난스레 웃는 너를 나는 흘겨봤다. 정말 나와 닮았다.
새삼스럽게 나와 정말 닮은 너를 쳐다보다 손을 들어올려 백현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는 백현의 눈부터 코 그리고 입술을 차례로 쓰다듬었다.
내 행동에 백현은 표정이 팍 굳은 채 내 손을 잡아 끌어 내었고 나는 멋쩍은 듯 웃으며 손을 거두어 갔다.
" 뭐하는 거야. "
" 아니, 나랑 되게 닮아서. "
" 새삼스럽게. "
항상 나와 닮았다는 말에 씁쓸하게 웃던 백현이 그대로 나를 안아 다시 침대에 폭 누웠다. 조금만 더 잘까. 하며 내 귓가에 속삭이고는 그대로 나를 뒤에서 껴안은 채
숨소리를 내었다. 나는 빠져 나갈 수 가 없었다. 이 날 처럼, 끝까지 너를 놓지 않았다면 너는 조금은 행복했을까. 너는 조금은 더 나와 함께 있었을까. 백현아
백현이는 항상 내 앞자리에 앉는다. 이유는 모른다. 자리가 바뀔 때 마다 짝꿍은 안하고 항상 앞자리를 고집하곤 한다. 언젠가 왜 내 옆자리에 앉지 않는거냐고 물었을 때
잠시 고민하던 백현이는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옆자리는 너 옆모습 밖에 못보잖아. 그게 이해가 안갔던 나는 백현이에게 괜히 틱틱 댔었는데 그 때 마다 백현이는
나랑 앉고싶어? 진작 그렇게 말하지. 하며 능글 맞게 웃고는 했다. 그 모습이 약올라 몇 대 안아프게 퍽퍽 치고 할때면 백현이는 아프다며 괜히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곤 했는
데 그 때 마다 백현이의 웃는 얼굴이 내 어깨에 느껴져 나는 꼼짝도 하지 못했었다.
짝꿍을 바꿨다. 백현이는 책가방을 들고 자연스럽게 향한다. 내 앞자리가 아닌 다른 여자아이의 옆자리로.
선생님께 바꿔달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앉아 옆자리 여자아이의 인사에 대답을 해주고는 책상에 얼굴을 그대로 묻는다. 잠깐 머리를 만진다고 고개를 뗀 백현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백현이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내려앉는다 마음이.
여름 날의 창가자리는 정말이지 곤욕이 따로 없었다. 하필이면 창가자리에 걸린,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책상에 늘어져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선풍기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몸도 뜨겁고 눈도 뜨거웠다. 집에도 따로 가서 한마디도 하지 않은 어제 밤, 백현의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렸지만 끝내 백현은 나오지 않았다. 문 건너 편에서 약하게 흐느낌
소리가 들렸던 것도 내 착각이었을까. 괜시리 서글퍼졌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 알 턱이 없었던 나는 오늘도 백현과 냉전 중이다.
짝꿍 경수가 물어온다. 싸웠어? 나는 힘 빠지게 웃고는 어깨를 들썩인다. 경수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는 또 눈이 뜨겁다. 경수와 백현이가
겹쳐 보여서 말이다. 그 때 나에게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진다. 변백현이다.
" 더위도 많이 타면서 무슨 창가자리에 앉아. "
백현이는 내 앞자리에 앉더니 어느새 살랑 살랑 거리며 작은 시원한 바람을 일으킨다. 머리카락이 그 시원한 바람에 이끌려 날린다. 백현이는 익숙하게 그 손을
뻗어 내 머리카락을 넘겨준다. 분명히 시원하지만 내 눈은 뜨겁다. 마음도, 뜨겁다.
오늘도 백현이의 방은 닫혀있다. 나는 여전히 머뭇거리다 결국에는 문을 두드린다. 백현아. 조그맣게 불러봐도 건너 편 방 안에는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안자는 것을 분명히 알
고 있다. 나는 문을 더 크게 두드렸다. 백현이를 부르는 목소리도 더욱 커졌다. 귀를 막고 있는 건지 백현이는 아무 대답이 없다. 나는 결국 참다 참다 눈물이 터져나왔다. 등을
돌려 백현이의 방문에서 떨어져 걸었다. 그 때 거칠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잔뜩 화가 나 보이는 백현이가 내 눈 앞에 서있다. 눈가가 빨개 진 백현이. 눈에 물기가 서린 백현이.
" 니가 왜 울어. 속상한 건 난데. 니가 도대체 왜 우냐고. "
" 네가 뭐가 속상한데? 여태 먼저 가버리고 말도 않고 변한건 너야. 그런데 갑자기 와서 잘해주고 너 도대체 왜그러는건데? "
내 말에 백현이는 입을 열려다가 꾸욱 다물고 만다. 입을 앙문 백현이가 눈을 내려깔고는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간다. 이대로 가면 영영 백현이를 놓칠 것 같아서 나는 다시
달려가 백현이의 등을 안는다. 백현이의 몸이 크게 흔들리더니 다시 굳어진다.
" 정말 최악이다. "
백현이의 말에 나는 그대로 손에 힘이 풀리고 만다. 그대로 문이 닫혀버리고 나는 멍하니 백현이의 문만 바라보고 있다.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한참을 울었다. 백현이가 조금이라도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못된 마음에 소리내어 엉엉 울기도 했다. 그래도 백현이는 절대 나오지 않았다.
악이란 악은 다 쓰고 진이 빠져 잠들기 직전, 그 때 내 방 문이 열렸다. 여전히 발소리는 백현이다. 내 침대에 자연스레 앉아 내 머리카락을 넘겨준다. 그리고는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한참을 쓰다듬고 매만지던 백현이는 자신의 얼굴에 마른 세수를 하고는 약하게 앓는 소리를 낸다. 고개를 푹 숙인 백현이의 그림자가 유난히 작아보인다.
나는 널 좋아해, oo아. 이 마음이 언제 적 부터 인지 나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 아주 어릴 적 부터였나? 그랬을 거 같다. 어릴 때부터 넌 너무 예뻤으니까.
하지만 난 너를 갖지 못해. 너도 알지? 우리는 남매잖아. 그 남매라는 말이 내 발목을 잡아 너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해. 답답한 맘에 요 근래 너를 피한건 미안하게
생각해. 난 지금도 반성하고 있어. 우리가 세월이 지나면 다 끝날 얘기라고 사람들은 떠들어 대지만, 나는 그 말이 믿기질 않는다.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이 정말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될까? 그럼 너를 좋아하던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니가 아닌 다른 여자를 안고 그 평생을 살아가는게 나는 너무 죄스럽다. 너를 잊을 수가 없어.
결국 눈물을 터트리고 마는 백현이에 나는 결국 몸을 일으켜 백현이를 안았다. 백현이의 눈이 커지며 나를 떼어놓으려고 해도 나는 백현이를 붙잡았다. 멀어지려는 백현
이와 그런 너를 잡는 나. 이 웃긴 관계가 백현이가 말하던 최악 인 거일 지도 모른다.
" 끝내자 우리. "
내 말을 끝으로 나는 백현이에게 입술을 부딪혔다. 남매일 때가 아닌 더 짙은 입맞춤으로 백현이는 눈을 감았다. 내 윗옷을 들추었다.
정사가 끝나고 나와 백현이는 침대에 함께 누웠다. 나에게 팔베개를 해주며 내 이마에 입을 맞추어오는 백현이를 나는 다시 한 번 목을 껴안고 입술에 내 입을 맞추었다.
짧게 끝난 입맞춤이었지만 백현이의 얼굴에 흐르던 물기를 나는 잊을 수 없었다. 나는 그리고 꿈을 꾸었다. 손을 들어 백현이의 뺨을 훑었다. 백현이의 뺨에서 흐르던 물
은 나에게 뚝 뚝 흘러 내려 커다란 강을 만들어 나를 익사시켰다. 나는 허우적 댔다. 백현이의 얼굴은 점 점 멀어지는데 나는 백현이에게 손을 뻗어도 갈 수 가 없다. 최악이었
다.
눈을 뜨니 내 옆에 있던 백현이의 온기는 없었다. 이미 식어진 내 옆자리의 시트는 언제 누군가가 왔다 간 것 처럼 구겨짐 없이 펴져 있었다. 나는 눈물에 말라버려 뻑뻑해진 눈
을 애써 비벼내고는 몸을 일으켰다. 화장실에 가도, 거실에 나와도, 백현이의 방에 가도, 그 어디에도 백현이는 없다. 나는 끊임 없이 요동치는 마음에 천천히 다리를 이끌어 백
현이의 책상으로 다가갔다. 작은 종이 조각이 내 눈 앞에 팔랑 거렸다.
내 인생의 전부는 너와 함께였어. 난 널 여전히 사랑할거야. 안녕, 내 누나.
꾹 꾹 눌러 쓴 듯한 삐뚤빼뚤한 못생긴 글씨체에 사랑 이란 글자에 번진 연필자국이 내 마음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백현이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욕조에 천천히 물을 받았다. 그 욕조에 물을 받으면서도 얼마나 울었는 지 모른다. 어릴 적의 나와 백현이가 목욕을 하던 그 모습이 눈 앞에 아른 거려서 그 시야를 없애려
고 무던히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욕조에 머리를 기대어 나약하게 우는 수 밖에 없었다. 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커터칼과 마지막으로 남은 백현이의 사진.
나는 손목을 그었다. 한 손에는 백현이의 사진을 들고, 그리고 천천히 욕조에 들어갔다. 몸을 기대어 누워 물에 몸과 얼굴을 담구었다. 손목이 욱신거려 아프다.
피는 울컥울컥 물을 빨갛게 적셔온다. 점점 퍼져 비릿하게 퍼져오는 피의 내음 그리고 숨이 막힐 듯한 고통 하지만 손에 쥔 백현이의 사진은 놓을 수 없었다.
나는 흐릿해져 오는 시야에 손에서 빠져나와 내 눈 앞에 떠오르는 백현이의 사진을 보며 생각한다.
그 때 백현이의 눈물에 익사한 꿈은 정말로 꿈이 아니었구나. 눈 앞에서 웃고 있는 백현이를 보며 눈을 감는다. 안녕, 내 동생. 변백현
| 작가의 말 꼭 읽어주세요 |
백현이 스페셜 입니다! 죄송하지만 백현이 시스콤 썰은 이 이야기를 끝으로 끝내게 되었습니다 ㅠㅠ 경수글은 쓰고 싶었는데 시간도 없고 죄송하지만 못쓰게 되었습니다 기대하신 독자님들에겐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이야기를 많이 구상하다 보니 아련한 이야기 쪽으로 쓰고싶었어요 근친상간 이야기는 거의다 불맠인데 저는 아련한 백현이를 쓰고싶어서요 마지막으로 읽어주신 독자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시간이 된다면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암호닉 분들 제가 많이 사랑해여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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