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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적국의 황태자 전정국, 그리고 남장여자중인 나 11 (1부 完) | 인스티즈

 

 

흐린 어둠을 틈타 사라진 많은 수의 인원들은 거의 빈 진영에 고요함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바람에 두어 번 펄럭이는 깃발을 바라보았다. 전정국도 떠나버린 이 진영에는 나와 박지민, 그리고 극소수의 군사들을 제외하고서는 남아있지 않은 채였다. 진영이 비워진 지 어느정도의 시간이 흘렀으니 아마도 지금쯤은 서로 대치하고 있을 것이었다. 전투가 벌어지는 곳은 수많은 소리들로 시끄럽겠지만, 후방에 남아있는 내게까지 그 소리들은 닿지 않았다. 나는 내 주변에서 머물고 있는 박지민을 지켜보다가 발을 옮겼다.


"어디 가세요?"


가만히만 서 있다가 움직이는 날 눈치챈 박지민이 금세 고개를 돌려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말들이 묶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묶여있는 말들 중 한 필의 끈을 풀자, 그런 내 손을 바로 막는 손이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뭐 하시는 거에요."


박지민은 무섭게 표정을 굳힌 채 나를 바라보았다. 그 질문을 못 들은 척 하고 아직 남아있는 줄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풀지 못하게끔 밧줄을 꽉 잡아쥔 손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놓아주세요. 안 됩니다. 거절하는 목소리는 단호했다.


"여기서 가만히 계시라던 말, 기억 안 나세요?"


나는 밧줄에 고정하고 있던 시선을 돌려 박지민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명령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내가 전투에 나갈 수 있을 법한 가능성은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한 눈이였다. 그러나 나도 생각이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밖에 이 사람을 보지 못했지만, 감정에 호소하면 흔들리는 그의 성격을 알아채버렸다.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그런 부드러운 사람.

 

나는 박지민을 똑바로 바라보던 눈을 살짝 내리깐 채 처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보면 내 말에 마음이 약해질 정도로, 무척이나 안쓰러워보이게. 그리고 내가 낼 수 있는 목소리 중 최대한 가련해보이게 말했다.


"알고 있어요."


목소리는 주의를 기울여야 미약하게 떨린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만 소리를 냈다. 의연한 척, 그러면서도 가련한 척.

절대 전투에 참가하지 말라던 전하의 말씀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어요. 어길 마음도 없어요. 그렇지만 그래도 제가 갈 수 있을 만큼 앞으로 가서 두 눈으로 보고 싶어요. 마음에 걸리신다면,


"지민님도 같이 가면 되잖아요."


손을 올려 밧줄을 붙든 박지민의 손등을 부드럽게 쥐었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쐐기를 박아넣었다. 혹여나 돌발 상황이 생길까봐 걱정되시는 거죠? 아니라고 해도 만일의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까. 나는 눈꼬리를 늘어뜨렸다. 그러시다면,


"제 옆에 있어주시면 되잖아요.."

".........."

"부탁해요."


날 쳐다보는 박지민의 눈빛이 짧게 흔들렸다. 입술을 살짝 깨문 채 고민하는 기색을 내비추던 박지민은, 밧줄을 잡고 있던 손을 내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고마워요. 나는 짧게 감사인사를 건네고 남아있던 밧줄을 풀었다. 거추장스러운 줄을 옆으로 던진 후 나는 말 위로 올라탔다. 안장을 확인하는 사이, 어느 새 옆에 있던 말의 밧줄을 풀은 그 위로 박지민이 올라탔다. 박지민은 움직이기 전 다짐을 받는 내게 말했다.


"제가 나가는 데까지만이에요."

"네."

"그 앞은 안 돼. 제 뒤만 천천히 따라오셔야 해요."

"알겠다니까요. 그렇게 불안하시면 이 고삐를 잡고 가실래요?"


나는 웃어보이며 박지민에게 내가 잡고 있던 고삐를 건넸다. 내 행동에 박지민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그러면 잘못하다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그냥 여주님께서 잡고 계세요."


쓸데없이 배려심만 넘치는 박지민은 더 깊이 의심도 하지 않은 채 먼저 말을 몰았다. 막 달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걷는 속도처럼 마냥 느리지도 않았다. 박지민의 뒤를 따라가다가, 고개를 돌려보니 저 뒤에 떨어져 있는 진영이 보였다.


"여기까지."


박지민은 팔을 뻗어 내 말을 멈춰세웠다. 여기가 딱 중간지점이에요. 나는 고삐를 쥔 채 전방을 응시했다. 전보다는 가까워진 산의 높이, 그리고 들릴 듯 말 듯 웅웅거리는 소리들. 까만색 점들이 서로 뭉쳐있는 게 보였다. 그 점들이 서로 아군인지, 대치하는 적들인지는 구분할 수 없었다. 눈을 가늘게 떠서 집중해보아도 역부족이었다.


"안 보여도 어쩔 수 없어요, 더 이상은 안 되니까."


내가 말할까봐 먼저 선수치는 목소리는 부탁해도 더는 안된다는 듯 냉정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이정도면 충분해요. 그리고 엷은 미소. 내 목소리에 박지민은 단호하게 굳히던 입매를 풀었다. 피식 웃은 나는 눈을 한 번 깜박이고 입을 열었다. 있잖아요.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묻는 박지민의 목소리에, 나는 품 안에 숨기고 있던 단도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박지민이 타고 있던 말의 다리를 향해 던졌다. 푹, 하고 칼이 정확하게 날아가 꽂히자 말이 크게 울며 앞으로 주저앉았다. 그와 동시에 나는 말의 옆구리를 세게 걷어찼다. 빠른 속도로 바람을 일으키며 앞으로 달려가자 채 묶지 못한 머리카락이 정신없이 흔들렸다.


- 여주님!!


뒤에서 날 다급하게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았다. 아마 다른 말을 구해서 내 뒤를 쫓아온다 하더라도 그 때는 내가 이미 저 속으로 사라진 뒤일 것이리라.



 

점점 전투지와 가까워질수록 작았던 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홀로 달리고 있는 내게 정확한 계획 따위는 정해져있지 않았다. 일단 아무런 무기도 들고 있지 않은 상태였기에 주 전투지가 일어나는 곳은 피해야 했으므로, 마른 계곡의 윗쪽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흙먼지가 날리던 땅에서 나무들이 서 있는 곳으로 진입하자 내 밑에 있는 마른 계곡 속의 상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붉은 휘장과 검은 휘장. 저 속에서 전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분명했는데,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그 속에 있는 군사들은 그 수가 적어 보였다. 분명히 양 측이 섞여 있는 건데 전정국이 이끌고 나온 숫자보다 더 적어보여 몹시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와아아아-

 

별로 떨어지지 않은 틈 사이에서 나오는 수많은 군사들을 보고 나는 깜짝 놀라서 하마터면 말고삐를 떨어뜨릴 뻔 했다. 말을 타고, 혹은 달리면서 나오는 군사들은 현나라 군사들이라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매복 작전이었다. 반대편 골짜기에서도 튀어나온 그들은 갑자기 튀어나온 많은 적들에 당황하는 군사들을 사방에서 좁혀가며 빠른 속도로 치고내려갔다. 비명소리가 들리고 머릿수부터 밀리는 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

피비린내나는 상황이 가까워진 순간에도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택했던 길이 주 전투지가 되어버렸는데, 누구를 아군으로 삼아야 하고 적군으로 삼아야 하는 지 알 수가 없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며 있느라, 어떤 이상한 이방인이 전투지에서 방황하는 걸 보고 의아하게 여기고 나에게 검을 겨눈 채 달려오는 사람을 제때 발견하지 못했다. 뒤늦게서야 발견하고 말머리를 돌리려 했으나 그 때는 이미 십 보 정도밖에 남지 않은 터였다. 망했군. 나는 이를 아득 깨물며 검이 날아올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다.


 

쐐액,

 

"억,"


갑자기 위에서 내리꽃힌 화살에 나를 향해 돌진하던 사람은 비명도 크게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낙마했다. 그와 동시에 그 사람이 들고 있던 검을 낚아챈 내가 난데없이 날아든 화살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들자마자, 옆 쪽으로 황급히 말머리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많은 화살이 비처럼 산 꼭대기서부터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산사태가 나는 것처럼 땅이 크게 울렸다. 대체 뭐야, 고개를 돌린 나는 산 위에서부터 빠르게 쏟아져내려오는, 전정국의 군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


매복에는 매복으로 대처한다는 건가. 새카맣게 내려오는 숫자들을 보고 나는 그제서야 마른 계곡 안에서 처참하게 몰살당하고 있던 군사들은 단순히 미끼였을 뿐이고, 저들이 진짜라는 것을 알았다.

 

-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쉼 없이 들리는 비명소리들에 귀가 먹먹해져왔지만 그런 걸 신경쓸 틈이 없었다. 쫓기고 내달리고 하는 사이 어느 새 마른 계곡까지 내려와버린 나는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내게 베어넘기고 있는 사람들이 현나라 사람인지, 적나라 사람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저 반사적으로 살기 위해서 피하고, 검을 휘두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아비규환 속에서 전정국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검을 든 손에 힘을 주고 발 디딜틈이 없던 군사들 사이에 생겨난 틈 사이로 말머리를 몰았으나, 누군가의 칼에 다리가 베였는지 아니면 무언가에 걸려 넘어졌던지 타고 있던 말이 히힝 울며 푹 고꾸라졌다. 하마터면 낙마해서 말발굽에 밟힐 뻔 했으나 용케 피한 나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날 내리치던 칼을 받아냈다.


"윽....."


내리치는 힘이 거세서, 양 팔로 받치고 있는데도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내가 아무리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해도 이렇게 받아치는 것에는 악력의 차이가 있었다. 그 때, 나와 대치하고 있던 사내 뒤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뒷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 사람이 몸을 돌렸을 때, 얼굴을 확인한 나는 크게 소리쳤다.


"김태형-!"


상대하고 있던 사람의 배를 퍽 차 쓰러뜨린 나는 김태형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저 앞에서 지휘를 하고 있는 김태형은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당연했다. 이 수많은 소리들 사이에서 내 목소리가 온전히 들릴 리 없었다. 그래도 나는 그를 불렀다. 태형아, 김태형!!!!

김태형의 고개가 내 쪽을 향해 돌려졌지만, 정말 내 목소리를 듣고 돌린 것인지 아니면 그저 우연히 돌린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그걸 확인할 수도 없었다. 바로 들이치는 공격들을 피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이런 거였었나. 그동안의 평화로운 시간들을 겪느라 다 잊어버린 건가, 나는.

날카로운 검에 소매가 잘려나가며 볼이 살짝 베였다. 금세 볼이 화끈거려왔다. 나는 이를 악물고서 다시 내려치려던 사람의 목을 그었다. 피가 튀고, 그 튄 피가 얼굴에 묻는데도 나는 죄책감보다는 다급한 심정만이 가득했다. 내게 검을 겨누는 자들은 모두 아군이 아군이 아니고, 적군이 적군이 아니었다. 어떤 목적도 없이 베어넘기는 데에만 급급하던 나는 내 앞으로 다가온 한 사람을 발견했다. 그는 날 보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모르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라던 느낌을 받았던 이유에는, 내가 현나라 측에서만 싸웠을 때 내 밑에 있던 부하들 중 하나여서 그랬을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하기도 전에,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져버렸다. 쓰러진 사람의 등에서는 피가 진득하게 배어나오며 이미 피가 배인 땅을 더 진하게 적셔나갔다.


"김여주!!"


왠지 모를 감정에 사로잡혀 죽어버린 사람을 멍청히 바라보고 있던 나는 날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김태형이 한 손을 내민 채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내 앞으로 달려온 순간, 나는 길게 뻗어진 그 손을 잡고 몸을 돌려 김태형이 타고 있는 말 위에 올라탔다. 감동적인 재회를 묻는 것은 나중이었다. 김태형은 놀랄 만큼 능숙하게 말을 다뤄 마른 계곡을 벗어날 수 있을만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한 손은 김태형을 단단히 붙든 채, 나는 가끔 날아오는 화살들과 옆으로 달려드는 칼들을 막아냈다.

 

김태형의 뒤에 탄 채 마른 계곡을 벗어나려던 나는 반대편에 서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다. 그 주위에 다른 사람들도 많았지만 마치 그런 광경들은 지워진 듯, 단 한 사람, 전정국만이 눈에 들어왔다. 머리에 묶은 붉은 끈을 휘날리며 냉담하게 적들을 내려치고 있는 전정국. 아. 그가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장면들이, 느리게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저 멀리에서도, 나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전정국을 볼 수 있었다. 적들을 상대하던 차가운 표정에서 멍한 표정으로 바뀌어가는 순간을.

 

어떻게, 네가, 날.

 

나는 그 때 내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전정국에게서 멀어져가고 있었지만, 눈을 뗄 수 없었다. 안 보이는 손이 날 붙잡고 있기라도 한 듯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그를 바라보던 내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등진 전정국을 향해 검을 높이 들고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한 명.

 

정국아, 뒤를 봐, 빨리!

 

하지만 그의 오른손은 도저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는 나만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켜버렸다. 안 돼, 안 돼, 전정국, 뒤를 보라고!!


"안 돼!!!!!!!!!!!"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러버림과 동시에, 옆구리에서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상처를 확인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시선은 여전히 전정국을 향한 채였다. 휘둘러진 칼에, 전정국이 크게 휘청였다. 안 돼!!!!!!! 눈물이 차올랐다. 시야가 차차 흐려졌다. 옆구리는 너무나 아팠다. 김태형을 잡고 있던 내 손에서 점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나는 희미해지는 정신 사이로도 계속 전정국을 쫓기 위해 노력했다. 안 돼, 정국아, 안 돼.... , 제발....


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눈을 떴을 때는, 좁은 천막 안이었다. 울퉁불퉁한 땅바닥 위에 대충 놓여진 두터운 천 하나. 나는 멍하니 누워있다가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윽 소리를 내며 도로 누웠다. 손을 올려 아픔이 느껴지는 부위를 더듬자 그 위로 감싸진 붕대가 느껴졌다. 그대로 일어나면 신음이 비집고 나오려 해서 이를 악문 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풀려있는 옷을 여미자, 입구에 쳐져 있던 천막이 펄럭리며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날 내려다보는 눈빛과, 이미 치료된 상처로 김태형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알았다. 할 말이 없는 나는 고개를 숙인 채 날 비난하는 시선을 피했다. 이제 어떻게 될까. 나는 김태형이 말을 꺼내기만을 기다렸다. 한동안 말없이 서있던 김태형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와."

".........."

"지금 당장."


단 두마디만을 한 김태형은 지체없이 몸을 돌려 천막을 나갔다.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쫓아나갔다. 김태형은 조금 앞에 서서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를 보다가, 주변을 흘끗 둘러봤다. 따라나간 밖에는 사람이 없었고, 말이 두 필 서 있었다.

당최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감이 전혀 잡히지 않아 가만히 서 있자 성큼성큼 걸어온 김태형은 나를 안아 말 위에 앉혔다. 덕분에 상처부위가 짓눌려 입술을 꽉 깨물어 고통을 참아낸 날 앞에 앉히고, 김태형은 내 뒤에 올라탔다. 주인 없이 덩그러니 놓여 있기만 한 나머지 다른 말의 고삐도 풀러낸 김태형은 예고없이 말의 옆구리를 힘껏 찼다. 갑자기 달리는 바람에 중심을 잡지 못해 휘청이며 하마터면 떨어질 뻔 했으나, 내 옆에 자리한 두 팔 덕분에 떨어지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 왜 나를 데리고 가는지, 앞으로 얼마만큼 더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새카맣게 깔린 어둠 사이로 말 두마리만이 끊임없이 달렸다. 모든 게 들통나버린 나는 김태형에게 이유를 물을 수가 없었다. 그저 멈출 때까지 기다리는 것밖엔 방법이 없었다. 한참을 달려 숲 속으로 들어가고, 그 숲 안에서도 얼마동안 달린 후에야 김태형은 말을 멈췄다. 푸륵, 푸르륵. 콧김을 뿜으며 멈추어 선 말 옆으로 지금까지 쭉 주인 없이 우리가 탄 말의 옆을 달려왔던 말도 따라 멈춰섰다.


"내려."

"......."


나는 순순히 땅바닥으로 내려섰다. 발 밑에 나뭇가지가 밟혀 힘없이 부스러졌다. 몇 걸음 떨어진 채, 나는 말에 올라타있는 김태형을 바라보았다. 김태형은 표정 없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입을 열었다.


"가."

".......?"


들려온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가라니? 내 표정을 읽어낸 건지, 김태형은 덧붙였다.


"저 산만 넘어가면 현나라로 돌아가는 데 얼마 안 걸릴 거다. 말을 탄다면 더 짧게 걸리겠지."

"........"

"가. 그리고 다신 돌아오지 마. 어차피 돌아와도 진영은 옮겨져서 찾을 수 없을 거야."


그리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말을 돌리려는 김태형을 내가 다급하게 불러세웠다. 잠깐, 잠깐만! 내 목소리에 김태형이 멈춰 섰다. 나는 그가 한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가 전쟁터에 나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그 자리에서 당장 죽여도 나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냥 보내주다니? 그것도 지름길까지 알려주면서.


"왜, 왜 날 그냥 보내주는 거야!?"

"............"

"여자인데, 속인 거였는데, 죽이지 않고 보내준다고? 왜? 도대체 왜?"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김태형은 잠시동안 날 보고 있더니, 대답했다.


"속였던 시간 때문이라면, 내게는 널 죽일 권리가 없어."

"............."

"더 이상 묻지 말고, 가."


김태형은 아리송한 말을 내뱉고서 다시 가라는 말을 반복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지금 한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알 수 없었지만, 호의를 베풀어줬으니 나도 말해줘야 했다. 제자리에서 발굽을 다닥거리며 움직이려던 말을 저지한 나는 김태형을 향해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내가 속여서 믿음이 안 갈 지도 모르겠지만, 중요하니까 이건 꼭 들어줘.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아 긍정의 대답으로 받아들인 나는 심호흡을 한 후 천천히 말했다.


"우리 측에 첩자가 있어."

"........."

"그가 누군지, 어디에 속해있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분명히 있을 거야."

"........."

"진영을 옮기기 전에, 꼭 골라내, 누군지 잡아내야 해."

".........."

"내 말 듣고 있어?"


필사적으로 말했는데도 김태형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생각치도 못한 말에 놀라거나 혹은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코웃음치지도 않았다. 그저 좀 전과 다를 것이 없는 표정을 한 채였다.

마음이 다급해진 나는 반복했다. 그래, 내 말을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거는 믿어줘야 해. 응? 태형아. 김태형. 제발 믿어줘. 첩자가 있다니까. 속이 탔다. 사실인데, 중요한 사실인데 저런 표정이란. 나는 한 번 더 말해주려고 입술을 떼었으나 김태형이 좀 더 빨랐다.


"알고 있어."


알고 있어. 짤막하게 떨어진 대답은, 처음에는 알 수 없었다. 무슨 소리야? 알고 있다니. 그 말을 하고선 김태형은 내려다봤다. 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머리가 차차 돌아가게 되자 무슨 의미로 한 말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설마, 설마. 나는 뒷걸음질을 쳤다. 김태형의 짙은 눈동자가, 처음으로 무섭게 다가왔다. 설마, 네가.


"네가......?"


떨린 목소리로 물은 질문에 김태형은 대답하지 않은 채 말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곧 말발굽소리를 내며 그 자리를 떠났다. 충격에 빠져있던 나는 뒤를 쫓아 달려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땅에 쳐박았던 머리를 들었을 때, 그는 이미 내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저만치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김태형, 김태형-!!!"


멀어져가는 그의 뒤에 대고 나는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하지만 김태형은 나를 뒤돌아보지 않았다. 조용한 숲 속에 울려퍼지던 말발굽소리는 스산한 바람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다시, 혼자 남게 된 나는 꼴사나운 모습으로 홀로 서 있는 말 앞으로 걸어갔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는 몇 번 미끄러지고선 간신히 말 위에 올라탔다. 이동하려면 말의 옆구리를 걷어차야 하는데 계속 헛발질을 해버려서 말은 터덜터덜 걷다가 느릿느릿하게 멈추어 섰다. 그 짓을 두어 번 반복하다가 결국 나는 포기하고 울어버렸다.

 

맞은 화살 자국이 너무나 아파왔다. 나는 한 손으로 상처를 붙잡은 채 엉엉 울었다. 아팠다, 너무 아파. 계속 달린 탓에 견디지 못할 정도로 아파왔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아픈 것은 전정국을 배신해버린 나의 행동이었다. 마지막에 나를 보았던, 전정국의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믿을 수 없다는 얼굴, 상처입은 얼굴, 절망적인 얼굴.

전정국과 있던 시간은 짧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나의 마음은 깊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더 깊어지기 전에, 그래서 더 상처입기 전에 떠나야 한다고 마음먹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나는 몰랐었다.

나도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너무 늦게서야 깨달아버렸다.


 

내 손으로 모든 것을 망가뜨려버렸다. 웃는 얼굴도, 즐거웠던 시간도, 우리의 사랑도. 깨어진 시간들에 목이 날카롭게 베어져, 나는 숨을 쉴 수가 없어서 꺽꺽댔다. 이 모든 결과는 내가 자초해버린 것이었음에도, 나는 그 누구보다 서럽게 울었다.

 

-

 

집에 도착한 나는 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시종들 중 한 명이 날 발견하고 다가오는 것이 기억하는 것의 마지막이었다.

나는 꼬박 열흘을 누워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 중 사흘은 사경을 헤맸다. 사흘 동안 나는 악몽을 꿨다. 사방에서는 쇠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비명소리가 들리는 그런 전쟁터, 혹은 궁에서 평화롭게 전정국과 있는 모습. 꿈의 배경은 제각각 달랐지만 결말은 모두 똑같았다. 내 손으로 전정국을 죽이는 꿈. 싸늘하게 식어가는, 전정국.

 

나흘 째 눈을 떴을 때에 나는 혼자였다. 나를 반겨주리라 생각했던 오라버니조차도 찾아오지 않았다. 바쁜 일이 있겠지, 라고 생각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쯤에서야 눈치챌 수 있었다. 나를 용서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오라버니마저도 가문과 모든 걸 망쳐버린 내 어리석은 행동에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아흐레째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나를 찾아온 오라버니는 말을 하지 않은 채 한동안 날 내려다보았다. 한참을 그러다, 토해내듯 내게 입을 열었다.


"이 멍청한 것아...."


그 소리에 나는 울 수 밖에 없었다. 꼴사납게 우는 나를 보고도 오라버니는 어두운 얼굴로 바라볼 뿐, 탓하지 않았다. 오빠, 오빠... 미안해, 미안해, 내가... 울음소리에 목소리가 먹혀들어가면서도 나는 고장난 것처럼 말을 반복했다. 내가, 내,가....


"미안해, 다......"


타박하지 않고 내 말을 묵묵히 들어주는 모습에 더 눈물이 났다. 오라버니 앞에서도 전정국과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가 없어서 슬펐다. 그저 털어놓고 싶은 모든 말을 줄인 채,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만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뭐가 어찌되었든 상관없었다. 전쟁에 지건, 그래서 나라가 망하건, 내가 죽건.

 

어차피 그래봤자 내가 그에게 남긴 상처는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

  

[방탄소년단/전정국] 적국의 황태자 전정국, 그리고 남장여자중인 나 11 (1부 完) | 인스티즈

 

 

정국은 눈을 떴다. 아직 채 완벽하게 아물지 못한, 등에 크게 남겨진 상처를 치료하고 붕대를 감싸는 것까지 끝마치자 정국은 내렸던 옷을 올려입었다. 몇 가지를 당부하고 나간 의원을 뒤로 하고 옷을 정리한 정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막사를 나갔다. 정국은 자신을 향해 허리를 굽히는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은 채 회의가 벌어지고 있는 막사 안으로 향했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정국을 보고 안에 있던 사람들은 놀란 표정이었으나 곧 원상태로 돌아와 자리에서 일어나 정국에게 인사했다.

 

길어지는 회의를 짤막하게 정리하여 끝낸 정국은 다시 자신의 막사로 돌아가기 위해 돌아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회의 내내 정국을 바라보고 있던 석진은 할 말이 있다는 표정이었다.

 

 

"할 말 남아있습니까."

 

 

정국이 먼저 물었다. 석진은 정국을 바라보다가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니요, 딱히 없습니다. 그러다가 머뭇거리며 도로 묻는다. ...이제 환부는 괜찮으신가, 해서.. 석진의 말에 정국은 코웃음을 쳤다. 하. 그리고 차갑게 대답했다. 괜찮을 리가 있겠습니까. 싸늘함이 다분한 말투에 석진은 입을 다물었다. 정국은 그녀의 얼굴을 떠올려보다가, 냉정하게 말하며 그곳을 나갔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적국의 황태자 전정국, 그리고 남장여자중인 나 11 (1부 完) | 인스티즈

 

"애초에 믿은 내가, 잘못이었던 거죠."

 

-

 

전쟁은 그 후로 세 달 만에 끝이 났다. 적(赤)국의 승리였다. 그들이 승리할 수 있던 것들에는 강한 군사들과 그들을 지휘하는 황태자, 그리고 현나라에 숨어있던 첩자의 공이 컸다고 했다. 처음에는 첩자가 어느 기점으로 종적을 감추어버린 나라고 여론이 몰려 가문이 위태로워졌으나, 사실은 내가 아닌 김태형이 첩자였다는 게 밝혀지고서는 의심이 풀렸다. 그러나 의심이 풀렸어도 나의 가문은 전처럼 큰 위세를 누리지는 못하게 되었다. 진상을 밝히는 동안 여자인 내가 대신 전쟁터에 나갔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쌍생아였다는 사실까지 밝혀진 것에 이어져서. 게다가 혼자만 살기 위해 돌아왔다고 비춰지는 나는, 가문의 수치였다.

현 왕은 새로 즉위한 어린 황제의 앞에서 무릎을 끓고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과, 매년 공물들과 공인들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했다. 전에 비해 돌아다닐 수 있는 범위가 더 제한된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내 방과, 뒤에 위치한 초라한 정원밖에 없었다. 그리고 감시인을 붙여 내가 허튼 짓을 할 수 없게 항상 지켜보도록 했다. 나는 묵묵히 그걸 받아들였다. 바깥과 단절된 나는 전쟁이 어떻게 끝났는지도 거의 한 달이 지나서야 알 수 있었다.


한달 동안 나는 매일 악몽을 꿨고,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한달 내내 꿈 속에서 전정국을 마주하며 나는 고통을 느꼈다. 꿈 속에서 전정국은 울면서 애원했다. 어느 날은 미친듯이 화를 냈다. 또 어느 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상처받은 눈으로 나를 계속 바라보았다. 꿈 속에서 나는 그에게 항상 미안하다고 빌었다.

시간이 흐르자 악몽을 꾸는 횟수도 일주일에 두세 번으로 줄어갔다. 그리고 이주일에 한 번으로 줄었다. 몸에 크게 남았던 상처도 점점 나아져가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 모든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 ....그리고 전정국도, 잊을 수 있을까.

 

내 손 안에서 낙엽이 잘게 바스라졌다.

 


 

2부 <그 황제와 나의 천야일야> 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해요

1부는 여기까지고 이제 드디어! 제목을 바꿀 순간이 왔어요!

2부는 아마 '그 황제와 나의 천야일야(千夜一夜)'로....대충 정했..

역시 네이밍 센스 구리지만(손발 오글) 편하게 천야일야라고 불러주세요...ㅠㅅㅠ

스토리 쪼금 정리하고 곧 돌아오겠습니다!!

 

앗 그리고 지금에서야 말씀드리지만 이 안에서의 배경은 여름이었어요!

2부는 늦가을~ 겨울 배경으로 갈거 같아요

 

1부 함께 달려주신 분들, 읽어주신 분들 넘넘 감사해요~!

만일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말해드릴 수 있는 선에서 말씀드릴게요 맘껏 질문해주세요!^0^

 

(그리고 저번에 메리 솔크라고 하신분들 나오세요.....ㅋㅋㅋㅎㅎㅎㅎ메리솔크...아련...)


 
 

♡ 암호닉 ♡

01, 태형오빠, 아침2, 쿡쿡, 음오아예, 현지짱짱, cu호빵, 나연희, 로렌, 야호야호

   권지용, ㅈㅈㄱ, 두부, 우울, #방치킨, 버블버블, 레몬사탕, 분홍이불, 코코, 김사장

   저저구, 두부야~, 엑스, 자몽에이드, 계피, 미니언, 쿠야, 요괴, 딸기빙수, 우왕굿,

   슙, 정국아블라썸, 런, 태태, 종구부인, 꾸기, 베네, J, 내손종,  분홍하늘,

   #원슙, 전정뱅, 허니꿍, 증원, 풀, 태태요정, 부엉이, 여하, 소청, 메로르,

   뚱바, 칅칅칅, 김정봉, 두둠칫, 둠치둠, 대전, ㅈㄱ, 복숭아, 전쿠야, 경단,

   호빈이, 디즈니, 체니체니첸, 퍼플, 침침, 당근, 슈만이, 토쿠, 판다, 애플릭

   97꾸, 소녀, 두둡칫, 391, 쁘띠젤, 전시걸, 수푼, 호석이두마리치킨, 부랑이, 골드빈

   포티아, 호미국이, 황금올리브유, 뱁새, 꽃소녀, 넬스, 새벽하늘, 달보드레, 뻐꾸기, 흑슈가,

   샤프, 막둥이든꾸기, 맨투맨, U, 오투, 전정구끼, 둡부, 경쨩, 빙구, 설렘,

   남장, 코코팜, 즌증구기, 여코, 하울, D.시걸O. , 마시멜로우, 꾸기맘마 

 
 
 
저와 함께 달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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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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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04
정주행 중인데 1부가 정말 마음 아프게 끝나버렸네요 ㅠㅠㅠㅠ
7년 전
독자505
와... 숨 쉴 틈 없이 읽었습니다...대박이네요...작가님 짱!!!!
6년 전
독자506
아니 진짜 대박 내가 왜 이런 글을 이제 보았는지... 재밌어 죽습니다......2부보라가야지...
6년 전
독자507
아진짜 이건 대작이에요 길이길이 남아야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마음이 저미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여주야,,, 네가 뭔 죄가 있어 네가,,,
6년 전
독자508
어떻게에 ㅠㅜㅜㅜㅜ
마음이 아파ㅜㅜㅜ

5년 전
독자509
하.....진짜 이건 미쳤어요... 개갓갓띵작....수작 ㅠㅠㅠㅠㅠㅠㅠ와 설마 태형이일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ㅠㅠㅠㅠㅠ정국이와 여주 둘다 이해돼서 너무 마음이아프네요...
5년 전
독자510
갓작 띵작 대작 ..........너무 재밌러요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511
아 어떡해 진짜ㅜㅜㅜ
2년 전
12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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