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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그소리를 들었을땐 마차에서 튀어나온 고삐풀린 망아지가 난동을 부리는 소리인줄로만 알았다.

그 소리가 점차 가까워질땐 건장한 성인남성들이 투박한 주먹을 서로에게 겨누며 격한 쌈박질을 하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내 앞에서 멍하니 서있는 칠장이의 한쪽 얼굴 - 왼쪽 눈과 귀를 포함한 - 이 작은 쇠조각에 의해 순식간에 날라가는 것을 보고서야 나는 알아차렸다.


이번 타겟은 분명 우리 마을인것이라고.




-




밝기만한, 심지어는 투명한 구름이 가득 매워진 하늘아래 풍기는 냄새들은 그와 어울리지않게 끔직히도 지독하기만 하다.

갑작스레 울리는 뜨거운 소음에 공포심과 경멸이 뒤섞여 온몸을 감싸매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명소리와, 그를 따라 울리는 둔탁한 격파음.

비가 내리듯 내 주위를 오가는 작은 돌맹이들과 찌그러진 고철들은 그들의 필사적인 저항을 통해, 아직 살아남은 자들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평화롭기만한 마을에 돌연 나타난 이들은 무자비하게 보이는대로, 닥치는 대로 모든걸 쓰러트리기 시작했다.


모든 집들은 낮임에도 불구하고 온몸에 홍조를 띠우면서 타올라 사람들을 끌어안았으며, 그로인한 댓가로써 바닥에 흐르는 검붉은 자욱들은 점점
굳어간다.

아이들이 몇번 씹다버린 껌딱지 마냥 보기싫게 들러붙은, 그 잔인스럽고 진득한 것들 위로 사람들이 이리 치이고 저리치여 한군데 뭉쳐졌다.



끄억-끄억



대뜸 들리는 소리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길을 오다가다 몇번 본적이 있는 어딘가 낯익은 모습의 아주머니가 누워있다.

아랫턱이 뭔가에 부딪혀 날라가버린 모양인지 온전한 말을 하지 못하고서 말이다.


내 바짓자락이 생명줄이라도 되는지 꽉 붙든채 고개를 흉측하게 꺽어 나를 올려다보는 모습이 부자연스럽다.

다리한쪽은 이미 흔적도없이 사라져있고, 팔은 너덜너덜한 것이 바람이 숭숭 잘만 통할것같았고, 복부와 가슴께는 갈기갈기 흉터가 나 울긋불긋 하다.

항상 매고다니시던 앞치마는 목에거는 부분에 프릴만 남겨진 채 덜렁덜렁.


뭐가 그리도 간절한 것인지 아무리봐도 호흡 조차 힘들어보이는 몸을 가졌음에도, 내게 도움을 요청하는 꼴을 보니 잔인한 그것에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이 생겼다.

내 눈을 겨우겨우 맞추며 꿈벅꿈벅.

알아들을수없는 말들을 토해내며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댄다.


그에 눈을 맞춰주기위해 몸을 아래로 숙였다.

아래로 숙이자 뭔가 잘못된 것인지 온몸을 더 격렬하게 이리저리 튕겨댄다.



"아..."



그제서야 나는 내가 이 아줌마의 손가락을 밟고있었다는것을 깨달았다.

알고나서 바로 곧장 발을 떼긴했지만, 원체 온전치못했던 것이었기에 그것은 그녀의 몸에서 이미 분리된 후 였다.


잘린 손가락을 한번.
아주머니의 얼굴을 한번.

나와 다시 눈이 마주쳐지자 몸을 떨며 움직임을 보인다.

그에 귀에대고 작게 소근거렸다.


"왜 나한테 왔어요. 좀더 나은 녀석한테 가서 매달리지."

내 말에 그녀의 몸부림은 더욱 심해졌다.


마지막 발악이라고해봤자 볼품없는 몸을 흔들며, 온전치 않은 발성기관으로 알아들을수없는 짐승같은 소리를 내는것이 전부였지만.

끝끝내 '살려달라' 는 말한마디 제대로 하지도 못한채,  소리는 더이상 나지않았다.


결국 흔들리던 작은 움직임조차도 멎고, 잡혀있던 내 바지밑자락도 얼룩하나만을 남기고 다시 자유로워졌다.


숨을 쉬지않는데도 불구하고 눈을 뜬채 잠든 그녀.

하늘을 향해 바라보고있는 아주머니의 시선을 따라 나도 똑같은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람이 불고있는것인지 파란 하늘속을 항해하고있는 하얀 구름들이 보인다.

어릴적 나의 장래희망이 구름 이었던것이 떠올라 잠시 생각에 잠기곤 다시 눈동자를 다른곳으로 굴렸다.





언젠가부터인가 시작된 비극.



"대왕 표지훈 만세!"
"대왕 표지훈 만세!'



얼굴한번 본적도없는 그를 원망하기시작한것도 그 점에서 부터일터.



깨끗했던 거리는 비릿한 썩은 고기냄새들의 축제가 되었고, 거리에 쓰레기처럼 나뒹구는 것들의 작은 움직임들은 그것들에 가려져 완전히 흐릿해졌다.



난 그저 가만히있었는데.

딱히 잘못한 일도 없는것같은데.




아주머니의 눈을 손으로 감겨주고서 발을 뗏다.

하나 둘 셋.



몇발자국 떼지 못한곳에서 어느 한 병사와 마주쳤다.


온몸에 철갑을 두른 그도 나를 본것인지 서서히 내게로 다가온다.

전쟁이란 틀린그림찾기 게임속 나는 분명 다른 이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틀려'있었고, 그때문에 지게 거칠고 빨갛게 온몸에 표시를 덕칠한채로 바닥에 뉘어져
같은 그림이 될것이다.

나는 그것을 너무도 잘 안다.



내겐 친구도 없고, 지인도, 가족도없고 그 흔한 사람들 사이에서 그것들을 소유할 기회조차 없던 나에게 남겨진것은 아무것도없었다.

늘상 해오던 생각이, 지금당장이라도 죽을수있다면 그것이 좋겠다는 것 이었다.

그런데 막상 그 문턱에 발을 서니, 아주 조금은.


겁이 나려 한다.


하지만.


지붕밑 기대어 왼쪽가슴에 구멍이 뚫린채 눈을 감고있는 붉은옷의 아저씨.

달리던 말들의 발굽에 밟힌 듯, 무자비하게 바닥에 뒹굴러져있는 땋은 머리의 어린 소녀.


눈에 들어오는것이라곤 그것뿐인 사이에서 이제 내가 어떻게 될것인지 뻔히 보이는데.

죽음을 피해보려 도망가는것은 내자신이 병신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일것이다.



일부터 다리를 절며 철컥 대는 갑옷의 소리를 내 공포감을 조성하는 눈앞의 병사.


이 상황에 뜬금없게도 환히 빛나는 햇살.

그것이 마주쳐 번쩍 빛나는 병사의 손에 들린칼.

그에 눈썹 한쪽을 찌푸렸다.


그러자


" 니 무섭지?"

조롱하듯 조소를 한껏 띠운채 날 내려다보는 꼴이 아니꼽기 그지없다.

어차피 저도 몸에 두른 철갑을 제외하면 초라한 벌거숭이에 불과하면서 가오를 잡아대니,

아마 투구 속 깊게 숨겨진 얼굴위 한쪽 입꼬리는 어설프게 대각선으로 찌푸려져있을것이라고 속으로 읊조렸다.



언밸런스하게도 질문에 대한 내 대답대신 바람을 타고 울린건 이름모를 철새의 울음소리였다.

짹-짹



새들은 아직도 나무틈에 숨어 이리도 지저귀는데 난왜 그들처럼 될수없을까.

너희들의 목소리는 도대체 왜 어떻게해서 그리도 아름다울수있는 것이냐.


비릿한 골목 마다를 장식하며 울리는 새들의 울음소리는 여태 들었던 어느 짐승들의 것보다도 가장 듣기 좋은 것이었다.

달콤한 사탕을 기다리는 동글동글한 눈매의 어린 소년같은 분위기의 그 소리는 멈추지않을것같다가도 이내 곧 멈추고말았다.


활기의 조각이 멈추고, 바람이 나와 부딪혀 머릿결이 날리고서 시간이 존재를 나타낼쯤이 되어서야 나는 입을 열수있었다.


"내가 왜?"

철컹-



손목이 순식간에 엉키고 내 몸을 뒤집혀 바닥에 뒹굴러졌다.

손은 어느새 수갑이 채워진 채였다.



"대왕 표지훈 만세!"

병사는 내 등위에 올라타 두손을 깍지껴 잡은후 위쪽을 향해 높이 치켜올려 이리저리 흔들어 댄다.

더러운 이름을 입에 올리며 만세삼창을 올리고있고, 허리와 머리를 동시에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며 그 징한 표지훈을 찬양하고있다.


소문으로만 듣는 사이비종교의 열혈신자마냥 정신나간듯한 모양새의 거짓 토악질이 나온다.

내 옆과 머리맡을 가득채운 온갖 살점들과 손가락,발가락, 팔다리들을 보았을때보다도 더욱 역겨운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만든것이기에.




바닥에 머리를 박고 얼마나의 시간이 지났을까.

멀지않은 곳에서 낡아빠진 수레의 삐그덕거리는 소리와 발굽소리가 다그닥 하고 울리기시작했다.

내위에 올라타있는 이 몸뚱아리도 그소리를 들은것인지 표정이 금새 바뀌어 소리를 지르며 저의 동료들을 불렀다.


대왕 표지훈님의 장난감으로 어울릴만한 아이를 찾았다는 것도 있지않고서 말이다.


난 그들의 왁가지껄한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떳을때, 난 내 침대에 누워 "기분나쁜 꿈을 꾸었다' 고 혼자 중얼거릴수있도록.













(#@1화는 변한 부분이 그다지 없어요. 그냥 단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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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헐 너무좋아요 와 진짜 찬해라는거 올라오자마자 헐뭐야 뭐야 뭐지 이러고 와 작ㄱ가님 기뻐서 이불박차서 춥습니다 사랑합니다 아흑........눈물난다 만세 대왕작가님만세...
9년 전
독자2
진짜 찬해ㅠㅠㅠㅠㅠ제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렇게 다시 돌아오니까 완전 좋아요ㅠㅠㅠㅠㅠㅠ작가님 만세ㅠㅠ
9년 전
독자3
헐 ㅠㅠㅠ 작년에 이글보고 너무좋았던기억이나네요ㅠㅠ 작가님 다시 돌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ㅠㅠ 잘읽구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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