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채 다 녹지 않은 초봄, 종현은 커다란 집 대문 앞에서 가만히 있는 깡통캔을 발로 갖고놀며 진기를 기다렸다. 잠시후 머리가 잔뜩 헝클어지고 목도리도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두른 진기가 뛰쳐나온다. "쫑.. 기다렸지, 추운데 미안해" 금세 눈꼬리가 처져 울상인 진기를 보고는 접혀지지도 않을것같은 큰 눈을 접어 환한 미소로 대신 답한 종현은 집안에서 나온지 얼마 안돼 뜨끈한 진기의 손을 잡고는 앞장서간다. 어젯밤 가족과 있었던일, 했던 게임 소소한 이야기를 조잘조잘하며 걷는 진기와 조용히 잔잔한 미소만 띄운채로 끄덕이며 그의 얘기를 듣는 종현. "응, 그래서-" 지잉- "?" [진기야키스하고싶어 -쫑-] 언제 한손으로 문자를 보낸거야? 진기의 얼굴은 진기의 목도리색깔만큼 붉게 달아올랐다. 지잉- [니가먼저해줘 -쫑-] 잡았던 손을 풀고, 종현의 앞으로 가서 입술에 살짝 뽀뽀해주는 진기의 표정은 아주 가관이었다. "쫑.. 나 키스못하는거 알잖아." 울듯말듯 붉어진얼굴에 축처진 눈꼬리. 종현은 소리없이 웃으며 다가가 눈에 살며시 키스했다. 눈에 닿는 온기가 멀어지자 반짝 눈을 뜬 진기와 그 앞에서 무언갈 손바닥에 적는 종현. 적은것을 보여주자 진기는 세상 그 무엇보다 빛나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진기야, 나의진기야. 사랑해 아주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