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 Every Sweet Day
"당연히 말해야지!"
오랜만에 본 은영이는 불같이 화를 내며 테이블을 탁탁 두드렸다.
나는 머쩍게 입꼬리만 말아올리며 빨대를 입에 물었다. 말은 할 건데... 지금은 아니라는 거지.
은영이는 이런 내가 답답한지 한숨을 내쉬며 나에게 고개를 들이밀었다.
"번호 뭐야."
"뭐가."
"누구 물어보는지 알잖아."
"갑자기 왜?"
"내가 만나려고."
어?
일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유명 아이돌은 연애를 할까?
05
w. 복숭아 향기
핸드폰을 바꾼 이후로는 전화가 오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오지 못했다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았다. 그 사람은 지금 내 번호를 모르고 있는 거니까.
또 언제 내 번호가 퍼져나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나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다. 회사측에는 간단하게 집 안이 불편하다는 말만 했을 뿐이었다.
선물을 보내오는 사람이 전화를 걸었던 사람이라는 보장도 없었고 그 사진을 보낸 사람은 회사 사람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민윤기의 작업실은 직원카드가 없으면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니까.
고로 회사에 내가 사생 때문에 또는 스토커 때문에 이사를 간다고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면 그 사람 역시 내가 왜 이사를 가고 어디로 이사를 가는지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었다.
누굴까. 은영이도, 민윤기도, 김남준도 궁금해했지만 가장 궁금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누군데 나에게 자꾸 전화를 걸어온 걸까. 그리고 누군데 자꾸 현관문 앞에 물건들을 두고 나가는 걸까.
처음에는 그저 팬 이라고만 생각했다. 처음으로 내게 왔던 그 카드 내용을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힘내요.'
그 안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역시 소름 돋는 내용이었다.
내가 왜 힘이 없었는지, 그리고 내가 왜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이 사람은 알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되니까.
나는 상자 뚜껑을 다시 곱게 닫아두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모아보자. 아직 이사를 하려면 한 달 정도 남아있었다.
그 동안 내 스케줄을 어떻게 조정하기 어려웠다. 이사는 이삿짐 센터에 맡기기만 해도 되지만 나는 짐을 옮기는 걸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다고 말했었다.
혹시 모르니까. 그 사람들도 온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기다리자. 한 달 동안만 기다리자.
나는 상자 위에 손을 올린 채로 두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상자 옆에는 갈기갈기 찢어진 곰인형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곰인형 안에 그 어떠한 장치도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
"진짜 만나려고?"
"어. 그럼 진짜로 보지, 가짜로 봐?"
얘가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나는 한숨을 내쉬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댔다. 한동안 찾아오지 않던 두통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기분이었다.
그니까 내 일인데 왜 갑자기 너를 만나겠다고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건지...
은영이는 같이 숙소 생활도 했고 지금껏 연락해온 내 동생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아이였다.
은영이는 연습실 바닥에 딱 앉은 채로 문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따가 오면 알아서 내가 말해준다니까... 하지만 이 말 역시 듣지 않았다. 하아... 말 안듣는 동생을 보는 언니의 기분이 이런거구나.
나는 원치 않는 깨달음을 느끼며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조금 있으면 도착한다는 네 연락이 와있었다.
"이름아!"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양반은 못되는 모양이었다.
너는 환하게 웃으며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연습실 한가운데 앉아있는 은영이는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나를 보자마자 끌어안고 방방 거리는 네 모습은 오랜만이었다. 만날 연습에 지쳐 녹초가 되어있는 모습만 보다 간만에 신나는 모습을 보니 또 귀여웠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나는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오늘따라 복슬복슬한 네 머리통을 꾹꾹 눌러댔다.
이러니까 내가 말을 못하지. 나 아니어도 너는 충분히 피곤하고 걱정거리가 많은 사람이니까.
"정호석씨."
"..."
"네?"
저 호칭은 또 어디서 배워온거니...
나는 다시 한 번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은영이는 있는 힘껏 너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와 은영이를 번갈아서 바라볼 뿐이었다. 하아... 나는 한숨을 내쉬며 너를 은영이 앞에 앉혔다.
은영이는 아직도 너를 있는 힘껏 노려보고 있었다. 간간히 나를 향해 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고.
"누구..."
"내 동생. 박은영."
"박은영..? 아... 그 같은 그룹..."
"저 이름 언니 동생 박은영이에요."
"반가워요! 실제로 이렇게 인사드리는 건 처음인데..."
너는 환하게 웃으며 은영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은영이는 가만히 네 손을 바라보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마주잡고 위 아래로 흔들었다.
저건 또 어디서 배운 예의야... 언젠가 은영이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원래 처갓집에서 기를 확 잡아놔야한대."
'건 또 뭔 소리야.'
'그니까 시댁에 밀리면 안된다는 거지.'
'너 요즘 드라마 보지?'
'어떻게 알았어? 한국 드라마 한동안 안봤는데 보니까 꽤 재미있다.'
'... 아침드라마 보지?'
'언니.'
'어.'
'드라마는 아침드라마가 짱이야.'
드라마가 사람을 완전히 망쳐놓은 것 같았다.
그것도 정말 제대로. 완전히. 정반대로 말이다.
-
"외국에 있다더니 오랜만에 오셨나봐요."
"언니가 걱정되는 것도 있고 한국에 볼 일이 좀 있었거든요."
"갑자기 왜 걱정이 되셨을까. 우리 호.석.이.가 얼마나 잘해주는데."
"그 우.리. 라는 그 분이 누군지 궁금해서요. 우리 언니가 남자를 만난다는 건 진짜 처음 있는 일이었거든요."
"우리 호석이도 여자 처음 만나는 거라는 생각은 안해보셨나봐요."
"설마요. 그래도 데뷔 때부터 인기 많으셨던 분이니까 혹시 모르잖아요."
이건 무슨 분위기야?
나도 몰라.
나는 너와 함께 이미 저 쪽 구석으로 버려진지 오래였다.
우리 두 사람은 혹시나 저 두 사람이 들을까 안절부절 못하며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속닥거리는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은영이와 네가 함께 대화를 나누던 것 뿐이었는데... 어쩌다가 김석진까지 들어오게 된 건지...
김석진이 아줌마스럽다는 건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은영이가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역시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무슨 상견례자리도 아니고 이게 뭐야. 겉으로는 생글생글 웃으며 한 마디 한 마디 던지는데 옆에서 듣는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말 그대로 죽을 맛이었다.
"형이 믿음직스럽지 않았나봐요."
"어떤 형?"
"누구긴 누구겠어요. 석진이 형이지."
"나 뭐."
"딱 봐도 시집살이 하게 생겼잖아요."
문제는 그 옆에서 정말 환하게 웃으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말을 하고 있는 김태형이었다.
특유의 표정과 특유의 말투로 그는 김석진의 속을 삭삭 긁어내리고 있었다. 나는 세번째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댔다.
은영이는 왜 여기에 왔는지 기억은 하고 있는 걸까. 사실 기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매우 컸지만 그래도 은근히 걱정되는 나였다.
역시나 김석진은 잔뜩 날이 선 표정으로 은영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은영이 역시 눌릴 성격은 아니었다. 계속되는 김석진의 째림에도 지지 않고 같이 째려볼 뿐이었다.
시집살이는 또 무슨 말이야... 나는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지금 이렇게 대화를 나눈지 벌써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지금 그 쪽이 우리 언니 시집살이 시켰어요? 진짜?"
"이건 또 무슨 개소리..."
"개소리는 또 뭐에요. 언니한테 개소리라는 말 하지 마요."
"누가 이름이한테 보고 말했어요? 그 쪽보고 말했거든요. 은.영.씨."
"저한테 개소리라는 말은 왜 해요? 아까 시집살이라는 말은 저 쪽 입에서 먼저 나왔거든요?"
두 사람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불씨에 기름을 부은 김태형은 눈누난나 연습실 바닥에 드러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하아... 나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에서 은영이와 김석진의 눈치를 보던 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만."
"우리 언니 시집살이 왜 시키냐고요!"
"안시킨다고요!"
"그럼 아까 이야기는 왜 나온 건데요?"
"김태형 말을 왜 믿고 있는 거에요? 딱봐도 그냥 뇌를 거치지 않고 막 튀어나온 말인거 몰라요?"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둘 다 닥치라고!"
"..."
"..."
내가 한 번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두 사람은 조용해졌다.
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다 은영이 쪽으로 다가갔다. 은영이는 흥분했는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나중에 이렇게 눈치를 볼거면 왜 그렇게 떠들어댔는지... 하여튼 어리다니까.
"호석이 한테 할 말 있다며. 너 이따가 비행기 타야하잖아."
"아... 맞다."
은영이는 그제야 네 앞으로 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나는 아직도 바닥에 있는 김태형과 벙찐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김석진을 이끌고 연습실 밖으로 나왔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거면 그래도 내가 듣지 않는게 좋겠지. 사실 은영이가 무슨 말을 할지는 알고 있었지만...
옆에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오는 김석진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나는 연습실 쪽을 힐끔거렸다.
방음이 잘 되어있는 탓에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창문으로 보이는 네 표정은 아까와는 확연히 다르게 굳어있었다.
하아...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걱정이 아닌 웃음만을 주고 싶었는데.
도리어 더 큰 걱정을 끼치게 되었으니. 그냥 김석진하고 은영이하고 싸우던 말던 가만히 있을 걸.
늘 생각하는 거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정말 늦은 것 같았다. 후회를 아무리 하면 뭐해. 되돌릴 수 없는데.
네 표정이 점점 더 굳어가고 있었다.
젠장. 그냥 말리지 말 걸 그랬네. 나는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리며 밖으로 나갔다. 뒤에서 나를 부르는 김석진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이따가 전화가 오겠지. 그럼 그 때 가서 내가 다시 말을 해야겠지.
지난번에도 너무나도 큰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도움을 받아야 한다니...
혼자서 해결하려고 했던 내 다짐은 이렇게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는 기지개를 켰다.
아니나 다를까. 주머니 안에 있던 핸드폰이 기다렸다는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역시나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너였다.
-
[왜 말 안했어?]
"너 걱정할까봐."
[다른 사람 입에서 듣는 게 더 걱정될거라는 생각은 안해봤어?]
"..."
[잘못했어, 안했어?]
"했어."
[한번만 더 그래봐.]
"..."
[대답 안한다.]
"알았어. 안그럴게."
[옳지. 착하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네 목소리가 웃음기가 생기고 나서야 나도 입꼬리를 말아올릴 수 있었다.
나는 발 뒤꿈치로 바닥을 탁탁 두드리며 서있었다. 조금만 기다리라는 네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는 끊어졌다.
금방 나오려나. 은영이랑 같이 있었으니까 같이 나오겠다. 그냥 다같이 나오려나. 은영이 비행기 시간이 얼마나 남았었지?
같이 밥이나 먹고 들어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너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가 이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뭐지? 고개를 돌려보니 누군가가 황급히 벽 뒤로 숨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지? 상자를 보냈던 사람인가?
나는 입술을 깨물며 그 쪽으로 다가가려 몸을 돌렸다. 혹시 그 사람이면 어떡해야할까. 잡아야 하나? 잡아서 어떡하지? 회사에 말을 해야하는 건가?
"뭐해?"
"아..."
언제 나왔는지 김석진이 내 어깨를 붙잡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너와 은영이 그리고 김태형까지 같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잘못 느꼈던 거겠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말이야.
오랜만에 은영이도 봤고 너도 지금 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대충 알고 있고. 이사 가기로 한 날도 다가오고 있고.
모든 일은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일부러 나서서 내가 소란을 피울 필요는 전혀 없었다.
-
-내 동생-
- 다음에 이메일 할게
- 몸 조심하고
-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알겠습니다 -
내가 너보다 언니거든 -
너도 몸 조심해 -
한국에 온 김에 좀 더 있다 가지.
은영이에게 간단하게 카톡을 보내고 나는 침대 위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늘 내 옆에 같이 누워있던 곰인형이 없으니까 조금 허전하기는 했다. 그래도 인형을 찢은 걸 후회하지는 않았다.
정말 그 안에서 카메라나 도청기가 발견되었다면 나는 하루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려고 했을테니까.
잔해 역시 스케줄 갔다 오자마자 말끔하게 치워버렸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더이상 그 곰인형을 마주볼 수 없었다.
그 인형을 통해서 상자를 보냈던 사람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르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혹시 모르니까 집 안이랑 살펴봐.'
'집 안?'
'정말 만의 하나니까 최후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어. 집에 들어갔을 수도 있잖아.'
'설마...'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매니저 형한테든, 나한테든.'
'응...'
'핸드폰도 매니저 형이 바꿔줬다고 했지? 어떤 형이야?'
'그 분 있잖아. 한 달 전에 오셨던 분.'
'그 뒤로 전화는 안오고?'
'응. 안와.'
'다행이다.'
'너무 걱정 말라니까. 별 일 없어.'
'적어도 아직까지는 없는 거잖아. 혹시 모르니까 폰 하나 더 사둬.'
'... 미안해.'
'바보야.'
'...'
'이럴 때는 고맙다고 하는 거거든.'
'느끼해.'
정말 집 안까지 살펴봐야 하는 건가.
집 안에 있으면서도 불안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적어도 집에서는 푹 쉬고 싶었는데...
네 말대로 핸드폰 하나 더 사던지 해야지. 이번에는 매니저 오빠 말고 내가 사오는 게 좋겠지. 오빠들도 바쁘니까. 내일은 나 스케줄도 없고 말이야.
[때르릉]
인터폰이 울려댔다. 갑자기 누구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인터폰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경비 아저씨였다. 택배가 왔으니 가져가라는 말이었다. 택배? 나 뭐 주문한 것도 없는데. 누가 나한테 뭐 보냈나?
'다음에 언니 보약이라도 사줘야겠어. 왜 그렇게 마른 거야?'
나를 보자마자 은영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진짜 보약 보내준 거는 아니겠지?
내가 쓴 거를 잘 먹기는 한다만 보약은 좀 아닌데... 이거 보내준 거 들키기 전에 그렇게 빨리 출국한건가?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경비실로 내려갔다.
"이거에요?"
"네. 갖고 올라가시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집으로 온 택배는 보약이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가벼운 상자였다. 지금까지 현관문 앞에 놓여있던 상자와는 모습이 달랐다.
그 상자는 정말 누가봐도 선물 상자였지만 이 상자는 우체국에서 보낸 듯한 그런 누리끼리한 상자였으니까.
인터넷 쇼핑을 했던 것도 아닌데...
나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상자를 열어보았다. 나의 그리고 너의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상자 안에는 갈기갈기 찢겨있는 곰인형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내가 찢어놓았던, 현관문 앞에 놓여있던 바로 그 곰인형이었다.
그리고 사진이 하나 더 들어있었다.
언뜻보면 같은 사진이었다. 하지만 달랐다. 내가 받았던 곰인형은 하얀색이었으니까.
또 다른 사진 속 곰인형은 회색이었다. 그리고 내가 그랬던 것처럼 갈기갈기 찢겨있었다. 솜의 모습도 찢어진 모습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첫번째 사진과 똑같았다.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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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q_pq 드라이기 침침이< 초코아이스크림 헹구리
여러분 홉이 생일이에요.
홉이 생일이 지나가기 전에 홉이 글을 올릴 수 있어서 행복해요.
한동안 너무 업뎃을 하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역시 독자분들..♡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올리는 글인데 역시나 마냥 밝지만은 않네요.
그래도 브금은 매우 밝습니다. 조금 아려한 브금을 깔아봤는데 중간 내용하고 너무 안어울려서 바꿨어요.
밝은 건 연하남으로도 충분하니까요! 그리고 우리에게는 쌍둥이도 있잖아요!
전처럼 업뎃이 막막 빠르게 올라오지는 않겠지만... (생각보다 할 일이 넘나 많아서 슬퍼요... 진짜 덕질에만 모든걸 올인하고 싶다)
그래도 꾸준히 연재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물론 이건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가능한 거겠죠?ㅎㅎㅎ
암호닉은 5화까지만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홉이. 생일 정말 축하해.
호석아. 호석아. 호석아.
행복할 때 환하게 웃는 네 모습이 나는 참 좋아.
행복하지 않으면서도 억지로 웃는 네 모습 역시도 정말 예쁘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을 거야.
행복할 때는 행복하게, 슬플 때는 슬프게 그런 네 모습까지도 모두 사랑하는 나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너라서 네 웃는 모습이 좋은 거지 네가 웃어서 네가 좋은 게 아니거든.
그 어떠한 이유에서든 네가 힘들어하는 건 나는 원하지 않아.
사람이라는 게 언제나 마냥 행복할 수 만은 없잖아.
행복하기를 바랄게. 라고 말을 하는 건 내 욕심인 거 같아서 차마 말을 할 수 없어.
하지만 한 가지는 마음 속으로 꼭꼭 빌어줄게.
네가 꿈꾸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어. 다시 한 번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맙고 생일 축하해.
근데 이 빙의글은 안읽었으면 좋겠다.
내가 심히 쪽팔리거든...ㅎㅎㅎㅎㅎ
그래도 생일 축하해요... 오빠. (나보다 나이 많으니 오빠라고 하는 게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