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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찬디] Darkness, Moon, Fish And so on 1 | 인스티즈

 

 

한 소년이 있었다. 캄캄한 어둠 속 우두커니 서있던 소년이 숙였던 얼굴을 들었다.천장에 달려있던 누르튀튀한 빛의 전구가 켜졌다. 깜박거리는 빛에 비춰진 소년의 얼굴은 기괴하게 웃고있었다.  

 

한발,한 발 다가가는 소년의 감정이 곧 그의 빽빽한 마음의 숲들을 헤치듯이 위협해 나갔다. 상처받은 나무들이 암적색의 피를 뿜어내며 가까스로 말을 남겼다. 

 

 

 

"이건 시작이야." 

 

 

 

깜깜한 하늘위로 독보적으로 빛내어지는 달 때문인지, 곧 죽을듯 숨을 토해내며 겨우 내뱉은 나무의 전언 때문인지 숲의 공기가 탁해져 그 고독감과 음습함이 한꺼번에 몰려온듯했다. 그럼에도 상관없이 소년은 감정없는 눈으로 이를 응시하기만 했을 뿐이다.  

 

말을 해보라며 소년의 멱살을 잡아 앞뒤로 흔드는 거친 손길에 곧 소년이 입을 벌려 그들의 손가락을 입에 담았다.  

 

으아악. 제발. 놔줘.. 

 

그것을 콱 물어버린 소년에 질려버린 그들이 손가락의 통증에 아파하며 소년을 멀리 던졌을때, 그제서야 소년은 웃었다. 

파리한 안색에 복숭아꽃이 피듯 만개한 웃음은 사람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건장한 성인들에 의해 내쳐졌기에 흙먼지와 모래에 더럽혀지고 상처가난 피부를 가지고도 어찌 저리 온갖 재화에 둘러싸인듯 만족의 미소를 낯에 피울수 있는가. 

 

 

 

하지만 아름다웠다.  

 

 

 

아이의 미소를 잃게하고싶지가 않구나. 뽀얀피부, 매끈한 사지, 예쁘게 자리잡힌 눈매, 그속에 감춰진 아리송한 눈. 아아.아이는 아직 소년의 몸을 가지고 있어 마냥 처녀를 벗어나지 못한 소녀같아 이리 내가 욕정하는가? 아직 변태하지 못하였다. 신이시여! 이것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에 불과한 겁니까?그렇다면 저는 악마에 시험과 같은 유혹에 빠져 감히 당신의 경고를 무시한 것이 맞나요. 당치도 않는 상황입니다. 진퇴양난이고 말구요. 하지만 전 정신을 바짝 차려 그 어느것에도 속아넘어가지 않도록 하여 인간의 무능함을 자랑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꼭 저 인간의 탈을 벗겨 악마를 데리고 당신의 심판대에 올려두겠습니다. 저 아이의 가죽을 벗겨..속살을 내비추고... ....그전에 한번 탐해봐도 주님은 눈감아주시겠지. 나역시 인간이기에 이런 욕망을 가지는건 당연하잖아?그치,아이야?난 잘못한게 없어.  

 

모두 네 탓이지. 

 

소년이 깊고깊은 비애에 빠져 보석같은 영롱한 눈물을 한방울 뚝 흘리더라. 흘러 가슴사이 명치를 내지르고 뱃가죽위로 떨어져 허리선을 타고 내려가 엉덩이, 허벅다리, 정강이,발목을 순서대로 앞지르더니 종국엔 멸종을 의미하듯 발가락사이로 숨어 다신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니가 원하던 파멸이었니. 그렇다면 성공이다. 

 

 

 

소년은 또 길을 나섰다. 역시 이곳은 아니된곳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이 꼭 그의 아비가 이 마을을 떠난것과 같아보였다. 어디서도 정착하지 못한 삶이 이리저리 와해되어 샅샅히 흩어졌다.  

 

 

 

깊고 따스한 바다를 가로지르며 지나가니 갈매기가 우는꼴이 곧 악독한 징조를 표현한듯 했다.  

소년이 미래에 대해 생각할땐 살짝 감겨진 눈과 한 입만한 크기의 경단이 들어온듯 벌려진 입술이 생각들을 대변했다. 

가끔 가다 오물조물 움직였던 입술이 끝끝내 무언가를 꿀꺽 삼키듯 다물어졌고 이내 소년이 혀를 살짝 내밀어 입술을 핥아올렸다. 살짝 내비춘 그 부드러움이 모두에게 해가 될만큼 위험했다. 

 

 

 

 

"복수는 끝이 났나." 

 

 

 

 

유일하게 소년을 외면한 이가 있었다. 온전한 정신으로 물은 것인지 소년이 그를 빤히 쳐다보며 고개를 까닥거렸다. 위험한 몸짓이 시작되었다. 그는 눈을 감고 다시 외쳤다. 

 

 

 

 

"끝인가?" 

 

 

 

 

소년이 살짝 몸을 그쪽으로 기울여 팔을 뻗어 손가락을 펼쳤다. 소년이 그 손가락을 그에게로 가리켰고 냉랭한 목소리로 답했다. 

 

 

 

 

"아직." 

"....왜?" 

"안죽었어." 

 

 

 

 

결국 소년의 복수의 끝은 죽음이었나. 그는 그를 이해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절대 느껴서는 안될 감정을 느껴버리고 말았다.남의 어려움을 가엽게 여겨 불쌍한 생각을 가지다, 그래. 그는 소년에게 동정심을 가져버리고 말았다. 

단일한 감정속의 부조리가 속세를 떠나기 바쁜 청렴하고도 탁한 승려를 가리키는것 같았다.  

불쌍한 우리아기. 

 

 

 

 

"인간은 타인의 죽음 위에서만 삶의 굴레를 망라할수밖에 없기에 가련한거야." 

 

 

 

 

소년이 일별을 가했다.  

그것의 끝이 너무나 뾰족하고 날카로워 그의 심장을 난도질하기 바빴다. 느릿한 소년의 손길이 그의 폐부속 까실한 모랫바람을 깊이 넣어주는 것 같았고 소년의 눈길은 그의 쭈글쭈글 이리저리 접혀진 뇌주름 역시 다림질 하여 모두 피는듯이 불태웠다.  

화염 속 활활 타오르는 하얀 불꽃이 그들 모두 삼켜버릴듯 슬그머니 다가왔다.  

 

 

 

결국 만남은 결렬되었다. 

 

 

 

 

 

 

 

 

 

 

 

 

"경수야.경수야?" 

 

 

왜 자꾸 부르는거야. 귀찮게. 뭐? 

꿈을 꿨어. 너가 날 떠나는 꿈.실제인가? 

그럴일은 없어. 

 

[EXO/찬디] Darkness, Moon, Fish And so on 1 | 인스티즈

 

 

 

 

 

널 거쳐간 수많은 이들이 말한다. 

 

 

망할년. 후회한다고 항상. 처음부터 그와 자지 말걸. Fuck bitch. 다시 만난다면 죽이고 말테다. 덕분에 도경수란 이름은 평생 못 잊어. 

그래서 지금 그는 어디 있지?  

 

 

널 향한 원망, 분노, 질투, 애증. 

모두 한데 뒤섞여 감정 찌끄래기가 되고 만다. 그 찌꺼기 속에도 사랑은 있었다. 순수함은 널 역시 배척했지만. 보고싶은 너는 대체 어디 있을까? 

 

 

 

추운 겨울날, 도저히 너의 것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엄청나게 큰 코트에 알몸으로 거의 파묻혀 있다시피한 널 발견했다. 

 

 

넌 또 날 기억하지 못할까. 

 

 

 

 

 

 

 

"코코아야. 마시고 몸 좀 녹혀" 

 

"..." 

 

 

 

너는 왜 내게 친절을 베풀지? 날 알아? 사실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누구였더라.. 누구인지 알게 뭐야. 나중에 도와줬다고 빚청구나 안하면 다행이라지. 

 

 

 

 

"이번엔 어떻게 된거야,경수야." 

 

"모르겠어" 

 

"이 옷은 누구꺼야. 딱봐도 너 꺼 아닌데." 

 

"그것도 모르겠어." 

 

"..괜찮아 너?" 

 

아아..그것도 모르겠다. 난 괜찮은가? 

 

 

 

 

한 시름 놓고 몸에 힘을 풀었다. 하얀 순백의 침대시트가 푹신해 나도모르게 잠들뻔 했다. 너가 돌돌 감싸준 두꺼운 이불도 한몫했다. 하지만 잠에 빠져 드는 순간 저 남자가 날 인신매매에 팔아버리지 않을까. 왜, 있잖나. 겉으론 친절한척 위장하여 사람들의 장기를 박박 긁어내는. 

난 나를 지킬 것이다. 너가 그렇게 쳐다봐도 잠은 안잘거야.  

쳐다보지마. 안잘거야. 

 

 

 

 

 

"일어나.잠깐만 일어나봐. 저녁먹자 경수야." 

 

"으음..?" 

 

"너 열시간이나 잤어." 

 

 

 

 

킥킥거리며 작게 웃는 너에게 난 경악의 표정을 짓는다. 이어 넌 내 볼을 그 긴손가락으로 쿡 찔렀고 온갖 신경질을 내며 그 손을 치워내자 넌 그저 웃어버렸다. 

 

손을 내밀어 윗옷을 들어보았다. 이미 갈랐다 꼬맸나! 내 장기는 무사해? 온몸을 더듬거리며 내 몸을 이리저리 살폈다.  

 

 

 

"뭐해?" 

 

"얼마큼 떼갔어?" 

 

"뭘?" 

 

 

 

넌 아주 자연스럽게 추워경수야,라며 내 옷맵시를 단정히 만져주었고 난 여전히 패닉에 빠져 중얼거렸다. 

 

 

 

"내 장기.." 

 

 

 

 

 

 

귀엽기는. 하하하 목놓아 웃어버리는 너에게 난 조금 빨개진 얼굴로 짜증을 낸다. 

 

 

 

 

"닥쳐,너" 

 

 

너는 날 안아준다. 자연스레 네 어깨에 이마를 박게된다.  

거부하지 않는다. 왜일까? 

 

 

"경수야 넌 지금 제일 안전한 곳에 있는거야. 나 믿어야지?" 

 

"싫어. 내가 왜?" 

 

"항상 눈을 뜨면 누가 있었어?" 

 

"..." 

 

"나였지?" 

 

"..." 

 

"기억해 경수야. 출발점이든 종착역이든 두 정거장은 나야." 

 

 

들어본적이 있다. 나는 너를 아주 사소하게 기억해낸다.아아..너였구나. 

 

 

"매번 말하면 안 질려?" 

 

"너..! 다 기억하면서!" 

 

"몰라, 흔들지마. 다는 기억안나." 

 

"예뻐서 그래. 밥먹고 더 자자. 괜찮지?" 

 

...메뉴는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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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대박 1년만이네요ㅠㅠㅠㅠ 와ㅠㅠㅠ 완전 글이 오묘하면서도 되게 와ㅠㅠㅠ좋아요ㅠㅠㅠ 막 궁금해요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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