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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붑붑님♥
* 팬아트나 로고, 이미지 선물 언제나 감사히 받고 있어용'ㅅ'♡*
옆집에 애아빠가 산다
15
* * *
김민규가 탄 차가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는 소리를 듣고서야 크게 숨을 내쉬었다.
좀 걸을까? 하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그 뒤로는 별 말 없이 조용히 걸었다. 아직 손을 잡고 있다는걸 깨달은건 그러고도 시간이 꽤 지난 후였다.
뒤늦게 몰려오는 민망함에 잡힌 손을 꼼지락대자 오히려 놓기는 커녕 더 꽉 잡아온다.
그걸 느끼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돌려 올려다보자 무슨 대꾸도 없이 그저 씩 웃어보이곤 계속 걸어만 갔다.
결국 손을 꽉 잡힌 채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 밤이라 좀 쌀쌀하려나? 그만 들어갈까? 물어오는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반말을 자연스럽게 쓰는걸 눈치챈 건 또 아파트 현관을 지나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나서야 였다.
" 근데, 이제 그냥 반말 쓰기로 한거예요? "
" 왜, 불편해? 말 편하게 하기로 한거잖아. "
" 아니 뭐.. 그렇긴 한데... "
" 너야말로 왜 아직도 그렇게 불편하게 말해? "
" 저는.. 아직 이게 편한데... "
" ...그럼 어쩔 수 없고. "
" 뭐, 금방 익숙해 질거야. "
" 근데 되게 이상해요. "
" 뭐가? "
" 되게 젠틀하고 친절하기만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순 능글맞은 능구렁이였어. "
난 진심으로 한 말이었는데 내 말을 듣자마자 풉, 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올려다보자 웃음기가 남은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더니
그것도, 금방 익숙해 질거야. 하고 내 손을 잡지 않은 반대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 짧은 손길에 또 얼굴이 화르륵 붉어지는게 느껴져 얼른 고개를 숙이자
또 큭큭대며 낮은 웃음소리를 내더니 한번 더 내 머리를 헝클이곤 곧 열리는 문에 내 손을 잡아 끌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눈 앞에 보이는 현관문에 슬금슬금 손을 놓으려 잡힌 손을 꼼지락대자 그제야 천천히 내 손을 놓아준다.
손을 모아 괜히 손장난을 치며 눈치를 보는데 왜인지 심각한 표정을 한 권순영씨가 입을 열었다.
" 오늘 밤에는 비 온다는 말 없긴 했는데, 괜찮으려나. "
" 아, 맞아.. 맞아요, 비 온단말 없었어요. 괜찮아요! 들어갈게요. "
" 혹시, 진짜 만약에 비 와서 깨면. "
" 에? "
" 그 승관친구나 그 기분나쁜 자식 말고 나한테 연락하라고. 바로 갈테니까. "
말을 마치곤 손까지 흔들어 보이며 인사를 하고 슬금슬금 뒷걸음으로 걸어 옆집으로 쏙 들어간다.
그 얼굴이 문 너머로 사라질 때 까지 가만히 서서 지켜보다 실실 새어나오는 웃음을 겨우겨우 손으로 틀어막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곧바로 집에 막 들어올때 까지만 해도 좋았던 기분이 문자 몇 통으로 확 가라앉았다.
[ 내일부터 만나야 하는거 알죠? ]
[ 싫어도 어쩔 수 없어, 일로 만나는거니까. ]
[ 사진작가 김민규랑 작가 김여주로. ]
저장되지 않은 낯선 번호였지만, 누군지는 당연히 알 수 있었다.
만나기 싫고 껄끄러운건 사실이었지만,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공식적인 일을 망칠 수는 없었다.
나 혼자만의 일도 아니고, 또 어린애처럼 울며 도망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 * *
아침에 일어나면서 부터 한숨을 푹푹 쉬며 나갈 준비를 했다.
그 어느때보다 단정한 차림을 하고 숨을 크게 한번 내쉰 뒤 굳게 마음을 먹고 집을 나섰다.
절대 말리지 마. 틈도 보이지 말고, 딱 할 일만 하고 오는거야. 김여주 잘할 수 있어!
혼자 자기세뇌를 중얼거리며 현관을 나서는 순간 옆집 현관문이 동시에 벌컥 열렸다.
" 어! 누나다! "
" 시우야! "
" 난 안보이나? "
아침마다 그렇듯 정장차림으로 출근하는 권순영씨와 그 손을 꼭 잡은 유치원복 차림의 귀여운 시우.
시우를 보자마자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는 것 마냥 달려가 부둥켜 안자 옆에 선 권순영씨가 툴툴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슬그머니 일어나 어색하게 인사를 하자 피식 웃으며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갔다.
손에 든 비타민 음료를 마시고 뚜껑을 닫는 제 아빠를 본 시우가 간절한 얼굴로 다리에 매달리며 압빠 시우도! 시우도 마실래! 하고 칭얼댔다.
나는 옆에 서서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는데 음료수병을 받아 든 시우가 벌컥벌컥 음료를 마시다 입을 떼곤 진지한 얼굴로 그 병을 내게 내민다.
이게 뭐냐며 얼떨결에 그 병을 받아들었는데, 해맑게 웃는 시우 옆에서 권순영씨가 손을 뻗어 병 뚜껑을 닫아주더니 내 손에 잘 쥐어주었다.
그러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착했고, 다같이 아파트 현관을 나섰다.
" 오늘 일 나가는거지? "
" 네.. 근데 이거, "
" 그거 마시고 화이팅 하라고. "
" 마자! 누나 빠이팅! "
" 오늘 하루 수고해. "
" 누나 힘내야대~ "
" 혹시 늦으면, 미리 연락을 해. 또 어제처럼 혼자 그러고 있지 말고. "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머리를 긁적이던 권순영씨가 시우 손을 꼭 붙잡고 얼른 주차장 너머로 사라졌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가 뒤늦게 시간을 확인하고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를 타고 가야하니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막 아파트 단지를 나서려는데 갑자기 눈 앞에 왠 번지르르한 승용차 한대가 멈춰섰다.
왜인지 낯익게 보이는 승용차에 잠깐 멈칫 했다가 더 빨리 걸음을 옮겼다.
버스 정류장까지 내 뒤를 졸졸 좇아 따라온 승용차가 내가 멈춰 서자 그제야 멈췄다.
차 창문이 내려가자 역시나 예상했던 얼굴이 보였다.
" 타지? 어차피 나 만나러 가는거잖아. "
" 제가 어제부터 비싼 차를 타면 멀미를 좀 해서요. "
" 음...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
의외로 금방 말싸움을 끝낸 김민규가 순순히 물러나나 싶어 빤히 얼굴을 쳐다보자 곧 아예 차에서 내려버린다.
그 모습에 지금 뭐하는거냐 묻자 내 질문에는 대답도 않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 여기 아까 제가 말씀드린 곳 근처 정류장인데요. 기사님이 차 좀 픽업해다 주실래요? 일이 생겨서 제가 차를 안 탈 것 같아요. "
" ...지금 뭐하는 거예요? "
" 네 기사님, 네. 감사합니다. 부탁드릴게요. "
" ... "
내 말에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듯 뻔뻔한 얼굴로 어깨만 으쓱해 보인다.
그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다 금새 고개를 돌려버리고 저 멀리 다가오는 버스에 탈 준비를 했다.
내가 걸어나가자 뒤를 쫓아오는 김민규를 애써 모른척 하며 버스에 올라타는데,
뒤따라 오던 김민규가 내 옷자락을 붙잡으며 애처로운 얼굴로 카드 찍는 기계를 가리켰다.
뒤에 줄줄이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한숨을 푹 쉬며 기사님께 '두명이요.' 하고 카드를 찍었다.
사람이 꽤 많이 몰려있는 버스 안을 겨우 헤집고 들어가 사람들 틈에 자리를 잡고 서자 김민규가 바로 옆에 붙어 섰다.
" 무슨 도련님이 서민체험 하는것도 아니고. "
" 왜, 그래도 나 학교 다닐땐 버스 많이 탔었는데. "
" ... "
그러다 버스가 한번 급정차를 하고,
손잡이를 잡지 못하고 서 있던 내가 크게 휘청이자 옆에서 김민규가 나를 꽉 붙들어주며 '이런것도 많이 했었고.' 하며 씩 웃는데
그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얼른 팔을 털어내고 제대로 서자 김민규도 그런 나를 보며 작게 한숨을 쉬곤 나처럼 말 없이 창 밖을 보며 섰다.
출판사 앞에 멈춘 버스에서 내려 말 없이 나란히 서서 걷다가 김민규가 눈 앞의 카페를 가리키며 들어가자 말했고, 별 대꾸 없이 따라 들어갔다.
카운터에 서서 커피를 주문하던 김민규가 힐긋 나를 쳐다보며
" 넌, 라떼 맞지? "
묻는데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려다 얼른 고개를 저어보였다.
그럼, 뭐 마실래 되물어오는 목소리에 당당히 가방에 넣어두었던 음료수 병을 꺼내보였다.
미안한데, 난 이거면 충분하거든.
* 옆집쓰 *
저도 순영이와 시우의 뽜이팅이 담긴 비타민이 필요해요... 여러분도 필요하죠?8ㅅ8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이여.....★
그래서 오늘 분량 좀 많이 짧은 것 같아요(변명)
진짜 수능만 끝나봐라 수능만 끝나
수능 끝나면 저 맨날 인티에서 살거예요
제 꿈인 글잡 합작도 할거고(굳이 똥손인 나랑 함께 해줄 금손 작가님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쉬는동안 생각해본 결과, 글 속에 사진 첨부가 저는 비지엠 첨부가 왜인지는 몰라도 되지 않기 때문에
글의 집중도를 높여줄 수 있는 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회원전용으로 글을 올리고, 꼭 이동이 가능한 것인지 확인한 후 첨부하는걸로 결정했어요!
공지 했을 당시에 당황하시구 걱정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와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옆집에 애아빠가 산다!
재밌게 보셨나용ㅎㅎㅎㅎㅎ
이제 밍구의 역할이 뭔지 슬슬 눈치채는 분들이 많아질 것 같네용(먼산) 다음편엔 더 확실해 질걸요...?
(제발) 잠수 타지 않고 금방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글 올릴때마다 이게 신알신 신청하신 분들이 많을수록 올리는데 오래 걸린다는데
꽤 오래 걸리더라구요...(부끄)
새삼새삼 감사함을 느낍니다! 제 글을 그렇게 많이 읽어주신다는 뜻일테니까...♥
엄지 춱춱 추천 꾹, 댓글 한줄, 감사합니다♥
암호닉 추가 신청은 평일 중에는 제가 정신이 없어서 주말중에 받으러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