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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너무 오랜만에 와서 1, 2편 포함시켰어요! 

 

 

 

 

 

 

 

 

 

 

 

 

 

 

 

01 

 

 

 

 

 

엄마.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엄마 병 꼭 낫게 해줄게. 라고 엄마한테 그렇게 큰 소리 떵떵쳐놨으니 어떻게든 하루빨리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건 맞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한 달 250에 혹해서 왔긴 왔는데 무슨 알바면접이 취직면접 뺨칠만큼 경쟁률도 장난아니고, 알바면접이라고 만만하게 봤는데 이건 스케일이 다르다. 게다가 면접장에 여자들밖에 안 보이는 것 같은데 면접보기도 전에 주눅이 들어서 이미 합격은 포기한지 오래지만 여기서 더 있다간 숨막혀 죽을 것만 같다. 아니 돈이 필요한 사람들인 건 알겠는데 그래도 알바일 뿐인데 다들 왜 이렇게 진지한지 모르겠다. 대기업 입사 면접이라도 보는 사람들처럼 다들 뭔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데 난 준비해온 게 없어서 멀뚱멀뚱 앉아있자 이내 내 이름이 불렸다.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뛰어대지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되기는 개뿔. 다 틀렸다.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 ..." 

"...?"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면접을 보러왔는데 왜 나만 1 : 1 면접인지 모르겠다. 여기는 모르는 것 투성인데, 모르는 게 하나 더 생길 것 같다. 면접관은 내가 들어올 때부터 나를 계속 쳐다보는 남자를 포함해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까지 총 세 명인데 다들 나만 쳐다볼뿐 아무 말도 없다. 뭐 안 물어봄?? 지금 내 얼굴 구경하는 시간인가??? 면접장엔 아는 사람 하나 없고 면접볼 땐 질문을 안 하니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인데 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되는 건지 답답해 죽을 지경인데 드디어 나를 빤히 쳐다보던 남자가 입을 연다. 뭐든 물어봐주세요 제발ㅠㅠㅠㅠㅠㅠ 

 

 

 

 

 

"김여주씨." 

"네?" 

"저 어때요?" 

 

 

 

 

 

뭐야 이 미친놈은? 

 

 

 

 

 

 

 

 

 

*          *          * 

 

 

 

 

 

 

 

 

면접 합격자 공지 

 

[김여주] [정수정] [박경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회사 앞으로 오년안에 망한다에 우리 집 하나밖에 없는 에어컨 건다. 아니 어떻게 그런 또라이같은 면접에도 날 합격시키지????? 응시자가 그렇게나 많았는데 면접 합격자 공지가 하루만에 나오는 경이로운 순간에 감탄하려는 찰나 합격자 이름에 내가 있다는 것에 놀라 자빠질 뻔했다. 공지를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슬슬 짐을 싸서 나가고, 나는 왜 남자의 미친 질문에 잘생기셨네요. 라는 미친 대답을 한 나를 합격시킬 수 있는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결론은 딱 하나였다. 저 남자때문에 이 회사 망한다. 합격자 공지앞에서 심각하게 연구를 하고 있는데 내 옆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내가 당당하게 가운데에 떡하니 자리차지를 하고 있었다. 슬쩍 비켜섰는데도 계속 날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서 봤더니 웬 여신님 둘이 웃고 있다.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네가 김여주야?" 

"응."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우리 너랑 같이 합격한 애들이야. 난 박경리고 쟨 정수정." 

"난 김여주." 

 

 

 

 

짧게 서로 소개를 마치고 회사에 더 있으면 안 된다기에 친해지는 건 미리 공지받았던 내일 오리엔테이션에서 하기로 하고 헤어졌는데 어디로 나가야되는 건지 안내라도 해주지 합격자 공지보고 있는 사이에 나만 덩그러니 두고 다 나가버렸다. 아까 그 애들 따라갈 걸ㅠㅠㅠ 아무리 넓어도 회사가 얼마나 넓겠냐고 엘리베이터나 비상구만 찾으면 되겠지 했는데 회사가 존나 미로여ㅋ.. 지금 나 혼자서 숨바꼭질하는 건가??? 이 회사 나한테 왜 이래ㅠㅠㅠㅠㅠㅠㅠ 게다가 단체로 다들 어디로 숨기라도 했는지 직원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냥 무작정 돌아다녀볼까 하는데 맞은편에서 어떤 남자가 걸어온다.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저기... 혹시 나가는데가 어딘지 아세요?" 

 

 

 

 

남자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서 무서웠지만 일단 내가 살아야하니 참고 물어봤는데 몇 초간 멍하던 남자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진다. 인격이 두 갠가...?? 

 

 

 

 

"저 마침 나가려던 참인데 같이 가면 되겠다. 그죠?" 

"네? 아, 네..." 

 

 

 

 

표정만큼 밝은 목소리로 말하는 남자는 대뜸 내 손을 잡더니 미로같이 느껴졌던 길을 거침없이 빠져나간다. 초면에 잘생기신 분이 막 손잡고 이러시면 감사합니다..; 

 

 

 

 

"우리 회사가 좀 복잡하죠? 근데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회사직원?" 

"아니요. 면접보러 왔어요." 

"면접? 아- 메이드? 어, 그럼 이제 같이 살게 되니까 자주 만나겠다." 

"같이 살아요?? 그 쪽이랑 제가???" 

 

 

 

 

메이드 모집 조건에 그런 말 없었는데?????? 당황데미지 이천을 먹은 내가 속사포로 물어봤지만 남자는 대답없이 저 멀리로 손을 흔들었다. 그냥 남자가 개소리했겠거니 하고 남자가 손 흔드는 쪽을 보니 그 손흔듦이 마법이었는지 존잘남신님이 차에서 내리더니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들어갈 땐 너 혼자더니 왜 나오니까 둘이 됐냐." 

"귀엽지?? 메이드 면접 본 앤데 길 잃어버렸길래 내가 데리고 나왔어." 

"그럼 안녕히 계세요..." 

"내가 태워다줄게. 어디살아?" 

 

 

 

 

내 손을 잡고 안 놔주는 남자의 형처럼 보이는 사람같은데 얼른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황급히 인사하고 가려는데 굳이 안 해도 될 친절을 베푸신다. 우리 엄마 보러가는 건데 왜 니네가 태워다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닥쳤다. 그렇게 해야 내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디사냐는 남자의 말에 그냥 근처 병원으로 가달라고 하고 차에 타자 그 때까지 내 손을 놓지 않던 남자가 왜 병원에 가냐는 둥 어디 아프냐는 둥 자세하게 캐묻기 시작한다. 근데 난 왜 곧이곧대로 대답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밀려드는 질문에 대답해주다보니 어느 새 병원이다. 감사인사를 전하고 내렸는데 뒤에서 남자가 나중에 보자며 소리지르는 게 들린다. 분명 저 남자 인격이 일곱개일 거다. 혼자 중얼거리며 엄마 병실을 찾아가는데 대뜸 문자가 왔다. 

 

 

 

 

 

[내일 아침 8시까지 알려준 주소로 짐 다 챙겨서 올 것. 오티하고 바로 일 시작함.] 

 

 

 

 

남자의 개소리가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02 

 

 

 

 

 

 

 

 

 

"엄마, 나 왔어."

"알바는 어떻게 됐어?"

"붙고 왔어. 내일부터 나가야 돼. 근데 숙식제공이라 병원 많이 못 올지도 몰라."

"괜찮아. 엄마때문에 미안해."

"뭘 미안해야. 엄마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 거 아닌데. 나 이제 짐 챙기러 가야겠다. 내일 올 수 있으면 또 올게."

"응. 열심히 하고."

 

 

 

 

엄마가 위암 선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처음으로 신을 원망했다. 왜 하필 무너진 집을 위해 열심히 살던 엄마였는지, 왜 하필 예쁘고 착한 우리 엄마인지, 신이란 사람은 사람 속도 모르고 엄마와 나를 벼랑끝으로 자꾸 내몰았다. 거기서 떨어지기 전에 돈을 벌어야하는데 내가 거길 들어가서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짐을 다 싸긴 했는데 짐이 이삿짐 수준이라 내일 들고 갈 때 좀 걱정이 되긴 한다. 대충 씻고 일찍 자둬야할 것 같아서 누웠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귀요미 내일 언제 와?]

 

 

 

ㅡㅡ... 내 손 펴주실 분...... 누군지 대충 알 것 같지만 모르는 척 누구세요? 라고 보내자 자기 셀카와 함께 자기 기억 안 나냐고 묻는다. 대체 무슨 캐릭터인지...ㅋ

 

 

 

 

[기억해요. 내일 아침 일찍 갈 것 같아요.]

[기다릴게ㅎㅎㅎ]

[아니에요, 괜찮아요.]

[아니야! 기다리고 있을게!ㅎㅎㅎ]

 

 

 

후... 은 그드르드 든드그....ㅡㅡ 이것이 바로 갑질인 거신가... 남자의 고집에 결국 두 손 두 발들고 알겠다고 보냈더니 씹었다. ㅂㄷㅂㄷ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아가지고.. 빡침을 겨우겨우 눌러담고 눈을 감았는데 어느 새 잠이 들었는지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시계를 봤는데, 늦었다. ㅋㅋ.. 인생이 그런 거지 뭐..는 무슨 고딩 때 지각했어도 이렇게까진 안했는데 초스피드로 준비를 끝내고 낑낑대며 짐을 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려는데 웬 검은 차가 우리 집 앞에 서있었다.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귀요미 ㅎㅇㅎㅇ"

 

 

 

기다리겠다는 말이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거였음...? 식스센스급 반전...

 

 

 

 

"아.. 안녕하세요."

"내가 별로 안 반가워...?"

"그냥 놀라서..."

"짐 많을 것 같아서 내가 데리러왔어."

 

 

 

 

아...... 대답을 뭐라고 해야할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리가또? 내가 대답을 고민하는 사이 기사님이 내 짐을 다 실었고 남자가 내 손을 잡아끌고 나를 차에 태웠다. 따지고 보면 기사님이랑 나랑 같은 입장인데... 죄송합니다..... 남자가 타자마자 내 신상을 털기 시작해서 고분고분 대답해주다 보니 집에 도착했는데 집이 아니라 저택수준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구나... 대문에서부터 차를 타고 들어가니 양 옆으로 마당(=공원)이 있고 진짜 대문에 도착해서 내리니 기사님이 남자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차를 끌고 나간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이 시스템을 뭘까... 속으로 신기해하고 있는데 날 뚫어져라 보는 남자의 시선이 느껴진다.

 

 

 

 

"이따 또 보자."

 

 

 

 

올 때도 자기 마음대로 오더니 갈 때도 자기 마음대로 가버린다. 오티하는 데가 어딘지는 알려주고 가시지... 대충봐도 엄청 넓은 저택을 짐을 바리바리 들고 헤매기 시작했는데 돌다보니까 어제 봤던 여신님 둘을 만났다.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어제 우리랑 같이 면접 붙은 애 맞지?"

"응."

"다시 인사할게. 박경리, 스물여섯. 얘는 정수정, 스물셋."

"헐...... 저는 김여주, 스물인데... 언니였다니......"

"어쩐지, 애기일 것 같더라. 아무튼 잘 지내보자."

"네."

 

 

 

 

저 여신님들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사실에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시간은 어느 새 나를 오티를 듣게 하고 있었다. 오티내용은 도련님들 소개, 집 구조, 메이드가 해야할 일 등등 핵많았는데 오티를 듣는 사람이 나와 언니들, 세 명뿐이라서 졸 수도 없었다. 오티내용을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폭풍 필기를 하고 여지껏 오티 내용을 설명을 해주셨던 총매니저님이 각자 무슨 일을 맡았는지 말씀해주시는데 나는 도련님들 담당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웬......... 바꿔달라고 징징대고 싶어도 초면에 그럴 수도 없고 그냥 입 닥치고 듣고 있는데 도련님들 중 한 분은 오늘 귀국하신다면서 나보고 마중을 나가란다. 그게 내 첫번째 할 일이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메이드 첫 할 일이 청소도 아니고 도련님 마중이라니... 그 사람은 손이 없대 발이 없대 왜 마중을ㅡㅡ.. 후..... 빡치지만 엄마를 생각하며 타고 온지 얼마 안 됐는데 또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기사님이랑 말 1도 안 하고 어색한 분위기로 그대로 공항에 도착해 도련님이 어딨는지 찾기 시작하는데 사진으로 한 번 봤는데 이 많은 사람들 중에 대체 어떻게 찾으라는 건지...... 서울 처음 와본 사람처럼 두리번대다 매니저님한테 전화라도 해야하나 싶은데 뒤에서 누군가 나를 톡톡 친다.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나 찾아?"

"아 깜짝아!"

 

 

 

 

뒤를 돌자마자 얼굴을 들이대는 도련님 덕분에 공항 한복판에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도련님은 자기가 놀래켜놓고 웃고 있고 나는 민망해 죽겠어서 도련님 짐을 들고 차로 앞서가는데 나를 금세 따라잡은 도련님이 내 손에서 짐을 가져간다.

 

 

 

 

"여자가 올 줄은 몰랐네. 그것도 애기가."

 

 

 

 

아마 매니저님께 미리 내가 간다고 연락받고 나를 놀래킨 것 같은데 놀리는 사람 놀리는 맛 나게 그렇게 화들짝 놀라줬으니... 이젠 강심장이 되어서 다시는 놀라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나를 빤히 보던 도련님이 혼자 중얼거린다. 저도 제가 갈 줄은 몰랐네요... 근데 이 집 사람들은 나 별명 붙여주기에 맛 들렸나보다. 귀요미에 애기에 난리났다. 차를 타고 가는데도 부담스럽게 나를 쳐다보는 도련님 때문에 애써 창 밖을 구경하는 척 외면했음에도 뒷통수가 따갑다. 최대한 무시하고 도착한 집(저택)에 내리자 아까 오티 때 첫째 도련님이라고 설명받았던 도련님이 서계신다. 나처럼 도련님 마중 나왔나 싶은데 표정을 보니 썩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얼른 들어가서 다른 일도 해야하는데 첫째 도련님은 비켜주지도 않고, 뒤엔 다른 도련님이 서있고, 나 일하러 가야되니까 좀 비켜라ㅡㅡ하고 싶어도 목 날아갈까봐 그렇게는 못하겠고, 저절로 욕 나오는 상황에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사이 나도 모르게 내 손목이 첫째 도련님에게 잡혀있었다. 내가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는데도 집 안으로 나를 데려가려던 첫째 도련님이 멈춘 이유는 내 다른 손목을 둘째 도련님이 잡았기 때문이었다. 어제 단체로 메이드 몰카 계획짰나?? 아니면 단체로 인소라도 봤나??? 나한테 대체 왜 이래ㅠㅠㅠㅠㅠㅠ 양 손목이 붙잡힌 채로 속으로 울상을 지어봐도 나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ㅅㅂ.

 

 

 

 

 

 

 

 

 

 

03

 

 

 

 

 

 

 

이거슨 집에 들어간 것도 집에서 나온 것도 아니여.......... 현관에 어정쩡하게 서있다 드디어 내가 미친건지 이상한 헛소리도 내뱉다가 다시 두 도련님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데 첫째 도련님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둘째 도련님한테 짓는 표정과는 달리 나에게는 웃어주는 얼굴이 어딘가 익숙하다고 생각할쯤 문득 면접날 미친놈과 도련님의 얼굴이 겹쳐보였다.

 

 

 

 

"헐........"

 

 

 

내 망언에도 합격시켜준 미친놈이 도련님이었다니.......ㅋ 놀라서 다물어지지 않는 입으로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있을 때 두 사람 사이에는 왠지 모르게 스파크가 튀고 있는 것 같았다. 점점 죄여오는 손목이 아파서 표정관리도 안 되고 저절로 인상이 구겨지는데 아마 두 사람의 눈싸움은 평생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이 양반들은..ㅠㅠㅠ 누가 보기라도 할까봐 이제 그만하시라고 하려고 하는 순간 첫째 도련님이 내 손목을 한 번 더 잡아당겼다.

 

 

 

 

"아..!"

 

 

 

시바류ㅠㅠㅠㅠ 존나 아파ㅠㅠㅠㅠㅠㅠㅠㅠ 첫째 도련님이 날 자기쪽으로 끌어당기면 둘째 도련님은 또 다시 자기쪽으로 날 끌어당기고 나보고 어쩌자는 거ㅡㅡ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는 사이 희생된 내 손목을 구해주기 위해 일부러 좀 오바해서 소리를 냈는데 둘 다 눈이 동그래져선 아팠냐며 묻는다. 그렇게 손목을 꽉 잡았는데 그럼 아프지 안 아프냐??? 라고 따져묻고 싶었지만 아주 조금 오바했을 뿐인데 지극정성으로 걱정해주는 걸 보니까 죄책감이 느껴져서 참았다.

 

 

 

 

"많이 아파?? 빨개졌다 어떡해ㅠㅠㅠㅠ"

 

 

 

울상을 지으며 내 손목을 살피는 첫째 도련님을 보며 아까 오티 때 들었던 도련님의 나이가 스쳐지나갔다. 분명 삼십개월을 서른살로 잘못쓰신 걸거야...... 그게 아니면 어떻게 서른살이 이렇게 존귀씹덕이야..

 

 

 

 

"그러게 진작 손 좀 놓지. 형 때문이잖아. 손목 아파서 어떡해, 오늘 쉴래?"

 

 

 

첫째도련님에게는 냉정하더니 나한테는 다시 다정해지더니 하다하다 이젠 쉬라고까지 한다. 오늘 첫 출근인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ㅋ.. 여기 계속 있다간 더 정신없어질 것 같아서 얼굴에서 계속 걱정하는 눈빛을 지우지 못하는 도련님들에게 괜찮다고 수십번은 더 말하고 나서야 나는 겨우 집 안으로 들어가 둘째 도련님의 짐을 옮겨드릴 수 있었다. 물론 그마저도 짐이 무겁다고 자기가 옮겼지만. 내 손목때문에 미안해서인지 고분고분 내 말을 듣고 방으로 흩어지는 도련님들덕에 이제 매니저님이 적어주신 다음 할 일은 뭘까 하고 종이를 보는데 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분명 다음 할일은 첫째 도련님 회사 동행이었다. 겨우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ㅂㄷㅂㄷ 도련님은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방에서 나와 내게 빨리 가자며 재촉까지 했다. 순순히 방에 들어간다 싶었더니 회사 갈 준비를 하는 거였다니. 또 도련님에게 시달려야 한다는 충격에 멍한 내 손을 잡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차에 태우더니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땐 차는 이미 달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정신이 들자 비로소 보이는 도련님의 눈빛도 부담스러워서 죽을 것만 같았다. 손에 들린 회사서류 같은 거나 보지 왜 나만 보는 거야 대체.........

 

 

 

 

"저기 도련님... 그거 안 보셔도 돼요?"

"응."

"하하.. 그렇구나..."

"근데 도련님말고 다르게 불러주면 안 돼?"

"..? 뭘로요?"

"오빠?"

 

 

 

 

ㅋ... 아무래도 도련님은 내 알바를 일찍 그만두게 하려는 스파이가 틀림없다.

 

 

 

 

 

 

 

*          *          * 

 

 

 

 

 

 

난 또 비서도 없어서 날 데리고 온 줄 알았더니 두 명이나 있다. 그것도 예쁘고 일도 엄청 잘할 것 같이 생겼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는 이렇게 사장실 밖에 앉혀둘 거면 뭣하러 데리고 왔는지 1도 모르겠다. 오늘 늦잠자느라 옷도 집에서 대충 주워입고 오고 둘째 도련님 마중나가느라 크로스백도 못 놓고 온 꼴이 말이 아닌데 언제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지..^^ 비서 언니 둘은 도련님이 들어갔는데도 왜 계속 서있는지도 모르겠고 도련님이 나 춥다고 빵빵하게 켜놓고 간 히터때문인지 얼굴은 빨개져있다. 아 그냥 여기 다 이상해 엄마ㅠㅠㅠㅠㅠ 할일도 없는 내가 괜히 회의실 문을 보고 멍때리면서 엄마 보러가고 싶다고 중얼대는데 갑자기 누군가 들어와 비서 언니들이 인사하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이젠 하다하다 웬 애기도 있네."

"........?"

 

 

 

 

비서언니들도 인사하는 마당에 나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는 내게 무심한 말투로 툭 던지듯 말을 한 남자는 내 어리둥절한 표정에 그저 한 번 웃더니 사장실 옆 회의실로 쏙 들어가버렸다. 여전히 빨개진 얼굴로 비서언니들이 잘생겼다 수군거리는 그 남자를 시작으로 회의실엔 세 명의 남자들이 차례로 들어갔는데 비서 언니들의 부담스러운 눈빛은 신경도 안 쓰고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 쭈구리처럼 앉아있는 나를 한 번씩 쳐다보고 갔다. 내가 회사에 있는 것인가 동물원에 있는 것인가.... 따뜻한데에 가만히 앉아있자니 슬슬 졸리기 시작하는데 정작 날 데려온 도련님은 회의실로 향하다말고 내게 다가와 한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조금만 기다리라더니 회의실로 들어가버렸다. 족히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에 내 버스카드 건다ㅋ 누가 봐도 길어질 것 같은 회의에 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서 언니 둘이 나를 둘러싸더니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너 사장님이랑 무슨 사이야? 설마 애인이야?"

"어느 집인데 네 명씩이나 되는 사장님들이 다 너한테 아는 척을 해??"

 

 

 

공격적인 비서 언니들의 말에 내가 주춤거리자 사장님이 그렇게 웃는 얼굴로 다정하게 말하는 거 처음봤다며 원래 같았으면 이 쪽으론 눈길도 안 줬을 사장님들이 왜 한 번씩 다 나를 쳐다보고 가냐며 무슨 일주일은 말 못한 사람처럼 서로 떠들어댔다. 곤란하지만 일단 물어봤으니 그냥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고 애인은 아니랬더니 애인이 아니면 어떻게 한 번도 안 웃던 사장님이 저러냐며 못 믿는 눈치다. 못 믿을 거면 왜 물어봤어요 언니.. 어차피 다른 언니 질문은 나도 모르겠고 말해봤자 또 안 믿을 게 뻔하니까 또 물어보려고 입을 달싹이는 언니들에게 지금 이렇게 떠들면 안 되는 거 아니냐 했더니 다행히 다시 데스크로 돌아간다. 언니들이 가고나자 피곤이 더 쌓이는 느낌에 벽에 머리를 기대자마자 잠이 쏟아진다.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났더니 잠이 오네..(뻔뻔) 끝나면 비서 언니들이 깨워주겠지 뭐... 잠이 단순한 내 생각에 더 힘입은 건지 이제는 막 쏟아졌다. 말릴 새도 없이 쏟아지는 잠에 결국 나는 눈을 감았다.

 

 

 

 

 

 

 

 

*          *          * 

 

 

 

 

 

 

 

잠을 얼마나 잔 건지 분명 나는 벽에 기대고 자고 있었는데 어느 새 내 고개는 무릎이랑 맞닿을 듯이 숙여져 있었다. 뻐근한 느낌에 이제 일어나야겠다 싶어서 안 떠지는 눈을 겨우 한쪽만 떴는데 내가 헛것을 보고 있는지 아까 회의실에 마지막으로 들어갔던 남자가 나를 올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EXO] 수 상 한 메 이 드 ; 그들이 사는 세상 2-03 | 인스티즈

 
 

 

 

 

 

 

"어, 진짜로 깼네."

 

 

 

 

 

 

 

 

 

 

 

 

 

 

 

 

 

 
 

암호닉 

[양양] [테라피] [혱구리] [비빔밥] [머랭] [구금] 

 

 

 

 

1. 이 글은 오글거리는 맛에 보는 것... 복받은 넌씨눈 여주.. 

 

2. 다음 편에는 여주가 자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번외...? 그런 게 있겠습니다 

 

3. 넘나 오랜만이죠...? 죄송해요 이제 방학이니까 열심히 쓰겠습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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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어아아아아ㅏ아ㅏ 짱 오랜만이자냐ㅜㅔ여ㅜㅠㅠㅠ크어어어어ㅓ어ㅓㅓㅓㅓ 암호닉은 신청해도되는건가여?큐ㅠㅠㅠㅠㅠㅠ아 애기야에 오글거리지만 설레죿!ㅂ니자ㅜㅜㅜ
8년 전
반창꼬
신청해도 됩니다!
8년 전
비회원10.156
자주와주일거죠..?! 담편기다려져요ㅠㅠ
8년 전
비회원63.187
너무 오랜만이예요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진짜 너무 안오셔서ㅠㅠㅠㅠ그래도 이렇게 오시니 너무 좋아요ㅠㅠㅠ 암호닉 신청해도 되요?되면 저[들국화]로 신청할게요!! 방학이니까 꼬박꼬박 꼭 오셔야해요!!
8년 전
독자2
오랜만에 이리도 글을 써주시니 감흡할 따름이옵니다 반가워요 작가님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후우우
8년 전
독자3
양양입니다 크엎 귀요미..귀요이......ㄱ..귀요임...ㅋ...귀여미...ㅋㅋㅋㅋㅋㅋ휴우증이 참 크네여...하하
8년 전
독자4
ㅇ으ㅏ우ㅜㅜㅜㅜㅜㅜ너무 귀여ㅑㅂ다.....하..........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5
아ㅠㅠ얼마나 귀엽길래ㅠㅠ단체로ㅠㅠ
8년 전
독자6
백현이때문에숨을쉴수가없을것같네요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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