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온앤오프 성찬 엑소
l조회 657l

 

[디오/세훈] 청춘을 녹여 드세요. 01 | 인스티즈

 

 


 처음으로 입을 뗀 경찰 아저씨가 한 말은 그게 다였다. 그렇게 말하자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아주 높은 벽이 쩍 하고 갈라졌다. 그리고 그 안으론 역시 차 도로가 있었고 경수가 타고 있는 차는 도로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또 그렇게 몇 분을 달렸을까, 창밖을 넘어 아주 커다란 건물 두어 개가 보였다. 경수는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 그곳엔 사람이 있을 것만 같았다. 이런 로봇 같은 경찰 아저씨들 말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따스한 사람이 있을 것만 같았다.

 

 

 “내려.”

 

 

 남색 옷의 하얀 헬멧, 아무것도 모르고 차에서 내린 경수에겐 커다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경수는 습관적으로 입술을 꾹 깨물었고 그러자, 겨우 살이 오른 입술은 또 한 번 피를 보게 되었다. 절대 입술 깨물지 마. 입술이 이게 뭐니?, 매번 엄마가 밥 먹듯이 하지 말라고 했던 말. 경수는 혀로 입술에 나는 비릿한 피맛을 맛 봤을 때 그때야 아차, 하며 이를 입술에서 떼었다. 경수는 앞에 보이는 남색 옷의 하얀 헬멧을 쓴 사람을 모두 ‘로봇’이라고 생각했다. 전혀 사람 같지 않는 생김새와 각이 딱 딱 맞는 행동을 보면 절대 사람이 아닌 로봇 같았기 때문이다. 경수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섭섭할 정도로 눈 깜짝할 사이에 경수가 탔던 차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로봇이 걷어 찬 경수의 다리도 한 순간에 굽혀져 무릎을 꿇은 꼴이 되었다. 경수는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고 정신을 차리자, 그제야 쓰려 오기 시작하는 복사뼈가 찌릿하며 괴로웠다.

 

 

 "자, 잘못했어요. 잘, 제가… 잘할게요.“

 

 

 아슬아슬 하게 달려 있던 경수의 눈물이 툭 하고 꿇고 있던 무릎에 떨어졌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자기들끼리 낄낄 웃는 로봇이었다. 경수는 로봇도 사람은 맞나 보다, 생각했다. 여태껏 자신이 말하는 것을 보고 한 번도 안 비웃은 사람은 엄마밖에 없었으니까.


 그렇게 몇 분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던 것일까. 경수 앞에 내던져진 것은 경수가 이곳에서 생활하며 입을 대청빛 옷과 이상하게 꼬여져 있는 약도가 다였다. 그런 경수에게 다가온 것은 쳐진 눈매에 눈 안 가득 깊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한 남자아이가 뛰어 왔다.

 

 

 “네가 그 새로 왔다는 애구나?”

 

 

 경수는 몸이 움찔했다.

 

 

 “으, 으응?”
 “떨 필요 없어. 나는 네 다리 걷어차지도 않고, 으음 어! 그냥 친구해 주려고 온 거니까.”
 “친구?”
 “응! 친구, 우선 일어날 수 있겠어?”

 

 

 소년은 경수의 팔을 잡고는 부축해 주며 일어나 보라고 했다. 이미 혈액순환은커녕 아까 발로 차이면서 상처가 난 모양인지 쓸린 자리엔 피가 고여 있었고 팔목은 퉁퉁 부은 채로 있었다.

 

 

 “힉… 이렇게 될 정도로 무릎 꿇고 앉아 있었던 거야?”
 “아, 아무도 나를 안 도와줘써… 아무도.”

 

 

 소년은 경수를 안쓰럽다는 듯 쳐다봤고 절뚝거리는 경수의 팔을 본인의 어깨에 걸쳐 같이 발 맞춰 경수가 생활할 방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소년은 경수 못지않게 조잘거리며 한 마디를 들어 주고 열 마디는 했고, 경수는 그런 소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내 이름은 백현이야, 변백현. 너랑 숙소 생활도 같이 할 거고, 아까 말했듯이 친구도 할 거고!”
 “배켜니? 이름 예뻐, 배켜니.”
 “난 너 알아. 도경수잖아. 그런데 네가 여기 온 이유는 잘 모르겠어. 왜 온 거야?”

 

 

 경수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아, 알겠어! 안 물어 볼게. 뭐 사정이 있겠지, 너도.”
 “…….”
 “다 왔다. 여기야!”

 

 

 백현이 손짓한 곳 안에는 2층 침대가 나열된 나름 깔끔하고 정갈한 방이었다. 벽 구석에 곰팡이가 슬었다거나 여기 저기 이유 모르게 긁혀져 있는 것만 제외하면 깔끔했다. 백현은 경수가 써야 할 침대에 앉혀 줬고 급하게 붕대로 감아 줬다.

 

 

 “안 되겠다. 붕대로는 절대 안 되겠어. 캐더린 선생님이라고 있는데 같이 가자.”
 “견수는 이제 괜찮아!”
 “안 돼. 괜찮아도 혹시 모르잖아. 그 선생님 정말 착하고 예쁘셔.”

 

 

 경수는 백현의 간절한 말에 하는 수 없이 짐도 풀지 못 한 채로 이끌려 나갔다. 백현은 걸을 때마다 수시로 많이 아프냐고 물었고 경수는 괜찮다며 대답해 주었다. 계단을 내려갈 쯤,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바그그 들려 왔다. 경수는 계단 옆에 있는 벽에 귀를 댔고 그럴 수록 선명하게 들리는 사람들 소리가 귀로 전달됐다.

 

 

 “배켠, 잠시마안…”
 “놀러 갈래? 여기 급식소야. 지금은 점심시간이고.”
 “으응? 냠냠?”
 “응, 냠냠. 난 아까 냠냠 다 했어. 급식소 구경도 시켜 줄게.”

 

 

 백현의 말에 경수는 들떠서 계단을 빨리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자 정말로 식당 같이 아주 커다란 급식소가 있었다. 여전히 배식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다. 꼬르륵대는 배를 꼭 쥐었다. 배켜니가 경수 위해서 붕대도 줘써, 배고프면 안 대. 몇 번을 다짐하며 팔까지 꼬집으며 참았다. 그때 우당탕, 소리가 났다.

 

 

 “존나 더러운 새끼, 넌 밥이 목구멍으로 처넘어가?”

 

 

 한 사람을 둘러싼 여러 명의 사람들, 그리고 밥을 먹을 때마다 주먹으로 얼굴을 쳐 넘어뜨리곤 했다. 경수는 백현의 소매를 꼭 쥐어 잡았지만 애써 백현은 모르는 척하는 눈치였다. 경수는 백현에게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했지만 백현은 빨리 양호실이나 가자며 걸음을 재촉했다.

 

 

 “배켜언, 저기… 나쁜 애들 혼내야지.”
 “나쁜 애들 아니야. 쟤가 그만큼 쓰레기라는 소리야.”
 “쓰레기? 쓰레기… 맘마가 그러는데 쓰레기는 더러운 거래써.”
 “어, 맞아. 그러니까 너도 조심해. 알겠어?”

 

 

 경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뜨거운 국이 몸에 닿으면 많이 따가울 텐데. 경수는 자꾸 뒤가 찝찝해도 백현을 따라서 걷고 또 걸었다.


 급식소를 지나, 다른 구역의 건물 1층에 위치한 양호실이었다. 양호실은 거의 병원 정도로 아주 넓고 커다랬다. 백현은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카운터에 있는 로봇에게 말을 걸었다. 경수는 로봇을 보자, 벌벌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고, 뒷걸음을 치다 그만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많이 아파요. 다리가 퉁퉁 부었던데…….”

 

 

 백현은 경수를 가리키며 말했고, 경수를 바라보는 로봇은 경수에게 다가왔다. 자신을 때리고 마구 밟을 줄 알았던 경수의 예상과는 다르게 로봇은 그대로 경수를 안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바운서, 혹시 모르니 캐더린 선생님 꼭 한 번 불러 주세요. 그리고 경수는 숙소로 데려다 주시고요. 저는 다시 가 볼 일이 있어요.”

 

 

 백현이 부르는 바운서는 경수가 아는 로봇과는 다른 사람인 거 같았다. 바운서는 곧 경수를 침실에 눕혔고 유리로 된 작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서 무엇을 하는 것인지 몇 번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경수는 이내 피곤해서 그런 것인지 잠이 들었다.


 눈을 떠 보니 경수는 아까 백현이 안내해 준 숙소 안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 따끔거리며 죄여 오던 복사뼈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시퍼런 피멍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런 상쾌한 기분을 느끼기도 잠시, 경수는 자신의 침대 앞에 앉아 있는 소년의 뒷모습이 보였다. 체구를 봤을 땐 작은 백현과는 다르게 꽤 널찍한 어깨며 샛노란 머리가 눈에 띠였다. 경수는 본능적으로 모르는 사람이라는 느낌에 몸을 뒤척였고, 그 소리 때문인지 아니면 자꾸만 자신의 뒤통수를 바라보는 눈이 따가웠던 것인지 경수 쪽을 쳐다보는 소년이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비회원195.145
역시 자까님이세요 ㅠㅠㅠㅠ 대박 져앙
8년 전
독자1
퓨ㅠㅠㅠㅠㅠ대박이야ㅠㅠㅠㅠㅠ작가님 쩔어요ㅠㅠㅠ
하ㅠㅠㅠㅠㅠㅠ빨리 오셔야해여????

8년 전
독자2
세훈?세훈인가요 자까님 !!!누구예여!!궁굼해!!!
8년 전
비회원238.166
대박......작가님 대바ㄱ이에요ㅠㅠㅠㅠㅠ 애들사이에서 맞으면서 밥먹는애는 누굴까?/
8년 전
비회원195.145
ㅠㅠㅠㅠㅠㅠ 다음화 언제 나오나요? 기다리고있을게요
8년 전
비회원84.244
ㅠㅠㅠ 찌통찌통
8년 전
비회원224.206
문장구성봐 정말 잘 쓰시네요!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9 망큐 10.14 00:27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8 나는 변태다 10.13 16:37
엑소 [EXO/찬백] 늘 휘둘리는 알파 매니저 박찬열 x 늘 제멋대로 굴다가 먹히는 오메가 톱.. 35 와썹 10.11 22:35
엑소 [EXO/세디백] 청춘 바쳐 께이! 01 애쁠 10.11 20:27
엑소 [EXO] 나쁜 피 ①12 가벼움 10.10 20:02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50 와썹 10.10 18:3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1 학교에서 10.10 18:24
엑소 [디오/세훈] 청춘을 녹여 드세요. 022 10.10 16:02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9 바아몬데 10.10 11:17
엑소 [EXO/민석종인세훈백현경수] 동백꽃 피는 날엔 졸려서그래 10.10 04:59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2 누락 10.10 01:34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0 레인보우 샤베.. 10.09 22:25
엑소 [EXO/다각] 몰락 01 10.09 02:18
엑소 [EXO/찬열/세훈/경수/민석] 끝까지 간다 (prologue) 뎅기자 10.08 22:28
엑소 [디오/세훈] 청춘을 녹여 드세요. 017 10.08 15:48
엑소 [EXO/백도] 욕조 1 구나방 10.08 15:2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68 10.07 19:37
엑소 [디오/세훈] 청춘을 녹여 드세요. 0014 10.07 13:4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3 망큐 10.06 20:03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81 10.06 19:18
엑소 [오백] 호기심의 폐혜 73108 10.06 15:47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10.05 22:3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4 10.05 02:20
엑소 [김종인/너/도경수] Love me, right? - 3 -4 엘디레이버 10.05 00:32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5 만두간장 10.05 00:16
엑소 [EXO/김종대] 푸른 밤 경수입니다166 깨끗한물티슈 10.04 23:10
엑소 [EXO/찬열] 운명론을 믿는 내가 운명처럼 만난 남자 111111111 운명론자 10.04 1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