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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닡신 전체글ll조회 960l 2

 

 

 

 

 

 

 

 

 

"영재야, 이 드라마 할래?"
"……어, 네."
"사실 너한테 들어온 게 좀 많은데…… 니가 관리하는 게 낫겠어?"
"……영화도 들어왔어요?"
"영화는 니가 안 한다고 들어서."
"어디서 들으신 거예요?"
"너 영화 안 찍은지 5년 정도 됐잖아."

 

 

 

영재가 그의 말에 말갛게 웃었다. 벌써 5년이나 됐어요? 그 말을 물으려다 당연하게 입을 꾹 다물었다. 대현의 말처럼, 이 사람은 정말로 소속사 대표인건지 매니저인건지 아니면 동네 형인건지 스스럼없기로는 회사에서 1인자 급이었다. 회사 때문에 여태껏 곤욕을 치렀던 영재에게 그는 정말로 편하고도 고마운 사람이 아닐 수가 없었다. 영재의 의견을 다 들은 그는 알겠다며 영재를 마주하던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전에, 혹시나 영화를 할 마음이 있으면 먼저 말해달라고, 받아놓은 대본이 있다는 말도 빼지 않고. 영화? ……영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라고 하면 어, 해야지, 라는 말이 당연하게 나오는데 그 말을 뱉자마자 하는 말은 또, 아니, 안해. 이런 말이다. 그렇게 영화만 또 몇년을 안 찍었나, 싶었는데 벌써 5년이었다.

 

 

 

"……대현이는요?"
"녹음중일걸, 왜?"
"어, 아니예요."
"넌 쉬고있지만 걘 요즘이 제일 바쁘다, 알아?"

 

 

 

그 말에 영재는 그저 웃는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가고 영재는 괜한 핸드폰만 꺼내 대현의 번호를 눌렀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걸어도 안 받을 것이고, 받아도 아마 그 장소에 있는 사람이 급하게 받아 끊어 버릴텐데. 결국 핸드폰을 내려두고 직접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런 생각을 전에는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 영재가 허한 웃음소리를 내며 슬며시 일어섰다. 대표님이 준 대본도 한 손에 들고. 그의 목소리가 왠지 영재의 머릿속에서 공명하는 듯 했다. 그냥 가지 말까. 머릿속이 이렇게 헝클어졌다 저렇게 어지러워졌다 꽤나 복잡해졌다. 정대현 보고싶은데. 언제 이 사람이 본인한테 이 정도까지의 영향을 미친 건지는 영재 자신도 모를 법이었다. 그냥 원래, 이렇게 가까웠던 사람이 여태껏 없어서 그랬던 거였나. 영재의 생각이 부풀어 오를수록 멍하게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누군가가 그 방에 들어오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방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처음으로 전화를 건 사람은 대현이 아닌 대표님이었다. '대표님, 저 그 영화 할게요.' 어떤 영화인지 사실 잘 몰랐지만, 왠지 그가 제의한 영화라면 믿어도 될 것 같았다.

 

 

 


 

 

 


영재가 스무 살 때엔, 뮤직비디오도 몇 차례 찍은 적이 있었다. 전 소속사 사장은 영화를 찍기 않겠다고 한 영재에게 어떻게든 일을 시키려고 이것저것 제의받은 것들을 다 그에게 안겨주었고, 그 중 하나가 대현의 신곡 뮤직비디오였다. 대현은 당시 톱급의 가수였고 영재 역시도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배우였으니 둘이 함께 연기한 뮤직비디오는 분명히 엄청난 파급력을 몰고 올 것이었다. 영재와 대현은 처음으로 그곳에서 서로 마주했고, 아마 서로 처음으로 한 생각도 서로의 외모가 정말 잘났다는 것일 테였다. 하지만 둘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다. 대현은 고된 연습과 이 전에 촬영한 솔로 보컬부분으로 인해 충분히 지친 상태였고, 영재 역시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꽤 편치 못한 때였으니까. 그래도 이곳에 불려 온 것은 연예계에선 엄연히 선배인 영재였으므로, 인사 역시도 그가 하는게 맞다고 여겼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어, 안녕하세요."

 

 

 

그리고 또 정적이었다. 대현은 영재를 몇 초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바닥으로 떨궜다. 영재가 음악 프로그램에서 몇 번 봤을 법한 대현은 분명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그 역시도 굉장히 힘든 삶을 산다고, 동정 내지의 연민이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대현을 바라보다가, 처음으로 그가 저 혼자 환히 웃는 모습을 보았다. 누군가가 그를 웃게 행동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이유 없이 허하게 웃은 것도 아니였다. 제 노래가 뮤직비디오 세트에서 재생되어 울리는 순간에, 그가 웃으면서 제 노래를 입모양으로 따라 불렀다. 영재는 그 순간 또 깨달았을 테지. 아, 이 사람은 나처럼 당연하게 음악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하는구나. 하고.

 

대현은 본업이 가수고 또 할 줄 아는 것이 많은 노래와 적은 춤 실력이라 연기에는 사실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대현의 연기 연습을 지켜보던 영재는 또 먼저 그에게 말을 걸었다. 가르쳐 드릴까요, 하는 물음. 대현은 그 때에 자신의 연기실력이 정말 또 그렇게 못났었구나, 하는 한탄을 속으로 내뱉었고 당연스럽게 영재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영재는 그 말을 듣자마자 이때다 싶어 감정은 이렇게, 표정은 이렇게, 동작은 이렇게 가르치며 대현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대현은 또 다시금 깨달았다. 정말 내가 연기를 못하는구나. 언젠가 들어온 드라마 제의를 정말 거절해야한다고 또 되새겼다. 그리고 또 영재의 속내를 모르는 입장에서, 이 아이는 정말 천상 연기자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영재가 연기를 정말 당연하게 또 무의미하게 하는 것이라도 그것은 영재의 천직임이 분명했다.

 

 

 

"여배우는 누구신지 알아요?"
"아, 네? 어…… 저희 회사 신인분이신데……"
"그분도 배우시고요?"
"네."

 

 

 

영재는 무의식적으로 그분이랑은 한번도 호흡을 안 맞춰 보셨나봐요…… 하는 탄식의 말을 뱉을 뻔 했지만 정신이 꽉 잡혀있어 다행히 그 말을 하진 않았다. 대현은 사실 뮤직비디오 콘티를 처음 봤을 때 스토리에 걱정이 태산이었다. 처음엔 포옹신 키스신 다 있었으나 그의 팬들이 보고 해탈할 것만 같아 다 지워달라고 부탁했고, 차마 지우지 못한 감독은 포옹신을 영재에게 넘기고 키스신은 고뇌와 또 고뇌를 반복해 결국 없애버렸다고 한다.

 

 

 

"……번호 드릴까요?"
"아, 저요?"
"네."
"핸드폰이…… 곧 받을 예정이거든요. 번호는 드릴 수 있어요."

 

 

 

영재는 또, 저도 모르게 웃을 뻔 했다. 이 사람은 또, 지나치게 원칙주의이기도 한 모양이었다. 영재는 그러고 또 나이를 물었고, 반말을 하라며 권하기도 했다. 대현은 그 말에 당장 네, 하고 대답했다. 영재가 기어이 그 말에 웃음이 터졌고, 이유를 모르는 대현이 의아해하자 아니라며 손사래까지 치면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현은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고 이 상황에 영재는 다시 또 웃으면서 번호를 대현의 손에 적어줬다. 왠지 이 사람은, 종이에 적어 주면 다 잊어버릴 것만 같아 그랬다. 대현은 영재의 핸드폰에 자신의 번호를 꾹꾹 눌러 저장했고, 그 후에 내 생일에 전화하면 번호 저장할게. 하는 말도 이었다. 영재는 그 말이 왠지 또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굳이 전화번호를 적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 또 대현이 그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매너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근데 그게 지금 중요한가, 쪽팔린 게 먼저지.

 

 

 

"적을 필요 없었네."
"……어? 아냐~ 니 번호 있어야 내가 기억하고 저장하지."

 

 

 

그리고 또 대현이 수많은 팬들에게 시달린다는 사실 또한 알아챘다. 어쨌든 뮤직비디오 촬영이 끝날 즈음에 둘이 번호를 교환하고, 결정적인 포옹신을 마친 후에 둘은 지친 듯 인사도 서로 겨우 한 채로 제 밴을 타고 제 집으로 돌아가는 게 그날 둘의 만남의 마지막이었다.

또 사실 웃기기도 한 것이, 번호를 교환했음에도 서로 연락을 그닥 하지 않았다. 서로 바쁘기도 바쁜 터라 그냥 가끔 쉴 때에, 연기 연습은 하고 있냐는 장난섞인 문자나 앨범 잘될거라는 전화, 이번 드라마 잘 하라는 문자 같은 것들만 간간히 하는 정도였다. 서로 직접 만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실제로 마주하려면 대현의 뮤직비디오를 영재가 다시 찍거나, 대현이 영재가 찍는 드라마에 카메오로 나오는 정도가 가능했을텐데 그 이후로 그런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이동하는 밴 안에서 서로의 드라마나 음악방송을 모니터해주는 것이 다였을 거다.

 

 

 

"언제 한 번 봐야하는데, 그치."

 

 

 

영재의 말은 예언이라고 치면 예언이었다. 거의 1년만에 연락한 대현의 대화 이후 영재는 정말로 대현의 회사와 계약을 맺었으니 말이다.

 

 

 


 

 

 


대현의 녹음실에선 그의 목소리와 용국의 다시, 하는 낮게 깔리는 목소리, 그리고 노래의 멜로디, 비트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더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영재가 문을 열자 당연히 시선이 그곳으로 끌렸고, 대현은 지친 상태로 녹음을 하다가 그를 발견하고 어, 하며 큰 눈을 더 크게 떴을 것이었다. 영재는 한 손에 요즘 대세라는 걸그룹 멤버가 선전하는 비타민 음료를 들고 녹음실에 들어섰고, 용국은 그를 발견하자 날카로워진 신경을 내려두고 헤드셋을 빼 그를 보며 왠일이예요, 하고 물었다. 영재는 당연히 그냥. 하고 대답했을 테지만.

 

 

 

"대현아, 나와."
"……네."

 

 

 

대현의 목소리에서 지친 기색이 보였고, 그것에 영재는 딱한 마음이 들어 먼저 비타민 음료를 따 그에게 건네주었다. 대현은 하마터면 날카로운 뚜껑에 손을 베일 뻔 했지만 영재가 급하게 뚜껑을 떼어내 그런 상황은 면하게 되었다. 용국은 둘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병 하나를 들고 제 작업대 위에 두곤 3분 후에 들어와, 하는 무미건조한 말을 던지고 다시 작업대로 몸을 옮겼다. 대현은 멍하게 있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고, 영재는 또 그런 모습이 딱해 보였다. 영재는 왠지 이 곳에 있다간 눈치가 남아나질 못할 것 같아 나간다며 일어섰다. 대현은 그런 영재를 굳이 말리지 않았다. 삼 분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대현은 피곤한 몸을 일으켜 녹음실 안으로 들어갔다. 용국도 당연하다는 듯 곡을 재생시켰고, 삭막한 분위기에서 그걸 그저 지켜보던 영재는 아무 말 없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너 떴다고 이딴 식으로 나오면, 니 노래는 앞으로 나 말고 또 누가 주고, 니 노래는 또 니 팬들 말고 누가 들어주며, 니 노래는 또, 어디서 관심이나 받겠냐, 어?'

 

 

 

대현은 요 근래에 정말 피곤한 일 투성이었다. 방송에서도 순간적으로 멍하게 있다가 정신을 차려 방송에 겨우 집중하고, 그냥 밴 안에서도 십 분만 자자, 하고 눈 감다가도 다음 스케쥴 장소에 도착하기까지 잠들기까지 하니까. 물론 대현의 사정을 용국이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앨범에 들어가 평생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재생될 노래를 그런 자세로 부른다는게 용국의 입장에선 용납이 되지 않았던 거였다. 영재는 그 말이 계속 귓가에 울리는 듯 했다. 그래도 노래는 정말 좋아하는 놈인데. 영재는 그 새에 대현이 쥐어준 비타민 음료를 꽉 쥐고 녹음실 밖으로 나왔다. 진짜 힘들게 산다. 걔나 나나.

 

 

-

 

어제 올려야 했는데 오늘에야 올려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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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 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보고 갑니다...s2
10년 전
닡신
감사합니다!!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사실 댓글 더 길게 쓰고싶었는데 뭐라고 표현을 못해서...★.. 항상 익인1은 제차지일겁니다ㅎㅎㅎ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닡신
ㅋㅋㅋㅋㅋ 그래도 하나하나 소중한거 아시죠? 스릉흔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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