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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형을 만난 후 집 문앞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다시 악몽 속으로 들어가야하나 라는 생각과 함께 한숨이 입술 밖으로 튀어 나온다 또 다시 악몽에 시달릴 생각에 눈앞이 캄캄하다
애써 생각을 정리한 후 문을 열고 들어오자 아무도 반기지 않는 차가운 공기만 집안을 맴돈다
무섭다 아무도 없는 이 공간이
보일러를 켜고 불을 모두 켜서야 나름 사람이 사는 공간을 갖추었다
"..휴우"
머릿 속에 오늘 민호 형에게 했던 거짓말들이 떠오른다
"하여간 눈치는 드럽게 없네.. 나 주제에 유학은 무슨.."
한숨이 수십번 나오는 생각들을 하다 문득 민호 형을 만나기 전 만난 '뻔뻔한 그'가 내 머릿속을 차지했다 참 뻔뻔하고 웃기는 사람이다 마주치기도 싫다
입었던 옷을 스르륵 벗어내고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쇄골의 그 자국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눈앞에 더러운 남자가 그려지지만 애써 무시한채 샤워기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맞아가며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더 이상 거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얗고 따뜻한 김이 화장실을 가득 매웠을 때 나는 비로소 욕조에 주저앉아 아이처럼 엉엉 울기 시작한다
"난 괜찮아..난 괜찮아.."
애써 나 자신에게 위로를 해보지만 눈에는 누군가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듯이 나의 시야를 가린다 앞이 눈물로 희미해지고 이내 눈앞은 새 빨갛지만 더러운 그 남자의 피가 손에서 흐른다 지워도 지워도 지워지지않는다
"....제발"
"제발 지워지란말야!"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 소리를 질러본다 귓가에 맴도는 물소리가 마치 나를 농락하고 비웃던 그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대로 지친 몸을 이끌어 옷을 갈아 입고 소파에 앉아 멍하게 앉아있는다
그런데 누군가 우리집 초인종을 누른다
"누..누구세요"
겁을 지레먹은 나의 목소리에 상대는 잠시 당황한 듯 하더니 이내 대답해온다
"택밴데요"
"아.."
문을 열고 자신을 택배기사라 칭하는 그를 쳐다 보았을때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어! 당신은!"
마치 친한 동창생을 만난듯이 아는 척하는 이는 거리에서 마주쳤던 그 '뻔뻔한 남자'였다 기분이 나빠옴과 동시에 그가 들고있는 나의 택배를 빼앗듯이 받아 그를 노려보며 나가라했다
"여기까지 어떻게 쫓아온거죠? 나가요 당장!"
"어허 왜이러세요 초면도 아니고"
"허..나가요!"
"우유라도 대접해 주시죠?"
"허.."
내 안목이 정확한 것 같다 그는 미친듯이 뻔뻔하다
→여전히 미친듯이 짧네요..허허 그래도 재밌게 봐주시니,...아오늘 샤이니 일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