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면은 네 직장 상사임 영업부 1팀 팀장인데, 부장에게 쪼인 설움 팀장님이 힐링해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진짜 착한 상사임
그리고 너에게는 면접 때 보고 첫 눈에 반한 동기가 있음 네가 입사한 지 1년이 지났으니까 그 긴 짝사랑도 1년이나 했던 거임
워낙 부하 직원들이랑 갭이 없는 팀장님이라 이것 저것 상담도 많이 받아 김준면도 당연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음
어제 술을 먹으며 얘기를 나눴는데, 보기 답답했던 건지 김준면이 얼른 고백하라고,
남자가 여자한테 잘해주는 건 1 어장 2 맞관심이라며 너에게 용기를 주었고 너는 오늘 점심시간에
그 동기를 몰래 불러 고백함
결과는 당연히 fail 알고 보니 그 동기는 가볍기로 여자들 입에 종종 올라왔던 사람이고, 여자친구도 당연히 있었음
말 그대로 1. 어장이었음 점심도 안 먹고 우울하게 옥상 벤치에 앉아 있으니 김준면이 슬쩍 다가옴
아무래도 저가 부추긴 거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나 봄
"아, 저… 여주 씨 괜찮아요?"
아마 차여 본 사람은 알 텐데 사실 실연 당했을 때 누가 옆에서 괜찮아? 이 세 글자만 건네도 졸라 눈물이 남
그래서 너 또한 입은 웃고 있는데 눈에선 주르륵 검은 눈물이 흐름
추한 것도 잊은 채 한 방울 떨어지니까 이게 이제 멈출 수가 없는 거임
"괜찮은데, 진짜 괜찮은데‥"
네 머릿속으로 그 동기놈이랑 했던 연인스러운 말들과 다정했던 행동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감
너는 더 추하게 엉엉엉 거리며 이젠 소리까지 내며 울음
김준면은 그냥 옆에서 가만히 토닥토닥 거려 줌
그리고 그 뒤 김준면의 행동이 조금 변했음 왜, 사실 사겼던 것도 아니고 아무리 오래 좋아했다고 해도
상대가 어장이었다는 걸 알면 그 당시에만 상처 받고 지나고 나면 진짜 말짱하잖음
근데 김준면은 그것도 모르고 계속 네 눈치를 보는 거임 그리고 알게 모르게 잘 해주려 노력하는 것도 보였음
"여주 씨 밥 사 줄까요?"
이런 식으로 네가 오늘 저녁 뭐 먹을까? 오늘 엑소 콘서트 가고 싶었는데… 등등 별 잡 생각으로 아련st 분위기를 펼치고 있으면
김준면은 네 등을 툭툭 건들이면서 괜시리 저런 말을 함 너는 그게 꽤 웃기고 귀엽기도 해서 그냥 모르는 척 대꾸해 줌
그래도 오늘은 이제 괜찮다고, 다 잊었다고 말하려고 마음 먹고 약속을 잡았음
꽤 낭만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데려다 준다며 차키를 돌리는 김준면의 손목을 잡고 실실 웃었음
"저기, 김 팀장님"
"예? 예예!"
딱 봐도 당황한 듯한 눈이 웃겨서 하하 하고 웃으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너를 봄
너는 웃으며 이제 다 잊었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된다고 말함
김준면은 머뭇머뭇 거리더니 한숨을 푹 쉬었음
"저 여주 씨가 김동식 씨 잊으라고 한 거 아니에요, 지금까지."
"네?"
"세상에 어느 남자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 과거까지 신경쓰면서 별 지랄 다 합니까?"
"예?"
"제가 김여주 씨 좋아해서 그랬다고요"
2. 장이씽
네가 자주 가는 호프집 매니저인 장이씽은 통칭 '레이'로 불리는 3개국어 가능한 유학파 능력자였음
호프집 매니저도 사장이 형이라 대충 일만 도와주는 겸해서 단 직책이지 사실 날 밝을 땐 멀쩡한 정장 입고 꽤 유명한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는 그런 사람이었음
중국에서 온 사람이라 한국말이 조금 서툴긴 해도 의사소통엔 전혀 문제가 없고 그냥 발음만 어눌한 정도
너랑 레이가 친해지게 된 계기도 그 어눌한 발음이었음 번호도 주고 받고 현실 친구처럼 지냄
그래서 종종 네가 네 남친을 데리고 온 적도 있음
오늘도 평소처럼 남친과 함께 호프집에 들어왔는데, 사실 둘다 우중충한 분위기에 레이가 계속 네 눈치를 보고 있었음
그도 그럴 게 남친이 바람을 피다 걸린 게 며칠 전이며, 오늘은 약속시간에도 늦고 와서는 별 다른 대화가 없었음
사귄지 100일 조금 넘었는데 벌써 권태가 오는 느낌에 지긋지긋했던 너도 표정 싹 굳히고 조용히 주문만 했음
주문한 맥주와 안주가 세팅되고 네가 한 모금 마시려는 찰나 네게 남친이 먼저 입을 열었음
"우리 그만하자"
어이가 없었음 바람피다 걸린 건 지고 헤어지자는 말도 네가 했어야 했는데 봐주고 그냥 넘어가니까 통수 어쩔
넌 일단 침착하게 이유를 물었음 왜?
"전에 너도 봤잖아 나 걔랑 결혼하기로 했어"
"‥뭐?"
"그럼 어떡해 덜컥 애가 생겼다는데"
이제 너도 참을 수가 없었음 들고 있던 맥주잔을 들어 네 남친 얼굴에 뿌리고 호프집을 빠져 나옴
그냥 앞도 안 보고 걷다가 늘 자주 가던 포장마차에 들어가 앉음 씨발 이놈의 날씨는 졸라 청승맞은 분위기에
알맞게 춥고 지랄임 닭발에 소주 두 병을 시키고 한두 시간 쯤 혼자 자작하고 있을 즘 검은 수트를 입은 사람이 맞은편에 앉음
레이였음
"오, 레이 가게는 어쩌고?"
"알바생 있어요"
레이는 말 없이 소주병 뚜껑만 따서 네 술잔에 기울어줌 아마 아까 너와 네 남친의 추태를 다 지켜 봤나 봄
그냥 너무 어이가 없어서 눈물도 안 나오고 그냥 레이가 따라주는대로 그냥 퍼마심
결국 꽐라가 된 너는 레이 등에 업혀 집으로 가는 신세가 됨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너는 무사히 네 방까지 운송이 되었다며 엄마한테 등짝 한 대 스매싱 당함
칼칼한 콩나물국 한 잔에 쓰리는 속 부여잡고 있으니 갑자기 어제 생각이 나는 거임
졸라 슬퍼서 청승맞게 식탁에 앉아 멍때리고 있으니 엄마가 이번엔 머리통을 치며 빨 옷이나 갖고 오라고 시킴
어제 입었던 술냄새 쩌는 옷을 집어 휴지 조각이 있나 주머니를 뒤지는데 웬 포스트잇 하나가 집힘
펴 보니까 씨발 차인지 8시간만에 졸라 심쿵함
3. 박찬열
네 소꿉친구 박찬열은 너랑 죽고 못 사는 견원지간임 너는 원숭이 박찬열은 개라며 친구들이 손수 이름까지 붙여줌
김숭이 열개라며 어쨌든 주변 사람들은 둘이 사귀라며 미운 정이 사랑이 되는 과정 모르냐며 밀어 붙이지만
박찬열에겐 2년 된 여자친구가, 너에게는 3년 된 남자친구가 있음 서로 죽고 못 사는 커플이라
너도 박찬열 여친을 알며 박찬열도 네 남친을 알고 있는 그런 사이였음
그러던 어느 날 네가 네 남친에게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당함
어이가 없었음 이유도 없고, 바람 핀 것도 아님 진짜 어이가 없어서 눈물도 안 나오고 그냥 그 자리에서 싸닥션 한 대 날리고 옴
근데 후유증은 나중에 왔음
구두인 줄 알고 회사에 슬리퍼를 신고 가질 않나 화장을 지우겠다며 아세톤 대신 소주를 꺼내들지 않나
리모콘으로 전화를 걸려 하질 않나 아무튼 제정신이 아니었음 그리고 박찬열도 슬슬 그런 너를 눈치채기 시작했음
"네 달링이랑 깨졌냐?"
씨발 너는 아픈 곳 푹 찔린 느낌에 그동안 나오지도 않던 눈물이 덜컥 나옴
그리고 그자리에서 박찬열 머리채 붙잡고 엉엉 울었음
참고로 명동 한복판이었음
그게 박찬열 여친 귀에도 들어가고 아무튼 후에 꽤 피곤한 일에 시달림
페북에 영상도 뜨고 명동 진상녀, 바람남 등등 알지도 못하는 년놈들이 저들 좋아요 올리겠다며 별 지랄을 다 하는 통에
일일히 찾아가서 지워달라 페메 날리는 것도 이제 귀찮아서 포기한 시점이었음
박찬열 여친이 널 불러내서 술 한 잔 사 주겠다며 꼬드김
오랜만에 알콜이 들어가길 바랐던 터라 너도 흔쾌히 승낙함 물론 박찬열도 낌
한 잔 두 잔 들어가니 셋 다 취기가 올라와서 넌 다시 진상을 부르고 앞에서 저 잉꼬부부는 졸라게 닭털 날리고
아무튼 테이블이 장난 아니었음 근데 박찬열 여친이 급한 일 생겼다며 계산하고 나가는 바람에 순식간에 테이블 분위기가 가라앉음
"소리 꽥꽥 지르던 년이 이렇게 푹 죽어 있으니까 오빠 맘이 아파 안 아파?"
"지랄 마라 씨발라마..."
"계집애가 입 한 번 졸라 더러워"
그냥 그렇게 다시 서로 말 없이 소주잔만 기울이고 있는데 갑자기 박찬열이 분위기를 확 잡음
"야, 김여주"
"어"
마지막 남은 술을 네 잔에 털고 있는데 박찬열이 갑자기 픽 웃으면서
"나 너 좋아했었는데."
하는 거임 넌 소주를 엎었고 박찬열은 아무렇지 않게 수습하고
"네가 갑자기 그새끼한테 가는 바람에 오빠 맘이 좆나게 찢어졌어요 씨발년아‥"
"야"
"결혼할 것 처럼 굴더니, 씨발 차이고 지랄이야 계집애가"
"‥"
"덕분에 난 우리 달링 만났으니까 됐는데, 씨발 존나 아 욕만 나오는데 말이야"
"네가 그렇게 아닌 척 힘들어 하니까 오빠 맘이 아직도 존나 아프다 여주야"
"‥"
"이제 그만 흔들어 병신아"
4.김종인
네 동생 친구인 김종인은 어렸을 적부터 네가 먹여 주고 재워 주고 했던 친동생보다 더 친동생 같은 애임
우리 종인이 꼬추 얼만큼 컸나 볼까~~? 할 정도로 남자로는 1도 안 보이던 앤데 옛날에 한번 졸라 설렜던 적이 있었음
바야흐로 2년 전 김종인은 갓 고딩을 벗어나 대학교 입학도 하지 않던 졸라 난 이제 성인이다 병에 찌들어져 있는 그런 애였고
디자인과에 재학중이던 너는 졸작을 얼른 내지 않으면 넌 졸업할 수 없을 것이다 라는 교수님의 협박에 열심히 졸작을 준비하고 있었음
당근 그 과정에서 CC였던 네 남친과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하루에 한 번 꼴로 연락하면 많이했다고 할 정도로 거의 남남인 상태였음
넌 빨리 네 남친이 보고 싶기도 하고 암튼 그래서 빨리 마무리 하고 예정보다 하루 정도 앞당겨서 제출했음
졸작 주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였는데, 너는 당연히 네 남친에게 줄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재단을 했고
원단이 좀 남아 남친 것도 만들 수 있어 제출용 따로 선물용 따로 만들어 남친에게 달려갔음
근데 이게 웬걸 근 2주 가량의 뜸했던 연락을 못참고 네 남친이 바람이 났음
그 자리에서 남친의 연하녀와 네가 머리끄댕이 잡고 싸운 건 이미 유명한 전설이었음
아무튼 실연에 당한 네가 하루 종일 방에 쳐박혀 있을 때 네 동생 오세훈은 김종인을 데려와 술판을 벌임
"이년 남친한테 바람맞고 청승맞게 지랄이야. 술로 달래주자"
오세훈의 머리통을 한 대 가격하고 오세훈과 김종인 사이에 껴서 앉은 너는 치킨 다리 한 조각 집고 물자
네 남친이 처음으로 알바비를 타서 사 준 치킨이 생각나는 거임 닭다리를 붙잡고 엉엉 울자 오세훈은 네 엉덩이를 한 대 까고
김종인은 어쩔 줄 몰라했음
"야, 여주 누나 괜찮은 거야?"
"어. 저년 차일 때마다 만날 저래 괜찮아"
씨발 이게 지금 누가 동생인지 남인지 모를 대화에 너는 더 서글퍼져 엉엉 울며 오세훈의 머리를 잡아 당김
"씨발!!! 나쁜 새끼!!!!11쓰레기 같은 새끼!!!!!!!!!!!!!!!!!!!!!!!!!!!!! 졸라 싫어!!"
"야!돼지년아 씨발!!나야! 나 네 동생!!!!! 앆!!!!!!!!!!!! 이거 놔라!!!"
"누나1!!야 ㅇ세훈 괜찮아?"
아주 전쟁통이었음 오세훈은 너한테 머리통 뜯기고 너는 엉엉 울며 머리는 산발이고 버림맞은 여주인공처럼
그러고 있고 그와중에 김종인은 말리다가 같이 머리칼 뽑히고 아무튼 후에 생각하면 졸라 쪽팔릴 일이었음
술이 들어가니 집안이 좀 조용해지고 오세훈은 진작 취해서 엎어지고 너는 엉엉 우는 대신 끅끅 대며 여전히 닭다리를 부여잡고 울고
김종인이 일어나 휴지 하나 뜯어 주더니 눈물 콧물 침 범벅인 얼굴을 닦아줌
"예쁜 얼굴 다 망가지잖아 누나"
졸라 오글거리는 말에도 개의치 않고 너는 여전히 끅끅 거림
김종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 푹 쉬더니 베개랑 이불 갖고 거실로 나와서는 한켠에 자리 마련해 줌
김종인이 그 자릴 툭툭 치니까 대충 알아들은 네가 엉금엉금 기어서 누움 여전히 끅끅대고 있음
김종인도 같이 누워서는 팔베개를 해줌 그리고 닭다리를 품에 안은 너를 옷에 기름이 묻든 말든 꼭 안아줌
"누나한텐 미안한 말인데, 난 사실 누나가 그 형이랑 헤어져서 잘 됐다고 생각해"
"장난까냐 쓰레기야 씨발..."
네 이마로 김종인 이마로 가격하니 김종인은 아픈 듯 이마를 어루만지다가 널 더 꼭 안아줌
한숨을 두어번 쉬더니 자장자장 자장가를 불러줌
근데 이새끼가 음치라서 그닥 듣기 좋은 노래는 아니었는데 일단 그래도 진정하기엔 좋았음
그렇게 밤새 너는 김종인 품에 안겨서 자장가를 듣고 김종인은 팔도 안 저린지 계속 그렇게 팔베개를 해줌
"누나가 나 안 좋아하는 것도 알고, 아직 남자로 안 보이는 것도 아는데"
"‥응 맞아 우리 종인이 꼬추‥"
"아오, 이 순간까지 진짜"
너는 잠결에 그렇게 말하며 꼬박 잠듬 그리고 너는 못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김종인이 꾀꼬닥 죽은 너를 보며
계속 실실 웃으며 주문을 외듯 말함
"아 예쁘다 죽겠다 예뻐서"
그리고 김종인은 2년이 지난 지금 네 연하 남친임
***핵오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글 거리는 거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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