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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찌코 전체글ll조회 972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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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 묻혀버리는 중년의 여성과, 그녀의 주름진 손을 꼭 붙든 작은 소녀.

울다 지친것인지 그저 바닥에 볼을 붙인채 입으로 숨을 헐떡 헐떡.

거친숨을 내쉰다.





그저 장난감으로써 사람을 다루는 표지훈의 눈은 검은색으로 짙게 덮여있었다.

속을 절대 보여주지 않겠다는 듯이.


햇빛이 강하게 쬐여도 제앞에 펼쳐지고있는 잔혹한 게임에서 눈을돌려 표정 한치 어긋나는 일 없다.




오히려 재밌다는듯.



더, 아파하고 비명질러라.

고통스러워 해라.


꼭 그렇게 말하고 있는것같다.



흙바닥 정중앙에서, 어느덧 팔하나와 다리 하나 반을 잃은 아저씨는 다음에 다가올 호랑이의 이빨을 기다리며 그저 허탈한표정으로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고있었다.


마지막 모래와

마지막 구름

마지막 소리는 물론이요


마지막 가족.



아저씨의 고개는 내쪽을 향했다.

나를 잠시 원망섞인 눈으로 바라보나 싶더니, 이내 곧 자신의 처와 자식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풀린 두쪽의 눈이 한 곳으로 정확히 맞춰졌을까.


그의 아내가 되는 여자도 그와 눈이 마주쳤는지, 악에 바쳐 소리를 지르기시작한다.




살려줘.





참 불공평하게도 그의 마지막으로 멀쩡하게달려있던 목이.

그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울리기 전에 비명이되어, 함께 떨어져나가버렸다.


잘근잘근. 

날카로운 송곳니로 아작을 내는 호랑이의 입은 결혼을 앞둔 새색시의 화장된 입술마냥 붉게 칠해져버렸다.

턱을 타고내려오는 그 벌건 액체는 어느새 그 아래로 뚝뚝 흘러내려, 지금내옆에 쓰러져버린 두여자의 모습과 같은꼴이 되어버린지 오래.


사람들은 기계적인 박수를 치고, 표지훈은 그렇지않은 박수를 쳤다.


정말 지독하다.




얼굴에 남들과 다른 행복을 가득 흩뿌려놓고서, 진심으로 즐거운 듯.




차라리 저게 가식이라면 좋으련만.





순진한 짐승의 배가 점점 부풀어오른다.

털로 가려져 있는 저 안엔 얼마나 많은, '아저씨' 들이 있고 , 있었고, 앞으로 있어질까.

내 순서는 언제 올까.



모든게 허탈해져 그저 웃음이 나왔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 머리를 밤새 돌렸던 일을 생각하니, 그저 그것은 시간을 가장 멍청히 버리는 짓임을 깨달아버렸다.

그래서, 검은 머리 남자도.

날 그렇게 놀려대던것이었을터.



이 사람들 눈엔 내가 얼마나 병신 처럼 보였을까.

어린아이가 몽당연필 하나를 들고 간단한 산수문제를 붙들고있는 모습이었을까.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여기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이곳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못하다.


"하...하..하아"


잠들기 전 마음속으로 꼭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던 내가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어제 그 사내가 왜그리도 웃어제꼈는지.

지금에서야 알았다.






나는

여기서

나갈수가

없다.












조용해진 경기장.

표정없는 이들의 박수도 멎은 이곳은 삭막하기 그지없었다.


오직 나의 웃음소리 만이 텅 비어버린 소리를 채울 뿐이었다.






"하..하 그래, 좋아."


주먹을 움켜쥔 나의 손바닥에는 크고 작은 모래 알갱이들이 박혀 들어왔지만, 나는 아무것도 느낄수가 없었다.



마치, 이 기분은 십삼년 전 그날과 같다.

내가 모든 것을 잃기 시작한 그 날.






머리속을 가득 채우는 그날의 악취와 흔적.

인간이라는 동물은 내 생각보다 너무 뛰어나서, 기억을 너무 잘하고.

인간이라는 동물은 내 생각보다 너무 멍청해서, 기억 하나 지울수가 없다.




웃음이 멈추고, 땅에 쳐박혀있던 시선을 들자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의 수는 셀수가 없었다.


모든 반짝이는 것은 나를 향해있다.

태양과, 눈빛 그리고.


병사들의 창과 표지훈의 와인잔.









호랑이는 이미 우리로 들어갔을텐데, 경기장 가득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흥분.


바로 그것 이었다.



"저 자를 가운데로 끌고 오너라"




창은 거둬지고, 대신 강한 손길이 나를 잡아당겼다.



배려따위라곤 전혀 보이지않는 그 손길 속에서 내 입엔 먼지와 흙이 들어왔다.

그중 몇몇은 눈에도 들어갔으며, 살갗을 긁기도 했다.


그렇지만 피는 나지 않았다.




나는 경기장 구석에 있었고, 경기장은 넓었기에 한참을 끌려가도 끝이 없었다.


그러다 큰 돌부리에 걸려 몸이 덜컹이고 나서야 표지훈의 요구를 만족시켰다





콜록 콜록.

갖은 먼지들로 덮여버린 호흡기를 털고서 나는 표지훈의 눈을 마주했다.




"뭐가 그리 좋으냐"



표지훈이 내게 한 첫 말 이었다.



"..."






"뭐가 그리 좋으냐고 물었다. 혹시, 귀머거리 인 것이냐"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어떤 것이 좋아서 좋다고 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깨닳았음에 뱉은 말 이었기에.





"다시한번 묻는다. 무엇이 좋은 것..."

"저는 좋아하는 것이 없습니다."



계속 대답을 하지않는다면 입을 뗄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저는 그저 깨닳았을 뿐 입니다."






표지훈의 눈빛이 바뀌었다.


방금까지 흥분 이었다면, 흥미로.




호기심이 가득하다.





그는 손가락 사이에 끼인 와인잔을 들어 한모금 입에 가져다댔다.

그의 목젖이 한번 꿀렁이고, 입술 사이로 미처 들어가지못한 와인 한방울은 옆으로 조금 새어나온다.


몸을 가린 천으로 그것을 닦아내고서, 표지훈은 와인잔을 들고있지않은 손으로 턱을 괴고서 물었다.



"무엇을"





그리 큰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이 주변에 분위기는 얼어 붙은 것 같았다.


사람들은 모두 그 목소리를 들었고, 나의 대답을 기다린다.





나는 대답했다.





"저는 이 곳에서 죽습니다. 그러니, 어서 저의 육체가 아닌 정신이라도 자유롭게 해주시지요"

























-





아프다.

아프지만 웃었다.



이 웃음이 끝나면, 이제 나도 끝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웃었다.

울음은 질리지만 웃음은 그렇지 않다고.

나의 그는 말했었다.



지금쯤이면 구름하나 잡아 이름써놓고, 지호야 어서와 라며 웃고있을 그.



내가 죽으면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죽는다는 것은 그를 떠올림으로써 더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보고싶었다.





그의 생각을 하니 이제는 의식하지 않아도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나를 치는 그 손또한 멈추지않는다.



한대가 두대가 되고, 지금은 마흔 몇대 정도.



그제서야 그의 힘은 멈추었다.

역시나 표지훈 그의 말에 의해서였다.



"그를 때리지말거라. 다음 잔은 그로써 채우겠다."



마지막 남은 와인한모금을 틀이켜,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그 유리잔은 텅 비어 아무것도 담지않게되어 버렸다.

툭 하고 치면 쨍 하고 햇빛을 한모금 쉬어낼 듯한 그 잔은, 왕좌 아래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내 두손엔 철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랑이 채워진다.

팔목이 다시 죄어졌다.



녹슨 쇳내가 올라오며, 코를 들쑤신다.



몸을 자유로이 움직일수가 없어졌다.

표지훈은 어느새 웃음기도 싸악 가시고서.





"자, 박수"



사람들 위 환호와 함성, 수많은 박수 속으로 나는 몸이 이끌려졌다.

그 품에 안겨, 내가 들어왔던 그 문과는 다른 문으로.

발을 내딛었다.



한 발자국 내딛을때마다 커지는 그소리들.



나도 이젠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저 죽고싶다.


죽으면, 죽는다면...





벽 한쪽에 작게나있는 문으로 몸이 들어가고, 내 그림자 마저 그 안으로 들여졌을때,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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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9.35
와 몰입갑 개 쩐다...
왜 댓글이 없죠 진짜 완전 장난없네...

9년 전
독자1
으앙ㅠㅠㅠㅠ전보다 더더더 몰입되는 글을 들고 돌아오셨어요ㅠㅠㅠㅠ 진짜 왜 댓글이 없을까요 다음 글이 엄청 기대되는데...
9년 전
독자2
헐더 좋아지셨다 ㅠㅠㅠ진짜ㅠㅠㅠㅠ계속기다리고있어요ㅠㅠㅠ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와진짜 브금도 이게더좋아요!!!! 그리고 표현력도 너무좋아지셨구요 안그래도좋았는데 진짜 빠져드네여 하하루하우항우ㅏ
9년 전
독자3
신알신ㄴ누류듀ㅜ햇어요ㅠㅠㅠㅠ진작할걸그냥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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