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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붑붑님♥
옆집에 애아빠가 산다
11
* * *
너는 어느 상황에 떨어져도 절대 굶어죽진 않을거라 했던 승관이의 말에 여태까지는 늘 수긍해 왔지만 오늘부로 그 말은 이제 틀린 말이다. 나는 지금 눈앞에 놓인 먹음직스러운 짜장면을 단 한입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있으니까! 젓가락으로 애꿎은 짜장면만 쿡쿡 찌르며 슬쩍 맞은편 눈치를 보자 체할 것 같아 깨작거리고 있는 나와는 달리 맛있게 식사중인 시우아버님이 보인다. 괜히 억울한 느낌에 입꼬리가 절로 내려갔다. 지금 나만 신경쓰이고 어색해? 왜 저렇게 편해? 속으로만 궁시렁댄다는게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왔는지 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힐끔 고개를 든 두 눈과 드디어 마주쳤다.
" ...왜요? "
" 아니예요, 아무것도... "
" 근데 왜이렇게 안먹어요? "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에 뭐라 말도 못하고 그냥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제가, 다이어트를 해서... 하고 어색하게 웃어보이자 또 진심 가득한 얼굴로 뺄 살 없는데, 다이어트 하지마요- 하고 고개를 젓는다. 그 말을 믿기에는 내 몸에 덕지덕지 붙은 살들을 내가 제일 잘 알기에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말은 고마워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이자 같이 미소를 지으며 몇번 더 젓가락질을 하다 그릇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휴지로 입가를 닦는다. 다 드셔서 그런가 싶어 테이블을 정리하려는데 손을 뻗어 제지하길래 다시 자리에 앉았다.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지, 한참을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고 입술만 몇번을 감쳐 무는 모습이 보는 내가 다 불안해서 슬쩍 눈치를 보며 뭐, 할말 있으세요? 하고 넌지시 물음을 던지자 눈에 보이게 흠칫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곧 결심한 듯 무릎 위에 얹은 손을 꽉 주먹을 쥐더니 입을 열었다.
" 나도, 내 비밀 하나 알려줄게요. "
* * *
한번도 나한테 직접 물어본적은 없지만, 궁금했죠?
왜 우리 집에 나랑 시우 단 둘이 사는지.
왜 시우가 엄마 얘기는 한번도 안하는지.
대학교에서 만난 첫사랑이 있었어요.
남들 다 첫사랑 지나가는 학생때는 공부밖에 할줄 몰라서 여자에 관심도 없었는데, 처음으로 누군가한테 반한다는 그 느낌이 어떤건지 알았어요.
되게 예쁜 사람이었어요.
얼굴만큼 마음도, 성품도 너무 예쁜 사람이었어요. 나한테 과분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 사람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철판 깔고 죽어라 쫓아다녔어요.
그 사람이 너무 착해서 서툴고 투박하게 다가가는 나를 웃으면서 받아줘서, 우리는 나름 예쁘게 만났어요.
그런데 우리가 많이 서툴고 어렸어서,
실수라면 실수처럼 시우가 생겼어요.
그래도 내가 이 사람 평생 책임지고 아이 잘 낳아서 행복하게 살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집에 말씀드리고 아버지한테 죽도록 맞긴 했어도 기분 좋았어요.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제 평생 함께할거니까.
그런데, 운명이라는게 진짜 있는건지 뭔지.
있다면 나한텐 정말 가혹하죠.
시우가 태어나고 몇주나 지났나, 혼자 퇴원하던 그 사람이, 사고를 당했어요.
교통사고였는데, 그 사고로 영영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갔어요.
그래서 나는 스물 다섯살에 혼자 애아빠가 됐고,
시우는 지금도 자기 엄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 * *
" 그래도 내 자식 어디가서 기 죽이긴 싫어서, 아등바등 혼자 열심히 키우고 있긴 한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잘 하고 있는건지. "
" 아... "
" 시우한테는 늘 미안하죠, 아무리 내가 잘하려고 해도 빈자리가 결국은 느껴질테니까. "
" ... "
어, 그런 표정 지으라고 한 얘기 아닌데. 내가 표정관리를 못했는지 내 얼굴을 보곤 장난스럽게 입술을 삐죽이는 시우아버님에 얼른 입을 앙 다물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저번에 옆집에서 봤던 다정한 사진 속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뒷면에 적혀있던 무언가 지운듯한 흔적과 글귀도. 정말 예쁜 사람이었다며 추억에 젖은 시우 아버님의 모습이 이해가 갈 정도로, 같은 여자가 봐도 정말 예쁜 사람이었고, 그랬을 것 같았다.
아까 내가 받았던 위로 아닌 위로가 고마웠어서 나도 이렇게 본인 이야기를 꺼내준 것에 대해 뭔가 위로가 되어주고 싶어 잠시 고민하다가 조금은 어색하게 팔을 뻗어 아까 시우 아버님이 내게 그랬던 것 처럼 조심스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마주보는 시선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꿋꿋이 손을 움직였다.
" 아니, 뭐.. 저도. 기특하다고 칭찬 해주는거예요. "
" 풉, "
" 왜요! "
" 지금 되게 로봇같은데? "
하려면 좀 제대로 해봐요, 하며 제 머리 위에 얹혀져 있는 내 손을 마주잡더니 살살 쓰다듬는다. 눈까지 지그시 감고 머리칼을 쓸어내리는 손길에 나도 저절로 멍해져서 그렇게 한참을 마주 앉아있었다.
* * *
시우 아버님이 돌아가고 혼자 밍기적거리며 집안을 정리하다 대충 정리를 마치고 침대에 걸터앉아 휴대폰으로 별 볼것도 없는 인터넷을 이곳 저곳 뒤적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액정에 뜨는 승관이의 이름을 확인하고 아까 매몰차게 보냈던게 생각나 미안한 마음에 얼른 전화를 받았다.
" 어, 승관아. "
- 내가 진짜, 아까 나 버린거 생각하면 너랑 연락 안하려고 했는데, 아까 보니까 그 남자 꽤 괜찮아 보이길래 참는다.
" 뭐? 너 봤어? 언제? "
- 아까 나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어떤 남자 타던데? 전화소리 들었어. 정장입고 있던데, 그 사람 아냐?
어어? ㅁ,맞을걸..? 얼떨결에 뱉은 대답에 곧 그럴 줄 알았다며, 아직 부승관 촉 살아있다고 신나서 재잘거리는 승관이의 목소리를 듣자 절로 웃음이 터졌다. 그 짧은 찰나에 뭘 그렇게 열심히 관찰을 하셨는지, 어느새 조목조목 점수까지 매기고 있는 걸 그래서, 그거 때문에 전화했어? 하고 말을 끊자 또 갑자기 심각하게 목소리를 깔며 말을 꺼낸다.
- 아니, 이게 중요한게 아니지 지금.
" 뭔데? "
- 김민규, 며칠 전에 한국 들어왔대,
" ...어? 누구? "
- 내가 진짜 그 얘기 듣고 식겁해서 너한테 바로 연락한거야.
그래도 너 이제 아까 그 사람 있으니까, 좀 괜찮은거 아냐? 걱정스럽게 이어지는 승관이의 말이 아득하게 멀어지고 지끈거리며 아파오는 머리에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이름 석자만 들어도 저절로 두통이 몰려오는 사람이었다. 여보세요? 하며 나를 찾는 승관이에게 나중에 다시 연락하자며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침대 머리맡에 던져버렸다. 몇년에 걸쳐 겨우 잊어가던 이름이었는데. 왜 다시 찾아온거야, 지끈거리며 나를 괴롭히기 시작하는 두통에 아마 오늘은 잠을 설칠 것만 같다.
***** 언제나 할말이 많은 옆집쓰의 사담쓰 *****
안녕하세요!
글 퀄리티는 정말 마음에 안들지만, 오늘 안에 11화 업데이트에 성공한 옆집쓰입니다!!
오늘은 여주의 비밀에 이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던 시우엄마에 대한 비밀이 풀렸네요!
나중에 나타나서 시우를 데려가려하는거 아니냐, 순영이와 여주 사이의 걸림돌이 되는건 아니냐, 등등
숱한 궁금증을 남겼던 시우 어머님이었는데욤
사실 저도 고민 많이 하다가, 오늘 등장한 뉴페이스 때문에! 걸림돌로 만들고 싶진 않았어요...8ㅅ8
오늘 등장한 뉴페이스 민규!
민규는 과연 어떤 인물일지 많이들 궁금해해주시길... 낄낄
그나저나 내일이 정말 벌써 콘서트인가요...(먼산)
저는 안방 1열에서 울며 관람할 예정입니다^^
겉돌이라도 가서 예쁜 팬분들 구경이나 할까 싶은데...
내일 만약에 제 피아노연습이 생각보다 일찍 끝난다면, 날씨가 생각보다 좋다면,
그냥 산책삼아 콘서트장 가볼까 싶어욤
내일 저의 실물을 보실 분들이 몇분 계시려나...ㅎㅎ
저는 티켓이 없기 때문에 나눔에도 욕심 없고, 만약 정말 즉흥적으로 가게된다면 지하철 안에서 글 하나 남길게요ㅋㅋㅋㅋㅋㅋ
간다면 저 혼자가니까 아는 척 해주세요... 저 쭈꾸리니까...
마지막으로,
공개된게 어제 맞나요, 방학이라 시간개념을 상실했는데!
어쨌든, 제가 정말 평소에도 너무나 좋아하는 윤종신님의 곡에! 월간윤종신 2월호에!!!!!
세븐틴 보컬팀이 참여를 했지 않습니까!!!!
초콜릿 넘나 좋잖아요, 노래에서 그냥 꿀이 뚝뚝 떨어지잖아요?
다들 무한재생 하고 계시죠?(진지)
저는 초콜릿 영업하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콘서트 가시는 내님들은 비가 와서 날이 춥다고 하니 따땃하게 입으시구 감기 걸리지 말고 세븐틴과 즐기다 오시구요!
안가는 내님들은 집에서, 혹은 개인 스케줄 따라 어찌됐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언제나 과분한 사랑에 무한감사한 옆집쓰였습니다!
(제발)빠른 시일내에 12화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