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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붑붑님♥
옆집에 애아빠가 산다
10.5
***
그게 궁금하신거죠?
왜 제가 비만 오면, 정신을 못 차리고 앓는건지.
10년 전에, 제가 중학교를 졸업하던 날이었어요.
저희 부모님은 늘 바쁘셨어서, 제 졸업식에도 못 오셨어요.
그래서 저는 저희 부모님 대신 제일 친한 친구 부모님께 꽃다발을 받고 졸업식을 마쳤어요.
졸업식이 끝나고 잔뜩 삐친 척을 하고 텅 빈 집에서 부모님을 기다렸어요.
부모님이 바쁘시다는것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못 오셨다는 것도, 부모님의 진심도 다 알았는데,
어린마음에 되게 서운했거든요.
저녁시간이 다 되어서야 부모님은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집에 돌아오셨는데,
제가 계속 뾰루퉁해 있으니까 외식이라도 하자고 저를 데리고 나가셨어요.
부모님은 식당을 찾아 가는 내내 뒷좌석에 팔짱을 끼고 뾰루퉁하게 앉아 있는 제 눈치를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주셨어요,
물론 차 안에는 제 졸업선물이라면서 이것저것 잔뜩 놓여져 있었구요.
제 기분 풀어주시려고 그렇게 노력하실때 한번이라도 웃어드렸어야했어요,
그 길에 사고가 났거든요.
아마 뉴스에도 기사들이 많이 떴던걸로 기억해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그 날 사고는 뺑소니 사고로 처리됐고, 그 차에 타고 있던 세 사람중에 저만 살아남았어요.
정신이 하나도 없고, 세상이 빙빙 도는데
딱 그것만 제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어요.
깜깜한 밤에, 비는 아프도록 쏟아지면서 내 몸을 때리고,
뒤집어진 차 옆으로는 피가 흐르고.
저는 졸업선물 중에 하나였던 목걸이를 손에 꼭 쥐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그 순간을 두 눈으로 봤어요.
***
" 그래서, 제가 비 오는날을 무서워해요. 늘 비가 올때마다 그 친구가 챙겨줬구요. "
" ... "
" 언제까지고 그 친구한테 의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극복해보려고는 하는데.. 좀 어렵네요. "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고 바닥만 쳐다보며 말을 마쳤다. 생각보다 덤덤하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끝마치고 어색하게 흐르는 정적에 눈을 질끈 감았다. 괜히 말했어, 무슨 대단한 사이라고 이런 얘기를. 부담스러워하겠지, 망했다- 혼자 별의 별 생각을 다 하며 점점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머리 위로 묵직한 손길이 느껴졌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리자 내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천천히 쓰다듬는 시우 아버님과 눈이 마주쳤다.
멍하니 그 두 눈을 마주보자 부드럽게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으며 계속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 두 눈이 따스함을 가득 담고 있어서, 너무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스함이라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울컥 올라오는 감정에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다시 눈을 꼭 감고 감정을 진정시키는 동안에도 머리 위에서 느껴지는 손길은 천천히,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잔잔한 목소리와 함께.
" 기특하다, "
" ... "
" 지금까지 이렇게 잘 버텨왔네. "
" ... "
" 너무 기특하다. "
***
한참을 그렇게 위로 아닌 위로를 받다가 대충 분위기가 정리된건 짜장면 도착을 알리는 경쾌한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나서였다.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올린 내가 힐끔거리며 눈치를 보자 다시 피식 웃은 시우 아버님이 자연스럽게 지갑을 챙겨들고 현관문으로 향한 뒤 곧 손에 짜장면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 -잘먹겠습니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 짜장면 포장비닐을 벗기려는데 이건 또 왜 이렇게 말을 안듣는지, 오늘따라 심각하게 고집을 부리는 비닐에 허둥지둥거리고 있자 어느새 제 앞에 놓인 짜장면 세팅을 끝낸 시우 아버님이 내 앞에 놓인 짜장면과 본인의 짜장면을 바꿔주며 맛있게 먹어요, 하며 씩 웃는다.
나는 또 그 눈을 힐끔 마주보고 얼른 다시 고개를 짜장면을 향해 푹 숙이고 젓가락을 손에 쥐었다. 그러다 갑자기 멈칫 하는 앞의 손을 보고 슬그머니 고개를 들자 묘한 표정을 하고 어딘가를 빤히 보고있는 시우 아버님에 그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그 시선 끝에 보인건 언젠가 시우 아버님이 내게 건네주었던 외투가 걸린 옷걸이였다. 시우 덕에 별을 보러 나갔던 늦은 밤, 내 어깨에 걸쳐주었던 그 외투는 아직 내 방 벽에 잘 모셔져 있는 상태였다.
아, 저거. 아니, 나 왜 저거 아직 가지고 있었지? 진작에 돌려줬어야 하는건데. 아니, 그 전에 일단 나 방문은 왜 저렇게 활짝 열어놓은거야? 더 이상 창피할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쏟아지는 민망한 상황에 얼굴이 화르륵 불타는 기분이었다. 손을 내저으며 변명을 막 늘어놓으려는데, 그 옷걸이에서 다시 내게로 시선을 옮긴 시우 아버님이 다시 좀 전의 그 미소를 짓고선 어깨를 으쓱 해보인다.
" 아니, 그러니까, 저거는.. "
" 잘됐네, "
" ㄴ,네? "
" 비 오는 날 그거, 극복하고 싶다면서요. "
" 네, 뭐... "
" 저 옷, 내가 선물하는 부적같은거라고 생각해요. "
지금처럼 저렇게 잘 걸어놓고. 말을 마치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시우 아버님은 곧 아, 만약에 저 부적만으로 안되겠으면.. 하고 잠깐 망설이다 작게 웃으며 어제처럼 우리 집으로 와도 되고. 하고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젓가락을 들었다.
***** 언제나 할말이 많은 옆집쓰의 사담쓰 *****
안녕하세요 옆집쓰예요!
엄청 짧긴 하지만 금방 와따 헤헤
이번 주말에는 바쁜 일이 있어서 못 올거같고, 월요일에 개학이라 또 한참 못오겠다 싶어서 임시저장함에 있던 11화를 쓴 데 까지만 정리해서 10.5화로...ㅎ
오늘 편은 드디어 여주의 비오는날 트라우마의 숨겨진 이야기가 나왔네요
최대한 순영이를 따뜻한 아빠같은 느낌이 나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어땠는지 모르겠어요8ㅅ8
오늘 좀 따수운 순영이였나? 좀 설렜나? ㅎㅎㅎㅎㅎ
암호닉은 오늘 다 정리했고, 목록 확인해주시고!
비회원분들 말고 회원분들은 다 제가 확인 답글 달아드렸으니까 확인하시구, 비회원분들도 확인하시고!
이제 아마 이 글이 끝날 때 까지 안받을 것 같아요..
완결 즈음에 다시 확 정리하고 반짝 받고.. 그럴 것 같네요!
지금 제가 졸려서 제정신이 아니라.. 뭐라고 사담을 썼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럼 모두들 행복한 주말 보내시고,
2월에 정식 11화로 다시 만나요~
(+)
맞다, 저 어제 독방에서 시우 현실판? 이라는 글을 봤어요!
몇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사진을 봤는데
뉘집 아들인지 참 귀여운 뒷태를 가졌더군요 허허
저는 제 조카를 모티브로 삼고 글을 썼지만,
그 사진 속 시우를 상상하며 글을 읽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