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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컴한 어둠이 계속된다. 이것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면 온 몸에 소름이 오돌토돌 돋는다. 두 다리는 지탱이 불가능 할 정도로 떨리고 한 발 한 발 내 딛는 것은 기대조차 하지 않지만, 이 어둠에서 도망치 듯 억지로 발걸음을 떼 본다. 숨이 턱까지 차 오르고 식은 땀이 주르륵 흘러 내리지만, 내 주위에는 여전히 어둠만이 지속된다. 내가 지금 어디로, 무엇을 향해 가는지도 명확하게 정의 되지 않은 채 몸의 모든 감각을 내려 놓고 무작정 걷는다. 내가 지쳐 쓰러지면 그제서야 하얀 빛이 내 주위를 감싼다.

 

 

 

 네가 없다.

 항상 옅은 미소로 기분 나쁜 꿈을 꿨냐고 물어 보던 네가 없다. 내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던 다정한 손길을 가진 네가 없다. 나의 은은한 체향이 내 코 안으로 스며들던 이 공간은 이제 텅 비었다. 공허함. 상실감. 외로움. 무감각 해 졌다고 느껴졌던 이 감정들이 내 몸을 지배하면 나는 고작 눈물만 흘려 보낼 뿐이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반항의 전부이다.

 

 이미 일주일이나 지났다. 닫힌 문은 열릴 기미가 없고 꺼진 핸드폰은 다시 반짝거리며 빛을 내지 않는다. 창문 너머로 느껴지는 인간의 소리만이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를 준다. 커텐으로 가려지지 않은 창문 틈새로 들어 오는 햇빛을 보기가 싫다. 단순히 싫은 감정을 넘어서서 혐오감을 준다. 하지만 훨씬 더 혐오스러운 것은 죽는다는 것이 두려워 먹을 것을 입 안에 꾸역꾸역 밀어 넣는 나이다. 증오스럽다.

 

 

 토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이 침대 밖을 벗어나면 내 방 한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벌레들이 나에게 달려 올 것을 알기에 꾹꾹 눌러 참는다. 그러며 다시금 베개에 등을 기대며 눕는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바닥에 있던 벌레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 본다. 어제보다 조금 더 숫자가 늘은 것 같다. 이 방 전체가 언젠가는 벌레로 가득 차겠지. 그들을 보는 것이 두려워 다시금 눈을 감는다. 정신은 피로하지만 몸은 하나도 피로하지가 않다. 그래도 나는 잠이 든다.

 

 

 눈을 떠 보니 이미 아침이다. 또다시 혐오스러운 햇빛이 보인다. 커텐을 조금 더 두꺼운 걸 달 걸 그랬어. 하지만 벌레들 때문에 침대 밖을 벗어나지 않는 나는 자조의 웃음을 남긴다. 어제와 다르게 악몽을 꾸지 않아 개운한 상태이지만 네가 없다는 사실만은 여전하다. 기지개를 하려고 팔을 쭉 피니 내 팔에 붙은 벌레들이 보인다. 경련을 일으키듯 온 몸을 흔들고 소리를 질러 보지만 벌레들은 사라지기는 커녕 수가 점점 불어난다. 증오감과 혐오감이 내 머리 속에서 교차한다. 이 감정은 곧 자기 책망으로 바뀐다. 왜 네가 없는지 알 것 같다. 모두 내 탓이다.

 

 침대 옆 서랍에서 커터칼을 꺼낸다. 그것을 들고 벌레들이 있는 내 팔 이곳 저곳을 찌른다. 하지만 곧 그들은 한 곳으로 모인다. 내 배 위이다. 차마 그 곳을 찌를 수는 없어 가만히 응시하고 있자니 구역질이 나온다. 억지로 참으며 커터칼을 내려 놓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을 때 내 구세주인 양 핸드폰이 눈에 보인다.

 

 "제발, 제발……."

 

 

 주문을 하듯 제발이라는 말만 중얼거리며 핸드폰의 전원 버튼을 급히 누른다. 배터리가 5%밖에 남아 있지 않아 화면이 어둡다. 네 번호를 익숙하게 누르지만 차마 전화 한 통 걸지 못한다. 덜덜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하며 네게 보낼 문자를 한 자 한 자 친다. 주변 시야로 보이는 배 위의 벌레들은 이미 너무 많아졌다. 곧 내가 파묻히고 죽어 버릴 것이다. 핸드폰을 왼 손에, 커터칼을 오른 손에 쥔다. 커터칼을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가운데로 찌르는 순간, 전송 버튼을 누른다. 아, 이제 벌레가 한 마리도 안 보인다.

 

 

 

 

 

 

 

 

"코드 번호  KY-0112는 사망했습니다."

 

 

 화면을 보고 있던 여자가 아무 감정 없이 기계적으로 내 뱉는다. 종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류철에 완료. 라는 단어를 쓰고 서명을 한다. 무심코 고개를 들어 달력을 보자 12일이다. 오늘은 도경수의 생일이다. 종인은 잠깐 멈칫 했지만 이내 뻐근하다는 듯 목을 돌리고 스트레칭을 한다. 그리고는 다시금 자리에 앉아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꺼낸다. 아, 세훈이한테 연락 왔을까? 화면에는 문자가 왔다는 표시만이 있다. 문자 두 통이나 왔네? 하며 메세지 함으로 들어 간 종인의 표정이 점점 굳어 간다. 그리고 자신에게 되뇌이듯 그 문자를 중얼거린다.

 

 

"보고…싶어요."

 

 

 

 

 

 

 

 

 

 

 밤 9시를 조금 넘긴 시각. 세훈은 여느 때처럼 뉴스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종인에게 며칠 째 연락이 없어 불안한 마음은 그를 뉴스에 집중 할 수 없게 한다. 그 때 긴급 속보라며 앵커가 입을 연다.

 

 "긴급 속보입니다. 유명 정신과 교수인 김종인 씨가 자신의 저택에서 숨진 채 발견 되었습니다. 그의 온 몸은 칼자국으로 가득 했고 경찰은 타살을 위장한 자살이라고 추정하며 현재까지 수사 중입니다. 단서는 그의 시신 옆에 놓여 있던 종이에 쓰여 있던 몇 단어들인데요. 내용은 '내가 갈게' '벌레' 등의 단어였다고 합…."

 

 

 세훈은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가 없었다. 몸을 간헐적으로 떨던 세훈은 그제서야 자신의 다리에 있던 벌레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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