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나와서 모르겠는데?]
"대체 넌... 어쩜 그렇게 날 버리고 가냐!"
[그럼 어떡하냐! 쪽팔려 죽겠는데... 너 이제 술 먹지 마라... 너 심지어 남자한테 여자라고 한거 아냐? 어흐... 자기 좀 꼬시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질 않나....]
"좀 말리던가..."
[내가 안 말렸냐! 어! 안 말렸어!?]
말렸지.... 근데 그땐 안 들렸다구ㅠㅠ 내가 본 정국이 새 여친도... 잘못 본 거였어...? 것도 남자라고...? 술 먹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짓을 하다니...하....
"나 이제 어쩌지?"
[뭘 어쩌냐 싹싹 빌어야지]
"빌었지..."
[근데?]
"내가 뭔 큰 잘못을 했나봐.. 엄청 화났더라고..."
[기억 좀 해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나... 아무것도 진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 야, 나 뭐 주사 같은 건 없냐?"
[주사? 음....너 취한 게 손에 꼽을 정도라.. 하나 있다!]
"뭐?"
[사람 잘못 보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진다 진짜"
[ㅋㅋㅋㅋㅋㅋ야 나 일하러 가야 돼 잘해봐라]
"꺼져라 꺼져....흑..."
호석이에게 전화를 해봤자 얻은 건 없었다... 어쩜 이렇게 기억이 한!!나도 안 나지... 전부라면 분명 태형이가 날 집으로 데리고 오는 중에도 내가 뭔 실수를 한 것 같은데... 그게 뭘까...
침대에 걸터앉아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너는 내게 최고~'
오빠네? 왜 전화했지?
"여보세요"
[어디야]
"어디긴 집이지"
[집? 기숙사?]
"어?!?"
악!!!!! 집이라니!! 말이 잘못 나왔어!! 오빠는 나 아직도 기숙사 사는 줄 아는데!!
"응응!! 긱사야 긱사!!"
[학교 앞이야 나와]
"어....? 어디라고...?"
[니네 학교라고]
대전에 있어야 될 사람이 웬 우리 학교래!!!
아무리 우리 집이랑 학교랑 가깝다고 해도 기숙사에서 나오는 것만큼 가깝진 않은데.... 시간 좀 걸릴 텐데 뭐 어쩌지!! 큰일이다!!!
"오빠... 나 지금 화장실인데... 며칠째 변비거든..? 시간 좀 걸릴..."
[더러워 죽겠네,진짜. 뭘 쳐먹길래 변비가 걸려]
"학식이 좀 쓰레기야..."
[오분 줄 테니까 끊고 나와]
"아이고!! 신호가 온다!!!"
하고 그냥 끊어버렸다... 우리 학식 맛있는데... 그게 아니고! 시간이 없다!!! 전화를 끊곤 얼른 밖으로 뛰쳐나갔다. 지하철 타고 넉넉잡아 20분 정도 걸리니까 얼른 가자 얼른..!!
아까 다 씻고 나와서 얼굴은 민낯 그 자체지... 그래도 가린다고 나름 모자도 푹 눌러쓰고 나왔다. 지하철까지 진짜 쉬지 않고 달렸던 거 같다... 하필이면 지하철도 늦게 오고...올라 타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지하철이 도착하고 제일 먼저 쌩하니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가 오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오빠..헉...너...어디... 어디야...?헉..."
[학교 앞이라고]
"학교 앞이...헉....어디야...대체...."
[대충 정문 같아 보이는데]
"아이고..헉....그면... 거기...카페...앞에...카페 보여...?"
[어]
"거기서 기다려!"
[어]
카페...! 그래! 카페로 또 미친 듯이 달렸다ㅠㅠ 내가 진짜 통학 안 하려고 이 짓을 한다...
카페에 도착하고 쭈욱 보니까 오빠가 창쪽에서 폰을 만지고 앉아있었다.
"오빠!"
"어. 왔네"
가쁜 숨을 몰아가며 자리에 앉았다. 아이고 숨차라....
"늦었다"
"어? 응...하하...늦었네..."
"긱사에서 여기까지 그렇게 머냐?"
"응! 멀어! 하필 긱사가 제일 안쪽에 있어서....근데 너 갑자기 서울은 왜 올라온 거야? 말도 없이!"
"니가 대전 안 내려와서"
"어?"
"너 종강했잖아. 근데 왜 짐도 안 보내고 내려오지도 않아"
"그..내가 말했잖아! 계절학기 듣는다구..."
"내가 대학 다니는 친구가 없어, 긱사 사는 친구가 없어. 방학 때는 계절학기 들어도 기숙사 못 산다며. 엄만 속여도 난 못 속여"
뜨끔.....하여간 눈치는 더럽게 빨라요....호석이도 여기 있고 짐 내렸다가 다시 올리기도 귀찮고 돈도 들고 해서 대충 넘기려 했더니 눈치 빠른 오빠가 알아버렸다...
만지던 핸드폰도 테이블에 탁하니 내려놓고 눈썹을 잔뜩 찡그리고는 말하는 거다...
"너 지금 어디 사는건데. 호석이네 사냐?"
"호석이 원룸이잖아..."
"그러니까 어디 사냐고. 짐은 다 어딨고. 너 대체"
"걱정마.. 잘 살고 있어..."
"그니까 어디냐고. 화낸다"
오빠 너까지 화내지 말라고.... 왜 다들 나한테 화를 내는거야ㅠㅠ 솔직하게 말하면 더 화낼 거면서...
"걍 원룸 하나 얻어서 살어"
"돈은, 어디에, 혼자?"
"뭐가 그렇게 궁금하냐!"
"말해. 나 안 내려가는 수가 있어"
"아 진짜....흐엉...돈은 엄마가 보내주시는 긱사비랑 내가 모아둔 돈이랑 합쳐서 냈고, 학교 근처에 있어. 혼자..는 혼자 살고!"
"가시나가 겁도 없이 혼자 살아,혼자 살길.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이렇게 잘 살고 있잖아?"
"....."
아.. 저 의심의 눈초리... 아무 말 안 하고 날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눈을 못 마주치겠는 거다... 그래요.. 나 거짓말치고 있어요...
"뭐....왜 그렇게 보냐..!"
"휴... 오늘은 그냥 넘어가는데 다음에 올 때는 집까지 보러 간다. 몸조심하고"
"응응!"
"어차피 들킬꺼 나한테까지 거짓말 치지 말고"
하면서 내 머리에 꽝 하고 꿀밤을 놨다. 아프다....
"엄마한테 말할꺼야....?"
오빠가 때려서 화끈거리는 머리를 문질 거리며 물었다. 말하지마... 나 진짜 1학년 때 엄청 힘들었다..? 오빠도 알잖아...?
"말 안 해. 대신 무슨 일 있으며 바로 전화하고. 그리고 이거"
하면서 주머니에서 흰 봉투를 꺼내서 내게 건넸다. 이거 받고 우리 애한테서 떨어져 뭐 이런....무슨 생각하니,나
"아껴 써"
"헐! 오빠 너 미쳤어?"
"받기 싫지?"
그럴 리가.... 안 하던 짓 하니까 놀라서 그렇지... 흰 봉투에 초록 초록~ 아름다우신 세종대왕님이 잔뜩 들어있었다!
오빤 진짜 최고야... 나 이제 너라고 안 할꺼다?
"속 썩이지 마. 그러게 진작 말했으면 좀 좋아? 서울까지 오게 만들고"
"그럼 그거 물어보려고 온 거야? 대전에서 서울까지?"
"내가 미쳤냐. 너 하나 때문에 서울에 오게. 일 있어서 온 거야"
"무슨 일?"
"말하면 니가 아냐?"
"아니...."
"이제 꺼져"
하여간 말하는 거 하고는... 내가 알기론 서울에 오빠가 아는 사람이라곤 나랑 호석이 밖에 없다. 일은 무슨. 그냥 나보러 온 거면서. 츤츤거리기는!
"오빠 바빠?"
"왜"
"있지. 요즘은 카페에서도 의무적으로 1인 1잔이다? 근데 우리 지금까지 한 잔도 안 마셨어"
"그래서 뭐"
"아까 미친 듯이 뛰쳐나오느라고 밥도 먹다 말았단 말야..."
"거기 봉투에서 꺼내먹어"
"아니 같이 먹고 가라고..."
여름방학이 끝나고 한 번도 못 봤으니까 오빠 보는게 한 4개월 만이다. 이런 말 하긴 좀 닭살 돋지만 보고 싶었다고. 나 걱정돼서 서울까지 올라왔는데 그냥 보내기가 미안했다.
"그러던가"
처음엔 좀 놀라는 눈치더니 이내 평소의 표정을 짓더라고. 오빠도 나 보고 싶었지,그치?
빵이랑 음료를 시켜서 오빠랑 우걱우걱 나눠먹었다. 얼마 만에 얼굴 마주 보고 먹는 거야....
"오빠, 온 김에 호석이도 보구가"
"먹던 거나 다 쳐먹고 말해. 그리고 내가 그 새낄 왜 봐"
"부른다?"
"걔 지금 알바 중이잖아"
"아?"
관심 없는 척하더니. 나보다 더 잘 아네, 뭐.
"너 연말엔 집에 내려와라"
"왜?"
"왜? 아주 서울에 뿌리내리지?"
"갈게..."
"가끔 내려와서 엄마, 아부지 좀 뵙고 가. 딸 하나 있는 게 맨날 서울에서 살고. 와서 애교도 좀 부리고"
"내가 왜..."
"내가 못 하니까"
대전 내려가면 왠지 다시 서울 못 올라올 것만 같으니까 그렇지... 그래도 연말이고 집에 안 들어간지도 오래됐는데 한 번은 들려야겠다.
더 있다가 가라니까 자꾸 없는 약속 만들면서 간다고 하길래 그냥 알았다고 했다. 거참 더럽게 튕기네.
버스 타고 간다길래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고 집에 가는 길에 호석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윤기형이 왔다고?]
"응"
[너 집은? 긱사는? 통학은? 너 끌려가?]
"아니야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들켰어?]
"뭐.. 반은 들키고 반은 안 들키고..."
[근데 그 형은 서울 와놓고 나도 안 보고 가냐, 서운하게]
"너 새낄 왜 보냐는데"
[쳇!! 내가 대전 내려가기만 해봐! 윤기형 보러가나!]
"볼꺼면서"
[어....]
누가 보면 둘이 형젠 줄 알겠네. 버스가 정류장에 다 도착해서 전화를 끊고 버스에서 내렸다. 정말 다 마음에 드는데 하필 집이 골목골목에 있어가지고... 추워죽겠네...
입고 나왔던 패딩을 꽉 여미고 몸은 잔뜩 움츠려서 걷고 있는데 누가 날 불렀다.
워후 윤기 파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미 남친이아니라 오빠로서 보는 윤기는 참.... 좋네요ㅠㅜㅠㅜㅠㅜ 나도 저런 오빠 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미와 윤기는... 배다른 남매니 뭐 이런건 아니구요... 맨날 김아미 김아미 거리다 보니까 이게 편해져서... 그렇다고 윤기 성을 김씨로 바꾸자니 그건 말이 안되잖아여!?
윤기 성이 민씨가 아니라니!! 윤기는 역시 민윤기죠ㅠㅜㅠㅜ 그래서.. 그 점 양해부탁드립니다...ㅠㅠㅠㅠ
왜 올리다보면 인물 집중편이 나오는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모르겠네요.. 다음엔 태형이가 많이 나오길 빌며... 저는 그럼!!!
♥♥♥♥♥♥♥♥♥♥암호닉♥♥♥♥♥♥♥♥♥♥
모카님♥ 런치란다님♥ 민슈가님♥ 권지용님♥ 단미님♥ 기화님♥ 스웩님♥ 랩모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