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세계 |
그러니까 성규에게 우현은 단순히 친한 동생만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연인이자 제 모든걸 다 주고도 지켜내고 싶었던 나의 세계. 그 세계를 잃어버린 순간, 성규는 완벽하게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 어떤 곳보다도 우현이 없는 이 세상 자체가 지옥이었다. 성규에게는. 정신 좀 차려 임마. 방 구석에 쪼그려 앉아있는 성규를 찾아온 동우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여기 죽 사왔으니까 이거라도 먹어라. 너라도 살아야지. 동우의 한숨섞인 말에도 성규는 꼼짝하지 않았다. 남우현이 없는 이곳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지만 그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김성규, 너라도 살아서..너는 꼭 살아서 내 몫까지 오래 살아.' 우현이 성규를 떠나며 남긴 마지막 말은 살아남은 성규를 괴롭게 만들었다. 차라리 사랑한다, 미안하다, 같이 가자. 이런 류의 말을 했더라면 바로 우현을 따라 흘러가는 구름을 따라가는 바람이 되었을 텐데. 살아서 제 몫까지 있다가 오라는 우현의 말은 성규에게 한더미의 짐이었다. 끝까지 책임져야할 짐. 김성규, 죽 꼭 먹어. 나중에 와서 확인한다. 일때문에 금방 가봐야하는 동우가 성규의 작은 원룸을 대강 치우더니 급하게 말을 하며 집을 빠져 나갔다. 초점없는 눈으로 허공만을 응시하던 성규는 천천히 시선을 내려 동우가 사온 죽을 바라보았다. 저기에 독이라도 들어있어서 먹으면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성규는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여 죽을 먹기 시작했다. 한숫갈, 한숫갈 먹을 때마다 토기가 올라오는 듯했지만 참아야했다. 동우가 오지 않았던 며칠 간 텅 비어있던 위가 갑작스레 들어온 음식물에 놀란듯 했다. 욱, 우욱- 하고 토사물이 목젖에 닿도록 올라와도 성규는 절대 토하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의 저는 살아야했으니까. 그게 우현이가 원하는 일이니까. |
흡, 너무 짧은 조각이라 구독료 10도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쓰라는 팀그존은 안쓰고 이런 망글을..
녀러분, 팀그존에서 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