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밖으로 소리를 내어 숨을 쉬면, 뽀얀 입김이 피어오른다. 손을 뻗어 괜히 그것을 이리저리 흐트러트리더니 발걸음을 멈추어 슬쩍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다시 허리를 숙인다.
입을 두어번 벙긋거리더니 다시 입술을 앙다문다. 굳게 다물린 입술이 꽤나 다부지다.
혀를 내밀어 바싹 말라버린 하얀 입술을 가볍게 훑고는 다시 그 붉은 혀는 입술 안으로 자취를 감춘다.
황국(黃國) 도독주군사(都督州軍事) 오진원의 외동아들
황국(黃國) 승상(丞相) 김준후의 금지옥엽(金枝玉葉) 막내딸(18)의 호위무사
오세훈(17)
"언제까지고 내가 호위무사일 수는 없는거니까."
[EXO/민석준면찬열경수세훈] 인연(因緣) 15
[명사] 1.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2.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
-이어지는 글입니다. 1편부터 보고 와주세요 제! 발!
"오라버니."
"늦었구나. 기다리고 있었다."
"어찌된 이유로 찾으셨습니까, 긴히 하실 말씀이라도,"
급하게 문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방 안으로 들어서면, 고개를 들어올려 나와 시선을 마주하고는 싱긋이 웃어보이는 당정한 얼굴이 보인다.
날 찾은 연유가 무엇이냐 하는 내 물음에 슬쩍 눈썹을 찡그리며 단정한 얼굴을 무너뜨린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듯 손을 들어 눈썹을 긁적이더니 살짝, 가볍게 나직한 한숨을 토해내며 손을 내려 무릎 위로 얹어놓는다.
"아가,"
"예?"
"어찌 너는 나를 마주할 때마다 특별한 연유를 찾느냐."
"그게 무슨,"
"어찌 되었든 나는 너의 오라비가 아니냐."
아직도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멍한표정으로 눈을 끔벅거리며 자리에 앉아있기만 하자 푸흐흐 소리를 내며 웃어보이더니 나에게 다가와 다정한 손길로 머리를 흐트러트린다.
한참동안 손으로 내 머리를 부비며 장난을 치더니 이내 손을 내려놓고 다시 나와 눈을 마주하고 싱긋이 웃는다.
"그리 긴장한 표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편히 있거라."
"아, 송구합니다."
"어찌되었든 나는 너의 오라비가 아니냐,
내가 아무리 발버둥친다 한들, 어찌할 수 없는것이 아니냐."
"오라버니-"
싱긋, 다정한 웃음을 머금고 뱉어내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괜히 내 속이 쓰려서 오라버니의 말을 잘라야만 했다. 역시나 나는, 이기적인 아이였다.
내 다급한 부름에 또 다시 한번 싱긋이 웃어보이더니 입을 벌린다.
반쯤 벌어지다 만 붉은 입술 틈새로 한숨이 한줄기 흘러나오더니 뒤이어 약간은 얇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가, 내가 너에게 큰 짐을 지어준 것만 같구나."
"오라버니, 저는,"
"사랑해 마지않는 어린 누이에게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참으로 못난오라비가 아니냐."
"그렇지 않습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새 울음이 터졌는지 여린 목소리 한가득 물기를 베어물고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는 제 누이 동생을 바라보던 준면이 팔을 뻗어 아이를 끌어안았다.
아직도 네 얼굴을 보기만 하는 것으로 나는 이리도 황망한 기분에 휩싸이는데, 이리 너를 끌어안기라도 하면 심장이 터질듯 한데, 나는 너를 정인이라 부를 수도 없구나.
"아가,"
"어찌 그리 부르십니까,"
"어찌 그리 눈물을 보이느냐."
"오라버니의 탓입니다, 오라버니께서,"
급기야 작은 손으로 엉성하게 작은 주먹을 말아쥐고는 제 어깨를 콩콩 때리는 제 정인의 유약한 몸부림에 제가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준면은
그저 아이의 작은 머리통을 손으로 감싸쥐어 제 어깨에 기대게 했다. 작게 들썩이며 눈물을 토해내는 몸을 다독이며 준면은 속으로 한숨을 집어삼켰다.
아기새가, 내 곁을 떠나려 하는구나.
"그리 울어대다간 몸에 힘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으,흑,오라,오라버니께서,"
"무엇이 그리 급해 오라비를 그리 찾느냐, 다급해하지 않아도 좋다 아가."
아가-하는 여전히 다정하기 짝이 없는 그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아 귓바퀴 속으로 숨결을 불어넣는듯 하다.
그 착각에 몸이 간지러운듯해 몸을 바르르 떨면 등을 껴안으며 다부지게 내 몸을 지탱해오는 손길에 안심하며 몸을 내맡긴다.
급작스럽게 안겨오는 몸에 당황했는지 움찔하던 오라버니의 몸이 다시 나를 감싸 안아온다.
"고개를 들어 보아라,"
"얼굴이, 엉망이 되어,"
"분명 말하지 않았느냐, 네가 어떤 얼굴을 해도 내 눈에 그것이 못나 보일 리가 없다."
다른 남자가 내뱉았다면 분명히 낯간지럽기 짝이 없었을 그런 말이, 어째서인지 저 남자의 입을 거치면 그렇게 애잔한 말이 되는지, 도통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날 끌어안고 있던 팔을 풀고는 양 손으로 내 볼을 감싸 내 얼굴을 들어올리더니 시선을 마주하며 싱긋이 웃는다.
오라버니의 웃음은, 다른 아이들의 웃음과의 다르다. 세훈이와도, 민석이와도, 경수와도, 정혼자라는 찬열이와도 다른 형상이다.
붉은 입술은 가느다랗게 변하고 입꼬리 뿐만이 아니라 입술 전체가 곡선을 그리며 길게 휘어진다. 하지만 그 입술 사이로 하얀 이는 절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얇은 입술은 예쁘고 다정한 곡선을 그려낼 뿐 절대로 제 자리를 양보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모양을 변화시킬 뿐이다.
"오랜만에 어린 아이로 돌아간 듯 하여 기분이 이상하구나."
"놀리시면,윽,흥,밉습니다."
푸흐흐 웃음을 터트리며 또 눈을 접어보이며 싱긋이 웃는다.무릎걸음으로 나에게 한걸음 더 다가와 시선을 마주한다.
내 눈을 빤히 바라보는 그 다정한 눈길에, 괜히, 얼굴이 붉어진다.
손을 뻗어 내 볼을 만지작 거리더니 이내 그 손이 귀 근처로 올라와 귀를 만지작거린다.
"아가,"
"예?"
"네 옆에 있을것이다."
"무슨,"
"네가 어디에 가도 나는 네 곁에 있을 것이다."
"진심이십니까?"
"어린 동생에게 괜히 농짓거리를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
아무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면 손을 뻗어 다시 제 품에 나를 집어넣는다.
따뜻하게 몸을 감싸오는 팔에 기대면 내 허리를 감싸안고 가볍게 내 몸을 들어올려 제 무릎 위에 내 몸을 올려놓는다.
놀라 몸을 바르작거리면 킥킥대는 소리를 내며 웃더니 귀 근처로 입을 가져가 귀를 슬쩍 깨문다.
"아!"
"두번은 말하지 못할지도 모르니 잘 듣는 것이 좋을듯 싶구나."
"무엇을 말입니까?"
"너를 불편하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알고, 있습니다."
"네가 내 마음이 불편해 그리 나를 피한다면, 내가 대신해서 네 곁을 떠날테니 그리 애써 나를 피하지 말거라."
"그러시지 않으셔도,"
"쉿, 오라비의 말을 끝까지 듣거라."
다급하게 오라버니의 말을 끊으면 귓가에 바람을 불어넣으며 쉿, 하고 속삭이더니 귀에 슬쩍, 가볍게 입을 맞춘다.
따뜻한 감촉에 몸을 슬쩍 움츠리면 내 허리를 양팔로 감싸안는다.
몸에 힘을 풀고 편안히 안기면, 읏차-소리를 내더니 내 몸을 붙잡은 팔에 힘을 주고 몸을 끌어올린다.
"나는, 언제고 너를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오라버니와 저는,"
"그런 말이 아니다.
네가 언제고 돌아올 수 있도록 너를 기다릴 것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오라버니의 말에 대답을 않고 고개를 푹 수그리면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다정한 손길에 고개를 돌려 오라버니와 시선을 마주하면, 다시 싱긋이 웃어보이며 나와 시선을 마주한다.
마냥 다정하기만 한 그 웃음과 눈길에 괜히 웃음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꾹 깨물었더니 손가락으로 입술을 톡톡 친다.
"돌아올 곳이 필요하면, 언제든 돌아오거라."
"오라,"
"내가 너의 둥지가 되어줄 것이다."
머리를 쓸어넘기며 다시 씨익 웃어보이는 그 말간 얼굴에, 괜히, 괜히, 눈물이 새어나온다.
이 사람 앞에서는 매일 질질 울기만 하는구나, 정말이지 병신이 따로 없다 스스로 자책하는 찰나, 내 눈두덩이 위로 입술이 떨어진다.
어찌 이리 마음이 약한지, 제 말 한마디에 그새 눈물을 보이며 볼을 붉히는 제 누이 동생의 모습에 준면이 아이의 볼을 감싸쥐었다.
목울대가 크게 일렁이도록 침을 꿀꺽 삼킨 준면이 제가 붙잡고 있는 제 누이 동생의 얼굴 가까이 제 얼굴을 가져갔다.
그러고는 축축히 젖어들어간 붉은 눈가 위에 입술을 떨어뜨린다.
바르르 떨리는 작은 제 정인의 몸을 감싸안고는 눈 위로 떨어뜨렸던 입술을 금새 가져와 동글동글한 콧잔등 위로 떨어뜨린다.
콧잔등 위를 따라 계속해서 이어지던 입맞춤이 잠시 멈추더니 볼을 감싸쥐고 있던 손을 내린다.
그 손이 있던 자리를 이제는 입술이 대신해 자리를 꿰차고 그 자리를 유영한다.
갈 곳을 잃은 손은 제 정인의 몸을 끌어안는다. 조심스럽기만 한 그 손눌림이 눈물겹기 짝이 없다.
양 볼에 떨어졌던 입술이 다시 들어올려지며 잠시 머뭇거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반쯤 벌어진 입술이 마찬가지로 반쯤 벌어진 붉은 빛을 띤 제 정인의 입술 위로 떨어진다.
가볍게 떨어졌던 입술에 힘을 주어 입술을 내려찍자 입술 모양이 뭉개져 본래의 형체를 잃는다. 준면의 눈가가 붉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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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20)
"새가 자유롭게 날기 위해서는, 둥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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