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작가의 허구로 쓰여진 글입니다.
2025년, 엑소를 인터뷰하다.
[카이 편]
아이돌 그룹 엑소.
이 인터뷰의 독자들이라면 단연 모를 수 없는 이름이다. 당시 새로운 앨범을 발매만 하면 곧바로 음악 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르거나, 앨범 활동이 끝나고 비활동기에 접어들어도 순위권에서 밀려나지 않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엑소는 당시 소녀들에게 우상이었고, 자랑스러운 가수였으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연인이었다. 그리고 2025년, 우리는 어느 덧 30대에 접어든 멤버들을 한 명씩 인터뷰했다.
가장 먼저 오늘 만나 볼 멤버는 엑소를 대표하는 춤꾼, 카이다.
Q. 먼저 '카이' 라는 이름만 듣고도 벌써 설레하고 있을 독자들을 위해 인사 부탁한다.
A. We are One! 안녕하세요. 엑소 카이입니다. 이 인사법도 오랜만인데, 멤버들까지 없이 혼자 하려니까 많이 민망하다. (웃음)
Q1. 정말 오랜만이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A1. 세훈과 함께 SM 엔터테인먼트에서 퍼포먼스 디렉터 '김종인', '오세훈' 으로 활동 중이다. 회사 후배들의 완벽한 무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Q2. 엑소 멤버들을 한 명씩 인터뷰 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
A2.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이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특히 가장 마지막 인터뷰에서는 멤버들이 다함께 모여서 단체로 한다는 것에 흥분한 듯 보였다. 알람이 시도때도 없이 울려 무음으로 바꿔둬야 할 지경이었다. (웃음) 어김없이 비글라인 형들이 가장 좋아하더라.
Q3. 퍼포먼스 디렉터로 활동 중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하는지 설명 바란다.
A3. 말 그대로 한 무대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안무부터 동선까지 총괄하고 수정한다. 엑소 활동 당시 안무에 대해 의견을 냈던 경험이 있어서 생각보다 일이 적성에 맞고 즐겁다. 세훈과 팀으로 활동 중인데, 함께 고생해서 꾸민 무대가 호평을 받으면 뿌듯함에 둘이서 자축의 의미로 가끔 술을 마시기도 한다.
Q4. 엑소 멤버들끼리 정기적으로 만나서 술을 마시거나, 여행을 가는 등의 모임은 없나.
A4. 당연히 있다. (웃음) 얼마 전에도 다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쇼타임' 촬영 당시에 갔던 곳을 갔는데, 감회가 새롭더라. 몇 멤버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슬픔이 아닌 추억이 생각나 즐거움에 흘리는 눈물이랄까.
Q5. 엑소로 활동하면서 잊지 못할 순간이 있나.
A5. 쇼케이스도, 데뷔도 모두 짜릿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무래도 처음으로 1위를 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카메라 앞에서는 그닥 눈물이 나지 않았는데, 무대에서 내려와 대기실에 들어서니 그제서야 울음이 터지더라. 그때 같은 음악 방송 무대에 섰던 태민이 대기실에서 핸드폰을 들이대며 내가 우는 영상을 찍었다. 요즈음에도 가끔씩 나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울보라고 놀린다.
Q6. 엑소 활동 당시 한 인터뷰에서 조카를 언급해 팬들 사이에서는 알게 모르게 '조카 바보' 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카가 많이 컸겠다.
A6. 이미 훌쩍 자라서 초등학생이다. '삼촌' 이라고 외치며 달려와서 안길 때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Q7. 나중에 아이 아빠가 된다면 영락없이 '딸 바보', '아들 바보' 가 될 조짐이 보인다.
A7. (웃음) 그런가. 아이들을 좋아한다. 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생각도 든다.
Q8. 잠시 얘기가 옆으로 샜다. 다시 돌아와서, 엑소로 활동할 당시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A8. 아무래도 팬 분들과 직접 마주할 기회가 턱없이 적다보니 팬 분들이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 그나마 회사의 배려로 SMTOWN 콘서트 때는 나와 세훈이 무대할 기회가 있는데, 무대에 오를 때마다 정말 활동 당시와 다를 바 없는 환호를 질러주신다. 아이와 함께 온 팬 분들도 많이 봤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Q9. 엑소 카이의 삶과 사람 김종인의 삶 중 무엇이 더 즐겁나.
A9.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카이의 삶은 참 행복한 삶이다.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고, 무대 위에서 마음껏 춤추고 노래했다. 내가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나는 그 일을 원없이 했으니 망설임없이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김종인의 삶은 카이의 삶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더 완벽한 카이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김종인이다. 나는 결코 그 노력이 헛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김종인이 있기에 카이가 있고, 카이가 있기에 김종인이 있는 것이다.
Q10. 마지막 질문이다. 카이에게 엑소란?
A10.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게 해줬고, 피보다 진하게 이어진 형제들을 만들어준 존재. 훗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내 인생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한 존재다.
그는 여전했다. 여전히 자신의 일에 대해 애정이 넘쳤고 자신이 받는 사랑에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앞으로도 이토록 멋진 그의 모든 활동에 응원을 보낸다.
2025년, 엑소를 인터뷰하다.
[카이 편]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