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known BGM
도작가의 은밀한 취미W.Richter
취미
1. 전문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2.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준면아, 우리 준면이는 엄마 믿지? 응?"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열여섯 정도의 남자아이 앞에 선 한 여자가 남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여자의 얼굴 이곳저곳에는 보기싫은 생채기가 딱지져있다. 간절한 손길로 남자의 머리를 정리하듯 쓰다듬던 여자는 실성한 듯 입꼬리만 올린 핏기없는 입술로 말했다. 우리 준면이는 엄마 믿지? 응? 엄마 제정신이잖아. 너네 아빠가 아닌 거잖아. 반쯤 초점을 잃은 눈동자로 남자아이의 팔뚝을 잡고 애원하듯 말을 되풀이하는데 남자아이는 그런 여자가 무서운지 울음을 삼키기에만 여념이 없다.
여자가 한참 중얼거리던 끝에 남자아이가 북받쳐오는 울음을 겨우겨우 참고 말하길.
"엄마 무서워 "
엄마 무서워, 단 한마디에 여자는 세상이 무너져내린 것처럼 입을 꾹 다물고 눈물이 가득 고인 눈을 크게 떠 보였다. 남자아이는 확인 사살하듯 다시 한 번 더 그 말을 똑같이 반복했고 자신의 팔뚝을 잡은 손을 세차게 뿌리치자 끝내 여자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연속해서 떨어졌다. 이내 땅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여자는 엄마를 잃어 엉엉 우는 어린아이처럼 흐느끼는 소리 내며 고개를 강하게 내저었다. 아니야, 아니야, 엄마가 왜 무서워. 엄마잖아. 준면아 네 엄마야.
눈물로 뒤범벅된 얼굴로 여자가 팔을 벌려 남자아이를 안으려 하자 남자아이는 아니야, 엄마 아니야 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 인간이 잘못된 거잖아. 내가 왜 도대체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 살아야 돼! 내가 왜!!!!! 내가 왜 정신병자 취급을 받으면서 살아야 돼!!!!!!!!!"
마지막 발악으로 찢어지는 비명을 지른 여자는 아예 바닥에 엎드려 울기 시작했고 세게 힘을 주다 못해 부들부들 떨리는 손목에는 검게 피딱지 앉은 상처가 셀 수도 없이 겹쳐있다. 생긴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상처는 여자의 몸부림에 의해 다시금 터져버렸고 남자아이의 눈물처럼 뚝뚝 굵게 떨어지는 핏방울은 선명하게 바닥을 물들였다.
뒷걸음질만 치던 남자아이는 소리를 지르는 여자부터 바닥을 물들여가는 빗방울까지 자신을 사로잡는 공포에 하얗게 질린 얼굴로 어깨를 웅크렸고 마지막 발악 같았던 비명은 간헐적으로 계속해서 이어졌다.
"차라리 죽여!!!!!!!! 이렇게 살게 할 바에는 차라리 죽이라고!!!!!!!!!!!!!!!! "
마치 누군가더러 들으라는 식으로 내지르는 비명에 다리에 힘이 풀린 나머지 넘어져버린 남자아이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바닥을 내려치는 여자의 손을 잡았다. 멈추지 않는 붉은 액체가 남자아이의 손마저 더럽히기 시작했다. 마침내 안타까운 손길로 여자의 손목 상처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던 남자아이는 고개를 든 여자와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말했다.
"그만하자 엄마, 이제 그만하자"
"..."
"왜 이랬어, 아프잖아. 응? 이제 그만하자"
남자아이의 말에 여자는 더욱 슬피 눈물을 흘렸다. 울음 섞인 목소리는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도, 나도 그만하고 싶어. 나도 더 이상 이렇게 살긴 싫은데. 그런 여자를 내려다보는 남자아이의 눈에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성숙한 애처로움과 동정심이 뒤섞여 배어 나왔다. 손바닥이 완전히 붉게 더럽혀지고 나서야 남자아이가 천천히 여자에게 다가가니 밖에서부터 낯선 발소리 여러 개가 가까워져온다. 썩 반갑지 않은 발소리다.
머지않아 거칠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네 명의 낯선 사람들, 그리고 멀찍이 뒤에 떨어져 흥미로운 경기라도 관람하는 것처럼 방관자의 자세로 서있는 남자 한 명. 남자아이가 차마 여자의 팔을 놓지 못하자 낯선 사람들 중 한 명이 힘으로 남자아이를 떼어내어 억지로 손으로 눈을 가렸고 바로 앞에서는 짧은 욕지거리와 함께 울음에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놔요!!!!! 나 아니야!!!!!! 저 인간이 잘못된 건데 왜 나한테 이래요!!!!!! 왜 나한테 이러냐고!!!!!!!"
손에 가려진 나머지 정전이 된 듯 까마득한 눈앞에 남자아이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고 점점 멀어져 가는 비명에 귀를 기울이자 짧은 외마디가 귀에 박혀왔다. 준면아, 준면이는 엄마 믿지? 그리고 뚝 끊겨버린 비명. 비명이 끊기자마자 눈앞을 가리고 있는 손이 풀어졌음에도 남자아이는 차마 꼭 감고 있던 눈을 뜨지 못 했다. 눈을 가리고 있던 낯선 사람은 눈을 뜨지 못하는 남자아이에게 위로라도 하듯 한마디 건넸다.
"아프셔서 치료하러 가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다 나으시면 볼 수 있을 거야"
눈을 감은 채 아랫입술을 피가 나도록 꽉 깨문 남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참으로 잔인하고도 안타까운 사실은,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흘리는 여자의 모습은 남자아이에게는 변하지 않을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것이다.
엄마의 비참한 마지막 모습을 본 자식은 꽤나 잔인해진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이유 없는 악인은 없다.
도작가 의 은밀한 취미 . 악인은 없다
손에 쥐고 있던 작고 하얀 꽃다발을 뽀얀 단지 앞에 놓은 준면은 작게 세워진 사진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3년이 지났다. 다 나으면 분명 다시 볼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엄마가 죽은 게. 결국 그 비참한 모습이 마지막이 된 것이다. 교복 넥타이를 고쳐매던 준면은 바싹바싹 타오르는 입안에 목을 울렁이다 픽, 힘없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크게만 보였던 사람도 죽으면 이렇게 작은 단지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겠어.
아무도 없는 납골당. 죽은 사람이 모여있는 장소라고 하기에는 따뜻한 기운만이 감돈다. 준면은 가만히 서서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다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열아홉, 준면의 나이에는 과분할 정도로 성숙한 한숨이었다. 몇 번이고 입술을 축이던 준면은 천천히 숙였던 고개를 들고 사진 속에 있는 엄마와 눈을 맞추었다. 도대체 언제 찍은 사진인지 꽃다울 정도로 고운 얼굴에서는 언뜻 준면이 겹쳐 보인다.
"미안 엄마. 못해도 한 달에 한 번 온다고 했는데 늦었다. 나 올해 열아홉이잖아, 이해 좀 해줘. 대학도 가야 되고 또, ... 또"
대답 없는 사진에 친근하게 말을 걸던 준면은 또... 하며 말끝을 흐렸다. 근심 가득한 낯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준면은 몇 번이고 또,를 되풀이했다. 머리가 아픈지 이마를 매만지기도 했고 눈물이 나오려는지 떨리는 목소리를 삼키기도 했다.
"나는 진짜, 엄마가 아닌 줄 알았는데. 진짜 엄마가 아픈 줄 알았는데. 아... 진짜... 진짜로..."
억지로 실없는 미소를 짓던 준면은 끝내 스스로 끓어오르는 분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떨구었다. 그 누구보다도 맑아야 할 소년의 눈물은 후회와 한탄에 물들어 버린지 오래였다.
준면은 짙게 피어오르는 향이 머리가 아프도록 코를 찔러대던 그날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엄마가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된 날로부터 반 년 후, 가끔씩 준면의 이름으로 도착한 편지가 끊기고 모두가 엄마의 사진 앞에서 쓰러져라 곡을 하던 그날을. 누군가가 듣는다면 피도 눈물도 없는 패륜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준면은 엄마의 자살을 전해 듣자마자 곧바로 눈물을 터뜨리지 않았다. 이미 예상해서였을까. 아니 굳이 예상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올 결말이었다는 것 즈음은 직감적으로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아빠의 와이셔츠 카라에 묻어있던 싸구려 립스틱 자국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엄마의 의심은. 처음에는 직원의 실수라 웃어넘겼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집안에 무관심해지는 아빠의 모습에 엄마의 의심이 커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서재에서 남모르게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행복하게 웃는 모습, 누군가의 선물이라며 엄마는 꿈도 꾸지 못 할 명품 가방, 엄마가 의심을 하면 의부증으로 몰아붙이기까지. 모두 것이 엄마가 맞다고 말해주고 있었는데 왜 몰랐을까, 아빠의 외도를.
왜 여기까지 오게 내버려 뒀을까, 나는. 내가 유일하게 엄마를 구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였는데. 내가 엄마를 죽게 만든 건가 봐. 내가, 이렇게 만든 건가 봐. 작게 코를 훌쩍이던 준면은 밀려오는 죄책감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아빠, 재혼한대. 사실 대학 가야 돼서 못 왔다는 건 핑계야. 내가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서 못 왔어. 나 지금도 엄마 못 보겠어. 내가 너무 미안해"
준면아, 준면이는 엄마 믿지. 그 짧은 말이 귓가에 울리는 건 착각이었을까. 믿었어야 하는 건데. 불쌍한 우리 엄마.
"아빠랑 재혼한다는 여자도 만나고 왔어. 나만큼 큰 아들 있더라. 한 살 어린 동생이래. 앞으로 내 동생이래"
난 아직도 이해가 안 가, 엄마. 걔가 왜 내 동생인지. 엄마 아들은 나밖에 없잖아. 도대체 걔가 뭔데 내 앞에 끼어들어? 아빠도 싫고 그 여자도 싫고 걔도 싫어. 엄마가 그랬잖아. 사람 함부로 미워하지 말라고. 이유 없이 미워하지 말라고. 나 근데, 걔가 너무 미워. 나도 알아. 걔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는 건. 근데 나도 내 마음을 주체못하겠어.
도경수가 너무 미워.
아무도 없는 허공에 제 속마음을 완전히 털어놓은 준면은 자신과 하얀 단지 사이를 가로막은 작은 유리창에 기대어 숨죽여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훨씬 어린아이 같은 울음이었다. 단순한 미움에서부터 오는 눈물은 때묻지 않은 소년의 눈물과 같았다. 제 눈물이 감당하기 벅찬지 준면은 몇 번이고 넘어갈 듯 숨을 거칠게 들이쉬었고 온몸에 힘이 빠진 나머지 밀려오는 잠에 곤히 눈을 감았다.
적막한 납골당 안, 새근새근 거리는 숨소리만이 잔잔히 깔리는데 벽에 나있는 창문 통해 들어오는 주홍색 노을 빛이 천천히 준면의 어깨에 닿아 따스히 그를 안아주기 시작했다.
이유 없는 미움은 그 누구보다도 준면에게 간절했다. 고등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는 버티기 힘겨운 죄책감, 그리고 후회. 그를 풀어낼 단 하나의 방법. 이유 없는 미움.
그 이유 없는 미움의 칼끝은 경수를 향해 날을 세웠다.
***
누군가를 미워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됐으니까. 구실을 하나 만들어내어 그 사람이 힘들어할 일, 버거워할 일만 주면 되는 것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으니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경수에게는 가장 큰 장점이자 약점이 있었다. 글. 그래, 바로 글. 경수가 글을 쓸 때에 면 우습게도 자신의 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준면의 눈에는 선명하게 보였다. 때때로 글이 잘 풀리면 더없이 행복해하기도, 슬럼프에 빠져 힘겨워하기도, 그러면서 끝까지 글을 놓지 않는 모습은 준면에게는 꽤나 큰 재밋거리였다.
그럼 여기서, 그런 경수를 미워하고, 괴롭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경수가 쓰고 싶지 않은 글, 쓰기에는 힘든 글을 써내라고 하면 된다. 만약 경수가 글을 쓰고 싶지 않다고 하면? 그것도 간단하다. 써야 할 수밖에 없는 구실을 잡아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해주면 된다. 제게 이익이 될 때를 제외하면 제 자식을 죽어라 미워하는 엄마, 글을 써야만 인정받는 자식. 모든 구실은 충분했다.
'기뻐하실거야'
'...'
'분명 기뻐하실거야, 네가 그렇게만 해준다면'
'...'
'나는 이 글이 더 좋은데, '무제'는 나중에 생각하고 이 글로 시작해보는 건 어때?'
기뻐하실거라는 단순하디 단순한 말과 함께 경수의 손에 원고를 쥐여주었을 때 흔들리는 경수의 눈동자를 본 준면은 얼마나 큰 희열을 느꼈는지 모른다. 영원히 제 옆에 두고 미워하게 된다면 영원히 어릴 적의 죄책감과 후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대단한 착각으로부터 비롯된 삐뚤어진 희열이었다.
예상대로 한 권, 한 권 써낼 때마다 경수는 글에 시달려 버티기 힘들어했고 김준면, 자신은 그저 대단한 신인 작가를 발굴해낸 편집장으로 인정만 받으면 될 일이었다. 씻을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고등학생 때의 준면이 보면 비웃을 정도로 경수를 괴롭히는 준면에게는 별다른 죄책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유 없는 미움이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깊은 환락에 빠져들게 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라는 걸 알고는 있을까.
경수를 미워하는 마음이 김준면, 자신 또한 피폐하게 만드는 존재란 걸 알고는 있을까. 알고 있지만 애써 무시하는 건 아닐까? 말간 눈물을 흘리던 소년은 이미 사라져버린 후였다.
하지만 경수가 네 권의 책을 써내고 평생토록 지금의 안정적인 마음을 영위할 것이라는 준면에게 정신을 차리라는 듯 변화는 이르게 찾아왔다.
'... 누구세요?'
'못 보던 얼굴이네'
어느새 경수에게 찾아온 낯선 여자. 그녀에게서부터 시작되었다. 경수의 변화, 그리고 준면의 변화가. 평생 제 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던 경수가 절필을 말하기 시작했다. 준면의 앞에서는 간단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어느새 목소리를 크게 내기 시작했다. 사람 한 명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그녀가 찾아온 후로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약점이 하나 더 늘어난 것만 같아 기뻤는데 날이 가면 갈수록 강하게 맞서는 경수에 준면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다시금 씻을 수 없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괴로워지게 되면 어쩌지, 악몽이 다시 시작되면 어쩌지.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날로 돌아가게 돼버리면 어쩌지. 하나, 둘 준면에게 불안 요소가 늘기 시작했다. 모두가 그녀가 찾아온 후로 시작된 것이다.
경수와 준면의 사이를 통째로 쥐어잡고 흔드는 건 그녀였다. 그녀가 준면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현명한 여자잖아, 어?'
'...'
'어떤 게 더 현명한 선택인지, 잘 알고 있잖아'
눈치챘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를 경수에게서 떼어내려는 준면의 목소리는 매번 옅게 떨렸다. 제발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져 달라는 간절한 애원이었지만 그게 들렸을지는 오직 그녀만이 알겠지.
결과는 보나 마나 그녀는 계속해서 경수의 옆에 있었고 경수 또한 그녀를 붙잡고 있었다. 그뿐이었다. 참 처참하게도 준면을 괴롭게 하는 데에는 그 사실 하나면 충분했다.
경수는 계속해서 제 목소리를 키울 것이고 언젠가는 준면이 남몰래 채워두었던 족쇄를 끊고 떠나갈 것이다. 달콤한 환락에서 깨어나게 될 시간이 멀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준면은 감출 수 없는 불안감에 제 눈앞에 닥쳐온 현실을 부정하기 바빴다. 참으로 김준면 답지 않은 생각이었다.
'너 인터뷰하면서 무슨 소리 했어?'
'아직 인터뷰 확인 못했어, 대체 어떻게 나왔길래 갑자기 사람을 ...'
'확인 못했어? 그래? 그럼 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
도경수, 너만은 영원히 내 죄책감을 덜어줄 수 있으리라.
'시건방진 소리 하지 마'
'나는 분명히 옛날부터 말했어, 다섯 번째 글이 끝나면, 절필하겠다고'
'도경수'
도경수, 너만은 나를 감당할 수 있으리라.
'잘 봐, 지금까지 네가 쓴 계약서들이야'
'...'
'다 네가 직접 쓴 거야, 네 손으로 직접 쓴 거라고'
'...'
'근데 뭐? 이제 와서 절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나는 분명 너한테 기회를 줬어, 선택하라고. 글을 쓸 건지, 아니면 계속 구차하게 살 건지. 다 네가 선택한 거잖아'
'...'
'이딴 식으로 끝도 네 마음대로 끝내버릴 거면 왜 시작했어'
도경수, 너는, 너만은.
'형'
그리고 무참히 깨져버린 삐뚤어진 착각. 마치 준면을 비웃듯이 한쪽 입꼬리만 말아 비틀어올린 채로 실소를 터뜨리는 경수에 준면은 자신만의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경수의 얼굴에서 저런 미소가 나올 줄은 물론 저런 미소를 볼 수 있을 줄이야 꿈에서도 꾸지 못 했던 것이었다. 힘이 빠진다. 애써 부정해왔던 그간의 노력들이 제게 한심하다는 듯이 질책하며 떠나가 버리는 것만 같았다.
'형 진짜 이기적이다'
'뭐?'
'오 년이 넘었어, 아니 굳이 따지자면 칠 년이네. 기억나? 나 스물두 살 때 형이 글 쓰라고 했었던 거'
'...'
'그때 그랬잖아, 매일매일 엄마한테 미움받으면서 살 건지, 아니면 글 써서 엄마한테 인정받으면서 살 건지. 그게 혹시 형이 말한 기회라면 단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야, 형'
그동안 경수를 헤집었던 준면의 지난 말들이 날을 갈아 되돌아왔다. 이렇게 비참할 수가 없다. 사람 일이라는 게 전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준면의 얼굴 앞에서 있는 힘껏 비수를 꽂아오는 경수는 특히나 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준면이 이유 없는 미움을 경수에게 쏟아냈을 때 묵묵히 그를 받아내던 경수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절필도, 내 옆에 있는 문하생도, 전부 다 진짜인데. 왜 자꾸 숨기려만 해'
'...'
'나한테 더 뭘 더 뺏어가려고, 응?'
'...'
'나도 이제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고 더 이상 사람 미워하기도 싫어. 나한테서 뺏어간 거 다시 돌려받을 수도 없고 돌려내라고도 안 할 테니까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잖아'
'...'
'못 도와주겠으면, 그것도 못하겠으면. 제발 나 좀 가만히 둬'
준면의 하늘이, 세상이 완전히 깨져버리는 순간이었다. 언젠간 반드시 와야 했던 순간이라는 건 준면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지금은 너무 일렀고, 그를 받아들이기에는 준비가 부족했다. 죄책감의 늪은 준면을 향해 활짝 팔을 벌렸고 더불어 이유 없는 미움의 대상이었던 경수에 대해서도 조금씩 죄책감이라는 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엄마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죄책감은 평생 동안 준면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라고. 그럼 왜, 그를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피하면 피할수록 힘들어진다는 건 알지 못했을까.
김준면 진짜 멍청하다. 어? 왜 몰랐지? 응? 왜 몰랐어, 왜. 홀로 남은 팀장실 안, 준면은 다짜고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를 터뜨려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기쁨의 웃음은 아니었다. 머지않아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는 희미하게 흐느끼는 소리로 바뀌었으니까. 경수는 운이 나빴던 것뿐이었다. 그토록 미움을 받은 이유라고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준면의 앞에 얼굴을 보인 것, 그 하나 밖에 없었다. 준면에게는 그 이유 하나가 곧 죄가 되었고 죄라는 구실 하에 경수에게 글이라는 족쇄를 채웠다.
결국에는 이번에도 이 모든 일이 김준면, 자신 때문이었다.
***
"팀장님, 팀장님은 도경수 작가님 그냥 보낸 거 후회 안 하세요? 마지막 작품 집필 중이셨잖아요. 그것만 내고 보내드려도 될 일이었는데"
떠나가도록, 나쁜 기억만 안고 가도록 보낼 바에는 먼저 내가 보내버리자. 그것이 준면의 결정이었다. 그랬기에 계약 해지 이야기도 경수에게 먼저 꺼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서류에 눈을 꽂고 아무 말 없이 있던 준면은 천천히 파일을 덮으며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서있는 팀원을 바라보았다. 준면이 짙게 눈을 맞추자 꽤나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며 시선을 피한다.
"그때같이 있었으면서 뭘 들었어요? 도 작가님하고 계속해서 의견이 엇갈리고 지속적으로 갈등이 발생했다고 분명 말했는데"
"... 도경수 작가님하고 계약 해지를 할 만큼 큰 트러블은 없었던 거 같은데..."
"..."
"아쉬워서 그러죠. 팀장님이 처음으로 발굴해낸 작가님이잖아요. 파급력도 컸고. 지금도 우리 출판사 부동의 베스트셀러에요"
"그래요? 대단하시네요. 우리 도 작가님이 아주 그냥 대단하시네"
준면은 고개를 보일 듯 말 듯 설레설레 흔들며 다시금 시선을 내렸다. 도 작가, 이제는 그 세 글자 말하기에도 괴롭다. 언뜻 들으면 비꼬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할 수 있는 말에 준면의 앞에 선 팀원은 입술을 꾹 닫아버렸다.
팔랑거리는 서류 넘어가는 소리가 연이어 두 번 정도 귀에 박혀올 때 즈음 작게 떨리는 한숨을 내뱉은 준면이 서류 위에 두었던 눈동자를 산만하게 움직였다. 괜한 질문을 해서 화라도 났을까 팀원은 등 뒤로 숨기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고 이내 파일을 닫아 가볍게 책상 위로 던진 준면이 입을 열었다.
"다 보낼 때가 돼서 보낸 거예요"
"..."
"도 작가님은 아쉽게도 그때가 딱 보내드릴 때였고. 나도 계속 붙잡아 두려고 했는데, 도 작가님이 싫대요. 자기 좀 도와달래요. 그럼 어떡해요. 보내드려야지"
"..."
"내 역할은 진작에 끝났어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준면은 다시 던져두었던 파일을 펼쳐들었고 집중력이 돌이킬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흐트러져버렸는지 눈을 자꾸만 깜빡인다. 이 상태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음을 느낌 준면은 한 번 더 한숨을 내뱉으며 팀원에게 이만 가라는 듯 손짓을 해 보였다. 평생 잊을 수도 없는, 그렇다고 평생 기억할 수도 없는 경수에 대한 기억은 어느새 숙였던 고개를 서서히 들고 있었다.
굳이 팀원이 한 번 더 상기시켜주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경수의 문하생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은 간접적인 장본인이 견우로 들어왔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 들었으니까. 모순적이게도 경수를 기억하고 싶지 않아 하는 내가 그녀의 글을 읽었다는 것은 숨기고 싶은 사실이었다. '무제', 전에는 그렇게 보여달라고 해도 안 보여주더니, 글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상상이상이었다. 꼭 경수가 나쁜 짓을 하는 것처럼 몰래몰래 쓰던 글과 똑 닮아있었다. 아니, 경수와 그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둘을 많이 닮아있었다.
더 숨기고 싶은 사실을 말하자면, 부러웠다. 자신과 닮은 짝을 만나 모든 것을 이겨낸 경수가 부러웠다. 그래, 이유 없는 미움이 어쩌면 정말 이유가 없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와서야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글로써 자신을 표현해내는 경수가 부러웠다. 나는 내 속마음을 표현하고 싶어도 혼잣말, 그 이하밖에 하지 못하는데, 문자라는 단순한 도구로 벅찰 정도로 화려하게 자신을 표현해내는 경수가 부러웠다.
멍하니 시선을 놓고 있던 준면은 문득 한쪽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까이 다가온 회의 시간에 늦을까 서둘러 펜 하나를 챙겨들고 팀장실을 나서는데 저 멀리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얼굴이 보인다. 한 손에는 '무제'를 들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 경수와 똑같은 분위기를 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
순간 발이 얼어붙는 듯했지만 차분히 숨을 고르던 준면은 어금니를 세게 물고 느리게 발을 내디뎠다. 애초부터 모르는 사람이다. 서로의 이름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스스로를 세뇌하며 걸음을 옮기는데 웬일인지 그녀의 옆을 지나가려 하니 더욱 세차게 몰아치는 경수에 대한 기억에 걸음이 느려진다.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기억이 느려진다. 언뜻 걸음을 멈추었을 때 나를 보는 그녀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뒤를 돌아봐 인사할 수 없는 이유.
죄책감.
이런 인연이 아닌 조금 더 평범한 인연이었더라면, 경수도, 당신도, 나도 모두가 웃을 수 있었을까.
평범한 형, 동생 사이로 경수에게 우리 앞으로 보지 말자는 말은 듣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내 죄책감을 덜 수 있었을까.
용서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미안해.
당신한테도, 경수한테도
미안해요.
도작가의 은밀한 취미 : 악인은 없다 fin.
사담/ 소장본 수량조사 진행합니다! |
하이 여러분 리히터예요. 이제 정말 도작가가 막을 내렸습니다. (자축)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던 우리 준면쓰의 이야기로 끝을 내게 되었네요. 사실 연재초기 때만해도 준면쓰 외전은 생각도 안했는데 막상 준면이의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려하니 막막하더라구요. 그래서 좀 ㅂㄹ일지도 모른다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근데 완결편에서도 여러분들 댓글보고 포풍눈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나하나 잘 읽었어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핱투핱투!!!!!!!!!!!!!!!!!! 내 핱투를 받아라!!!!!!!!!!!!!!!!!!!!!!!
근데 댓글 읽어보니까 저 떠난다구 우시는 분들 많은데 진짜 휴식기라니까요???? 저 돌아온다니까요??????????????? 허 참 진짜, 절 멀로 보시구... 저 망상 없으면 죽은 닝겐이에여. 그니까 꼭 돌아올거에요! 아이 프로미스 유!!!!!!!!!!!!!
사실 휴식기 도중에 망상을 끊는 건 못하겠다! 하고 난데없이 찾아 올 수도 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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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작가 소장본 수량조사 진행중입니다!
참여는 예인공구 이쪼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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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nstiz.net/fan_market_group/106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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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파는 불시에 갑자기 뙇! 하고 나타날겁니다. 기간은 길게 일주일정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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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없는 큐엔에이 |
Q.도대체 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을 필력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건가요? A. 첫번째부터 이런 부끄러운 질문이라니ㅎㅎ... 다른 작가분들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하죠ㅜㅜㅜㅜ필력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울정도... Q. 다음 작품은 어떤 내용(느낌) 인가요? 도작가와 비슷한 무거운 분위기인가요, 도부자 같은 로코인가요? A. 로코입니다. 로코!!!!!!!!!!!!!!!!!!알ㄹ럽로코!!!!!!!!!!!!!!!!!! 도작가 연재 중 사담으로 제가 원래 로코를 좋아한다규 말씀 드린 적이 있을거에여. 로코 할거구요. 사실 휴식기가 있어서 그렇지 무엇을 연재할지는 거의 확정이에여! 역하렘물로 정확히 정해진 남주없이 엑소 모든 멤버가 들어간답니당. 분위기는 도부자와 비슷하구요. 도부자에서는 여주가 신데렐라인 스토리라면 다음 작품은 여주가 개부자로 신데렐라 남주를 고르는 스토리랄까..^q^ Q. 작가님이 뿜어내는 평소 분위기? 성향이 도작가에도 반영이 되었나요? A. 음... 저는 굉장히 유하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주변 사람들 인상을 들어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은... 보통 첫인상만 보고 절 좀 어려워 하는 분들이 많아요ㅋㅋㅋㅋ 그냥 뵹신인데... 제 글 중에서 가장 저하고 비슷한 사람들 고르자면 단편 시리즈 중 오빠입니다의 여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작가의 분위기는 실제 저와 교집합이 굉장히 적습니다. 제가 만약 정말로 도작가의 여주가 된다면 미친 병크를 터뜨려서 쫓겨날지도 모를 일. Q. 글쓰실때 들으시는음악이라던가가 따로있나요? 왠지 작가님은 엄청분위기있고 경건한음악을 들으시면서 글을 쓰실것같은느낌... A.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건한 음악은... 글 쓰기 전에는 겁나 신난 클럽 음악을 들으며 있다가 글쓸 때가 되면 방 불을 전부 다 끄고 쓰는 화에 맞는 음악을 틀어놓고 쓰는 편이에욬ㅋㅋㅋㅋ 오리지널 클래식보다는 뉴에이지를 선호한답니다. Q. 어떻게 도작가의 스토리 구성을 짜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영감을 받게 된 계기랄까요. A. 허무하게도 도작가는 제가 한참 힘들고 지칠 때, 비가 오는 날 집 안에 들어박혀서 쓰기 시작한 글이랍니다. 거기다가 글 쓰는데에 슬럼프가 와서 이런 어두운 글을 쓰기에는 최적화 되있었죠. 처음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말 있죠? 사실 제가 그 말을 싫어해서 이리저리 엮다보니 어떻게 도작가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되었네요. 전부터 작가나 히키코모리 같은 남주를 써보고 싶어했기도 했었구요. Q.작가님은 글을 구상할 때 전반적인 스토리를 어디에다 써놓는 편이신가요?아니면 머리속에 기억을 해놓는 편이신가요? A. 저는 써놓습니다. 왜냐하면 제 기억력이 똥망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계획성이 1도 없기 때문에 써놔야 겨우 하는 편입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쑥스럽지만 제 시크릿노트를 공개하도록하져 도부자 3화쯤 연재할 때부터 쓰기 시작한 노트입니다. 옆에 내용은 도부자 스토리네요ㅋㅋㅋㅋ 쑥스러우니까 블러처리 ^,^ 무튼 저렇게 인물별로, 스토리별로 정리할 수 있을 때는 해놓는 편입니다.
그럼 큐엔에이 끝! 저번에 한 번 진행해서 그런가 요번에는 질문이 많지 않네요ㅎㅎ |
~러블리~큐티~ 암호닉 ~큐티~러블리~ |
* 특수문자(#,^,☆ etc.) #두근님 / #두밍님 / #안꼉님 / #우왕굳#님 / #꿀애정님 / ( ͡° ͜ʖ ͡°)님 / ^ㅅ^ 님 / ★요다★님 / ♡님 / ♡라즈베리님 / ♡축구공녀♡님 * 0~9 01112됴님 / 0112님 / 0121님 / 0309님 / 0324님 / 0326님 / 0328님 / 0412님 / 0609님 / 0618님 / 0622님 / 0626님 / 0846님 / 1004님 / 1025님 /1226님 / 1228님 / 1226112님 / 1등급님 / 1월의봄님 / 1시25분님 / 2424님 / 2465님 / 28님 / 31님 / 3관왕센님 / 5511님 / 60002님 / 6002님 / 779님 / 7712님 / 7942님 / 9301112님 / 937님 * A~Z abc님 / coke님 / cy님 / D.O.님 / EL님 / FlowerD님 / Gellemdal님 / Joboo님 / lobo12님 / Melrani님 / Mercy한양갱님 / PEACE님 / Syoung님 / s130님 / tnrud3657님 * ㄱ,ㄲ 가가나나님 / 가득찬님 / 가락님 / 가젠님 / 간장녀님 / 간절한님 / 갈대영님 / 갈비님 / 갈치님 / 감귤님 / 감님 / 감자님 / 감자님 / 같이의 가치님 / 개님 / 개구락지님 / 개복치님 / 거난영님 / 거뉴경님 / 거부는거부해님 /건도윤님 / 건빵님 / 게이쳐님 / 겨울님 / 결부님 / 경수앨리수님 / 경수해님 / 경슈님 / 경순님 / 고고싱님 / 고고싱님 / 고기반찬님 / 고동소리님 / 고라니님 / 고라니님 / 고리님 / 곤듀님 / 곰돼지님 / 곰탱님 / 공일일이님 / 곶감님 / 과고여신님 / 관대님 / 관짜주세여님 / 굥님 / 굥뚜님 / 굥숭이네 도담로님 / 공듀님 / 굥숭이님 / 구글조닌님 / 구님 / 구사일생님 / 구운달걀님 / 군만두님 / 궁금이님 / 규규귝님 / 규니니님 / 규야님 / 그리다님 / 그문하생이나일세님 / 글잡캡틴미녀님 / 기린뿡뿡이님 / 긴토키님 / 길손님 / 길피수님 / 김면두님 / 김까닥님 / 김꽝꽝님 / 김민덕님 / 김쎄쎄님 / 김작가님 / 까까님 / 까망콩님 / 까푸님 / 깐초님 / 꺄뀨님 / 꺼우져님 / 꼬깔이님 / 꼬깔콘님 / 꼬꼬볼님 / 꼬냑님 / 꼬르륵님 / 꼬꾸미빙님 / 꽁냥님 / 꽃님 / 꽃물님 / 꽃이된다님 / 꽃잎님 / 꽯뚧쐛괣님 / 꾱님 / 꾸덕님 / 꾹꾹이님 / 꿀곰님 / 꿀귤님 / 꿈꾸는나님 / 꿀떡맛탕님 / 꿀잼님 / 꿍스님 / 꿁꿁까까님 / 뀨읭뽀읭님 / 뀨쮸쀼님 / 뀰님 / 끄왕님 / 끈풀린운동화님 / 낑꽁끙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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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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