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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경수종인백현준면민석] 정략결혼(政略結婚) : 03 | 인스티즈

 

"………일어났네."

 

잘잤어? 라고 묻는 도경수는 나보다 일찍 일어나 어느새 나갈 준비를 마쳤나보다. 머리도 올리고, 시계도 차고, 셔츠도 입고. 평소에 늘 뿌리는 향수를 뿌릴 거면서 항상 아침마다 저렇게 무슨 향수를 뿌려야 하나 고민하는 도경수. 이렇게 나는 도경수의 이십사시간의 모든 것을 아는데, 앞으로 함께 알아 갈 건데. 어제 생각만 하면 비참하다.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다.

 

" … "

 

섭섭해, 라고 말할까 하다가 움직이려는 입술을 멈췄다. 도경수도 힘들겠지. 도경수도 아프겠지. 우리가 이뤄질 수 없는 관계인 걸 아니까. 어젯밤에 내가 몰래 함께 떠나자는 질문에 어떠한 답을 해도 서로에게 상처가 될 걸 아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너를 믿고 너만 보고 살아가려고 해.

 

" 밥은 … 먹었어? "

 

물음에 답하자 그제야 내가 풀린 걸 알고 안심이 된 도경수는 웃어보였다.

 

[EXO/경수종인백현준면민석] 정략결혼(政略結婚) : 03 | 인스티즈

 

" 아니. 너랑 먹으려고, 기다렸어. "

"내가 너랑 먹기 싫다고 하면 어쩌려고. "

" 그럼… 굶는거지 뭐. "

 

그게 뭐야, 하며 슬쩍 웃음이 터져나왔다. 물끄러미 나를 쳐다 보던 도경수가 점점 내 앞으로 다가왔다. 한걸음 두걸음 나에게 다가올 때마다 내가 지은 작은 미소는 점점 더 활짝 피어올랐다. 내게 다가오는 도경수를 보며.

 

" 뭐, 왜왜. "

" 웃는게 이뻐. "

" 알거든? "

 

" 나 때문에.. 울지 말라고. "

 

" …밥먹으러가자. 빨리. "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밥먹으러 가자고 도경수의 팔을 잡아 끌었다. 아침부터 더 속상해질까봐. 그래서 아침 먹는 내내 우리는 말이 없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쌀밥 한숟갈을 뜨자 도경수가 생선을 발라 내 수저 위에 올려줬다. " 너, 갈치 좋아하잖아. " 미소짓는 도경수에 나는 아무말 없이 갈치가 얹어져있는 수저를 입에 넣었다. 맛있다, 라고 말하니 도경수는 웃으며 자기도 말없이 다시금 수저로 밥을 떠 먹었다.

 

 

 

 

 

" 뭐, 주말아침부터 왠 전화? "

" 아니 너 학교에서 그렇게 가버리고 나 심심해 죽는 줄 알았어. "

" …미안. 근데 어쩔 수 없었어. 아빠가 부르셔서. "

" 우리 백화점 올래? 오빠 기분이다! 원하는거 하나 고르던가. "

" 헐 짠돌이 변백현이 왠일이래. 사준다고 하고. "

" 그래서 뭐? 오기 싫음 오지 말던가 "

" 아니야!! 당연히 가야지. 아잉 백현아~ "

" 정문에서 기다릴게. "

 

모처럼 행복한 주말은 주말답지 않았다. 어제 회사에서 본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집에 아무도 없다. 아빠, 오빠 둘 모두. 도경수마저. 그래서 할 거 없이 따분해서 내 방 침대에서 멍하니 변백현이랑 카톡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무슨 전화까지 해, 그러면서 퉁명스럽게 받았는데 이 친구가 나에게 선물을 하나 해주려나보다. ..어제 일 안건가? 갑자기 또 마음이 휑했다. 애써 어제 일을 잊으려고 준비에만 신경썼다. 일부러 옷장 안에 있는 옷을 여러벌 꺼내 침대 위에 올려 놓은 후에 일일히 몸에 대보았다. 이게 낫나 저게 낫나 하면서 결국 니트 원피스를 입었다. 클러치백에 핸드폰도 넣고 거울 틴트, 지갑. 지갑을 넣다가 백현이보고 다 사달라고 할 생각에 지갑은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다.

 

" 출발했어. 바로 니네 백화점으로 간다~ "

 

왜이렇게 늦었냐는 변백현의 말에, 번개처럼 가겠다고 말하며 짜증내는 백현이를 간신히 달랬다.

 

 

 

[EXO/경수종인백현준면민석] 정략결혼(政略結婚) : 03 | 인스티즈

 

 

" 여기! "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를 맞는 백현이 때문에 그만 웃음이 나왔다. 창피하게..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도 아랑곳 않고 팔을 흔드는 변백현의 모습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 니가 왠일이야? 사준다 하기도 하고. "

" 쓰읍! 조용히 하고 사고 싶은거나 골라. 내가 사줄테니까. "

" 니가 돈이 어딨다고. "

" 다 방법이 있지! 짠~ 엄마 카드. "

 

나름 학교에서 못봤다고 반가웠는지 변백현은 엄청나게 떠들었다. 딱 나에게 보이는 카드에 내가 와 오빠짱! 하니까 변백현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내 친구지만.. 정말 못말린다니까. 그렇게 웃으며 앞으로 가던 도중 변백현이 형! 이라고 반갑게 누군가를 불렀다. 형? 누구지? 하고 앞을 보니 익숙한 얼굴이 웃고 있었다.

 

 

 

" 안녕. "

 

나와 백현이를 보며 웃는 도경수.

그런 도경수를 보며 나도 웃어보였다.

 

" 어떻게 왔어. 회사 간 거 같았는데. "

" …그냥. 내 귀여운 막내 동생이 너무 보고 싶어서. "

 

보고싶었다고 말하는 도경수인데, 그냥 너무 불안하다.

이유 없이, 그냥.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늘 동생이라고 부르는 도경수인데 오늘따라, 지금따라 다르다.

 

" 가자, ㅇㅇ아.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손을 뻗는 너의 손을 잡는다. 이 손을 계속 잡으면 너와 나 모두가 불행해질 것을 알면서도 나는 너의 손을 계속 잡는다. 함께 하자고 나를 부르는 너의 달콤한 목소리에 취해.

 

" 고마워 백현아, 잘쓸게. 다음에 내가 맛있는거 쏜다! "

 

도경수가 미간을 좁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백현이에게 손을 흔들고 도경수와 함께 백화점을 나섰다. 손을 풀고 팔짱을 꼈다. 너 백현이야 나야? 물어오는 경수에게 추워 경수야, 라고 동문서답했다. 못당하겠다는듯이 경수가 웃으며 차에 히터를 틀어놨다고 빨리 가자고 말했다. 나와 도경수의 걸음은 저절로 빨라졌다. 은백색의 차가 열리고 안전벨트를 하자 경수는 말없이 핸들을 움직였다. 어디가냐고 물어도 답이 없는 도경수를 보며 직감했다.

 

" 내릴래. "

" 차 멈춰. "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말없이 차만 모는 도경수의 모습에 더 화가났다. 지금 회사에 가는 이유가 뭔지 뻔히 알면서 회사로 나를 데려 가는 의도가 대체 뭔지. 회사에 다녀 오면 누구보다 아파할 거면서. " 멈추라고! " 소리쳐봐도 차를 멈추지 않는 도경수는 신호등에 빨간 불이 보여도 멈추지 않았다. 그냥 달렸다. 늘 초록불인 것처럼. 미쳤냐고 소리쳐 봐도, 운전하는 도경수의 어깨를 때려봐도 멈추지 않는 도경수가 드디어 멈추었다. K, 한글자가 크게 써있어 그 글자마저 위엄넘치는 곳에서. 힘이 탁 풀렸다. 네가, 도경수 네가 기어코.. 나를.

 

도경수가 내리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나는 차 문을 열었다. 케이빌딩의 문을 열었다.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엘레베이터를 눌렀다. 빠른 걸음으로 뒤 따라 오는 도경수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나는 열린 엘레베이터 문을 닫았다. 그리고, 이십삼층. 어제의 아픔을 다시 되새기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으나 나는 제 발로 다시 그 곳을 향했다. 굳게 닫힌 검은색의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잡았지만 주저했다. 이 문을 열면, 또 뭐가 내 눈에 보일까.

 

 

" 드디어… 왔네요. "

 

[EXO/경수종인백현준면민석] 정략결혼(政略結婚) : 03 | 인스티즈

 

내 앞에 보이는 것은, 그 화면 속에 있었던 남자. 문을 열자 나를 보며 드디어 왔다고 아빠에게 씩 웃으며 말하는 남자.

 

" 손님이 계시네요. "

" 앉아라. "

" 손님 가시면 다시 올게요. "

" 앉으래도! "

 

뒤돌아 다시금 회장실의 문고리를 잡았다. 문을 여는 순간 저 멀리서 도경수의 모습이 보였다. 나를 발견한 도경수는 달려와 문 바로 뒤에 서 있는 내 손을 잡고 아빠 앞에 다시 섰다. 그리고… 내 손을 놓았다. 늦었다고 죄송하다며 말하는 도경수는 나를 잡아 끌어 그 남자 앞의 소파에 앉혔다. 그리고 자신은, 내 옆에 앉았다. 도경수가 밉다. 이순간 제일 밉다. 물기 어린 눈으로 도경수를 바라보자 도경수는 묵묵히 내 앞에 있는 남자만 쳐다볼 뿐이다. 화가 나 소파에서 일어났다. 갈게요, 하며 일어서자 도경수는 내 손을 잡았다. 놓으려고 해도 자꾸만 잡으며 앉히려는 도경수의 힘에 다시 앉고 말았다.

 

" 아빠, 부르셨더라구요. 그런데 매번 이렇게 바쁜 사람만 시켜서 부르지 마세요. 방해되잖아요. "

 

끝내 오빠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아빠앞에서도.

 

" 경수가 아니면 네가 회사에 안오잖아. 전에 말했지? 결혼. "

" 안한다고 저는 분명히 말씀 드렸습니다. "

 

" 아주 좋은 남매사이네요. 안그렇습니까, 회장님? "

 

갑자기 남자가 말을 했다. 표면적으로는 아빠에게 하는 말이지만 저 말은 분명 나와 도경수에게 하는 말이 분명하다.

우리를… 직접 보았으니까.

 

" 누가 보면 남매라고 못 믿을 거 같네요. 다른 남매들보다 유독 더 친해보여서 말입니다. "

 

남자의 눈길은 정확히 나를 향했다. 공중에서 마주친 남자의 눈길을 애써 피했다. 혹시나 우리 사이를 말할까봐 두려워서. 그 순간 경수가 나를 앉히려고 잡은 손이 더욱 느껴졌다. 내 손을 더 꽉 잡아오는 도경수에 불안함이 점점 멎어가는 듯 싶었다.

 

" 어쨌든 저는 그 날짜에 하는 것으로 알고 진행하겠습니다. 제가 시간이 없어서요. 가봐야 할 거 같은데. "

 

시계를 보면서 무덤덤하게 말하는 저 남자의 모습에 화가 났다. 무슨 날짜? 묻기도 전에 무슨 날짜인지 답이 들렸다.

 

" 혼수는 곧 댁으로 보내겠소. "

 

아, 결혼이구나.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내 앞에서 얘기 할 줄은, 도경수 앞에서 얘기 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

 

" 혼수 준비 할 필요 없어요 아빠. "

"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

 

인사하며 방 문을 나가는 남자의 뒤를 보며 아빠한테 무작정 화를 냈다. 못한다고, 아니 안한다고. 그러자 아빠의 말씀은 하나였다. 경수보고, 나를 데리고 나가라고. 경수는 묵묵히 나를 데리고 회장실을 나섰다. 손을 놓으려고 해보아도 역부족이었다. 일반 엘레베이터가 아닌 vip 엘레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엘레베이터가 열리자 경수는 그곳으로 날 밀어넣었다.

 

그리고… 갑자기 내게 입을 맞추었다. 세게 키스하는 도경수에 숨이 턱턱 막혔다. 버튼도 누르지 않고 엘레베이터 벽으로 모는 도경수에 너무 놀랐다. 회사에다 vip가 쓰는 엘레베이터다. 버튼을 누르지 않자 아래층에서 엘레베이터를 눌렀는지 엘레베이터가 내려갔다. 그 순간까지도 도경수는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띵동, 7층입니다.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도경수는 입술을 뗐다. 우리는 숨을 골랐다. 하아, 하아. 순간이지만 갑작스러워서 숨이 막혀서 숨을 고르는데도 힘이 들었다. 그리고, 1층. 도경수는 무작정 내 손을 다시 끌어 차에 나를 태웠다. 그리고 안전벨트를 말없이 내것만 매어 주더니 속력을 높였다. 여전히 도경수에게는 빨간불이 없어 보였다.

 

" 도경수! "

 

끼익, 하며 차가 갑자기 멈췄다. 모든 차들이 정신없이 클랙슨을 울렸다. 미쳤냐며 소리를 지르자 도경수가 갑자기 아까처럼 내게 키스해왔다. 양 볼을 잡고 거칠게 키스하는 도경수.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도경수 차 안에서 나는 도경수 냄새, 도경수의 향수 냄새, 그 모든 것에 취해 이끌리듯이 도경수의 키스를 받았다.

 

" 화가 났어. 화가 나서 미칠 거 같았어. "

 

입술을 떼더니 도경수가 거칠게 핸들을 주먹으로 때렸다. 화난 도경수의 목소리에 그저 말없이 도경수만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경수의 손을 잡을까 하다가 닿으면 놓칠까봐, 사라질까봐 잡지 못했다.

 

" 우리가 보라는 듯이 뻔뻔하게 말하는 그새끼를 보면서

나는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

 

가만히 듣다가 도경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괜찮아, 하며 도경수를 달래니 도경수는 나를 세게 안았다. " 나없인 아무 곳도 가지마. 내 옆에만 있어. " 내 귓가에 울리는 도경수의 낮은 목소리에 나는 답했다.

 

 

" 응, 언제나 … 네 곁에 있을게. "

 

무엇이 우릴 막던 무엇이 우릴 끊던 나는 너를 멀리 하지 않을게.

언제나 네 곁에 있을게.

눈을 뜨면 내가 보이고, 숨을 쉬면 내 향기만 맡을 수 있고, 손을 뻗으면 내가 있을만큼 그렇게

가깝고 더 가까운 거리에 내가 있을게.

 

 

" 너도 나 떠나지 않을거라고 약속해줘. "

 

그러자 도경수가 내 왼손 약지에 끼어져 있는 반지에 입을 맞췄다.

 

" 대답 대신, 내가 너에게 해 줄 수 있는거. "

" 그 무엇도 날 대신해서 할 수 없는 거. "

 

그런 도경수를 보며 나는 미소지었다. 미소지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나를 항상 웃게 해주는 도경수에게 모든 것을 맡겼으니까. 내 시간도, 내 삶도. 전세계 어느 누구도 나에게 해줄 수 없는 값진 것을 나에게 주었으니. 어쩌면 평생 갚을 수 없기에 더더욱 너를 사랑하려 해. 내 사랑으로 네가 행복하다면. 기꺼이.

 


오랜만이에요!! 꼭 클릭해주세요 ♥ㅅ♥

안녕하세요! 진짜 오랜만에 왔어요ㅠㅠ 육개월 만이더라구요. 그동안 우리 징들은 잘 지냈나요? 작년 한 해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항상 행복해야 할 걸 알아요. 우리 징들. 앞으로 꾸준한 연재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해요ㅠㅠ 항상 오겠습니다. 그리고 2편하고 3편하고 문체를 좀 달리 해봤어요. 2편 문체가 더 좋은지 3편 문체가 더 좋은지 알려주세요. 더 원하시는 쪽으로 바꾸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하트하트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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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류ㅠㅠㅠ오랜만이에여ㅠㅠㅠㅠㅠ경수짠내.....흐허유ㅠㅠㅠㅠㅠㅠ
9년 전
한라봉
안녕하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전 옹랜만이죠? 늦어서 죄송해요
9년 전
독자2
경수야 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아련해요 ㅠㅠㅠ 어떻게 ㅠㅠ

9년 전
독자3
우와!! 오런만입니다 작가님!!!! 경수 찌통....
9년 전
독자4
경수너무 아련하다ㅜㅜㅜㅜㅜㅜ다음편은 안되나요???ㅜㅜㅜ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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