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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김원식] 블라인드 29 | 인스티즈




29


"바보 같은 질문-"

윤설이 말했다.


천천히 눈을 깜빡이는 그녀를 원식은 가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윤설은 문득 아랫입술을 꼭 깨물며 이내 손을 뻗었다.

자신의 목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그 팔을 느끼며 원식은 낮은 숨을 뱉어냈다.


"진짜 바보 같아"

그녀가 말했다.


아- 따뜻한 온기가 가득 피어올랐다.

부드러운 그 품 안에 아이처럼 안겨있다 보면

원식은 괜히 어린 시절로 돌아가 버리는 것만 같았다.

조금 더 순수하고, 조금 더 솔직했던 그 시절로.


원식은 그녀의 목에 얼굴을 묻으며 눈을 꾹 감았다.

자신을 감싸 안는 그녀의 품이 좋아서 괜히 낮고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영원이라면, 영원히 이 품 안에 살 수 있다면...


행복할 텐데.


전에는 아주 간단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은

요즘 들어 그에게 알 듯 말 듯 한 복잡함을 선사하곤 했고,

그런 복잡함은 대게 그녀의 이름이 되어 돌아오곤 했다.

애써 멀리 던져버린 부메랑은, 아주 간단하게 제 손안으로 날아오기 마련이었다.


원식은 문득 낮은 웃음을 흘렸다.

빙글- 몸을 돌려 다시 제 품 안에 그녀를 안고는 괜한 질문을 던졌다.

아마 들키고 싶지 않아서 였을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솔직한 자신의 심장소리를 더 이상 들키고 싶지 않았던 거라고.


"그래서 대답은?"

그가 물었다.


그녀는 웃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난 쓴 잔도 삼킬 거야"



.

.

.



그래, 넌 언제나 나보다 강했어.


아주 처음부터.


----------


나름 생명이 차오르는 봄이 된 것 같았다.

유난히도 긴 겨울을 함께 지내왔음에도

상혁은 유독 자신만 더 추웠던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했다.


상혁은 정원 벤치에 앉아 윤설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식은 집에 있을 때면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고,

그가 집을 비우고 나서야 상혁은 그녀와 이렇게나마 시간을 함께 보내곤 했다.


윤설은 그 이후에도 두세 번 더 붉은 꽃잎을 떨어뜨렸고,

상혁은 그때마다 손수건을 새로 사야 했다.

가끔 어지러워하며 잡은 손에 힘을 꼭- 주는 일이 잦아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슨 고집인지는 모르겠지만,

번역 일을 그만둔다는 말 따위는 하지 않았다.


상혁은 그런 그녀의 강인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몇 번이나 더 그녀의 주치의를 찾아갔고,

그럴 때마다 마음은 더욱 조급해졌으면,

윤설을 보며 시침을 세기 마련이었다.


시간이 달아나고 있었다.


그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그 마지막 시간이.


그는 여전히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구도 탓할 수 없고, 또 누구도 욕할 수 없는 생각을.

누군가는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


그 안에 아주 조금의 독약을 부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로미오가 삼켜버린 그 약처럼,

어쩌면 그건 그녀를 잠시 꿈속에 담갔다가

이내 밝은 눈으로 깨어날 수 있게 만들어줄 것이었다.


밝은 눈으로 깨어날 수 있게.

이곳에서, 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게.


"윤설"

그가 그녀를 불렀다.


상혁의 목소리에 윤설은 이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햇빛이 눈에 맺혔는지 그녀가 조금 미간을 찌푸렸다.

상혁은 아주 가벼운 미소를 흘리고는 이내 윤설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제 들어가자-"

그가 말했다.


----------


커튼을 걷은 거실은 마냥 밝고 따뜻하기만 했다.

상혁은 그게 이질적이다가도, 햇볕 아래 앉아있는 윤설과,

그녀의 가는 손가락과, 또 책장을 넘기는 소리를 들으며

괜히 벅차오르는 마음에 소파에 몸을 묻고는 가만히 가만히 윤설을 바라볼 뿐이었다.


햇볕 아래에 윤설은 생각보다 더 아름다웠고,

그게 그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더 나은 것.

더 나은 것.


그걸 그녀에게 줘야만 했다.


이곳이 아닌,

불행의 시발점인 이곳이 아닌 곳에서.


한참 동안 가만히 책을 읽어내리던 윤설은

이내 머리가 아프다는 듯 제 손을 눈에 얹고는 고개를 젖혔다.

올려 묶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스르륵- 흘러내렸고,

시려오는 두 눈에 그녀는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상혁은 의사의 말을 되새겼다.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주치의는 말했다.

'영원히 잃거나, 영원히 얻거나'


영원히 잃을 바에는

영원히 얻으리라.


"윤설씨-"


상혁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윤설은 천천히 손을 내리고 눈가를 비볐다.

그러고는 가볍게 웃으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잘 안 보여요-"


솔직하게 그녀가 말했다.

상혁은 이미 그녀의 증상을 알고 있었고,

윤설은 그에게는 숨길 것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그녀에 관한 것이라면 상혁은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래 보여"

하고 상혁이 말했다.


이내 그가 곁에 앉았는지 소파가 푹-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윤설은 등받이에 기대서 단잠에 빠지듯 눈을 감았고,

상혁은 가만히 그걸 바라보다 이내 그림자처럼 그녀의 행동을 따라 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눈을 감고 몸을 기댔다.


햇볕이 유영하듯 거실을 채우고 있었다.

정원에서 딸려온 꽃가루가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았다.


"설아"

상혁은 그 이름을 불렀다.


"..."

윤설은 조금 어색한 마음에 작은 웃음을 흘렸다.


"...눈이 보이면 뭐가 제일 보고 싶어?"

문득 그가 물었다.


"...음..."

그녀가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

"달빛"


"...또"

숨을 쉬는 듯 그가 말은 내뱉었다.


"정원의 꽃"


"응..."


"상혁씨 머리카락-"


"..."


"글자들... 눈꽃..."


"..."


"너무 많아서 다 못 말 하겠어요"

윤설이 말했다.


그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상혁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마치 봄날의 멜로디처럼 괜히 가슴을 찔러대는 것이

한낱 신파 영화라고 불린다고 해도 변명 못 할 것 같았다.


한낱 신파 영화라고 불린다고 해도

분명 너를 사랑하고 있었다.


한낱,

영화라도.

 

"왜..."

상혁은 물었다.

"그 남자 얼굴은 안 보고 싶어?"


"풋-"

그녀가 웃었다.

"그 남자가 아니라 김원식이라고 말해준 건 상혁씨였는데"


상혁도 이내 따라 웃었다.

"그러게-"

하고 그가 대답했다.

"그래서, 사장님 얼굴은 안 보고 싶어...?"


"글쎄요"

하고 그녀가 대답했다.

"안 봐도 될지도 몰라요"


"..."


"못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녀의 대답에 상혁은 숨을 골랐다.

잔잔한 호흡이 이어지는 것을 윤설은 가만히 듣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상혁에게서는 따뜻한 향기가 났고,

그건 그녀와 그가 처음 만난 그 날과 아주 닮아있었다.


"만약"

그가 입을 열었다.

"만약 그가 아주 못생겼으면 어떡해?"


"아주 못났으면?"


"사실 나이가 엄청 많은 사람이라면?"


"..."


"대머리일 수도 있어"


"..."


"네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이상하면 어떡해...?"


문득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렸기에 상혁은 눈을 뜨고는 윤설의 얼굴을 바라봤다.

윤설은 여전히 고개를 소파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고,

그 수려한 입술은 참 탐스럽게도 빛나고 있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솔직한 말들.

영원을 담을 수 없다면,

찬란한 순간이라도 담으려 노력할

그 빛나는 눈빛.


"그래도 괜찮아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그래도 괜찮아"


상혁은 차마 숨을 내쉬지 못 했다.

아- 햇살이 너무 밝았다.

그러니까,... 너무...


"난 아픔까지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녀가 말했다.

"솔직하지 못한 그 모습까지도"


"...하..."


상혁은 가만히 윤설을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눈을 감았다.

조금 더 세게, 조금 더 꾹-.

그러고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고, 이내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윤설은 눈을 뜨고 그의 실루엣을 바라봤다.


"볼 수 있어"

그가 말했다.

그 목소리가 꽤나 결연하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뭘?"

그녀가 물었다.


"뭐든지 다"

그가 말했다.


"...거짓말..."

재밌는 농담을 들은 듯 윤설은 이야기했다.


"거짓말 아니야"

그가 말했다.

"내가 볼 수 있게 해줄게"


----------


윤설은 방에 홀로 앉아서 낮에 상혁이 한 말들을 곱씹었다.

볼 수 있다는 그 말이 괜히 헛된 희망으로 다가온 다는 건

그만큼이나 큰 절망들을 아주 많이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상한 기대감이 드는 것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상혁의 말에는 늘 진심이 느껴지기 마련이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말대로 정말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윤설은 이내 무릎을 끌어앉았다.

커튼이 걷힌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이 그녀의 발가락을 적셨다.

그 물기가 좋아 윤설은 맨발로 앉아 있었다.

맨발로, 꿈속의 그 모습처럼.


이렇게 늦은 밤 혼자 눈을 감고 있다보면,

혼자서 꿈을 찾는 양들의 수를 세고 있다보면,

저 복도 넘어 그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처음에는 아주 두려웠고

다음에는 아주 헷갈렸고

또 이제는 마냥 벅찬 그 소리.


매번 뜨겁고,

매번 야하고,

매번 야릇한,

그의 발소리.


그리고 문소리.


차가운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


윤설은 이내 천천히 눈을 뜨고는 문을 닫는 그의 실루엣을 바라봤다.

원식은 말없이 그녀의 침대에 걸터앉았고,

윤설은 가만히 자신의 침대보를 끌어당겼다.


그의 손끝에는 차가운 밤의 향이 말려들어가 있었고,

그 손이 제 얼굴에 닿을 때면 윤설은 가만히 숨을 몰아쉬었다.

그럴 때마다 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낮고 가슴을 울리는 소리가.


"오늘 뭐 했어?"

그가 물었다.


그녀는 차가운 그의 손을 잡았다.

약간은 담배 냄새가 묻어있는 것 같았다.

원식은 그게 민망한 듯 애써 손을 빼려 했고,

윤설은 그런 그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저 더욱 꼭 잡을 뿐이었다.


당신의 손이 좋다는 말은 

정말, 진심이었다.


"그냥 산책하고, 책도 읽고, 이야기도 했어요"


"한상혁이랑?"


원식이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서 언뜻 불쾌함이 묻어 나왔기에

윤설은 덩달아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


"그럼 또 누구랑 해요?"


윤설의 질문에는 딱히 지적할 만한 부분이 없었기에

원식은 조금 분한 마음에 콧등을 찡그리고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입을 열었다.


"개라도 한 마리 키워볼래?"


"강아지?"


"맹인 안내견같이"


"다정하시네요-"

하고 말하며 그녀는 웃었다.


원식은 그녀의 그 웃음소리가 좋아서 남은 한 손을 뻗어 그녀를 어루만질까 하다가,

이대 또 밀려오는 괜한 초조함에 얼굴을 굳히며 가만히 가만히 숨만 내쉬었다.


윤설은 그 정적을 틈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상혁이 낮에 했던 말들을 그녀는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말이.

오직 진실만 말할 것 같은 상혁이 심어준 희망은

생각보다 더 많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욕심이라 할지 모른데도,

욕심이라 할지라도.


"김원식씨"


문득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원식은 애먼 곳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다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조금 머뭇거리는 그 입술과, 잠시 방황하는 눈동자.

그리고 그녀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꽤나 희망차면서도 꽤나 두려운 질문.


모든 초조함의 근원.


"내가 눈이 보인다면 어떨 것 같아요?"

윤설이 원식에게 물었다.


한참 아무 말없이 윤설을 바라보던 원식은 이내 천천히 그녀의 손을 놓았다.

괜히 복잡한 마음이 드는 건, 이렇게 초조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그러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는 마음뿐이었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가 물었다.

그 목소리가 언뜻 굳어있는 것 같아 윤설은 기분이 묘했다.


"내가 눈이 보이면 어떨 것 같아요"

윤설은 다시 한 번 물었다.

"내가 볼 수 있게 된다면"


이상한 일처럼 정적이 길어졌다.

윤설은 여전히고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고,

원식은 조금 굳은 얼굴로 생각에 끌려 들어 가고 있었다.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

그가 물었다.


"그냥.. 그냥 궁금해서요"


"..."


아-

이 초조함.


이 숨 막히는 초조함.


원식은 알고 있었다.

눈이 보이면 더 행복해질 그녀의 삶과,

더 윤택해질 그녀의 인생을.


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볼 수 있고,

읽고 싶은 것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그 누구나 가지고 있는 평범한 삶을 그녀가 가지게 되리라는 걸

원식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 순간이 오게 되면 과연 그녀는 계속 그를 사랑해줄까?


멍청한 소리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초조함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커서,

혹시라도 그녀가 자신을 떠나버릴 것 같다는 마음이

조금씩 차올라서 숨이 막혀오는 것은 차마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 그래서 그 뱀이 아직도 내 목을 막고 있는 거겠지.

그 커다란 꽈리를 기도에 틀어놓고는, 그녀는 떠나는 날

그날 함께 숨마저 끊어버리려는 거겠지.


그렇게, 영원히, 또다시, 혼자가.


생각보다 더 더럽고,

생각보다 더 끔찍하고,

생각보다 더 별 볼일 없는 나를

넌 과연 떠나지 않을까?


계속 사랑한다 말해줄까?


보이지 않는 그녀의 눈,

그게 사슬이 되어 그녀를 이곳에 묶어두고 있었다는 것을

원식은 믿고 싶지 않았지만 늘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에게 자유라는 이름이 부여되는 순간,

누구보다 높게 날아가 버릴까 그는 두려웠다.

너무나도 무거운 그는 차마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그렇게 멀리 날아가 버릴까 봐.


어머니가 그랬듯,

작은 빛들이 그랬듯,

소음들이 그랬듯,


덧없이 영원하길 바랐던 너와 나의 시간이

한 여름밤의 꿈처럼 부질없이 사라져 버릴까 봐.


그는 그게 참 두려웠다.


그렇게 사랑한다 말했는데도,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가 그렇게 사랑한다고,

입술로, 몸짓으로, 그리고 눈으로,

그 눈으로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아-


한 번도 대답을 하지 않은 그는 두려웠다.


그녀가 떠날까 봐.


한없이 더럽고 또 더러운 자신을,


떠나버릴까 봐.


감히 닿을 수도 없는 곳으로 가버릴까 봐.


그래,

욕심이 맞는 것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 초조함도, 이 두려움도 사실은 다 욕심이 맞는 것 같다고.

그녀의 대답이 항상 자신이기를 바라는 것도,

그녀를 흔드는 것도, 그녀의 가슴이 뛰는 이유도 다 자신이기를

다 자신의 탓이기를 그는 바라고 또 바랐다.


초조함에 죽어버릴 때까지.


아마 영원히.


"싫어"


문득 차가운 목소리로 그가 대답했다.


"난 네 눈이 영원히 안 보였으면 좋겠어"


윤설은 그의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저 가만히.

아주 가만히.


그 말이 이상하게도 그녀의 마음을 헐게 하는 건,

아마 아주 작은 기대가 그나마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음이 헐어감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를 바라보는 건,

그의 생각보다 훨씬 더 그녀가 그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당신이 그렇게 얘기한다면..."


밤을 가로지르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겁쟁이인 그는 차마 닿을 수 없는 그녀의 목소리가...


"기꺼이"


그 후에 이어진 입맞춤은

과연 서로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한 번도 그녀에게, 그녀의 그 눈빛에 대답하지 않은 그는?


그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우리 자주 걸을까요 
너는 아직도 나에게 다정하게 말하고 
나는 너에게 대답을 하지 않고 
이것이 얼마나 오래 계속된 일인지 
우리는 모른다 

<종로사가> 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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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침에 읽었는데 또 올라오다니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작가님 제가 많이 사랑합니다ㅠㅜㅠㅠㅠ나라세에에ㅐ아ㅠ유ㅠㅠㅠㅠㅠ
8년 전
무지개
자도 사랑합니다ㅠㅠㅠㅜㅜㅜ◇♡♡♡♡
8년 전
독자2
와 아까 읽었는데 또 올라와서 놀랐어요ㅜㅜㅜㅜㅜ 선댓 후감상이요 읽고 다시 올게요!
8년 전
독자3
설이가 눈이 보여도 원식이를 떠나지 않을텐데ㅠㅠㅠㅠ 원식아ㅜㅜ 아직 어머니에 대한 상처가 큰가봐요... 원식이가 설이를 통해 상처를 극복해냈으면 좋겠네요
8년 전
무지개
맞아요 ㅠㅠㅠㅠ 시기 겁쟁이이이이이
8년 전
독자4
으엉 원식이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원식이가 설이한테 마음을 완전히 말해줬으면 좋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설이는 나약한아이가 아닌데ㅠㅠㅠㅠㅠㅠ빨리 설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할텐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바보야 빨리 제대로 대화해ㅠㅠㅠㅠㅠ말안하면 무슨소용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무지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점점 더 찌통으로 ㅠㅠㅠㅠ
8년 전
독자5
정주행 끝내고 왔어요 ㅠㅠㅠ 책에서 인용한 말들도 좋고 원식이가 변해서 좋지만 아직 설이가 얼마나 더 많이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지를 모르니 조금 아쉬운 이야기를 하는게 마음 아픕니다 ㅠㅠㅠㅠㅠㅠ
8년 전
무지개
정주행 너무 고마워요! 계속 댓 달아준 것 같은데 맞나욯?? 다음 화도 기대해주세요♡
8년 전
독자6
계속 달다가 중간에 집중해서 넘기느라 못 단 부분도 있어요... ㅎㅎ 그래도 작가님 글이 그만큼 흡입력있다는 얘기에요!! 진짜 시작부터 29화까지 꿀잼 ㅠㅠㅠ
8년 전
독자7
연이에요ㅜㅜ 원식이가 얼른 솔직히 고백해야할텐데요ㅜㅜㅜ 어제 뜬눈지새우다가 이제 한숨자고일어났는데 글이또올라오니깐 작가님 넘나좋은것♡♡
8년 전
무지개
연이 이번화도 읽어줘서 정말정말 고마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8년 전
독자8
원식이 너무 불쌍함ㅜㅜㅜㅜㅜㅜ우리 원식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8년 전
독자9
노예입니다ㅠㅠㅠㅠㅠㅠ 으악 이제서야 인티를 들어오게돼서 이제서야 봤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이의 눈이 과연 세상을 보게 될수 있을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ㅜ 설이가 세상을 보게 되면 떠날까봐 불안해하는 원식이와 어떻게든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상혁이..8ㅅ8 빨리 다음편보러가야겠어요!!
8년 전
독자10
ㅠㅠㅠ이공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막 보다가 상혁이.....불길..? 해요ㅠㅠㅠㅠ빨리 다음편 보러갈게요
8년 전
독자11
이이...이...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원식이 바보멍충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지만 이해가 가네요..양쪽 입장 다...눙물....
8년 전
독자12
설마 혁이가 설이에게 눈을 주고 하늘로 가는 건 아니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볼 수 있게 해줄게라니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3
아악ㅠㅜㅜ원시가ㅠㅜ안돼ㅜㅜㅜ너의잘생긴모습을볼기회는줘야지ㅠㅜㅜㅜㅜ나쁜사라무ㅜㅜ가여운사람..
7년 전
독자14
식이상처가 너무큰거같아요ㅠㅠ 버림받은마음? 얼른 털어놓고 나았으면...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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