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준/양요섭] 무더위 02
소설속 두두는 윤두준 J는 용준형 입니다.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02
J와 내가 사귀게 됬을때, 두두에게 그 사실을 말했더니
"그 형 게이였어?"
그리고 말았다.
축하해줄것만 같던 두두가 반응이 시덥잖으니 왠지모르게 신경쓰였었다.
***
오늘은 머리를 한번 잘라봤다.
J는 나의 긴 머리를 좋아했다, 왜 일까? 내가 J의 보조개를 좋아한 것 처럼?
처음에는 거울을 보고 나 혼자서 머리를 자르려고 했다, 밖에 나가기 싫었거든.
그러다가 '역시 밖에서 잘라와야 겠네' 하고 후회한다.
J와 이별을 한 후 J가 좋아했던 모든것이 마음에 안든다.
나의 말투, 스타일 그리고 그가 좋아했던 음식조차도 그렇다.
내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운동화를 신을때 엄마가 물었다.
"아침부터 어디가니?"
"머리 다듬으러."
참 집밖이 이젠 낯설다, 너무 오랜만이여서 그런가?
J와 헤어진 후 집밖에 나올 수 없었으니깐, 혹시나 J와 마주칠까봐.
미용실은 집과 꽤 가까웠다.
머리를 자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J를 만났다.
"너 머리 잘랐어?"
나는 너무 당황했다.
이렇게 J와 길거리에서 마주칠줄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니.
평생 보지않으려고 했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나는 헤어짐을 인정하려고 했다.
그리고 도망쳤다, 바보 처럼.
"제발..제발 쫓아오지 마라.."
그런데 느낌상 J는 내 뒤를 쫓아오는것 같다.
그리고 내 목덜미를 잡았다.
J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리고 J는 숨을 헉헉 거리며 나에게 물었다.
J의 표정은 어두웠고 꽤 기분이 안좋은 눈치다.
"왜 도망가는 거야?"
J는 키가 더 큰것 같다.
잘 살고있는 것 같다.
진짜 내가 도망가는 이유를 몰라서 묻는건 아니겠지?
나는 한동안 J를 바라봤다.
똑같다.
내가 좋아한 그의 보조개와 눈빛.
내가 고개를 숙이자 내 목덜미를 잡고있던 J는 손을 놓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도망쳤다.
집으로 다시 돌아오니 머리가 너무 아프다.
방으로 들어와 침대위에 엎드렸다.
몇초뒤 방문을 열고 두두가 들어왔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확인했고 두두는 나를 보고 놀란 눈치다.
"아 미친 너 머리 왜 자름?"
지가 뭔 상관이야.
나는 나의 자른 머리를 한번 만지며, 뭘 그렇게 놀라냐고 했다.
두두는 울고있었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내 모습을 보고서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갔다.
두두는 참 눈치가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