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옆에서 잘래 下
어김없이 밤은 온다. 밤이 오길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해가 지기 시작할 쯤부터 긴장이 되는건 어쩔 수 없다. 낮에는 쥬잉쥬잉이라며 꽤나 애교있게. 아니 넘칠정도로 애교있는 목소리로 나를 불러오지만 해가 지고 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낮은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쿠야에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문이라도 잠굴까 싶어 문 앞에 다가서서 손잡이에 손을 뻗었다. 물론 작전은 손잡이에 손을 닿으려고 할때 열린 문으로 인해 보란듯이 실패했다. 아하하. 문이 왜 안 열리지? 어머낫- 문이 열렸네? 내가 봐도 내 연기는 내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형편이 없었다. 누가봐도 거짓말이 뻔한데 어쩌자고 이놈의 주둥이가 재롱을 떠는지. 주인. 하는 소리에 애써 고개를 들어 쿠야와 눈을 마주하자, 이놈의 주둥이는 또 왜 가만있지않는 건지. 애써 올린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주인"
"어. 왜?"
"왜 이래. 평소답지 않게"
"내가 무슨???? 아니야 나 원래 평소에도 이랬어~"
"그래?"
"그럼!!"
"맞아. 주인은 평소에도 항상 예뻐"
"어..?"
"주인은."
"..."
"항상"
"..."
"예쁘다고"
누가 들으면 충분히 설렐만한 말을 왜 저렇게 다가오면서 말하는지. 지금 그의 행동은 접근이 아니라 밀착이라고 정의해야할 정도로 우리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만.그만..와 쿠야.. 애처로운 목소리가 떨렸다. 목소리가 떨리고,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점점 화끈해지는 둘 사이의 공기를 들이 마셨다. 숨을 들이 마셨으면 내쉬는 것 또한 당연한 법. 하지만 순식간에 막힌 입술에 내가 들이마신 숨을 내뱉을 곳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느새 입안을 헤집고 다니는 그에게 맞춰주는 것 밖에. 점점 가빠오는 숨에 다리의 힘이 풀리려하자 재빠르게 눈치챈 쿠야의 손이 내 허리를 감싸왔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 뒤로 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쯤. 결국 푹신한 느낌이 등에 느껴졌고. 곧 내가 누워있는 이 자리가 침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뭐가 그리도 급한지. 급한 마음에 자꾸만 덜덜 떨리는 그의 손을 잡았다. 천천히 해. 밤은 길어. 속삭이듯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본의아니게 속삭이듯이 내뱉었다. 어느새 나는 그의 위에서 흔들리고 있었고, 또 다시 나는 그의 밑에서 입술을 깨물어내고 있었다.
"입술 깨물지마"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깨물지 말라고"
흔들리던 침대가 잠잠 해졌다. 그는 내 등 뒤에 있었다. 이번엔 그가 괜찮아. 괜찮아. 내 귀에 속삭였다.
어슴푸레한 새벽의 빛이 내 머리 위에 나앉았다. 그런 새벽 빛을 받으며 자고 있는 쿠야에게 시선을 옮겼다. 잘 때는 천사가 따로 없네. 이제 몇 시간 뒤면 또 배고프다고 찡찡댈 쿠야를 생각하니까 웃음이 입가에 서렸다. 누구네 집 강아지가 이렇게 귀여울까. 누군지 몰라도 그 주인은 참 행복하겠네.
그래서 요즘 행복한건가 내가.
일찍 눈이 떠진김에 저번처럼 쿠야가 일찍 일어나서 배고픈채로 있지 않게 쿠야의 먹을 것을 이것저것 챙겼다. 아 맞다. 쿠야가 제일 좋아하는 우유가 없는 걸 깜빡했다. 언제나 떨어지지 않게 채워두곤했는데.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사는건지 혀를 끌끌차며. 집 앞 마트로 향했다.
겸사겸사라는 좋은 말이 있다. 쿠야가 좋아하는 우유를 사러 들어가는 동안 장바구니에 넣은 물건만 도대체 몇 개인지. 애초에 우유 하나만을 위해 마트에 온 사람이 장바구니를 왜 들었던 건지. 결국 두 봉지나 되는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현관 앞에 쿠야가 서있었다. 쿠야 쥬잉 장보구... 왔어....
20년하고도 몇 년을 더 산 나의 촉이 말했다.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고.
"쿠야 일어나서 주인 없어서 화났어?
주인 쿠야가 좋아하는 우유..."
보다시피 말을 끝마칠 수는 없었다. 다짜고짜 끌어안는 쿠야로 인해. 쿠야 왜 그래? 무서운 꿈 꿨어? 라고 물으며 쿠야를 달랬다.
"아니"
"그럼 왜 그래 우리 쿠야"
"아주 좋은 꿈을 꿨어. 쥬잉도 나오고"
"근데 왜 우리 쿠야 왜 그래?"
"...눈 뜨면 쥬잉이 옆에 있을 줄
알았는데 없잖아..."
내 어깨에 올려놓앟던 머리를 살짝 떼어내어 푹 숙이고는 말하는 쿠야의 모습에 다시 끌어안았다. 쿠야 놔두고 주인이 어디 가. 그런 걱정 하지마 쿠야. 그제서야 조금씩 환해지는 얼굴에 마음놓고 우리 이제 밥먹을까? 라고 말하며 손목을 잡아끌자. 힘없이 이끌린다.
"자 쿠야 여기 앉아 있어. 밥이랑 우유랑 꺼내 올게"
쿠야를 쇼파에 앉히고 주방으로 향하려하자 이내 잡힌 손목에 가던 걸음이 멈춰졌다.
"왜?.."
"쥬잉은 참 바보야"
"내가 왜 바보야"
"나는 지금 배가 고픈게 아니야"
"언제는 배고픈데도 옆에 나 기다렸다면서
배가 고픈게 아니면 뭐야?"
손목을 잡곤 내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가 말했다.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 말이 아니길 빌면서. 그가 지금 하려는 행동이 어제밤과 같은 일이 아니길 바라는 내 마음을 간절히 담아서 그럼 뭔데? 하고 물었다.
"나는 지금 배가 고픈게 아니라 쥬잉이 고픈거야. 그러니까 가자"
+) 안녕하세요! 안아줘요입니다!
드디어 제 글잡 첫 입성글인 옆에서 잘래가 막을 내렸네요. 하핳
번외는 잘 모르겠어요.. 번외를 쓰게 되면 메일링이 조금은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런이유가 없더라도 조금은 늦어질..수도...울뛰)
다른 필명으로 또 글을 쓰는데 익숙한 암호닉이 보여서 확인하면 역시나 우리 사랑둥이 독자분들이 맞더라구요.
너무 감사해요 ㅠㅠㅠㅠㅠ 괜히 뿌듯하고 아는척 하고 싶고 그랬지만 꾹 참았어요 !!
오늘 제목 옆에보시면 선착순 14분이라고 적혀있죠??
바로 암호닉 놓치신 분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에요!
14분까지 암호닉 신청을 받습니다!!
****양식에 맞춰 신청해주세요!!****
(맞추지 않으시면.. 제외합니당..)
마감합니다.
(2차 암호닉 신청글에서 '독자137' 분 댓글 이 후에 댓글을 다신 분들은 안타깝게도 신청이 되지 않으셨어요 ㅠㅠ)
조금이라도 걱정된다 하시는 분들은 오늘 저녁에 올라오는 암호닉 정리 글을 참고해주세요!
그럼 옆에서 잘래 번외, Just Two Of Us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