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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마치 고양이같다. 사람의 손길 타는 것이 낯선 고양이. 사람에게 길들여지는 것이 두려워 한껏 도도한척 콧대를 세우는 고양이. 나는 그런 너의 모습이 좋다. 꺼려하는 척,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척하면서도 나와의 섹스가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된 소리로 신음을 터뜨리는 네가 좋다. 남들보다 하얗고 보드라운 피부는 언제 만져도 손에 달라붙듯 감겨와 내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나에게 너는 최음제와도 같다. 나는 너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한껏 흥분하는, 너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다.



-



침대 옆에 크게 난 창문으로 눈이 아파올 정도의 햇살이 들어왔다. 너의 옆에서 좀 더 자고싶었지만 너와는 달리 일찍 출근을 해야하는 나는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을 뻗어 블라인드를 내렸다. 곤히 자는 너를 깨우고 싶지 않았다. 슬리퍼를 신고 샤워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출근하고 반나절은 널 볼 수 없겠지.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가 이렇게나 너에게 빠져있다는 것을 너는 알까. 가끔은 모든 일을 내려놓고 너와 함께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샤워기에서 미지근한 물이 쏟아졌다. 아침에는 잠에서 깨기위해 일부러라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편이다. 얼마 전 와인색으로 염색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너의 말에 바로 염색을 했던 나였다. 머리를 감으니 와인색 머리칼에서 빨간 물이 빠졌다. 원래 염색하면 물이 빠지는 건가 싶다. 머리 손질에는 딱히 관심 없는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염색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염색을 한 날, 약을 바른 후 염색이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두피에 느껴지는 뜨거우면서도 쎄한 것에 꽤나 고생해야했다. 꼭 머리가 벗겨질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네가 뒤에서 기대에 찬 눈으로 지켜보고 있던터라 약한 모습을 보이지도 못했다. 



샤워를 끝내고 머리의 물기를 털어내니 수건에 잔뜩 묻어나는 붉은 색 물에 한숨을 쉬며 수건을 빨래통에 집어 넣었다. 한동안 머리를 감으면 피 빠지는 느낌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샤워가운을 입은 내가 다시 너에게 다가가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잠귀가 어두운 너는 내가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려도 곤히 잠들어있을 뿐이다. 때로는 곤히 잠들어있는 너를 그대로 안아 들어 내 레스토랑 휴게실에 눕혀 놓고싶다. 네가 잠에서 깬 후의 부스스한 모습을 못 본지도 오래되었다. 아무튼 레스토랑을 열고 나서부터는 아쉬운 일 투성이다.



옷장 문을 연 나는 망설임 없이 네가 좋아하는 하늘색 와이셔츠를 꺼내들었다. 오늘 운이 좋다면 너와 같은 색 와이셔츠를 입을 지도 모르겠다. 너는 연한 하늘색 와이셔츠를 좋아해서 휴일 다음날이면 기분전환을 위해 꼭 그것을 걸치곤 했으니까. 하늘색 셔츠 위에 짙은 곤색의 정장을 입은 것은 순전히 너를 위해서이다. 사실 나는 캐주얼한 복장을 더 선호하지만, 너는 딱 떨어지는 길이감의 정장을 입은 나를 좋아한다. 이렇듯 나는 모든 일을 네가 선호하는 쪽으로 선택하려 노력한다. 그렇게 해서 네가 기뻐하고 나를 더 좋아해준다면 나는 그걸로 되었다. 나에게는 너의 웃음이 그 어떤 것보다도 크나큰 행복이니까.



출근하기 전 이성열이 찾아왔다. 내 아침을 챙겨주려 온건지 잔소리를 하러 온건지 옆에서 따박따박 말도 많다. 성규 깨니까 입 다물라고 했더니 눈을 치켜뜨며 나를 노려보았다. 노려보는 그 모습이 마치 성난 강아지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이성열은 아무래도 놀려먹는 재미가 있는 놈이다.



"그렇게 부러우면 연애를 해. 나랑 성규한테 화풀이하지말고."



나의 말에 더 열이 받은 건지 이성열은 눈이 벌겋게 충혈되도록 나를 노려보면서도 네가 깨는 것은 싫었던 건지 큰 소리는 내지 않았다. 뒷통수를 가볍게 치며 성규 밥이나 테이블 위에 두라고하니 투덜거리면서 싸온 도시락을 테이블에 준비하는 뒷모습이 보였다. 이성열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도시락을 두고 나와 함께 방을 나섰다. 현관 옆 서랍장에서 차키를 챙긴 나는 너를 몇시간동안 볼 수 없다는 아쉬움에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현관문을 닫기 전까지 몇번이고 뒤를 돌아 너를 보는 나의 모습에 이성열이 내 뒷통수를 때렸다. 그래도 아쉬운건 아쉬운거다. 










-

관계 C는 보셨듯이 우현이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A,B 와 마찬가지로 갱장히 짧은 글이에여.

메일링은 빠르면 이번주말, 늦으면 다음주중으로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계속 기다리게해서 죄송해여..이런 저퀄의 프리뷰를 들고온것도 죄송해여..

신청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리고, 메일링 늦어져서 진심으로 죄송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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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뇨뇽이야요~ 헐.... 좋아주거ㅠㅠ
10년 전
독자2
하아아아 김성규앓이하는 남우현이라 ㅠㅠㅠㅠ 대박 좋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잘보고있어요 ㅠㅠㅠ 헣엉헝헝 ㅠㅠㅠ
10년 전
독자3
망태에요!!! 이런전개 너무너무 짱좋아서 눙물 ㅠㅠㅠㅠ 오열 ㅠㅠㅠ오늘은 여기 누워볼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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