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붑붑님
* 팬아트나 로고, 이미지 선물 언제나 감사히 받고 있어용'ㅅ' *
옆집에 애아빠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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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이란게, 참 그렇다. 그 전에는 별 생각도 없었으면서, 마음을 인정하고 나자 겉잡을 수 없이 마음이 퍼져나와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준다. 정신없이 그 사람을 생각하며 멍하니 앉아있다가 도착했어, 하는 승관이의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리며 옷매무새를 정리하는데 운전석에서 내려 나를 본 승관이가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 넌 내 가장 소중한 친구고. 그러니까 나는 너의 선택을 믿고 늘 존중해. " 하고 씩 웃더니 앞장 서서 걸어간다. 그 말 한마디에 큰 힘을 얻고 얼른 그 뒤를 쫓아갔다.
띵동- 경쾌하게 울리는 엘리베이터 소리를 듣고 조심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몇 주 정도 활동을 쉬었었는데, 나를 찾는 출판사가 있다며 승관이가 소개를 시켜줘서 오늘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다.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비서쯤 되어보이는 예쁘장한 여자직원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다. 안내에 따라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자, 곧 서너명의 남자들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살짝 일어서서 인사를 하는데, 내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서는 저 훤칠한 얼굴이 너무도 익숙하다.
" 안녕하세요, 여주씨와 함께 일 하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
" ...네.. 저도... "
" 아, 이쪽은 사진작가 김민규씨예요. 유명한 분인데, 아시죠? "
알다 마다요, 저 웃는 얼굴을 몇년을 봤는데. 쓴웃음을 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 선 직원이 호탕하게 웃으며 " 글쎄, 민규씨가 콕 집어 여주씨랑 작업을 하고 싶다지 뭐예요? " 하곤 이번 여행기 기대하겠다는 말을 시작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미간에 주름을 잡고 겨우 입꼬리를 끌어올린 채로 앉아 있는 나를 확인한 승관이가 옆에서 알아서 일처리를 해준 덕분에 나는 그나마 평정심을 찾을 수 있었다.
정확히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기억 나지 않는 미팅을 그렇게 흐지부지 끝내고, 앞으로 둘이 만나 작업을 하게 될거라는 설명에 두 눈을 꾹 감으며 한숨을 크게 쉬었다. 직원들과 모두 인사를 하고 미팅이 마무리 되는 분위기에 승관이가 데려다주겠다며 귀에 속삭이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짐을 챙겼다. 막 나가려는데 아직 안 나가고 있었는지 문 앞에 서 있던 김민규가 손목을 붙잡아 멈춰섰다.
" 잠깐만, 나랑 얘기좀 해. "
" ...할 얘기 같은거 없는데요. "
" 내가 있으니까 그럼 듣기만 해. "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떨구자 옆에 서서 어쩔 줄 모르는 승관이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애써 떨리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 보이자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승관이가 연락해, 입모양으로 말한 뒤 천천히 앞서 나갔다. 그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이제 말하라며 김민규를 올려다보자 몇초간 말없이 쳐다만 보더니 곧 다시 내 손목을 붙잡고 뚜벅뚜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억지로 손을 빼려 끙끙대며 엘리베이터까지 타고 나서야 김민규는 손을 놓아주었고, 그런 김민규를 노려보며 이게 뭐하는 짓이냐 언성을 높여 묻자 말 없이 주차장에 내리며 일단 가자, 집 데려다줄게. 하고 주머니에서 차키를 꺼낸다.
결국 나는 자동차 조수석에 창 밖에 시선을 고정하고 앉아 있게되었다. 역시 도련님은 뭔가 다른지 탄 자동차도 기분 나쁠 정도로 편안한 시승감을 자랑했다. 그럼에도 한참을 정적이 흐르는 차 안에 불편함을 느끼며 가고 있었을까, 점점 익숙한 풍경을 보며 근데 어떻게 우리 집을 알고 묻지도 않고 가는건가, 하는 의문이 그제야 들었다. 고개를 휙 돌려 쳐다보자 내 시선을 느꼈는지 흠칫 놀라는게 보인다. 우리 집, 어떻게 알아요? 날카로운 내 질문에 아, 하고 짧게 감탄사를 뱉고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해온다.
" 왜 저번에, 너 부승관이랑 술먹고 취한거 내가 데려다 줬었어. "
" ...네? "
" 부승관한테 연락했었어, 네 연락처 물으려고. 근데 갔더니 딱 네가 있더라. "
그래서, 내가 업어서 데려다 줬어. 네가 집 주소까지 잘 말해주던데?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지 않게 늘어놓는 대답에 입이 떡 벌어졌다. 홀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술버릇을 고쳐야겠다고 몇번을 다짐했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덥썩 업힌것도 모자라 집 주소까지 술술 불었다니. 나가 죽자, 김여주.
머리를 쥐어뜯는 나를 본 김민규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아무 남자한테나 그렇게 집주소 말해주는 버릇은 좀 고쳐야겠더라, 하고 계속해서 운전을 한다. 민망해지는 기분에 혼자 손부채질을 하며 열을 식히다가 조금 진정이 되고 나서 표정을 굳히고 " 뭐, 기억은 안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그 땐 고마웠네요. " 하고 곧바로 창 밖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자 옆에서 깊은 한숨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얼마나 더 정적이 흘렀을까, 어느덧 차는 우리 집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섰다. 주차장에 세워지는 차를 확인하고 내리려는데 잠깐, 하고 말을 꺼내는 김민규에 움직이려던 몸을 멈췄다. 고개를 돌리자 마주친 눈빛이 딱 예전 그 때처럼 깊어서,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 내 말 좀 들어. "
" 무슨 얘기요, 할거면 빨리 하세요. "
" 5년 전에, 그 때는.. "
" ... "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꺼내는 말이, 그 5년 전이라는 말만 듣고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졌다.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그대로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따라 내린 김민규가 달려와 나를 붙잡는게 느껴져 손을 뿌리치려는 순간 다른 손길이 느껴져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자마자 보인건 김민규에게 잡힌 손목을 빼 제 손으로 꼭 붙잡은 채로 김민규를 마주보고 서 있는 권순영이었다.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내 손목을 잡은 시우 아버님을 올려다보고 있는데, 여전히 김민규를 뚫어져라 쏘아보고 있던 시우 아버님이 곧 표정을 완전히 풀며 나를 내려다보곤 왜 이렇게 늦어, 하고 씩 웃어보였다. 그 얼굴이 너무 설레서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었을까, 눈을 한번 찡긋 해 보이는걸 보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등을 돌려 김민규를 쳐다봤다. 설명이 필요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얼굴에 잠깐 망설이다 꾹 결심을 하고 내 손목을 잡은 손을 내 손으로 깍지 껴 맞잡았다. 살짝 놀란 듯 움찔 하는 손을 더 꽉 쥐자 귓가에 슬핏, 웃음 소리가 들렸다.
" 여주야, 왜이렇게 늦어. 걱정했잖아. "
" 좀 늦게 끝났네.. 얼른 들어가자, 오빠. "
한번 더 나를 내려다보며 말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김민규에게 들으라는 듯 말 끝에 오빠, 두글자를 강조하곤 미련없이 뒤돌아 안으로 들어갔다. 아파트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야 긴장해 꾹 참고 있던 숨을 길게 내뱉자 피식, 웃음소리와 함께 다시 말소리가 들렸다.
" 생각보다 훨씬 듣기 좋다. 그 오빠소리. "
그 말에 말없이 웃음만 지어 보였다.
아직은, 아직은 입 밖으로 내기엔 부끄럽지만.
나도, 누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게 이렇게 가슴 뛰고 좋은건지 몰랐어. 정말로.
***** 언제나 할말이 많은 옆집쓰의 사담쓰 *****
안녕하세요!
분량 조절 실패해서 너무나도 짤막한 14화를 들고 돌아온 옆집쓰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이라도 꼭꼭 글을 들고 오고 싶어서 똥퀄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부랴부랴 적어서 업로드 해요!
이제 다음 화 부터는 민규와 여주가 대체 도대체 무슨 사이였길래 저 난리인가, 에 대하여 풀어보려고 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ㅎㅎ!!
이 글이 너무 짧아서 생각해뒀던 조각 시리즈를 살짝 올려볼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 고민중인데 가능하면 오늘 안에 올라올거고.. 아니면... 그래도 이번 주 안에는 올라오지 않을까 싶어요!
다음달부터 졸업사진 시즌이라 열심히 다이어트 중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제정신이 아니예요....뚀륵
모두들 열심히 하루하루 잘 보내시고! 조만간 15화로 다시 만나요~ 안녕!!
늘 소중한 추천 꾹 한번, 댓글 한줄 남겨주시는 예쁜 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