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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BGM.얼음연못

 

 

 

 

 


'그 아이는 오늘부로 네 담당이니, 네가 잘 맏아주거라 민아.'

 

 

민석이 어딘가를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 백현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인상을 찌푸렸다. 칼집의 끝을 백현의 배 부근에 갖다대며 쿡 찌르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백현이 움찔하며 민석을 쳐다보았다.

 

 

 

[EXO/백현경수] 달의 연인 03 | 인스티즈


"한번만 더 그리 얼빠진 모습을 보인다면,"
"....."
"너는 내 손에 죽임을 당할 것이다."

 

 


사실 민석은 백현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어딘가 모르게 역겹고, 불편하다고 해야하나. 주상전하의 명만 아니였다면, 아마 민석은 백현을 진작에 없애고도 말았을것이다. 그만큼 민석은,

 


어딘가 모르게 백현이 싫었다.

 

 


하지만, 전하의 명이 있었기때문에 민석은 그걸 어길 수 없었고, 감히 어겨서도 안됐다.

 

그에게는, 왕 밖에 없었으니까.

 

 

 


"....."

 

 

 

또 어딘갈 멍하게 보고있는 백현을 보곤 민석의 표정이 구겨졌다. 이번에는 아예 칼을 꺼내 목에 들이밀까, 하다가도 도대체 어딜보고 있는건지 백현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면 중궁전 창문너머 장난을 치는 중전마마와 주상전하의 그림자가 비춰졌다.

 


백현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진다.

 

 

 

"....."

 

 

 

 

민석은 백현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어딘가 모르게, 백현이 싫었다.

 

 

 

 

 

 

 

 

---

 

 

 

 

 

 


"그래, 그 녀석은 가르쳐볼만 하더냐."
"..예?"
"어제 그 녀석말이다. 감히 네게 칼을 겨누던."

 

 


아침 일찍 편전으로 향하는 경수의 걸음이 가벼웠다. 마치, 좋은일이라도 있는 냥 들떠보이는 경수의 모습에 민석또한 기분이 좋았지만 곧이어 들려오는 말에 웃음이 가셨다.

 

 


"아.."
"왜, 별로더냐? 말을 잘 안듣던?"
"..아닙니다, 전하."
"나는 그 아이가 마음에 들었다, 민아."
"....."

 

 

저를 쳐다보는 민석의 눈빛에 경수가 옅게 웃음을 지었다.

 

 


"감히 겁도없이 네게 달려들던 그 패기도 마음에 들고,"
"....."
"날 쳐다보던 그 눈빛도 마음에 들고."

 

 

아직 네 실력을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겠지만, 그 정도면 우리 중전을 지켜줄 수 있겠지.

 

간밤에 일어난 민과 검은복면을 쓴 사내의 대결은 사실 경수의 계획속에 진행 된 일이였다. 4명의 후보들 중 최고를 가리기위해 어떻게 해야할까,하고 머리를 굴리던 경수는 어차피 민과 겨뤄봐야 다들 질 것 같고, 그들끼리 싸워 우열을 가려내기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자는 임금의 호위무사에게 달려와 칼을 겨누도록. 그것이 중전의 호위무사를 뽑는 조건이였다.

 

 

그런데 그 조건을 완벽하게 해낸이는,

 

 

 

"이름이, 변..백현이라고 하였나."
"..예, 전하."
"그래, 변백현."

 

 


백현뿐이였다지.

 

 

 

어딘가 모르게 든든해져 웃음을 짓는 경수와는 달리, 민석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그런 민석을 힐끗 쳐다보며, 민이도 질투를 하나보다.하고 그저 어린아이 보듯 피식 웃어버린 경수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

 

 

 

 


오랜만에 바늘을 들었더니 손에 익지않아 낯설기 그지없었다. 예쁜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자수를 놓고 싶었는데, 맘처럼 쉽지가 않았다. 하휴,하고 숨을 내쉬며 주먹을 쥐고 어깨를 통통 두드리자, 앞에 앉아있던 궁녀가 샐쭉 웃음을 지었다.

 

 

"많이 힘드십니까, 중전마마?"
"응, 힘들다마다.. 아주 죽겠다."
"다과상이라도 내오라고 할까요, 마마?"
"그래..다과나 먹자꾸나..."

 

 

아이고, 죽겠다..


눈을 가늘게 뜨고 하얀 바탕천에 바늘을 집어넣다가 별안간 악,하는 소리와 함께 손에서 바늘을 떨어뜨렸다. 깜짝놀라 내게 달려온 궁녀들이 새하얀 천으로 찔린 손가락을 꾹 누르자, 피가 새하얀 천을 붉게 물들였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한숨을 내쉬자, 곧이어 약을 바른 손가락에 얇은 천을 감아 매듭을 묶은 궁녀가 괜찮다는 듯이 웃어보였다.

 

 

 

"크게 다치지않으셔서 다행입니다."
"미안하다, 나 때문에 괜히 번거롭게하고.."
"아닙니다, 중전마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나도 다 안다, 내가 얼마나 모자르고 바보같은지."

 

 

내 말에 안절부절 못하며 '아닙니다, 아닙니다..'하고 고개를 젓는 궁녀에 입에 유과를 하나  물려주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던 궁녀가 금새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에 나도 기분이 좋아져 궁녀들에게 하나씩 유과를 나누어주곤 자수는 이미 저만치 밀어놓은채 창문 앞으로 달려가 턱을 괴고 앉았다.

 

겨울이였지만, 그다지 찹지않은 바람이 코 끝을 스치는게 기분이 좋았다.

 

 

"....."
"....."

 

 


그런데, 자수를 너무 열심히 놓아서 눈이 침침해진 탓일까.

 

 

 

"...백현,"
"......"

 

 

 

왜 눈 앞에 백현이가 보일까.

 

 

그렇게 한참을 창문너머로 보이는 백현이와 눈을 마주치고 있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마치 뭐에 홀린 사람처럼, 치맛자락을 붙잡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내 행동에 깜짝놀란 궁녀들이 '중전마마!!'하고 쫓아왔지만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내가, 백현이를 제대로 본 것일까.

 

 

 

"...백현아, 백현아..."

 

 


아니면,

 

 

 

 


"..김,김상궁!"
"중전마마! 어찌 맨발로,"

 

[EXO/백현경수] 달의 연인 03 | 인스티즈


"여기에 있던 사내를 보지못하였는가? 분명 여기에 서 있는 걸 보았다, 내가 분명히.. 분명히.."

 

 


정말로 자수를 너무 열심히 두어서,

 

 


"중전마마.."
"....."
"이곳엔 아무도 없었사옵니다, 많이 피로하여 헛것을 보신 듯 하온데 어서 고정하시고 처소로 드시옵소서.."

 

 

 


헛것을 보았던걸까.

 

 

 

 


"어서 중전마마를 모시어라."
"....."

 

 

 


백현아,

 

 

 

"마마! 갑자기 뛰쳐나가셔서 깜짝 놀라지않았습니까.. 바람이 찹습니다,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

 

 

 

내가 정말로, 헛것을 본 게 확실해?

 

 

 

 

멍한 표정으로 궁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처소로 들어가는 모습을 풀 숲에 숨어 훔쳐보던 백현이 쓰리게 웃었다. 헛것이 아닌데, 지금은 숨어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저를 탓하며 백현이 혹여 다른 나인들에게 들킬세라 살금살금 중궁전 뜰을 도망쳐나왔다. 아직도 저를 금방이라도 울것만 같은 표정으로 쳐다보는게 눈에 선해 백현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너는,

 

 

[EXO/백현경수] 달의 연인 03 | 인스티즈

"..여전히 곱구나."

 

 

어찌 이리 뭐 하나 변하지않았어. 넌 어찌 그리..

 

 

늘 고와?

 

 

 


 

 

===================

와! 초록글에 올랐더라구요ㅠㅠ 봐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재미있는 글로 보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잘자고 예쁜 꿈 꿔요~ 안녕! (그리고 댓글 달아준 독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볼때마다 행복해요, 정말로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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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27.37
비회원이긴 하지만 진짜 글완전 잘쓰셔요 ㅠㅠㅠ
8년 전
자몽차
고마워요ㅜㅜ못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워여ㅠㅠㅠ
8년 전
독자1
오늘도 정말 잘 봤어요ㅠㅠ드디어 백현이와 여주가 서로 잠깐이라도 봤네요ㅠㅠㅜㅠ헛것이 아니라는 걸 나중엔 알기를...ㅎ다음편도 기다릴게요!
8년 전
자몽차
와 늘 감사합니다ㅠㅠㅠ정말 고마워요! 기다려주셔서 또 감사합니다ㅠㅠ
8년 전
비회원65.62
전에댓단ㅆㅊ먹은회원이요..ㅇᆞ..심각한찌통..이런브금에이런글..넘나좋고내스타일인것..
8년 전
자몽차
또 보러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비회원님 기억하고 있었다는 건 안비밀.. 보고싶었습니다ㅠㅠ얼른 쓰차가 풀렸으면 좋겠구.. 늘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8년 전
비회원243.106
허류ㅠㅠㅠㅠㅠㅠㅠ진짜 재밌어요ㅠㅠㅠㅠ
8년 전
자몽차
와 감사합니다ㅠㅠㅠㅠ진짜 힘나요ㅠㅠ
8년 전
독자2
이런 글을 이제야 봤다니ㅠㅠ 제가 사극물 정말 좋아하는데 진짜 제 취향저격 탕탕이세요;ㅅ; 신알신 하고 가요!
8년 전
독자3
재밌는데.. 재밌는데!!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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