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미!"
멀리서 손을 흔들고 있는 호석이가 보였다.
"야! 너 치마 입은거야!? 대박. 왜!?"
그러게. 글쎄, 김태형에 대한 반항심 때문인가. 어떤 거에 대한 반항심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오늘 너 거덜 내려고"
"야... 좀... 참아라... 이 오라버니가 오늘 쏘려고 나오긴 했는데...."
"짠돌이 새끼. 어디 갈래? 지금 밥 먹기는 좀 이른데"
"영화보자! 너 인터스텔라 봤냐? 와 나 그거 아직도 안 봤잖아. 너 봤다고 하지마라. 그거 그렇게 재밌다매?! 보자보자보자!!"
쟤는 입만 꼬매면 참 좋은데 말이야. 혼자 무슨 말이 저렇게 많은지. 봤는데 봤다고도 못하겠잖아. 아직도 안 보고 뭐 한 거야
어차피 난 영화관에 팝콘 먹으러 가는 거라 봤던 거라도 착한 내가 그냥 봐주기로 했다.
....
역시 팝콘은 갈릭이지! 호석이가 영화표를 예매하는 동안 나는 팝콘이랑 콜라를 샀다.
"누나?"
누가 내 어깨를 톡톡 치길래 돌아봤더니 정국이었다.
"정국아! 너 여긴 무슨 일이야?"
"영화관에 영화 보러 왔죠~ 누난 혼자 온거에요?"
"아니. 친구랑"
그러고 보니 정국이 옆에 어떤 여자애가 팔짱을 끼고 나를 아니꼬운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럼 영화 재밌게 봐요"
정국이가 그런 여자애를 쳐다보더니 눈썹을 한번 찡그리고는 내게 웃으며 인사하고 여자애를 데리고 가버렸다.
여자친군가? 저번에 봤던 애랑 다른 애네. 몇 번 째더라....
"와, 진짜 이거 사람들이 엄청 재밌다고 하던데!! 완전 기대중!"
"난 별로 재미없던데"
"어? 야, 너 봤어!?!!"
"아니... 예고편이..."
아이고 실수... 저렇게 기대하는데... 분위기를 깰 순 없지...
....
정말 팝콘만 씹어먹다 나왔다. 옆에서 호들갑 떨어대는 호석이에게 실은 그게 아ㅃ... 실은 그 사람 벌써 죽ㅇ... 턱끝까지 스포성 단어들이 올라왔지만 억지로 눌렀다.
고마운 줄 알아라, 정호석아. 나 같은 친구가 어디 있니
"와!! 진짜 최고야, 최고! 야 나 나사 들어갈란다!"
"거긴 뭐 아무나 들어가는 줄 아냐"
"나 같은 인재를 몰라보고, 캬 진짜 대박이다! 어떻게 사람이 저런 생각을 하지? 실은 감독이 막 외계인 이라던가 블랙홀에서 살다가 튀어나왔다던가"
"그럴 일 없어"
저 저 저놈에 주둥이가 또 시동을 걸었지... 한동안 또 이 얘기만 하겠구만...
"근데 나 이제 슬슬 배가 고픈데. 뭐 먹지? 야, 넌 팝콘 먹어서 배 안 고프지?"
한참 떠들다가 배를 만지며 호석이가 배고프다고 했다. 그러게 아까 팝콘 좀 주워 먹지. 영화에 빠져서는 내가 주는 팝콘도 손에 쥐고만 있더니. 배가 고플 거다. 물론 나도.
"고픈데"
"너 아까 팝콘 라지 다 먹었잖아.. 것도 혼자"
"어"
"너 사람 맞냐....?"
"아닌가 보지"
배가 고픈 걸 어쩌라고. 원래 여자는 후식배랑 밥배랑 따로 있는 거야. 그치? 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난 배가 고프다고!
영화를 보고 나오니까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었다. 하여간 영화도 참 길지
"뭐 먹을래?"
"뭘 물어. 고기"
"좋아! 오빠가 쏘지!! 가자~~"
....
기껏 쏜다기에 한우 꽃등심을 먹어주려다가 오타쿠같이 뭔 피규어를 사야 된다고 하길래 그냥 간단하게 삼겹살을 먹어주었다. 괜히 그랬나. 그냥 소고기 먹을 껄 그랬나?
평소보다 조금 먹는 날 보고는 아까 팝콘 때문에 그러냐고 호석이가 물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배를 다 채워버리면 술맛이 떨어진단 말씀! 원래 계획엔 없었는데 그냥 갑자기 술이 먹고 싶어져서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술을 먹으러 갔다.
그마저도 정호석은 날 괴물 보듯이 하긴 했지만 말야.
"아니.. 너 아까 저녁 그렇게 먹었잖아..."
"너도 봤잖아. 평소보다 적게 먹은거"
"그렇긴 한데...넌 먹은게 다 어디로 가냐..."
"똥"
"아 더러!!!"
"넌 안 싸냐"
물론 술을 먹으려면 안주가 필요하잖아? 안주로 또 고기를 시켰는데 그거 가지고 저러는 거다. 쪼잔한 새끼....
"말이 많아. 짠!"
호석이 잔에 술을 따라 내 잔으로 짠- 한 번 치고 입에 털어 넣었다.
그렇게 한잔 두잔. 한병 두병.
빈 술병이 점점 늘어가고 초점도 점점 흐릿해져갔다.
"야. 너 오늘 좀 오버하는거 같다? 오늘 취하고 싶어?"
"술을 취하려고 먹지, 배 채우려고 먹냐"
"너 원래 취할 때까지 안 먹잖아. 너 더 먹다가는 취해"
"취하고 싶나보지"
하면서 비어있는 내 술잔에 술을 따라서 혼자 쪼옥 마셨다. 와 진짜.. 잔을 탁 내려놓으니까 머리가 핑핑 돌았다...
호석이 말대로 취해서 진상 부리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나는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근데 오늘은 취하고 싶더라고
"술이 드러어 간다아아아 쭈우우욱!!"
"야야 그만 마셔! 얘가 왜 이래"
"놔아!!"
다시 술잔을 채우려고 병을 들었는데 호석이가 확 채가는 거다. 이게! 내 귀한 술을 뺏어!!
"야!"
"앗 깜짝이야!! 왜 소리르 지으냐!"
"너 이거 몇개야!"
호석이가 내 눈앞에 손가락을 펴서 몇 개냐고 물어보는데 음.... 저게... 몇개냠...음...
"여서 깬데?"
"어휴.... 일어나 가자"
호석이가 자리에서 일어나길래 나도 따라 일어나서 호석이 어깨를 꾸욱 눌러 다시 앉혔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 가면 쓰나!
"따악 한잔만 딱! 한잔만 더 마시구,응?"
"너 오늘 이상해"
"아뉜데? 에에에 나 안 이사항데~"
몰라 모르겠다~~~ 다시 술잔에 술을 채우고 홀짝 들이켰다. 크..쓰다...
"누나?"
어? 정국이다! 정국이..네? 정국이가 여기 왜 있지? 정국이도 여기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지 날 알아보곤 내게 아는 척을 했다.
"정국아!"
"누나 취했어요?"
"아니~ 하나도 안 취했어~ 근데 정국아, 여기 좀 앉아봐"
하며 정국이 보고 앉으라고 빈 의자를 내 앞으로 가져와서 그 의자를 툭툭 쳤다.
착하고 착한 정국이는 얌전하게 내 앞에 앉아주었다.
"뭐야?"
정국이가 내 앞 의자에 앉으려고 하는데 아까 영화관에서 정국이와 같이 있었던 여자애가 와서는 정국이한테 말을 걸었다.
이 요망한 것!! 니가 감히 정국이한테!
"전정국 너!"
그 여자애는 무시하고 정국이를 똑바로 쳐다봤다.
"너! 너는 왜 나한테는 안 그래?"
"네?"
"나는 왜 안 꼬시냐거!!!
"얘가 진짜 왜 이래... 야, 정신차려 김아미!"
자꾸 기울어지는 머리를 바로 들면서 정국이에게 말했다. 호석이가 뭐라고 자꾸 옆에서 말했는데 난 모르겠고.
자기 앞에서 말하는 날 빤히 쳐다만 보고 있는데 전정국 이 자식, 너무 잘생긴 거 아니야?
"난 꼬시몀 바루 넘어갈 수 인는데... 왜...왜 나하테는 안 들이대는데! 한 집 살면서! 내가 여자로도 안 보이냐!"
"누나"
"저 여자애보다 내가 못한 게 뭔데! 이 바람둥이야! 넌 무슨 여자가 수시로 바뀌냐!"
그 여자애를 손가락질을 하면서 그렇게 말하고는 비어있는 내 술잔을 지나쳐 호석이 술잔을 집어 들어 원샷을 때리고 정국이 입으로 바로 돌진해버렸다.
옆에서 호석이가 날 부르는 소리가 막 들리고 놀란 눈을 한 정국이랑 눈이 마주치다가...필름이 끊겼는지 기억이 거기까지 밖에 나질 않는다...
하루에 한개씩 올리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쓰면서 느끼는건데...태형이...왤케 좋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다너ㅠㅠㅠㅠㅠ 근데 오늘 태형이 분량이 너무 없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길~!!!
음... 또 쓸말....음... 없나...?ㅋㅋㅋㅋ 없는 것 같네요ㅋㅋㅋㅋㅋㅋ
그럼 저는 이만!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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