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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붑붑님 ♥
여러분들 이거 보이세요? 제가 로고 선물을 받았어요(감격) (입틀막)
저 너무 행복해서 정말... 깨꼬닥.. 이거 자랑하고 싶어서 정말 얼마나 애가탔는지...
로고에 살아있는 옆집수녕이 캐릭터 넘나 사랑스러운것... 붑붑님도 세젤사랑스러운것...
옆집에 애아빠가 산다
08
***
사파리 입구에는 역시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줄을 서 있었다. 시우를 품에 안고 어깨에는 순영씨,의 코트를 걸친 채로 그 줄의 끝에 가 섰다. 이제 진짜루 어흥이 보는거야아? 기대에 찬 목소리로 빼꼼 고개를 든 시우의 쌀쌀한 날씨 탓에 빨개진 볼을 한번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와- 하고 헤헤 웃으며 다시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기다란 줄을 보며 오늘 안에 들어갈 수는 있는걸까, 작은 걱정을 하고 있는데 시우가 내 어깨에 기댄채로 어딘가를 빤히 보더니 곧 고개를 번쩍 들며 제 아빠를 불렀다.
" 아빠, 아빠아- "
" 어, 왜? "
" 나두 저거 먹고시퍼요... "
시우가 뻗은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나란히 시선을 옮기자 건너편 줄에 아이스크림을 세상 맛있게 먹고 있는 초등학생 쯤 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보였다. 아빠아.. 나두 저 형아가 먹는거 먹구 시픈데... 안대..? 말 끝을 늘어뜨리며 느릿느릿 뱉는 시우의 말에 슬쩍 옆에 선 순영씨의 눈치를 보자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시우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이리저리 눈을 돌리며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을 찾는 듯 고개를 기웃거렸다. 그러다 금새 찾은건지 한걸음을 떼던 순영씨가 아, 하며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마주봤다. 아이스크림, 어떤맛 먹어요? 갑자기 내게 던져진 질문에 눈만 동그랗게 뜨며 어버버 거리다 곧 아, 초코요! 하고 우렁차게 대답해버렸다. 생각보다 훨씬 우렁차게 터져나온 목소리에 뒤늦게 민망해져 얼굴이 달아오르는데, 답하는 나를 빤히 보던 순영씨가 입꼬리를 올려 웃더니 잠깐만 기다려요, 하고 줄을 선 사람들 틈을 파고들며 멀리 사라졌다.
누나아, 아빠 아스크림 사러 간거야? 또다시 빼꼼 고개를 들며 내게 묻는 시우에게 응, 금방 오실거야. 하고 고개를 끄덕여보이자 배시시 웃으며 다시 품에 폭 안긴다. 품에 안긴 시우가 혹시 춥지는 않을까 시우가 입은 외투를 한번 더 꼭 여며주고 품에 더 끌어안았다. 안은 팔에 힘을 주자 품 안에서 히히,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 나도 따라서 작게 웃었다. 점점 줄어드는 앞의 줄을 바라보며 순영씨는 언제 돌아오나, 고개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저 멀리서 양 손에 아이스크림 콘을 쥐고 성큼성큼 걸어오는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하고 얼른 손을 들어 흔들어보였다.
" 줄이 금방 줄었네요? "
" 네- 가시고 부터 빨리 줄더라구요. "
" 자, 권시우. 이제 내려와서 이거 먹자- "
나와 눈이 마주치고 다시 사람들 틈을 지나 내 옆으로 온 순영씨가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내 품안에서 싱글벙글 웃으며 아이스크림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시우에게 내려오라 말하자 시우는 군말없이 내려오려는 제스쳐를 취했고, 나는 그런 시우를 바닥에 살짝 내려놓았다. 땅에 발을 딛고 서자마자 팔을 뻗으며 아이스쿠림! 하고 방방 뛰는게 귀여워 웃고 있는데 나와 똑같은 마음인건지 순영씨도 말 그대로 흐뭇한 아빠미소를 지으며 그 작은 손에 시우 몫의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을 쥐어주었다. 흘리면 안돼, 조심해서 먹어야되요. 알겠지?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고.
제 아빠에게서 아이스크림을 받아들자마자 계속 이어지는 당부에도 대충 고개를 몇번 끄덕이며 얼른 입으로 가져가기 바쁜 시우가 사랑스러워 그 동그란 뒷통수만 내려다보며 쓰다듬고 있었는데, 내 시야에도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들어왔다. 깜짝 놀라 움찔하며 고개를 들자 얼른 받으라는 듯 어깨를 한번 으쓱 해보이는 순영씨의 모습에 눈인사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받아들었다.
사실 학생때부터 부승관에게 늘 초딩입맛이라고 구박을 받을 정도로 초콜릿같이 단 음식에 환장을 하던 나라서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자마자 나도 모르게 헤- 웃으며 얼른 맛을 봤다. 음! 생각보다 훨씬 달콤한 초콜릿 맛이 입 안에 감돌자 눈을 크게 뜨고 감탄사를 내뱉으며 행복하게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것 같다. 그래, 원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랬어.
그렇게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먹다 정신을 차리고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웃음을 참는 듯 우스꽝스런 얼굴을 하고 나를 보고 있는 순영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제야 지금 내 모습을 깨닫고 얼른 입에서 아이스크림을 떼어내고 아이스크림이, 참 맛있네요... 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자 못참겠다는 듯 빵, 하고 웃음을 터뜨린 순영씨가 눈물을 닦는 시늉까지 하며 웃었다.
" 아- 진짜, 그렇게 맛있어요? 시우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
" 아니.. 왜 그렇게 웃으세요... "
" 귀여워서 그랬어요, 귀여워서. "
자꾸 웃기만 하는 모습에 뚱한 얼굴로 아이스크림을 먹는둥 마는둥 하자 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으며 귀여워서요, 하고 예상치도 못한 멘트를 날린 순영씨가 아이스크림을 쥔 내 손을 붙잡고 다시 입가에 갖다대주며 씩 웃다가 아래에서 아빠아.. 나 손에 묻어써어- 하고 칭얼대는 시우의 목소리에 바로 권시우, 아빠가 조심해서 먹으랬지- 하며 쪼그려 앉아 시우의 손을 닦아줬다.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 아무 의미 없이 한 행동이겠지만 나는 그 한마디 말과 한번의 행동의 엄청난 후폭풍에 어쩔 줄 모르며 멍하니 서 있었다.
시우와 내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이 모두 사라졌을 때 쯤, 우리는 드디어 사파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사파리 버스 내부의 한켠에 순영씨와 나란히 앉고 순영씨의 무릎에 시우를 앉혔다. 자리에 앉자마자 매고 온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아이스크림을 먹고 끈적일 시우의 손을 닦아주고 물티슈를 정리한 뒤 창 밖을 보자 막 첫번째 입구를 통과해 저 멀리에 호랑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제 아빠의 품에서 창문에 달라붙다시피 하고 입을 헤- 벌린 시우의 모습에 나는 또 사진작가에 빙의해 얼른 휴대폰을 꺼내들었고, 쉴새 없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창 밖의 호랑이에게 말이라도 거는건지 창 밖을 보며 진지한 얼굴로 어흥, 어흥아, 하고 중얼거리는 모습에 순영씨와 나는 소리없이 큭큭대며 웃어댔다.
여느 또래 사내아이답게 사파리 안의 호랑이며 사자를 보고 그 작은 입을 다물 새도 없이 쉴새없이 우와, 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던 시우는 지치지도 않는지 제 아빠의 무릎을 딛고 서서 계속 창문에 달라붙어 있었다. 특히 커다란 바위 위에 몸을 늘어뜨리고 있는 백호를 보고는 입을 떡 벌리고 나와 제 아빠를 돌아보며 와, 하얀 호랑이야! 지짜 머시따! 하고 난리가 났었다.
그렇게 몇개의 입구를 더 지나 마지막 코스로 접어든 사파리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다 커다란 곰들이 가득한 장소에 멈춰섰다. 이제 어흥 다 끝나써?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오는 시우에게 응, 이제 어흥이들은 다 끝난 것 같네? 하자 그제야 다시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다리가 아팠는지 제 다리를 통통 내리친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시우의 다리를 살살 주물러주고 있었는데, 버스 맨 앞에 서서 사파리 내부를 안내해주던 직원이 갑자기 손을 번쩍 들며 우리 곰한테 건빵 줘볼 어린이 있나요? 하고 발랄하게 외쳤다. 그 발랄한 목소리에 다리를 주무르던 나와 시우, 시우 아빠까지 고개를 들고 그 직원을 쳐다봤는데, 눈이 딱 마주치자마자 해맑게 웃던 직원이 우리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 여기 너무 보기좋은 가족이 있네요~ 우리 잘생긴 친구 이름이 뭐예요? "
" ...시우요오... "
" 그럼 우리 시우가 한번 건빵 줘 볼까요? "
성큼성큼 다가오는 직원에 겁을 집어먹은건지 제 다리를 주물러주고 있던 내 품으로 쏙 안긴 시우가 눈만 빼꼼 든 채로 직원의 말에 작은 목소리로 이름을 말하고, 제게 손을 뻗는 직원을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다 곧 나를 올려다보며 울상을 지었다. 나도 퍽 당황스러운 상황에 어... 하며 눈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는데, 또다시 해맑게 웃으며 발랄한 목소리로 음, 그럼 우리 어머님이랑 같이 해볼까요? 근데, 어머님 맞으시죠? 되게 젊으시다~ 특유의 그 쓸데없이 과한 발랄함으로 내 손을 잡아 끄는 직원에 뭐라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하고 얼결에 끌려가서 버스 앞자리 열린 창문을 통해 시우와 함께 건빵을 던져주었다. 살짝 겁을 먹었나 싶던 시우도 건빵을 던지는 족족 받아먹으며 재롱까지 부리는 곰을 보며 어느새 꺄르르 웃고 있었다. 해맑게 웃는 시우의 얼굴에 나도 어느새 방금 전 직원의 말에 당황했던 것은 잊은 채 품에 시우를 안고 열심히 건빵을 던졌다.
곰에게 건빵을 던져주는 체험을 마지막으로 사파리버스는 모든 코스를 끝마쳤다. 버스에서 내리며 내 품에 안긴 시우를 내려주며 권시우, 이제 좀 걷자. 너 오늘 계속 안겨있었던 거 알지? 하며 짐짓 엄한 표정을 지은 순영씨가 제 엄한 표정에 시우가 시무룩한 얼굴을 하자 피식 웃으며 손을 뻗었다. 아들, 손, 하는 제 아빠의 목소리에 금새 표정을 풀고 덥석 그 손을 잡은 시우가 고개를 돌려 뭘 찾나 싶더니 한발짝 쯤 뒤에서 따라가던 내게 팔을 뻗었다. 응? 하며 가까이 다가가자 헤실헤실 웃으며 다가온 내 손을 꼭 잡고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
시우의 양 손을 각각 잡고 여느 가족이 그렇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동물원을 조금 더 구경하다 금새 지쳐 걸음이 점점 느려지는 시우에 그만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으로 들어서자마자 저 멀리 차를 발견하고 우다다 튀어나가는 시우를 따라 달려가서 차 앞에 서서 따라온 나를 올려다보는 시우를 번쩍 안아들고 뒤에서 걸어오고 있는 순영씨를 기다렸다.
금새 따라붙은 순영씨에 의해 문이 열리자마자 뒷좌석 카시트에 시우를 잘 태우고 벨트까지 매준 뒤 반대편으로 돌아 시우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전히 어깨에 걸쳐져 있던 순영씨의 코트를 조심히 벗어서 무릎에 살포시 얹고 멀뚱멀뚱 앉아 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앉은 쪽의 뒷좌석 문이 벌컥 열리고 열린 문틈으로 순영씨가 머리를 들이밀었다.
" 권시우, 벨트 잘 맸어요? "
" 으응- 아니야아, 아빠아, 나 앞에 앉으면 안대? "
" 왜, 앞에 앉고 싶어? "
제 아빠의 질문에 입을 삐죽이며 작은 손가락으로 앞자리 조수석을 가리키며 칭얼대는 시우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젓던 순영씨는 시우가 앉은 카시트 벨트를 풀어 품에 안아 조수석으로 옮겼다. 그대로 시우를 조수석에 앉히고 잠깐 멈칫 하더니 다시 뒷좌석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내게 -같이 앞에 앉을래요? 하는데 영문을 몰라 네? 저요? 하며 손으로 나를 가리키자 고개를 끄덕이며 나오라는 듯 살짝 옆으로 비켜선다. 뭔가 싶으면서도 생글생글 웃으며 팔을 뻗고 나를 반기는 시우에 조수석에 앉아있던 시우를 품에 안고 조수석에 앉았다.
자, 벨트 맸죠? 출발 합니다- 뒷좌석을 마저 정리하고 운전석으로 돌아와 벨트를 매며 옆을 힐끗 돌아본 순영씨가 출바알! 하며 잔뜩 신이 난 시우를 보고 피식 웃으며 집을 향해 차를 몰기 시작했다. 차가 달리는 동안 품에 안긴 시우는 지치지도 않는지 창 밖에 시선을 고정하고 작은 것 하나에도 우와아- 하며 큰 리액션과 함께 나를 올려다보며 즐거워 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는게 즐거워 같이 웃으며 시우의 손을 붙잡고 함께 창 밖을 구경했다.
몇분이나 흘렀을까, 이제 좀 지치는지 점점 시우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싶더니 곧 시우가 내 품에 늘어지며 새근새근 고른 숨소리를 냈다. 정말 잠들었나 살짝 그 얼굴 앞에 손을 흔들어 확인한 후 혹시 불편할까 싶어 꿈틀거리며 시우가 조금 더 편하도록 품에 안았다. 정말 동화책에 나오는 아기천사마냥 색색 소리를 내며 곤히 잠든 시우의 흘러내린 머리칼을 살짝 걷어주며 흐뭇하게 그 얼굴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시우 자요? "
" 아, 네. 잠들었네요, 오늘 피곤했나봐요. "
" 그럼, 그렇게 신나서 방방 뛰어다녔는데. "
" 그러게요.. "
" 안 피곤해요? 오늘 시우 만큼이나 잘 돌아다니던데, "
" 어우, 아뇨? 오늘 너무 재밌었어서- 저보다야 아버님이 훨씬 더 피곤하실 것 같은데요? "
어, 지금 뭐라고 했어요? 웃으며 건넨 내 말이 끝나자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슬쩍 내 쪽을 돌아보는데 순간 내가 무슨 말실수라도 한건가 싶어 얼른 내가 방금 뱉은 말을 돌이켜봤다. ...뭐, 딱히 실수한 건 없는거 같은데... 눈만 데굴데굴 굴리며 눈치를 보는데 그런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더니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아니- 방금 아버님이랬잖아요, 내가 아까 나 뭐라고 부르랬더라? 능청스럽게 고개까지 갸웃거리며 말하는 모습에 그제야 아아.. 하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네에.. 순영씨, 그렇죠... 말 끝을 흐리며 어영부영 순영씨, 세글자를 뱉자 왠지 모르게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씩 웃은 순영씨는 다시 운전에 집중했고, 나는 괜히 품에 안긴 시우의 손만 만지작거리며 어느새 어두워진 창밖에 시선을 고정했다. 얼마나 그렇게 멍하니 창 밖만 보고 있었을까, 금새 익숙한 동네로 접어든 차는 곧 우리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섰다.
다 왔습니다- 하는 순영씨의 목소리에 시우의 잠을 깨우기는 좀 그래서 조심히 시우를 품에 안아들고 차 문을 열려는데, 그런 내 행동보다 더 빨리 움직여 어느새 조수석 문을 열어주는 순영씨에 작게 고개를 한번 끄덕여 고마움을 표시하고 차에서 내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에도 내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곤히 잠에 빠진 시우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팔을 뻗어보이는 순영씨에게 조심히 시우를 옮겨 안겨준 뒤 여전히 내 팔에 걸려있던 코트도 순영씨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 움직임에 잠시 칭얼대나 싶다가도 얌전히 다시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는 시우에 작게 웃으며 소리 없이 들어가세요- 입모양으로 인사를 건네자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순영씨가 곧 주머니를 뒤적이다 휴대폰을 꺼내 흔들어보였다. 어느새 우리사이에 암호처럼 자리잡은 그 행동에 나도 슬쩍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집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확인하고 나도 집으로 들어와 불을 켰다. 뒤늦게 몰려오는 피로감에 눈을 비비며 침대에 풀썩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아, 그냥 자고싶다. 푹신한 이불의 감촉이 느껴지자마자 그대로 몸을 뉘이고 싶은걸 겨우겨우 참으며 억지로 자리에서 일어나 코트를 벗고 씻으러 들어갈 채비를 했다. 대충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만 겨우 하고 나와서 다시 이불 속을 파고 들어가 바로 눈을 감았다. 진짜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을 것 같아.. 베게에 머리를 부비며 그대로 잠에 빠져드나 싶었던 찰나에 전화가 시끄럽게 울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수신인을 확인할 필요도 없이 바로 전화를 받아 귀에 가져다 댔다.
- 잘 들어갔죠?
" 그럼요, 이제 다 정리하고 침대에 앉았어요. "
- 그렇구나, 나도 막 씻고 나와서 바로 전화한건데.
" 네에... "
또 괜히 애꿎은 머리를 베베 꼬며 첫사랑에 빠진 수줍은 여고생마냥 고개를 숙였다. 그런 행동을 하는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전화를 통해 이 목소리를 들을 때 마다 이러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의미없이 느릿느릿 이어지던 대화의 끝은 그럼, 자요. 피곤할텐데. 하는 순영씨의 말이었다. 네에, 내 대답을 듣자마자 곧 끊길 듯 한 전화에 나도 모르게 안녕히 주무세요, 순영씨. 하고 얼른 한마디를 뱉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끊긴 전화기를 멍하니 바라보며 눈만 꿈뻑이다 곧 내가 지금 뭐라고 한건가 상황파악이 끝나자마자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려 뒤집어썼다.
***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곤히 잠든 시우를 품에 안고 조심히 현관을 지나 시우의 방으로 들어갔다. 애를 지금이라도 깨워서 씻기고 다시 재우는게 맞는거라는걸 알면서도 세상 모르게 푹 잠이 든 아들을 굳이 깨우고 싶지는 않아 옷만 살살 갈아입히고 방에서 나왔다. 뻐근한 뒷목을 몇번 주무르며 화장실로 들어가 대충 씻고 나온 뒤 바로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아까 집 앞에서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 못한게 아쉽다는 핑계로 건 전화는 어느새 10분이 넘어가게 이어졌다. 별다른 주제 없이도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다 곧 내가 아니라 상대가 피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전화를 끊으려 인사를 건넸다. 네- 하고 여느때처럼 돌아오는 짧은 대답에 전화를 끊으려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내는데 다시 목소리가 들려 얼른 귀에 갖다댔다.
" 안녕히 주무세요, 순영씨. "
부끄러운 듯 그 한마디를 끝으로 금방 끊긴 전화를 계속 귀에 갖다대고 있다가 뒤늦게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손에 꽉 쥐었다. 사실 나도 무슨 생각으로 요구한건지 모르겠는 호칭이었는데, 막상 이렇게 들으니 훨씬 듣기 좋다- 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다 불현듯 아까 찍었던 사진들이 생각나 사진첩에 들어갔다. 사파리 버스 안에서 갑작스럽게 안내원에 손에 이끌려 체험을 하러 나갔던 시우를 나름 열심히 찍었었는데, 그 결과물을 흐뭇하게 웃으며 한장 한장 넘겨보다 한장의 사진에서 손가락이 멈췄다.
해맑게 웃고 있는 시우를 살짝 안고 함께 건빵을 던지고 있는 모습을 멍하니 보다 지금 내 행동이 웃기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휴대폰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침대로 향했다. 그러고보니 아까 그 안내원이 뭐라고 했더라, 가족, 어머님. 이라고 했던가, 그제야 오늘 우리 세사람의 모습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괜히 머쓱해졌다. 아직 살짝 젖은 앞머리를 손으로 털며 애써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들도 털어내려 애를 썼다.
근데,
웃는게, 예쁘긴 예뻤지.
*** 언제나 할말이 많은 옆집쓰의 사담쓰 ***
안녕하세요! 드디어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서야 8화를 들고 돌아온 옆집쓰 입니다 하하하
글이 참 안써져서 몇번을 꺼냈다 덮었다 꺼냈다 덮었다 했는지 몰라요...
그나저나 글쎄 내일부터 콘서트라고... 믿고싶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이번 콘서트를 못가게 되었거든요! 겉돌기라도 가고 싶은것이 솔찍헌 수니의 맴이지만...
에휴 불쌍한 저 대신 독자님들 재밌게 즐기다 오세요ㅠㅠ!
그리고 글에 대한 말씀을 잠깐 드리자면,
일단 저 폰트 질렀어욤 헷 그리구 약간 글 쓰는 형식도 바꿔봤습니다! 이게 더 보기 편하신가욤 아니면 예전처럼 쓰는게 더 편하신가욤!
모바일에서 볼때랑 PC로 볼때랑도 어떻게 다를지 몰라서...
또 비지엠은, 이제 막 추가하기 시작했는데 무식한 저희집 컴퓨터가 음성파일 업로드를 해주지 않길래... 실패했어요... 되는 화 부터 비지엠 다시 추가할게요!
순영찌가 설렌다는 수많은 글들을 보며 조금이라도 더 설레게 쓰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답니다 하하 어떻게 좀 설레시나요...?
또 맨 위에서 말씀 드렸지만 암호닉 같은 경우에는 7화에서 제가 몇번을 강조했듯이, 댓글에서 제가 암호닉 신청 받는다고 적어둔 댓글에 !답글로! 신청해주신 분들까지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3차 신청은 언제 받을지 나도 몰라 여러분도 몰라 아무도 몰라... 신청 이번에도 못하신 분들은 다음 기회를 노려주세요..!
또 독자님들과의 소통을 사랑하는 저란 옆집쓰,
지금까지는 혹여 귀찮아하실까 답글을 달지 않아왔지만, 혹시라도 혹시라도 혹시라도! 저의 답글이 귀찮지 않다! 좋다! 하시는 독자님이 계시다면, 그거슬 댓글에서 어필해 주신다면! 열심히 답글을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러브소통!!!!!
어차피 전 콘서트 못가서 한가하디 한가한 닝겐이니까요...☆★
그리고 자랑은 해도해도 끝이 없는거니까 마지막으로 한번 더 자랑할게요
붑붑님께 선물받은 제 생에 첫 로고ㅇㅅㅇ
사랑합니다 헤헷
그럼 여러분, 언제 돌아올 지 모르지만 9화에서 다시 만나용~ 빠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